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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 지향의 텍스트

문서에서 영상서사의 소통구조 연구 (페이지 84-89)

우월한 텍스트는 심층적 의미 층위를 통해서 주제에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전제 를 바탕을 하여 영상서사 텍스트의 의미화 구조를 구별하는 근거로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주제의 지향성, 둘째 감정이입의 난이도, 셋째 주제 인식의 수월성, 넷째 사고와 정서의 강도 등이 그것이다. 첫째 기준은 주어진 영상 텍스 트의 주제가 사회적 소통과 개인적 소통 중 어느 쪽으로의 접근성을 보여주느냐 가 판단 근거가 된다. 둘째 기준은 감정이입이 수월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달려 있다. 셋째 기준은 주제 인식의 난이도에 따른 판단을 요구한다. 넷째 기준은 정 서와 사고 작용의 우열성이 판단 근거가 된다. 이제, 이상의 기준을 토대로 텍스 트 분석을 통해 영상서사의 의미화를 가능하게 하는 맥락 지향의 텍스트와 탈맥 락 지향의 텍스트의 유형적 특성에 대하여 설펴 보기로 하겠다.

발생시키는 요인으로써 사회적 약호체계와 의미를 파악하고자 할 때 변수로 작용 하는 요소로서만 여겨왔다.

사고는 의식 내용이 사회적 체계에 맞도록 그 고유의 법칙에 따라 서로 연관시 키는 정신 기능51), 또는 문제 해결의 과정에서 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심리작용 이며 사회적 학습의 결과로 나타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52) 그렇지만 소통의 측 면에서 보게 되면 사고란 사회적 소통의 달성을 위한 의미나 사고를 포함하는 기 호와 그와 관련된 약호의 생성 또는 수용 과정과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호는 학습을 통해 배우게 되는 기표․개념․이미지의 자의적 관계로 이루어져 사고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존재하며, 학습의 과정 없이 사회적으로 통용되고 이 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우며, 기표․개념․이미지의 학습과 통합과정 그리고 용례 의 획득을 통한 언어나 기호의 이해 과정으로서의 인지53)과정을 포함한다. 그러므 로 문학에서의 사고 작용은 사물의 모양이나 형태를 인간의 지식이나 정신 속에 저장시키는 <표상과정>, 그리고 인간의 정신이나 마음속에 들어있는 각종 정보, 기의나 이미지, 기표를 찾아내 환기하는 <기억과정>, 그리고 중요한 정보를 손쉽 게 찾아내는 <주의과정>과 <언어이해과정> 등으로 크게 구분 지을 수 있다.54) 이처럼 사고는 인식의 객관적 측면을 지니며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부분을 토대로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영상서사도 소통의 차원에서 보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의 결과물이라 할 수

51) C.G, Jung: Psychologische Typen, G.W. Bd. 6. p. 457. 이부영, ꡔ분석심리학ꡕ (일조각, 1984). p. 133.

52) 이정모 외, ꡔ인지심리학ꡕ (학지사, 2001). p 302. 참조

김영채, ꡔ사고와 문제해결 심리학ꡕ (박영사, 1995). p. 209. 참조

53) 윤현섭, ꡔ언어심리학ꡕ (박영사, 1994). p 136.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인식(認識)이란 개념 은 다소 수동적인 수용과정으로서의 앎의 과정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으며 문제를 해결 한다든지, 말을 한다든지, 의지(意志)를 갖는다든지 하는 등의 능동적 지적 과정들과 감정 적 앎, 학습, 신체감각, 운동의 통제 등의 측면을 다 포괄하지 못하는 좁은 의미의 개념으 로 사용한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하여 인지(認知)라는 개념은 이러한 모든 측면들을 포 괄하며 능동적 지적 과정이 강조되는 보다 넓은 의미의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리고 정 (情)의 상당부분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54) 이정모 외, ꡔ인지심리학ꡕ (학지사, 2001). pp. 15~16.

