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픽션 프로토타이핑, 즉 과학소설 기반의 미래예측(Science Fiction Prototyping: SFP)은 2008년 인텔의 미래학자 브라이언 데이빗 존슨(Brian David Johnson)5)이 개발한 미래예측 방법이다. 미래 기술과 이로 인한 사회변동을 설명하 거나, 탐구하고, 서술하기 위해 사이언스 픽션(SF)6)을 활용해서 미래를 예측하는 기 법이다. 이 방법은 인텔의 ‘21세기 로봇 프로젝트’ 전략의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이 는 어떠한 신기술이 실제 현실에 도입되었을 때 초래될 결과에 대해 여러 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미리 예측하고, 그 결과를 기술 개발 과정에 적용해 나가는 방법을 말한다. 스타트렉, 아바타 등 SF 장르가 일반화됨에 따라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5)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은 이른바 ‘미래 캐스팅’이라 불리는 미래예측 방법론을 개발한 인텔사의 미래학자인데, 그는 민속지적인 현지 연구, 기술연구, 트렌드 데이 터, 심지어 소비자와 컴퓨팅의 실용주의적인 비전을 창안하기 위해 공상과학을 이 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존슨은 인공지능, 로봇, TV 재창조의 발전이라는 분야를 개척해왔는데, 그는 공상과학 기반의 짧은 얘기나 소설뿐만 아니라 논문이나 과학 보고서를 통해서도 미래 기술 예측을 수행했다(Johnson, 2010; Johnson, 2001b).
6) 일반적으로 사이언스 픽션이란 과학소설을 지칭하는 단어이나, SFP에서는 소설뿐 아니라 과학에 기반을 둔 창작물 전체를 아우르는 의미가 강함
현실이 될법한 가능성,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지만 내러티브 맥락 안에서 실 재하는 것처럼 인식되는SF의 다양한 미래상을 통합적으로 구성하여 미래를 예측하 는 것이기 때문에, 연구자에 따라서는 시나리오 기법의 일종으로 보거나, 외삽법 (extrapolation) 특히 추세외삽법의 일종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Johnson, 2011b).
SFP는 2008년 7월 미국 시애틀의 ‘지적 환경(Intelligent Environments) 컨퍼런스’에 서 사이먼 이거튼(Simon Egerton) 등이 제출한 ‘새로운 환경 매핑시 서비스 로봇의 탐색 전략 향상을 위한 복합적 인격의 사용(Using Multiple Personas in Service Robots To Improve Exploration Strategies When Mapping New Environments)’이라는 논문이 중요한 발단이 되었다. 이 논문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복합적 인격과 비이성 적 사고를 다루어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의 SF 소설 모호한 메커니즘(Nebulous Mechanism) 집필에 영감을 주었고, 이후 존슨은 이를 시리즈화하여 인텔의 ‘21세 기 로봇 프로젝트’로 발전시켰다.
최초의 SFP 공개 행사는 2010년 7월 19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된
‘창조적 과학 2010(Creative Science 2010)’이며, 이 행사에 제출된 빅터 캘러핸 (Victor Callaghan)의 포드 이야기(Tales from a Pod) 가 Immersive Displays사에 의 해 ImmersaVU로 제품화됨으로써 최초로 상업화된 SFP가 된 바 있다. 2011년에는 영국 노팅험에서 두 번째SFP 워크숍인 ‘창조적 과학 2011’이 개최되었는데, 여기서 인텔은SFP 방법론에 관한 첫 번째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그 후 SFP 활동 을 관리하기 위한 통솔기구로서 ‘창조적 과학 재단(Creative Science Foundation:
http://www.creative-science.org/)’이 만들어졌고, 여기서 SFP와 관련된 각종 행사와 출간을 장려하고 있다.
존슨이 말하는‘창조적 과학’이란 창조적 기술을 과학, 공학, 산업, 사회정치적 시 스템의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미래를 예언하는 것보다는 연 구나 통찰을 통한 예측을 기반으로 새로운 개념, 계획, 용역, 제품 등의 개발 및 혁 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 개발 방법은 기술이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지만, SFP는 기술 개발 프로세스에 ‘그 기술이 어떻게 이용될 것 인가’라는 질문을 더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SFP의 시초가 된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의 모호한 메커니즘 은 이거튼이 제안한 복합적 인격을 가진 로봇이 현실에 서 처하게 될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그 시나리오 안에서 어 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 예측한 것이다.
SFP의 방법론은 연구자가 현존하는 기술에 근거하여 생각해낸 다양한 종류의 미 래에 대한 프로토타입을 기술하기 위해 SF나 판타지 소설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SFP는 비단 소설의 형태뿐 아니라, 영화, 연극 또는 만화 등 여러 가지 형식으로 상 정 가능하다. 이러한 SFP는 과학자나 공학자, 사업가, 사회정치학 전문가가 작성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의 연구를 작가나 영화 및 연극 감독, 학생, 대중 등으로 하여금 받아들이기 쉽게 하여 그 연구 결과의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또한 이 러한 방식을 통해 광범한 사람들로 하여금 연구 의제를 설정하는 데 참여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한 편의SFP는 대략 6~12페이지 정도의 분량으로, ‘서론(introduction), 배경 연구 (background work), 가상 이야기(fictional story, SFP의 주된 부분), 소결(short summary), 결론(summary)’의 구조를 가진다. 물론 SFP는 현존하는 과학 기술의 미래를 예측하 는 것이므로, 마지막에 각종 참고자료를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리고 더 빠른 아이디어의 생산을 위해 ‘마이크로 SFP’라는 개념이 활용되는데, 일반적으로 ‘마이 크로SFP’는 트위터나 핸드폰의 문자메시지 분량인 영문 기준 140내지 160자, 25-30 단어로 구성된다.
