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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마을문화의 개념과 특성 1. 마을문화의 개념

2. 마을문화와 마을문화활동

마을문화는 지적한 바와 같이, 마을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특정 지역 내에서 형성되는 고유하고 정체화된 행동과 행위의 체계라 말할 수 있다. 이 체계는 마

6) 다니엘 벨(D. Bell)은 사회를 경제와 정체, 문화의 영역으로 나누고 각각의 영역은 서로 다른 발전체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경제의 영역은 단선적인 반면, 정체의 영역은 양자택일적이다.

같은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택할 수도, 독재를 택할 수도 있다. 이에 반해 문화는 혼합적이다.

어떤 것과 어떤 것이 섞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D. Bell, 1980, The Winding Passage;Essays and Sociological Journeys, Massachusetts, 서규환 옮김, 1992, 「정보화 사회와 문화의 미래」, 디자인하우스).

제2장 마을문화의 개념과 형성을 위한 노력 15 을을 정체화하며, 기호화한다. 그럼으로써 마을을 비로소 드러나도록 하는 것 이 마을문화다.

이 마을문화가 형성되는 중요한 조건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오랜 시간의 축적이다. 즉, 오랜 시간을 통해 마을 내에 정체화되고, 그 실체를 드러냈을 때 마을문화는 가장 뚜렷하고 안정적으로 구성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마을을 전제로 한 것이다. 즉, 마을이 구성된 다음에 형성될 수 있는 것이 마을문화의 개념이다.

그런데 마을이 구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을문화는 어떻게 구성되는 것일까?

실제로 마을이 구성된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서울처럼 특정한 지역이 나 생활권 내부의 단위가 아닌, 도시 전체에 각각의 기능을 배치하고 서로 의존 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도시구조를 만든 경우, 마을이 형성된다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특별한 대안성이거나 현실의 도시구조 또는 지배질서로 는 해결할 수 없는 어떤 개별적 욕구를 집단적 혹은 지역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운동인 경우가 많거나 대부분이다. 특히 도시의 성장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마을 성을 삭제하거나 배제한 상태에서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그런 현실에서 마을문화란 과연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만약 온전하 게 마을이 발전하고 형성되어 왔다면, 마을별로 존재하는 문화적 양태를 살펴 보고 그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과 같이 마을 자체가 없는 현실에서는 그와 같은 방향으로 연구할 수는 없다. 오히려 서 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마을의 문화를 만들어 가기 위한 활동, 즉 지역적 단위 에서 주민 간 관계를 만들어 가고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미학적인 노력과 활동’이 좀 더 주요한 연구방향이다. 즉, 마을을 단위로 한 문화활동이 현실적 인 의미의 가장 적합한 마을문화의 ‘현재적 사례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지역에서는 여러 가지 유형의 문화활동이 있을 수 있다. 이 중에는 지역을 매개로 한 자기개발 활동과 주민 간의 관계형성을 목표로 한 문화활동이 있을 수 있다. 이 둘은 문화활동이란 측면에선 그 특징을 공유하나 그 내용과 목적면 에선 서로를 달리한다. 즉, 전자가 마을을 단위로 한 그야말로 자기개발을 목적

으로 하는 ‘아마추어 활동’을 말한다면, 후자는 마을주민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 한 목적지향적 활동, 즉 문화를 매개로 한 활동을 말한다. 마을문화활동은 후자 가 되어야 하며 그런 점에서 마을문화활동은 문화를 목표로 한 활동과 그 궤를 달리한다.

우선 전자는 자기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때문에 수준의 향상이 목표로 그 결과 를 특정한 계기나 이벤트를 통한 발표나 발표를 목적으로 한 축제나 사업 등의 참 여에 맞춘다. 반면, 후자는 마을형성을 목표로 하기에 자기개발을 통한 뛰어난 실 력 갖춤보다 지역 사람들과 어울릴만한 정도의 수준향상을 목표로 한다. 때론 지 나치게 뛰어난 수준이 주민 간 관계를 훼손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목표의 드러냄 이 주민 간 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다. 그들은 그 행동의 결과를 마을축제나 행사 등 주민 간 공유활동에 쓰고자 하며, 그럼으로써 마을형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그 활동이 포함되는 영역에 대한 것이다. 자기개발이 중 시되는 경우, 대부분 활동은 예술적인 활동과 관련이 있다. 즉, 공연이나 전시, 문학(발표) 등 각 개인의 내적인 목표달성에 주목한다. 그러나 주민지향형 문화 활동의 경우, 관계형성을 목표로 하기에 장르는 하등에 중요할 이유가 없다. 여 기에는 단순한 지역민의 모임에서부터 마을공동문제에 대한 해결, 취미의 공유 등까지 모두 포함된다. 때문에 여기에는 주민들이 모이는 카페나 동아리의 모 임, (마을)축제의 현장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것은 단지 자신이 갖 고 있는 욕망을 짝짓기 하는 방식이자 그 결과라 할 수 있다. 그 욕망이 무엇이 냐에 따라 활동의 영역은 매우 달라진다.

자기개발활동 마을문화활동

공통점 지역기반 지역기반

활동목적 자기개발 마을형성 또는 주민 간 관계구성

활동목표 수준향상 주민 간 관계형성

결과양태 발표나 행사참여 마을축제나 주민 간 소통

장르영역 예술분야 생활-여가-지역 등 다양한 분야

<표 2-1> 마을문화활동과 지역단위 자기개발활동

제2장 마을문화의 개념과 형성을 위한 노력 17 그러나 그렇다 해도 모든 영역을 마을문화로 포괄하진 않는다. 여기에는 ‘문 화성’, 즉 문화적인 특성을 매개로 한 활동성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은

‘미학적인 요소’의 전제를 말한다. 즉, ‘미학을 매개로 한 주민 간의 활동’이 바 로 마을의 문화활동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을문화활동의 영역은 <그림 2-3>과 같이 표현될 수 있을 것이 다. 그림에서 보듯, 마을문화활동은 지역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문화활동을 말 한다. 그것은 자기개발 성격을 갖고 있는 동시에 마을성을 띠고 있어야 한다.

즉, 문화를 매개로 한 주민 간 관계형성 및 공동체 형성을 목표로 가지고 있어 야 한다. 더불어, 그 활동은 지역의 다양한 관계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양태로 나타날 수 있다. 단, 그 활동은 문화성을 전제로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전제 에서 마을문화활동은 마을을 목표로 한 문화적인 활동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림 2-3> 마을문화의 특성과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