있다. 그러므로 영상서사에서 표현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외부자극에 따른 사회 문화적 배경과 개인 경험의 구성에 따른 것이다. 또한 이러한 관계는 수용자 와 소통내용 사이에 일어나는 과정이 단일한 과정만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수용자가 주어진 환경이나 소통내용을 연결하는 과정은 오 관에서 독립적으로 일어나며 이렇게 독립적으로 일어난 지각과정은 서로 연결되 면서 통합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지각이 통합되고 해석 처리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 사고 과정이다. 이 사고 의 과정은 시각, 청각 등 인간의 오관을 통해 확인한 외부적 환경의 변화에 대한 자율적 반응 자체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러한 다섯 가지 감각은 형 태, 공간, 색채, 시간 및 운동 등의 하위 영역으로 세분되며 지식과 정서의 형태로 관련을 맺는다.55) 따라서 영상서사의 소통내용이 되는 사고와 감정은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의 처리양상으로 기표를 통해 교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영상서사에서 사고는 감정이나 정서와 마찬가지로 자극에 따른 외부적 반응을 처리한 결과로서 사회적 소통체계에 맞게 텍스트를 통해 현시된다. 이것은 작자의 의도가 사고와 정서의 결합물이며 영상 기표를 매개로 결합한다는 점을 시사한 다.56) 만약 작자의 의도 즉, 사고와 정서의 교응 양상에 따라 기표의 선택이 달라 지지 않는다면 영상서사가 함의하고 있는 사고와 정서가 변별성을 상실하게 되며, 자족적 실체로서의 독자성 또한 상실하게 된다.

영상서사는 사고와 정서가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하여 텍스트로 현시되지는 않 는다. 영상서사의 생산과정은 일련의 제재와 절차를 동반하며 작자에 의해 사고과 정을 거침으로써 수정되고 보완된다. 모든 소통은 기본적으로 사고와 정서의 교응

55) 조지밀러, ꡔ언어의 과학ꡕ, 강범모․김성도 옮김 (민음사, 2002). pp.211~232.

56) Vygotsky, L. S.(1934/1987). Myschlenie i rech', N. Thinking and speech, In R. W.

Rieber, A. S. Carton(Eds.). The Collected Works of L. S. Vygotsky. Vol .1: Problems of General Psychology. New York: Plenum Press. (TS). 비고츠키는 언어가 곧 사고라 고 생각하는 이론이나, 언어와 사고는 전혀 서로 무관한 영역이라고 보는 두 입장이 모두 방법론에 있어서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단어에 대한 사고의 관계는 사물과 사물이 맺는 그러한 관계가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서, 사고에서 단어로 그리고 단어에서 사고로 끊 임없이 이동한다.

에 의한 정보 전달로서 외부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이때 내재되어있던 정서는 소 통을 위해서 사회적 약호체계를 사용함으로써 사고를 기반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영상서사가 반드시 사회적 약호체계만을 사용하여 구조화 되지는 않는다. 시․공 간의 엇갈림, 장면과 장면의 비유기성, 자연언어의 비문법적인 서술구조 등 이러 한 텍스트를 사회적 약호체계로 접근을 한다면 구성기호와 영상기호의 비유기성 으로 드러나 전체 의미 해석에 어려움이 따르게 된다. 따라서 사고와 정서는 각기 나름대로의 문법 체계로 접근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영상서사의 의미파악 측면에 서 사고와 정서를 분리한다거나 또는 별개의 문법체계로만 접근을 한 후 어느 한 쪽에 편중된 의미파악은 옳지 않다.57) 사고와 정서 각각의 의미를 파악하되 정서 는 사고를 토대로 다시 재구성된다. 이는 결국에는 영상서사의 정서가 사회적 문 법체계를 토대로 해석되고 수용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사고와 정서는 유기적 교응 관계에 의해 정보를 생산하며 각각 별개의 문법 체계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영상서사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고와 정서 내용을 각각 개별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통합되는 위치에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이때 영상서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사고와 정서, 두 요소 간 의 강약(强弱)의 관계로 드러난다. 그러나 이러한 강약(强弱)의 문제는 본질적인 사고와 정서의 관계가 아니라 텍스트에 현시된 내용과 형식의 문제로 전환되어 드러난다. 즉, 생산자가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내용과 형식의 조절을 통해 텍스트를 구조화 시키게 된다. 그럼으로써 현시된 영상서사에서는 기본적으 로 크게 표층적, 사전적, 외연적, 지시적 전개 층위와 심층적, 문학적, 내포적, 상징 적 전개 층위가 분리되거나 일치되는 두 경우로 나타난다. 이때 전자는 의미파악 에 따른 사고 작용의 특성으로, 후자는 의미파악에 따른 정서 작용의 특성과 밀접 하게 연관된다.

