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시뮬레이션이란 사람 또는 차량과 같은 개체 단위를 기반으로 가상 사회 를 구성하고, 개체 단위의 상호 작용을 관찰하여 전체 사회를 이해하는 방법론이다 (Spielauer, 2011). Orcutt의 1957년 논문에서 그 개념이 처음 등장했는데(Orcutt, 1957), 단위 개체의 확률적 예측모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컴퓨팅 자원과 속 성 데이터가 요구되기 때문에 당시에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였다. 이후 컴퓨팅 기술 의 놀라운 발전과 충분한 데이터의 축적 및 공유로 인해 2000년대부터 마이크로시 뮬레이션의 활용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였고, 2005년에 국제 마이크로시뮬레이션 협회(International Microsimulation Association)가 설립되었다. 현재에는 기술과 이론 의 발달로 모형의 크기와 복잡성은 국가 수준으로 확대되었으며, 2013년까지 일본, 미국, 영국 등 18개 국가에서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을 목적으로 60개가 넘는 대규 모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모형이 개발되었는데, 아직 한국의 사례는 부재한 것으로 나타난다(Li, J. and O’Donoghue, 2013).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은 일반적으로 개인의 특성에 대한 통계자료에서 모수를 추 출하고, 추출된 모수를 활용하여 단위 행위자의 행동 규칙을 규정하는 과정이 선행 된다. 이를 토대로 각 개체는 개별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한다고 가정할 수 있고, 개체 간의 상호작용 역시 확률 모형에 의해 그 행태가 결정되며, 개인, 가구, 지역, 국가 등 다양한 수준에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이크로시뮬레이션에서는 다양한 인간 사회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및 통합한 후 모형링의 기준이 되는 초기 인구 데이터 세트를 생성한다. 개별 단위 개체의 행동과
사건을 규정하는 사회․경제학 이론을 기반으로 미시모형을 개발하고, 더 많은 행 위 개체와 변수를 가진 모형의 수행을 위한 연산 방법의 개발을 위해 해당 모형을 확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단위 행위자는 일련의 속성(개인의 경우, 성별, 연령, 결혼 여부, 임금 등)을 가진 독립적인 개체로서 속성에 따른 확률 모형에서 정의되 는 ‘전이 확률’을 부여받게 되는데, 해당 전이확률에 따라 개체의 행위 여부가 결정 된다. 예를 들어, 행위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망에 대한 전이확률에 따라 사망 하거나, 혼인에 대한 전이확률에 따라 혼인 상태로 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마이크 로시뮬레이션의 특성 때문에 ‘확률적 미시모형’이라고 일컬어지며, ‘결정적 거시모 형’으로 간주되는 시스템 다이내믹스와 종종 대조된다.
[그림 4-12]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내 N세 여성의 혼인 상태 변화
자료: Bacon and Pennec(2007)
이처럼 각 개체의 확률적 모형에 기반하는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을 구축하기 위해 서는 모든 속성 값의 조합에 대한 대규모의 표본 확보가 요구된다. 그런데 사회현상 의 시뮬레이션을 위해 종합적인 자료가 수집되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시뮬레이션에 필요한 자료들을 여러 가지 출처를 통해 수집하여 취합하는 것이 일 반적이다. 샘플과 확률 데이터 등을 취합할 때에는 대상의 규모(인구수), 자료 수집
시기, 같은 대상 집단의 같은 특성 등에 대한 여러 가지 불일치를 일관성이 유지되 도록 조정하고, 실제 인구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가상 인구 집단을 만드는 것이 관 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구축된 인구집단과 그들의 행태에 대한 데이터 세트는 이후 시뮬레이션 결과 전반을 좌우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대규모 데이터의 처 리에 필요한 컴퓨터 저장공간과 연산능력의 확보 역시 시뮬레이션 수행의 선결조건 이다.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의 종류는 산술적 모형과 행태적 모형, 또는 정태적 모형과 동태적 모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Zucchelli, 2010). 산술적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은 세금, 수익, 임금의 변화에 대응한 분배와 예산의 변화를 추정하기 위해 주로 활용 되는데, 정책 변화에 따른 개인의 행태적 반응이 무시된다. 반면, 행태적 마이크로시 뮬레이션에서는 정책 변수의 수정에 따른 개인의 행태 변화를 고려한다. 한편, 정태 적 모형은 특정 시점 혹은 몇 개의 시점에 대한 분석을 수행하며, 시간에 따른 변화 에 대해서는 모형링하지 않는다. 반면, 동태적 모형은 매 시점마다 각 개체에 정의 되어 있는 특성값을 갱신하며, 확률적 또는 결정적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모형을 구 축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모형은 인간 사회의 다양한 분야 중 특정 부분을 설명하는 모듈로 이뤄지는데, 예를 들어 인구, 가구, 교육, 노동, 경제 등을 설명하는 모듈로 구성될 수 있다(Bacon, 2007). 각 모듈은 다시 출산 및 사망(인구 모듈), 고용 및 은퇴(노동 모듈) 등과 같은 세부 행위로 구성된다. 이때 모형에 존재 하는 각 단위 개체(행위자)는 나이, 성별 등의 인구학적 개별 특성에 따라 모듈에서 정의되는 전이확률을 얻고, 전이확률에 따라 행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Bacon, 2007).
마이크로시뮬레이션을 통해 한 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개인, 가구, 지역, 인종, 소 득, 국가 등의 다양한 수준에서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정책(예: 세금의 대상별 차등부과 등)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기존 거시적인 모형링 방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질병 확산, 개인 재무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며, 향후 적용 분야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