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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멘티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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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액션러닝 기반 집단 멘토링 실행 과정

1. 멘토-멘티의 상호작용

멘토의 질문에 멘티들은 ‘정답’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에 침묵과 의견을 꺼내놓기까지 의 시간이 길어지고, 대답이 틀릴까봐 걱정하였다. 멘티들은 이제까지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꺼내놓기보다 정해진 답을 맞히고 이를 반복 학습하는 것에 익숙해져있었기 때 문이다. 이러한 걱정들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자 멘토는 멘티들에게

“정해진 답은 없으니까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들을 이야기”해달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이러한 말을 듣고 멘티들은 머뭇거리며 정말 정답이 없는 것인지 의아해하였지만, 이 러한 질문들은 멘티들로 하여금 이제까지의 틀에 박힌 대답과 정답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다. 멘티들은 즉각적으로 질문에 답을 하 지는 못하지만 호수에 작은 돌멩이를 던진 것과 같이 점점 자신의 의견들이 생겨나면 서 질문에 익숙해져가고 침묵이 줄어들며 조금씩 자신의 의견을 꺼내놓기 시작하였다.

처음 멘티들이 꺼내놓은 의견들은 날 것 그대로였다. 간략하고 생각이 나는 대로 꺼 내보았으며, 수업 시간에 배운 것들만이 떠오르고 그것들을 그대로 말하곤 하였다. 이 에, 멘토는 멘티들이 경험했던 이전의 실습 경험에서 접근해볼 수 있도록 질문의 주제 를 구체적이고 친근한 방향으로 던져주었으며, 협소한 사고체계에서 벗어나 생각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도록 사고를 확장시키고자 하였다.

멘 토 : 여러분들에게 놀이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

(침묵)

멘티 B : 놀이? 배운 것 밖에 생각이 안 나는데……. 그냥 논다. 아무 생각 없이 놀 수 있는.

멘티 C : 즐거운 것?

멘 토 : 여러분 다 실습을 한 번씩 해봤잖아요. 거기에서 놀이치료자는 어땠나요?

멘티 B : 되게 짧은 시간이었는데 이게 그 리더언니가 준비해간 걸 까먹고 하지 못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고.. 흠, 어떻게 놀이치료를 해야 하는지 알고는 있 는데 애들 챙기고 우는 사람 있으면 우는 사람 챙겨야 하고, 나가면 또 나 가는 사람 챙기고 와야 하니까.. 우리가 배운 거랑 실제로 했을 때는 좀 달랐던 것 같아요.

멘티 A : 학교 수업에서 배우는 놀이치료는 거의 1대1이잖아요. 그리고 센터에서 촬 영을 하면서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는 것도 1대1 상황인데, 집단에서는 그렇게 한명, 한명한테 일일이 반영을 해주고 그 아이가 무슨 놀이를 할 때 관찰을 그렇게까지 하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돌발 상황도 많고.

_ 멘토링 프로그램 1회기

프로그램 초반인 1차 실행에서 멘토의 역할은 아직 스스로의 생각을 꺼내기가 망설 여지고 궁금한 게 없는 멘티들을 위해 새로운 주제를 계속 해서 꺼내고 듣고 정리하 며, 다시 또 재질문을 하여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인터뷰어’와 같았다. 이러한 멘토의

‘질문’을 통한 상호작용으로 멘티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금씩 자연스럽게 자기 이야 기를 꺼내놓고 원활한 소통을 위한 발걸음을 한 발자국씩 내딛을 수 있었다.

b. '머물러주는‘ 멘토

멘토링 회기가 진행될수록, 멘토의 질문에 대해 멘티들은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았고 궁금한 점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근데 이건 진짜 궁금했어요.(멘토링 4회기 멘티 B)”라고 하며 실습 중 궁금했던 점들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이러한 궁금증과 질문들은 대개 멘토를 향해 있을 때가 많았다. 이에 멘토는 멘티들의 궁금증에 대해 먼저 답을 주기보다 궁금증을 가진 멘티 본인에게 초점을 맞춰 머무를 수 있도록 “너는 그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와 같은 현상학적 질문들을 던졌다. 멘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에 대해 물어보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시 질문해줌으로써 멘티가 스스로 그 질 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고 찾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처음 실습을 나간 후 받은 멘토링이라 실습 중간에 궁금했던 내용을 바로 물어 볼 수 있었다. 단지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던 질문이었지만, 멘토 언니께서 오 히려 내 의견과 생각을 물어보는 질문을 해주셔서 그냥 답을 듣는 것이 아닌 먼 저 고민해보고 생각을 말하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정리해보면서 해답을 찾아볼 수 있었던 것 같다.

