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제2절 조사결과:마을문화의 현장과 실태 1. 지역잡지

3. 도서관 및 서점

책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책을 매개로 한 도서 관과 서점은 마을문화활동에서 매우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 연구 를 통해 매우 다양한 형태의 도서관과 서점이 마을을 위해 일하고, 마을을 기반 으로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중에는 마을이나 지역을 대 상으로 하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다. 예컨대, <길담서원>이나 <더북소사이어 티>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또한 각 도서관은 마을을 위해 기여하기보다 도 서관 운영을 위해 마을을 대상으로 기반을 쌓는 모습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다 보여주는 것은 도서관과 서점이 책을 매개로 어떻게 지역과 만나는가 하는 것 때문이다. 이 연구는 현재의 도서관과 서점이 처해 있

는 위치 속에서 지역과 결합하는 전략, 그들에게 필요한 지원이 무엇인가를 살 펴보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 회복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는 시사점 에 대해 논의하고자 하였다.

1) 길꽃어린이도서관38)

(1) 개요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하고 있는 <길꽃어린이도서관>은 2007년 1월 26일에 개관한 강서구 구립도서관이다. 본래 방화3동주민자치센터였던 건물을 리모델 링한 이 도서관은 지하1층과 지상3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열람석 수는 총 100 석이다.

구분 내용

위치 서울시 강서구 방화3동 828

규모 부지면적:1010.9㎡, 연면적:539.02㎡(지하1층, 지상3층) 열람석 수 총 100석(2층 45석 +온돌 / 3층 55석 + 온돌)

운영시간 화~금요일:9시~18시(2층 유아열람실), 9시~22시(3층 아동열람실) 토/일요일:9시~17시

자료 현황 도서 24,845권, 비도서 402점, 연속간행물 25종, e-book 2,452권(2011.08.31기준) 개관일 2007.01.26

<표 3-4> 길꽃어린이도서관 개요

별 특별할 것 없는 이 도서관이 유명한 것은 ‘동화축제’를 비롯해 마을 주민 과 관련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꽃어린이도서관>은 현재

‘동화축제’를 개최하는 한편, ‘실버순찰대’를 운영하고 있고, ‘동화마을 잔치국 수’라는 국수집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어머니 중심의 자원봉사단을 모집해 도

38) 2012년 3월 29일에 진행된 김동운 관장 및 이민식 부관장과의 인터뷰 내용, 길꽃어린이도서관 의 내용을 다룬 「도서관이 만드는 행복한 세상」을 중심으로 그 외 기사 자료 등을 참고하여 정리하였다.

64 마을문화만들기 사례와 전략 연구

서관 운영에 지역주민이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고, 이들 중 일부는 도서 관 프로그램의 강사로 활동 중이다. 지역과 결합한, 지역사회 형성의 중심조직 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길꽃어린이도서관>이 지역사회 중심으로 성장한 것은 개관 초기 공모를 통 해 위탁사업자로 영신교회의 김동운 관장을 영입하고나서부터였다. 김동운 관 장은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건강식 사업, 노인대학 설립 등의 노인복지사 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을 해 오던 사람이었다. 그는 예전부터 아이들과 부 모, 노인들이 결합된 ‘3세대의 문화’를 형성해 노인이 함께 어울리는 문화를 만 드는 한편, 이를 통해 하나의 지역사회가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는 꿈을 꾸 었다. 그런 연유로 그는 강서구가 도서관을 설립한다는 정보를 듣게 되자마자 이를 준비하고, 국내의 도서관을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였다.

도서관장을 맡은 김동운 관장은 도서관이란 단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아 니라 아이들과 부모들, 그리고 이와 연계된 지역사람들이 함께하는 도서관, 즉 동네사랑방이자 지역커뮤니티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즉 단지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얻고 정보를 나누며 만남과 쉼터의 복합문화공 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하에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도서관을 만들고 싶은 것이 김관장의 포부다.

김동운 관장의 도서관에 대한 생각

김동운 관장은 도서관 운영은 그 기본틀부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서관은 지역사회와 함께해야 하며 지역사회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면서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도서관 상을 다음의 다섯가지로 제시한다.

① 주민전체가 움직이는 도서관

- 주민이 스스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조직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② 해우소 같은 도서관

- 주민들과 어울려 주민의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③ 사랑방 같은 도서관

- 가족붕괴에 대처하는 도서관으로, 3세대가 함께 할 수 있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④ 우물가의 빨래터 같은 도서관

- 모든 지역 사람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⑤ 사람을 키우는 도서관

- 사교육이 판치는 교육현실에 대응하여, 연어가 찾아오듯, 다시 돌아오고 싶은 고향 같은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2012. 3. 29, 김동운 관장과 인터뷰

중-<그림 3-20> 길꽃어린이도서관 김동운 관장 <그림 3-21> 길꽃어린이도서관 전경

(2) 주요사 및 운영특징

김동운 관장이 도서관을 맡은 후 처음 한 일은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것이 었다. 도서관 홍보와 함께 60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였다. 그 대부분은 유 치원과 초등학교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었다. 김동운 관장은 이들을 ‘길꽃지킴 이’라 칭했다.

