•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바우처 이용을 통한 장애아 부모의 양육 경험의 의미

Ⅳ. 연구결과

5. 바우처 이용을 통한 장애아 부모의 양육 경험의 의미

바우처 이용을 통한 장애아부모의 양육경험의 의미는 무엇인가?

그 경험의 본질을 탐구하고자 현상학적 연구방법으로 진행된 본 연구는 7개의 주제와 23개의 주제묶음으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경험의 본질을 일반적인 기술로 정리하여 바우처 이용을 통한 장애아부모의 양육경험의 의미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연구 참여자들의 바우처 이용을 통한 양육경험의 본질은 체계화 되지 않은 바 우처 시스템으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양육에서 멀어지는 부모들로 ‘가랑비에 옷 젖듯이 멀어지기’라고 표현 할 수 있다. 흙탕물이 옷에 튀거나 물에 빠지게 된다면 옷이 젖은 것을 바로 알 수 있어 옷을 갈아입거나 세탁을 하게 되지만,

가랑비나 이슬에 서서히 젖어가는 옷은 스스로 젖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 하므로 옷이 젖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옷이 흠뻑 젖어 되돌릴 수 없게 되어야 알게 되는 것이다. 연구자는 참여자 선정을 위해 대상자들에게 연구 취지 를 말했을 때 ‘바우처로 인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라고 말하였다. 홈티나 사설치료실을 이용하던 참여자들은 ‘경제적인 부담이 감소 된 것 외에는 없다’고 하였고 복지관을 이용하던 참여자들 또한 ‘별로 달라진 것은 없는데 무엇을 이야 기해야 하나?’를 고민하였다. 연구결과로 참여자들은 바우처 시행 전에는 치료환 경이 열악하고 치료의 기회가 부족하여 적극적으로 아이를 양육하며 양육에 최 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바우처가 시행되고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 면서 부모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활동보조인이 아동의 양육을 맡아서 하고 부모 는 활동보조인에게 아동의 상황을 보고 받아 부모로써 아이에게 자극을 주고 상 호작용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꿀맛 같은 휴식이 되어 버리는 거예요. 우리가 그렇잖아요, 한번 놓으면 다시 잡기가 어려워요. 맛을 들여 버리면 편안함에 맛을 들여 버리면 나 대신에 누군 가가 나의 이 고통을 들어 줄 대상이 있다면.”(참여자A)

참여자 A의 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애아동 양육이 힘이 들어 나 대신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것이 감사하지만 한번 놓으면 잡기 힘들어진다고 한 다. 참여자 C의 경우 바우처 전에는 강박증 환자처럼 시간표 짜 놓고 아이를 가 르쳤는데 이제는 방학이 되면 조금 힘이 든다고 표현하였다.

참여자들은 발달지원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 치료를 지속 하는데 활동보조인 치료수업을 위해 아동의 이동을 책임지고 부모대신 수업시간 에 대기하고 부모대신 치료사와 상담하게 하였다. 각각의 바우처가 좋은 취지로 만들어지기는 했으나 이용의 주체인 장애아동은 부모가 양육하는 과정에 있으므 로 부모의 자리를 대신하는 서비스의 이용은 아동을 부모에게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어떤 시대, 어떤 지역, 어떤 사회집단에 속해 있으며, 그 조건이 우 리의 견해나 느끼고 생각하는 방식을 기본적으로 결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생각 만큼 자유롭거나 주체적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경우 자기

가 속한 사회집단이 수용한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기 마련 이다. 그리고 그 집단이 무의식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은 애초부터 우리의 시야 에 들어 올 일이 없고, 우리의 감수성과 부딪치거나 우리가 하는 사색의 주제가 될 일도 없다. 우리는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자율적 주체라고 믿고 있지만, 사실 그 자유나 자율성은 상당히 제한적이다.’ -구조주의 사고방식

-우치다 타츠루의 ‘푸코,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라캉 쉽게 읽기’

(소제목: 교양인을 위한 구조주의 강의)- 中

구성주의의 사고방식처럼 부모들은 ‘경쟁과 선택’,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아 래 도입된 바우처 시스템을 주어진 혜택이라 이용한다고 하였다. 나에게 꼭 필요 한 서비스가 아니라 내가 속해 있는 사회에서 주는 혜택이므로 생각할 필요 없 이 이용을 결정한다. 발달재활서비스와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바우처를 통 한 일자리를 선택할 때 참여자들은 스스로 치료기관을 선택하고 치료사를 선택 하고, 활동보조인을 선택하였다고 생각하지만, 이미 바우처 시스템이라는 조직이 체계적이지 않아 이용자의 필요에 의해 선택을 할 수 있는 이용자 중심의 체제 가 아니고 시작부터 부모를 양육에서 멀어지게 하는 시스템이므로 장애아 양육 에 지친 부모들은 스스로 서비스를 선택하여 이용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서비스 로 인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양육에서 멀어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