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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건강상태의 개념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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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1〕 인구고령화에 따른 공중보건정책의 방향

다시 말하면, 고령자의 대부분이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지니고 있 는 상태에서 세계보건기구에서 정의한 건강개념을 적용하면, 거의 모든 노인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 과 관련된 건강의 개념은 다르게 정의내리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다. 즉, 노인의 건강상태는 단순한 신체적 또는 인지‧정신적 질환이 있어도 노후 의 생활을 영위하는데 지장을 받지 않는 상태로 보는 것이다.

따라서, 노인의 건강정책은 전술한 바와 같이 3가지 측면에서 재조명 을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좀 더 설명하면, 신체적 및 인지적 기능장 애의 발생예방 및 지연에 보건정책의 수립은 질병이 있어도 자립적인 생

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데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생활기능의 취약한 허약노인에 정책적인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낙상 예방, 자립성 강화 및 예방적 인지치료가 중점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립적인 생활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기능을 방해하는 요소를 제어하여야 하는데, 일차적으로는 직접적인 발생원인인 만성질환 을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발병된 만성질환을 관리하기 위 해서는 중증화, 또는 합병증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노인환자를 포괄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고,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둘 러싸고 있는 가족의 참여도 평가시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노인환 자 자체가 자신의 의견을 충분하게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타인으로부터 일상생활기능 의 지원을 받게 되는데, 이러한 건강상태에 일단 빠지게 되면 되돌리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노인의 건강상태와 관련된 보건정책의 패러다임 변화는 인구고령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는 우리의 현시점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겠다. 이를 염두에 두고 노인의 건강상태를 정의내린다고 한다면 다음 과 같다. 즉, 노인의 양호한 건강상태란, “만성질환과 같은 질병이 있어도 신체적 및 인지적 장애가 발생되지 않은 상태에 있으면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양호한 상태에 있지 못한 노인계층으로 하여금 각종 보건정책을 통해서 양호한 건강상 태로 개선시키고 유지‧증진시키는 것에 노인건강정책의 우선순위를 두어 야 할 것이다.

2. 노인건강상태의 변화과정

전술한 바 있는 노인의 건강상태개념에 입각하여 그 변화과정에 대해 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생애주기라 하면, 출생후 노년기에 이르기까지 몇 단계의 시기를 거치게 되어 있는데, 이를 간략하게 서술하 면 유아기→청소년기→중‧장년기→노년기로 나눌 수 있겠다. 이러한 구분 은 각 연령대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각 단계마다 건강상태나 질병발생의 행태가 유사하고 동질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노년기는 다시 대체적으로 고령자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전기 노인(the younger aged), 중기노인(the middle aged) 및 후기노인 (the older aged)으로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구분마다 건강상태 가 상당한 동질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전체적으로 노년기에서의 건 강상태는 상당히 이질적(heterogeneous)인데, 이는 아무런 질병도 앓고 있지 않은 집단에서부터 일상생활을 타인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집단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림 2-2〕 일반적 생애주기와 노년기 생애주기

기존의 전국노인생활실태조사(정경희 외, 1998, 2004, 2011)의 결과 를 바탕으로 분석해 보면, 만성질환의 유병률이나 일상생활동작기능상태 가 노년기의 건강상태와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전기노인시 기에는 만성질환이나 기능장애의 유병률이 상당히 낮으며, 중기 및 후기 노인으로 갈수록 만성질환이나 기능장애율이 높아진다는 것이다1). 따라 서, 노년기의 연령별 집단과 건강상태간 관련성을 보면, 전기노인집단은 건강상태나 기능상태가 양호하고, 후기노인집단으로 갈수록 만성질환이 나 기능장애가 양호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를 바탕으로 할 때, 노년기의 건강상태주기는 건강(robust)→허약(frail)

