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논의
본 연구는 중학생의 자아정체감 및 학업스트레스가 성별, 학년별로 차이 가 있는지를 알아보고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레스와의 관계를 규명해봄으 로써 중학생들이 바람직한 성장과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하며, 학교현장에서 학생들을 이해하며 지도하기 위해 필요한 상담자료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서울특별시 4개 교육청 관내 4개 중학교 학생 382명을 임의로 선정하여 자아정체감 검사와 학업스트레스 검 사를 실시하였다.
본 장에서는 연구문제의 결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의하고자 한다.
가. 자아정체감 수준의 성별, 학년별 차이
자아정체감 수준의 검사 결과 전체적으로 중간 정도보다 약간 높은 수준 으로 나타나 중학생들의 자아정체감 수준이 긍정적임을 알 수 있었다. 성 별 검사결과 여학생보다 남학생의 자아정체감이 약간 높게 나타났는데 이 는 중학생의 경우 여자의 자아정체감이 남자의 자아정체감보다 높게 나타 난다는 서봉연(1975)의 연구결과와는 차이가 있다. 학년별 검사결과 1학년, 3학년, 2학년의 순으로 자아정체감의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1학년의 경우 자아정체감의 수준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새롭게 중학교 시기를 맞이하 면서 그에 따른 기대와 무의식적 노력이 생겨난 때문으로 보여지며 2학년
의 자아정체감 수준이 가장 낮은 것은 1학년 때 가졌던 기대와 노력들이 서서히 무너지게 되면서 새로운 갈등에 부딪치게 되고 이 경험들이 혼란에 노출되면서 위기를 맞게 된 때문인 것으로 보여진다. 각 하위영역별 수준 을 보면 대인관계 역할인지영역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안정성영역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는 내적 갈등이 많고 불안정한 청소년기의 심리적 특성 을 잘 반영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남학생의 경우 안정성, 자기존 재의 독특성, 자기수용, 자기주장, 허구척도의 영역이 여학생보다 높게 나 타났는데 이는 아직도 남학생들이 가정이나 사회, 국가로부터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학업스트레스 정도의 성별, 학년별 차이
학업스트레스 검사결과 그 정도가 중간 정도보다 약간 낮은 수준으로 나 타나 중학생들은 학업스트레스를 별로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고등학교에 비해 중학교 시기가 진로와 진학의 부담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 은 시기인 때문으로 보여진다. 성별 집단에서는 학교환경에서만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스트레스의 정도를 보면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가족관계 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스트레스를 더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를 통해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학업면에 있어서 적응을 더 잘 한다고 볼 수 있다. 여학생에게 가족관계영역의 스트레스가 낮게 나타난 것은 가족구성 원들이 여학생들에게 남학생들보다 낮은 기대를 하고 이것이 상대적으로 스트레스의 정도를 낮추는 것으로 생각된다. 학년별 집단에서는 수업, 공 부, 진로, 교사관계, 학교환경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났다. 2학년이 학 업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3학년, 1학년의
순으로 나타났다. 2학년에서 학업스트레스가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이 시 기가 정신적, 신체적으로 가장 빠른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인데 반해 학업 성취수준은 오히려 그에 훨씬 못 미치는 데서 오는 갈등 때문으로 생각된 다. 3학년의 경우는 진학에 따른 입시와 진로의 부담이 학업스트레스영역 으로 작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시험, 성적, 공부에 대한 학업스트레스가 높았는데 이는 중학생이 시험과 성적으로 인해서 스트레스 를 가장 많이 받는다는 오미향(1993)의 연구결과와 일치하였다. 초등학교에 서부터 시작되는 입시위주의 교육과 점수 제일주의가 과도한 경쟁을 유발 하고 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시험, 성적, 공부에 대한 학업스트레스의 정도는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다.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레스 간의 상관관계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관관계가 낮 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정체감의 목표지향성영역과 학업스트레스의 친구 관계·가정환경영역에서, 자아정체감의 대인관계 역할인지영역과 학업스트 레스의 성적·시험영역에서, 그리고 자아정체감의 허구척도영역과 학업스 트레스의 학교환경영역을 제외한 전 영역에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나 의미 있는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 외 나머지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 레스영역간에는 모두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특히 자아정체감의 안정 성과 학업스트레스의 하위영역들 사이에서 높은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는 데, 이는 심리적·정서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경우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자아정체감의 자기수용영역과 학업스트 레스의 진로영역에서도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 또한 자신을 제
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 한다. 즉 현재의 자신에 대해 불만이 많거나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 자신이 가정이나 사회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느끼지 못 하는 경우에 상급학교 진학이나 진로에 대해 더 높은 정도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결론
본 연구를 통하여 얻어진 결론은 다음과 같다.
첫째, 중학생의 자아정체감은 중간정도보다 높은 수준이었으며, 성별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1학년이 가 장 높게, 그리고 3학년, 2학년의 순으로 나타났다.
둘째, 중학생의 학업스트레스 정도는 중간 정도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성 별 집단에서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학업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학년별 집단에서는 2학년이 학업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다음으 로 3학년, 1학년의 순으로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중학생의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레스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두 영역간에 상관관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영역별로는 자아정체 감의 안정성영역이 학업스트레스의 성적, 수업, 공부, 교사관계, 주위환경영 역과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자아정체감의 자기수용영역과 학업 스트레스의 진로영역에서도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이상의 결론은 몇 가지 제한점을 전제로 하므로 본 연구를 토대로 추후의 연구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점들을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본 연구는 서울특별시 4개 중학교만을 표집하였으므로 본 연구결
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후속연구에서는 한 학교의 인원수를 줄이고 좀더 많은 학교를 표집하여 연구한다면 일반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본 연구에서는 자아정체감과 학업스트레스의 성별, 학년별 차이와 상관관계를 알아보는데 그쳤으나 후속연구에서는 자아정체감을 높이고 학 업스트레스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대응행동에 대한 연구도 함께 이루어져 야 할 것이다.
셋째, 자아정체감에 관한 검사지는 많이 개발되었으나 학업스트레스에 관한 검사지는 많지 않아 검사지 선택에 어려움이 많았다. 앞으로 학업스 트레스에 관한 검사지 개발이 촉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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