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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연구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고 다양한 차원에서 이루어지지만 대체로 가족의 형태, 기능, 가치 및 태도 등의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 가능하다. 노년 기의 가족을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하고 이해하려는 노력들도 이러한 세 가지 영역의 틀을 포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노년기 가족관계의 척도 를 구성하려는 김정석(2001)은 노년기의 가족관계를 부부관계와 세대관계로 나 누는 한편, 각 관계에서 객관적인 부문(외형적 긴밀성, 가족으로부터의 수혜 및 가정에서의 역할)과 주관적인 부문(관계만족도와 평가 등)을 구분하고 있다. 여 기에서 외형적 긴밀성은 노년기 거주형태, 가족으로부터의 수혜 및 가정에서의 역할은 노인의 기능, 관계만족도와 평가는 가치 및 태도에 상응한다. 노인들의 가족관계는 아니지만 김두섭 등(2001)의 연구는 중년층이 그 부모들과 맺는 가 족관계를 세대간 근접성, 세대간 지원관계, 세대관계의 규범성 등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 또한 노부모와 중년세대간의 관계를 거주형태, 지원기능, 가치 및 태 도로 분류한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노년기의 가족관계를 형태, 기능, 가 치 및 태도로 구분하여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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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의 가족관계는 배우자, 자신과 배우자의 부모, 형제자매, 손자녀에 걸 쳐 형성될 수 있다. 이 중에서 그 관계가 가장 밀접하고 중요한 것은 부부관계 와 자녀와의 세대간 관계라 볼 수 있다. 노년기의 가족을 충실히 이해하기 위 해서는 적어도 이들 관계에 대한 이해가 동시에 요구될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논의하겠지만, 가족관계를 형태, 기능, 가치 및 태도 등의 세 영역에 걸쳐 살피 는 한편, 노인들의 가구형태, 성, 거주지역별로 비교분석하는 작업에서 부부관 계와 세대간 관계를 함께 제시하기란 매우 힘들다. 따라서 노인과 그 자녀간의 관계에 대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

노년기의 다양한 가족관계 중에서 노인과 자녀간의 세대관계에 집중하여, 이 를 형태, 기능, 가치 및 태도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접근할 수 있는데, 세대관 계의 각 영역 내에서도 적지 않은 세부영역들이 다시 설정될 수 있다. 가령, 외 형적 형태에서는 자녀와의 동거여부, 동거자녀와의 관계, 별거자녀와의 관계 등 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세대관계의 기능면에서도 경제적, 정서적, 도구적 지 원의 흐름과 정도 등을 나누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치 및 태도에서도 일 반적 가치부터 노인 개개인의 가족관계에 대한 평가에 이르기까지 매우 많은 영역이 설정될 수 있다.

세대관계의 외형적 형태 분석에는 세대간 거주형태가 포함되고 있다. 세대간 동거가 반드시 노인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고 볼 수는 없다. 가구를 넘어서서 다양한 형태의 세대간 지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으며, 세대간 동거가 노인보다는 자녀들의 욕구 충족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시설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 에게는 자녀와의 동거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노년기의 거주형태는 노년기의 가족관계를 이해하는 핵심적인 주제가 되어 왔다.

세대간 동거에 관한 연구들은 노인과 자녀 두 세대가 자신들의 선호(preference) 와 자원(resources)에 따라 특정한 거주형태를 함께 결정(joint decision)한다는 시각 을 공유하고 있다.주3)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험적 연구들은 자료의 한계

주3) 한국노인들에 대한 연구로는 Kim (2005a), 유성호(1996), Kim & Rhee (1997, 1999a, 2000) 등을 들 수 있음. 외국노인 혹은 국제비교연구로는 Choi (1999), Da Vanzo & Chan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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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인해 노인세대의 자녀별거결정요인만을 분석하고 있다. 이들 연구들은 독립 적인 생활에 대한 노인들의 선호도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자원들-배우자유무 와 자녀수와 같은 인구학적 자원, 소득이나 재산과 같은 경제적 자원, 건강 등-이 결합되었을 때 자녀별거가 등-이루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국 사회에서도 개인의 독립과 사생활을 확보하기 위해 자녀와 별거하려는 노인들이 적지 않 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자녀와의 동거를 원하나 떨어져 사는 노인들도 적지 않다. 특히 농어촌노인의 경우 자녀들이 도시로 이주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 이 별거를 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점은 자녀와의 별거가 개인 사생활을 보호하려는 선택이라기보다는 현실적으로 자녀와 함께 거주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노년기 가족기능의 분석에서는 세대간 지원교환의 형태를 살펴볼 수 있다.

세대간 지원은 경제적, 도구적, 정서적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러한 지 원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방이 그러한 지원을 필요로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지원의 유무에 앞서 지원에 대한 욕구가 파악되어야 한다. 정서적 지원에 대한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가정하여도 큰 무리는 없겠으나 경제적 혹은 건강상의 지원에 대한 욕구는 개인에 따라 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사회조사 에서 지원 대상자의 욕구는 충분히 혹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사응답자 자신 뿐 아니라 조사응답자가 도움을 제공하는 상대방에 대한 욕구 가 제대로 파악되기란 매우 힘들다. 한편, 지원 제공자와 수혜자가 두 명 이상 일 수도 있다는 점 또한 세대간 지원교환에 대한 경험적 분석을 까다롭게 한다.

가령 배우자가 있는 노인들에 대한 주된 지원(주제공자)은 배우자가, 부수적인 지 원(부제공자)은 자녀가 할 수 있다. 한편, 노인들이 친손자와 외손자를 돌아가면서 돌보아주면 그러한 도움을 받는 자녀들은 주수혜자와 부수혜자로 등장하게 된다.

노인들의 가치 및 태도가 어떻게 다를 것인가를 밝히는 작업 또한 쉽지 않 다. 기존의 연구(Kim & Rhee, 1999; 김정석, 2005b)들에 의하면, 이 또한 노인들 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과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음을

Goldscheider & Jones (1989), Knodel & Ofstedal (2002), Kojima (1989), Logan & Fuqin (1999), Martin (1989) 등을 들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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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있다. 자녀와의 세대관계를 둘러싼 노인들의 태도와 가치에 차이를 가져 올 수 있는 자원(resources)은 소득과 같은 경제상황, 건강상태, 배우자 유무 및 자녀 존재와 같은 인구학적 상태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 가령, 노인들의 전통 적 태도는 대체적으로 사회경제적 자원이 많을수록 그리고 건강할수록 약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들 유무 또한 전통적 태도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통적으로 가족에 의한 부양은 딸보다는 아들의 몫이 큰 것으로 강 조되어 왔다. 따라서 아들이 없는 노인들이 아들이 있는 노인들보다 전통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낮게 예상된다.

세대간 거주형태, 지원교환 유형,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태도 및 자녀만족도 평가는 상호간에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간주된다. 가령, 세대간 거주 형태는 지원교환의 유형을 조건지울 수 있는 한편, 지원교환의 욕구와 정도에 따라 세대간 거주형태가 결정될 수도 있다. 또한 가족에 대한 전통적인 태도를 가진 노인일수록 자녀와 동거할 가능성도 커진다. 자녀에 대한 만족도는 상호 교환적인 지원이 많을수록 높을 수 있는가 하면, 자녀에 대한 만족도가 낮은 노인일수록 자녀와의 지원교환을 적게 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거주형태, 지원교환, 가치 및 태도 등은 쌍방향적인 인과관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세 밀한 분석을 위해서는 여러 영역간의 관계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