가. 선형 모형
브라이언 데이비드 존슨은 그의 저서인 사이언스 픽션 프로토타이핑: SF를 통한 미래 디자인(Science Fiction Prototyping: Designing the Future with Science Fiction) 에서 SFP 저술에 있어 다음의 다섯 단계를 따를 것을 제안한다.
[그림 2-8] SFP의 선형모형
1. 자신만의 과학을 선택하고, 가상의 세계를 건설하라.
2. 과학적 변곡점을 찾아라.
3. 과학이 사람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하라.
4. 인간적 변곡점을 찾아라.
5. 무엇을 배웠는지 반영하라.
출처: Johnson(2011b)
이는 SFP를 통해 혁신적 아이디어를 인간과 사회를 포함한 현실적 조건 속에서 사고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를 모두 드러냄으로써 제안된 혁신이 사회에 이득이 될 수 있도록 담 보하는 것이다. SFP는 상대적으로 새로운 방법론이며, 따라서 모든 규칙이 진화하 는 중이다. 존슨에 의해 이 방법론이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기술적 혁신에 대한 적 용이 주로 고려되었으나, 최근에는 비즈니스 영역에의 적용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 대되고 있다.
나. 진화적 모형
대만국립대의Hsuan-Yi WU 교수는 다음과 같은 SFP 저술 과정의 진화적 모형을 제안한다. 진화적 모형은 선형모형과 달리 피드백 루프를 포함한 일련의 프로세스 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순환적 SFP(cyclic SFP)’로 표현된다. 순환적 SFP는 진화 적 과정을 형성하여 시나리오를 전달하고, 제품 설명서 및 비즈니스 모형과 연관시 킨다. 이 프로세스는 ‘상상력 워크숍(Imagination Workshop)’이라고 이름 붙여진 프 레임워크에 의해 관리되며, 이는 기존 SFP에서 착안하여 새로운 SFP를 만드는 촉매
로서 작용한다.
[그림 2-9] SFP의 진화적 모형
출처: Johnson(2011b)
초기 SFP에 비해 진화적 모형이 가지는 주된 차이는 바로 6단계에 있다. 이는 단 순히 시나리오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품 설명서나 비즈니스 모형까 지 포함한 결과로서SFP 자체를 전달하는 것이다. 즉, 기존의 선형모형과 달리 현존 하는 기술뿐 아니라, SFP를 통해 예측된 기술 역시 새로운 SFP 작성에 이용될 수 있 는 것이다.
‘상상력 워크숍’의 원칙은 참가자 그룹을 모으고, 목표를 구체화하고(어떤 형태의 비즈니스 또는 테크놀로지의 혁신), 컨텍스트를 제공하고(비즈니스인지 가정용인지 등), 타임라인을 정하고(대개 10년 이상의 미래), 가능한 미래에 관한 브레인스토밍 을 지원하는 것이다. Hsuan-Yi WU 교수는 ‘2050년의 세계’라는 주제로 자신의 지도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이를 ‘상상력 워크숍: 기술 기반 비즈니스 혁신 을 위한SFP에 관한 경험적 연구(Imagination Workshops: An Empirical Exploration of SFP for Technology-based Business Innovation)’라는 논문으로 발표하였다.
이처럼 SFP 기반의 미래예측은 창의적 사고 및 혁신적 대응에 유용하며, 소설, 영화, 만화 등 일반대중에게 익숙한 문화적 장르로서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소재 등)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준비부터 결과를 산출하기까지의 방법
론을 적용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미래의 스토리에 주관적인 선입견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그리고 다양한 기술, 제품 등 물리적 요소를 기반으로 한 기술예측에 는 유용하나,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에서 파생되는 사회예측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단점이 있다.7)
[그림 2-10] ePod 제품설명서
SFP는 인텔의 ‘21세기 로봇 프로젝트(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공개 혁신 프 로젝트)’와 에섹스 대학의 eDesk(혼합 현실 실감 교육용 책상) 등과 같이 제품 혁신 에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eDesk는 2011년 Immersive Display 사가 출시한 가상 현실을 내장한 책상인데, 이 제품은 가상현실을 온라인화하여 지리적으로 분산된 학생들이 실제 교실에 참여하는 것과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이 제품
7) 사회적 관계성을 고려한 소셜픽션(Social Fiction)과 관련된 데이터, 즉 SNS 상의 수 많은 소셜빅데이터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
에 영감을 준 것은 최초의 창조적 과학 컨퍼런스에서 제출된 포드 이야기 라는 SFP이다. 포드 이야기 는 2050년에 인공지능과 가상환경이 결합하여 교육의 성격 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추측을 바탕으로 한 내용인데, 이 이야기의 핵심은 교육용 포드(ePod)에 관한 것이며, ePod에 관한 다음과 같은 제품설명서가 제공된다 (Kohno & Johnson, 2011).
Immersive Displays 사는 이 SFP를 상업화하여 ImmersaVU라는 제품을 출시하였
Immersive Displays 사는 이 SFP를 상업화하여 ImmersaVU라는 제품을 출시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