그러나 영상텍스트는 문자텍스트와는 달리 다수의 작자와 제작자가 참여하는 일관작업(assembly line) 같은 분업화된 창조적 제작과정을 거치는 동안 인간의

57) 베니데토 크로체, ꡔ크로체의 미학-표현학과 일반 언어학으로서의 미학ꡕ, 이해완 역, (예 전사, 1995). p. 59. 참조

오관을 풍부하게 제공하며 지각의 총체적 인식 범위를 확대하고 구체화시켜 준다.

영상텍스트의 이러한 일련의 연합적 제작과정은 메시지가 지닌 상징성을 인식하 기 쉬운 사회적이고 지시적인 약호체계로 전화시켜 주는 기능도 부분적으로 수행 한다.

영상서사를 단지 사고와 정서의 우열성에 의해 맥락, 탈맥락 지향으로만 텍스트 를 구분할 경우에 영상서사의 의미화 방법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즉, 대상58) 과 작자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텍스트의 의미적 국면의 다양한 특징들을 잘 드러내지 못하는 한계점을 지니게 되고, 대상에 대해 작자가 지니는 내적, 외 적의 상반된 태도에 대해 의미 파악이 힘들게 된다. 그러므로 영상서사를 해석할 때는 대상에 대한 작자의 심리적 태도에 따른 내적, 외적인 상태 즉, 표층적 전개 와 심층적 전개 상태를 더불어 고려해야만 한다. 즉, 텍스트 자체는 표층적 의미 와 심층적 의미를 동시에 형성하지만, 작자의 의도에 의해 주제가 사회적 의미의 소통 쪽에 맞춰지면 의미의 소통력이 강한 지시적 기능이 우세한 맥락 지향의 텍 스트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서 대상에 대해 작자가 어떤 태도를 지니고 있는가는 심리적 문제이다. 또 한 사고와 정서의 문제는 상대적 개념으로 작자의 사고가 얼마나 깊은가 또는 정 서가 얼마나 강하게 작용하는가 하는 깊이와 강도의 문제로서 영상서사에서는 사 고와 정서의 강도(强度)의 문제로 드러난다. 이때 대상에 대한 작자의 태도가 긍 정적이면 영상서사의 의미 처리가 손쉬우나, 대상에 대해 작자가 부정적 태도를 보일 경우 그 작자는 대상에 대해 긍정/부정, 지향/역지향, 찬양/조롱, 거부/수용 등의 갈등과 대립을 유발한다. 정서를 수용하고 싶은 개인적 욕구와 사고를 수용 하고자 하는 욕구가 서로 대립․충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경향을 취하는 것만으로 영상서사의 의미화 방법이 결정되는

58) 세계는 인간의 인식과는 상관없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물리적 환경을 일컬으며 이러한 세계로부터 발생되는 자극 중 작자가 특별히 주목하여 인지처리 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사고와 정서를 발생시키는 것을 대상이라 한다. 따라서 대상에 대해 작자의 태도가 긍정 적인 경우는 그 대상에 대한 사고와 정서가 같은 지향성을 보이게 되며 부정적인 경우는 사고와 정서가 다른 지향성을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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