_190410 멘티 B 멘토링 성찰일지

이러한 현상학적 질문(Smith, 1983)을 통해 멘티들은 스스로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고, 처음에는 자신이 담당하는 아동에 초점을 맞춰 질문했다면, 점점 깊이 사고함에 따라 자기 자신의 코리더로써 태도와 언어적 반응, 감정의 반영 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에는 스스로에게 초점을 되돌릴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멘티들은 실습 상황에서의 자기 모습에 대해 되돌아볼 수 있었으며 자유롭게 고민과 힘든 점들 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다들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요.(멘토링 4회기 멘티 A)”라고 하며 다른 멘티들과 의견을 나누고 싶은 욕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멘토-멘티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멘티들끼리의 상호작용도 더욱 활발해지게 된 것이 다.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 속에서 멘토의 역할과

개입은 최소화되었다. 멘티들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충분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멘티들의 이야기를 지지해주고 격려해주는 역할이 요구되었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해보았을 때, 프로그램 중반부인 2차 실행에서 멘토의 역할은 멘 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지지해주며, 서로가 원활한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연결 시켜주는 ‘사회자’ 역할에 가까웠다. 멘티들이 조심스럽게 꺼낸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 껏 펼칠 수 있도록 곁에 머물러주며, 자신에 대해 충분히 더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듦 으로써 멘티들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c. 멘티와 '함께‘ 나누는 멘토

멘토링을 시작하며 멘티들에게 매 회기마다 멘토링에서 도움이 되었던 점과 더 나누 고 싶은 점, 스스로의 성찰을 멘토링 성찰일지에 작성하여 이를 반영하고자 하였다. 매 회기마다 멘토에게 제출하는 멘토링 성찰일지는 회기가 갈수록 점점 길어지고 내용이 다양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멘토링에서 아쉽거나 더 나누고 싶은 점의 경우, 초반 1-3회기에는 ‘다양한 사례와 그에 따른 행동들’과 같이 명확하지 않거나 특별히 아쉬운 점이 없다고 하였는데, 후반부에 갈수록 ‘반영 기법에 대한 공부와 자신의 담당 아동에 대한 사례개념화, 실습에서 자신의 역전이 문제 등’과 같이 구체적으로 변화하 였으며 더 많은 것들을 다루기 원하였고, 실습을 하며 느끼는 이론에 대한 부족함을 함께 다루기를 요구하였다. 이처럼 멘티들의 배움의 욕구가 커지고 열정적으로 변화함 에 따라 멘토로써 멘토링을 실행하는 데 한계가 생기기 시작하였다.

멘티들은 멘토링 종결까지 불과 2회기를 남겨놓고 ‘투사와 역전이’에 대해 깊이 있는 탐색을 원하였다. 하지만 이를 탐색하기에는 시간적 여유도, 멘토의 능력적인 한계도 분명하였다. 멘토가 멘티보다 경험이 많고 배운 것이 조금 더 많다고는 하지만 멘토 역시 누군가의 전이와 역전이를 다루기에는 경험과 지식이 충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멘토로써 멘티에게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것에 대해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이를 다루고자 멘티에게 멘토로써 해줄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멘토 : 저번 시간에 B가 투사와 역전이에 대해 다뤘으면 좋겠다고 했잖아. 내가 고민을 해봤는데, 투사나 역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잘 알아야지, 나 를 분석해 봤을 때 내가 이런 부분에서 불쾌함을 느끼고 아동한테 이걸 투사하고 있구나를 알 수 있는데 그러기에는 우리가 두 번 남았고, 우리 가 투사나 역전이를 다루기에는 좀 위험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 어. 왜냐면 내가 나에 대해서 안다는 것은 힘들기도 하고 깊은 작업이잖

아. 그래서 우리가 섣부르게 우리의 마음을 건드렸다가 이거를 해결하지 못하고 다시 덮을 수 없으면 좀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어.

_ 멘토링 프로그램 9회기

이러한 멘토의 고백에 대해 멘티들은 수긍하였고, 이에 대해 각자가 생각하는 역전 이는 무엇인지, 멘토가 경험한 역전이는 어떠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으로 합 의하였다. 또한 멘티들이 다루고 싶어 하는 전문적 지식 중 대다수가 원하는 ‘반영’에 대해, 관련 책을 공유하고 각자가 과제를 해온 뒤에 함께 나누어보는 방법을 사용하기 로 하였다. 그 외의 이야기하고 싶은 것들은 9회기를 QnA 시간으로 활용하여 짧게나 마 공유하고 다루어봄으로써 한정된 회기와 멘토의 지식과 경험의 한계를 보완하고자 하였다. 후반부로 갈수록 멘티들과 함께 계획을 짜고 원하는 것들을 이야기하며, 서로 의 의견을 수용하고 조율하는 협력적 상호작용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프로그램 후반부인 3차 실행에서 멘토의 역할은 함께 원하는 것들을 조율하고 맞춰 가는 ‘동반자’와 같았다. 이전의 ‘인터뷰어’와 ‘사회자’의 역할과 달리 멘토-멘티의 관계 가 일직선상에 존재함에 따라 멘티들이 멘토링에서 더 다루고 싶은 것을 스스로 제안 하고 이를 위한 준비도 함께 해나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러한 모습은 멘티가 스스로 실습에서 자신의 부족함과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전략을 수 립(황미진, 2010), 조율해 나감에 따라 보다 활발하고 깊이 있는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 로의 문제해결능력이 증진되고 실천적 지식이 쌓여 감을 의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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