김관장은 이들에게 기본적인 도서관 교육을 제공하였다. 서가정리, 대출반납, 십진분류법, 청구 기호 등이 주요한 교육이었고, 여기에 도서관 견학, 작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도서관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였다. 이어 이들 을 중심으로 준비한 일이 ‘강서어린이동화축제’였다.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추 억을 만들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2007년 5월, 그러니까 개관 후 불과 4달 만에 이 축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강서어린이동화축제’는 거리형 퍼레이드 축제로, 지역에 진입하는 유일한

66 마을문화만들기 사례와 전략 연구

진입 간선로인 금낭화로를 막고 하는 축제였다. 하루 중 30분 정도를 막고 하는 행사인데, 문제는 이 간선도로 끝에 ‘김포교통’이 있다는 점이었다. 즉, 버스 종 점으로 절대 막을 수 없는 장애물이었다.

김관장이 이 축제를 기획한 것은 ‘도서관의 주인은 어린이다’는 것을 지역사 회에 보여주고 싶었고, 이 과정에서 지역사회 내 여러 기관들을 이끌어 내고 싶 었기 때문이었다. 그의 끈질긴 설득으로 강서구 지역 내 8개 초등학교와 강서경 찰서, 김포교통 등이 참여했고, 무엇보다 지역 내에서 결합된 어머니 자원봉사 자 ‘길꽃지킴이’가 단단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 결과 모든 장애물이 사라져 제1회 ‘강서어린이동화축제’는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고,39) 지역 사회 내 <길꽃 어린이도서관>의 인지도는 확연히 높아졌다.

이후 김관장이 집중한 일은 지역사회와 도서관을 결합하는 것이었다. 무엇보 다 임대아파트가 많은 지역여건을 고려해 사회양극화 및 노인소외 등에 대응하 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런 이유로 2007년에는 어머니 및 지역 내 노인이나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자원봉사자로 영입하여, 그들 스스로 프로그램 을 운영하도록 했다. 특히 인형매체 등을 통해 독서를 지도하는 과정인 ‘독서문 화 이끔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이 프로그램을 수료한 주민들은 2008년부터

‘콩나물 시루’, ‘NIE’라는 프로그램의 강사로 도서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김관장은 2009년 4월에는 <동화마을 잔치날>이라는 국수집을 열었 다. 이 국수집은 바로 지역 내 노인과 결합된 가게이다. 지역 내 소외된 노인들 을 고용하여, 국수집을 운영함으로써 노인이 중심이 되고, 노인이 스스로 지역

39) 강서어린이동화축제는 매년 1회 개최되는 행사다. 2007년 개최된 데 이어 2008년에는 10월3 일 개최되었다. 2009년에는 신종플루, 2010년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인해 취소되었으나 2년 만인 2011년 4월23일 제3회 행사를 개최했다. 이 축제는 매년 이어지는 스토리를 갖고 운영된 다. 1회는 동화 속 캐릭터들과 함께하는 <이 땅의 주인은 어린이다>가 진행되었고, 2회는 우리의 전통 생활상을 보여주는 <옛날 옛날에는 이렇게 살았드래요–생노병사>, 3회는 동학 농민운동부터 평화통일까지의 역사와 함께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담은 <동화로 만나는 우리역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퍼레이드를 진행하였다. 올해 개최될 4회는 “동화로 보는 우리 과학 이야기” 라는 주제로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심어줄 예정이다. 즉, 과거에서부 터 미래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과 어울리는 문화를 창출하고자 했다. 지금도 <동화마을 잔치날>은 고용된 노 인들로 운영되며, 그 수익금을 노인과 어린이 복지를 위해 사용한다.

또한 김관장은 지역화폐 형태의 ‘놀이화폐’를 만들어 노인들이 노인정에서 수 업을 받으면 이 돈(지역화폐)으로 ‘동화마을 잔치날’에서 사용토록 했다. 노인들 이 단지 노인정에서 소일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의도된 활동을 통해 자신을 개 발하도록 함으로써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토록 한다는 것이 김관장의 생각 이다. 물론 이 교육프로그램의 강사는 ‘콩나물시루’의 강사가 맡는다.

중요한 것은 이처럼 지역 내에서 하나의 관계망, 주민 간 생태계를 만들어 냈

중요한 것은 이처럼 지역 내에서 하나의 관계망, 주민 간 생태계를 만들어 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