→장애(disable)의 순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여기에서 장애발생과정(disablement process)개념에 입각하여 노인 의 건강상태의 흐름을 정리해 볼 수 있다. Verbrugge과 Jette(1994)의 이론에 의하면, 장애의 발생과정은 건강한(healthy)상태에서부터 출발하 여 단계적으로 병리상태(pathology)→기능손상(functional impair-ment)→기능제한(functional limitation)→장애(disability)상태로 전 환되어 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각 단계별 전환과정에 영향을 주는 각종 요인들이 있는데, 그 성격에 따라서 개인적 요소, 사회적 요소 및 제도적 요소 등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대부분의 노인은 만 성질환유병률이 높기 때문에 병리상태에 놓여 있다고 보여지고, 그러한 병리상태의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 본격적으로 기능상 태의 하락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장애상태로 귀착된다는 것이다. 장 애는 일상생활동작의 기능상태를 바탕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1) 2011년도 전국노인생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연령대별 만성질환유병률을 보면, 65~74 세집단은 86.1%, 75~84세집단은 92.8%, 85세이상집단은 89.2%로 나타났고, 일상생활 동작기능 장애율이 65~69세 4.2%, 70~74세 4.9%, 75~79세 7.4%, 80~84세 12.1%, 85세이상은 24.9%로 각각 나타나고 있음.

일상생활동작의 장애가 발생하기 이전에 신체기능상의 부조화가 발생, 진행되고 있다. 각종 문헌을 고려해 볼 때, 병리상태의 유무와 관계없이 그러한 상태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 그러한 상태를 허약 상태(frailty)2)로 정의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림 2-3〕 노년기의 일상생활기능의 장애발생과정

자료: VerbruggeL.M & Jette A.M. (1994). The disablement process, Social Science and Medicine, 28, 1-14.

한편, 고령자의 건강수준에 대한 하락과정을 설명한 Hickey 등(1997) 에 의하면, 고령자에게서는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의 질환이나, 고령 에 따른 복합질병상태가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하여 기능장애나, 자립성 의 상실이 나타나고, 결국에는 삶의 질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2) 여기에서 frailty에 대한 정확한 한글용어는 존재하고 있지 않으며, 각 연구자마다 상이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동일한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보면, ‘虛弱(허약)’

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오다가 최근에는 일본노년의학회를 중심으로 ‘허약’의 뜻이 포괄적 이지 못하여 영어 발음 그대로 프레일(frail)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음.

이를 바탕으로 다음 그림에서는 고령자에 대한 기능장애 예방을 위한 노력을 시도하여야 하는 시점도 제시해주고 있다.

〔그림 2-4〕 고령자의 건강수준 하락과정

자료: Hickey, T., Speers, M.A. and Prohaska, T.R., Public Health and Ageing, 1997, pp.

38~39.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즉,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적 방법을 적용할 때에 질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고, 건강한 기 간(그림의 A 부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후, 그림의 B 부분과 같이 증상이 없는 질병상태가 진행되는데, 그 예방조치는 악화속 도를 지연시키는 데 있다. 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으면,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늦추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검진을 통해서 질병상태뿐만 아니 라 기능상태의 저하정도도 사전에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선, 조기발견은 질병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기 위한 임상적 내지는 행동학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킨 다는 것(그림의 C부분)은 많은 합병증의 발현을 억제시키는데 도움을 주

는데, 이는 합병증에 의한 신체적, 인지적, 사회적 및 심리적 기능의 저하 도 줄여주는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기능장애의 단계로 이행되 었다면(그림의 D부분), 그 다음의 예방목표는 기능장애의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또한 능력장애로의 진전을 예방, 또는 지연시 키는 것이 된다는 것이다(그림의 E부분).

이상과 같은 논리는 장애발생과정에서 볼 수 있는 개념과 동일한 성격 을 지니고 있는 것이고, 노인의 건강상태는 질병상태의 유무에 그치지 않 고 기능상태의 유무, 또는 강도에 따라서 정의내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