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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 현대사 기술 분석과 그 문제점

5. 국제관계의 다변성과 평화공존의 모색

현재 국제관계는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인 제국주 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일본은 군국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이 때문 에 역사해석과 영토문제를 둘러싼 충돌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 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미국은 중국 포위를 위해 일본과 관 계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한국에, 일본은 북한에 적극적으로 접근 하는 등 국제관계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 민족의 눈으로 보는 국제관계에 대한 기술은 구체적으로 보이지 않 고 있다.92) 이는 한국사를 중심으로 국제관계를 파악하려는 국학사 관에서 본다면 대단히 미흡한 기술이라고 하겠다.

‘국제관계의 다변성과 평화공존의 모색’ 문제에 대해 교학사 교과 서는 󰡔북한의 실상과 남북간의 통일노력󰡕이라는 대제목 아래 「세계 공산주의 체제의 갈등과 붕괴」⋅「김일성 독재 체제의 확립과 전체주 의화」⋅「북한의 국제적 고립과 대한민국의 평화 통일을 위한 노력」

이라는 소제목 아래 기술하고 있다.

92) 현행 교과서의 국제관계에 대한 기술은 대체로 미국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러한 시간은 조선시대의 사대주의사관에서 보듯 사대주의로 빠질 위험성 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북한사회의 변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 한의 노력󰡕 이라는 대제목 아래 「북한, 세습 체제를 구축하다」⋅「경제 침체 속에 국제적으로 고립되다」⋅「통일을 위한 화해와 협력의 모색」⋅

「북한 인권의 실상과 국제적 공조」이라는 소제목으로 서술하고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공산주의에 대한 자본주의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경향 속에서 대단히 부정적인 북한 인식을 담고 있다. 이는 금성출판 사 교과서도 같은 시각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북한에 대한 기 술은 집필지침에 따른 결과로 보지만, 교학사 교과서가 ‘북한의 실상’

이라고 한 점과 금성출판서 교과서가 ‘북한사회의 변화’라고 한 점에 서 미묘한 시각차를 읽을 수 있다. 대체로 북한의 정치체제를 중심으 로 기술하다보니 남북의 동질성보다는 이질성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 이고 있다. 이러한 면에서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을 강조하지 만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한 논리가 전개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이다.

특히 교학사 교과서는 북한의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강조하다보니 전체적으로 북한을 통일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오히려 적대 국가라는 시각을 확산시키는데 중점을 둔 느낌마저 든다. 금성출판사도 북한 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남북관계의 발전 방 향과 통일 위한 과제」에서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안팎의 갈 등을 해소하면서 통일을 위한 자체적인 역량을 키우는 일이 매우 중 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는 점에서 교학사 교과서와 비교된다. 하지 만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위론에 그치고 말았다.

국학의 관점에서 이 대목을 기술한다면 우선 남북 분단구조 속에 서 남북권력이 진정으로 통일을 지향했는지 아니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분단구조를 고착화시켰는지 하는 문제의식 속에서 남 북의 동질성을 강조하면서 통일방안을 제시하였을 것이다.

한편, 평화문제는 󰡔올바른 역사관과 주권의식󰡕이라는 제목 아래 기술되어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동아시아의 분쟁의 배경」이라는 소제목을 설정하였다. 그런데 이는 독도가 영토분쟁의 대상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독도가 분쟁의 대상이 아닌 고유 한 한국영토라는 한국의 공식적인 주장과는 어울리지 않다. 특히 1965년 한일협정의 의미를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은 대일청 구권자금이라는 방법으로 부분적으로 해결되었다”라고 기술하여 ‘부 분적으로’라는 한정을 두었지만 한일협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인상 마저 주고 있다.

국학사관에서 보면, 한일협정은 일제의 식민지배에 대한 사과와 보상이라는 원칙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경제협력자금(독립축하 금)’라는 한일양국정부의 ‘합작’으로 체결된 것이다. 이 점에서 이는 대표적인 ‘사대적 식민사관’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교학사 교과서는 독도문제에 대한 대략적인 역사를 기술하면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과정에서 제출된 미국의 제6차 초안에 독도가 빠진 사실을 설명하였다.93) 하지만 사실 상 미국이 독 도문제에서 일본이 이의를 제기할 여지를 주었다는 점을 분명히 지 적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중국의 한민족 상고사 왜곡을 ‘동북공정’이라는 표현을 쓰 면서 중국의 역사침략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서술논리는 상고사 가 중국의 것이라는 동북공정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서술의 논 리모순을 초래하고 있다. 이 점은 금성출판사를 비롯한 거의 모든 교 과서의 공통적인 현상이다. 국학사관의 입장에서 보면 ‘동북공정’이 아니라, ‘중국의 한민족 상고사 왜곡’으로 기술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는 현행 상고사 서술이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 한 점과 관련 있는 것으로 중국의 역사왜곡을 정당화시킨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93) 교학사, 위의 책, 355쪽.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민족의 본성인 평화문제에 대한 성찰이 교과서에 녹아 있지 않다는 점이 국학사관에서 지적되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국군의 베트남 민간인에 대한 ‘폭력행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결 여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교학사 교과서는 베트남 파병문제를 평화 유린이라는 측면보다 반공이라는 동맹과 경제적 이득이라는 측 면에서만 설명하고 있다.94) 현행 교과서에서는 대한민국의 타민족에 대한 폭력행위를 반성하거나 성찰하는 모습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는 과거 일제의 침략을 비판할 논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95)에서 반드시 교과서에 한국 현대사의 과오로써 기술되어야 한다.

아울러 교과서에 한민족을 넘어 인류의 이익과 번영을 위해서 한 민족의 본성이 잘 드러나 있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96)을 국제 평화 정착 노력의 구체적인 선례로 적시할 필요가 있다.97) 하지만 이러한 비전과 전망을 담은 교과서는 보이지 않는다.

역사란 과거를 분석함으로써 현실을 조망하고 미래를 개척하는 학 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또한 이는 바로 국학의 본질적인 속성이라 할 수 있다. 안중근이 제시한 동양평화론의 실천은 바로 국학이 지향 하는 바이고 홍익인간의 구체적인 표현이자 실천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 한국사 교과서가 거의 없다. 이점에서 국학의 관점에 94) 교학사, 위의 책, 324쪽.

95) 일본의 극우세력은 “일제의 침략과 한국의 베트남 파병이 무엇이 다른가.”

라며 한국이 이중잣대로 역사를 논단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北岡俊明 北岡正敏 著, 󰡔韓國の大量虐殺事件を告發する󰡕, 展進社, 2014.

96)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은 한민족의 기본사상인 홍익인간의 근현대판 이론이 라고 글쓴이는 생각한다.

97) 구체적으로 글쓴이는 남북중일이 참여하는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다 자간 협력기구’의 창설을 제안하는 바이다. 이는 현대판 동양평화론의 실천 을 위한 방안이 될 것이다. 또한 홍익인간의 구체적인 구현방법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실현불가능하다는 주장과 논리는 사대주의자들의 발상임은 북애 의 주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 기술된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이 절실히 요청된다.

한국사 교과서의 마지막 부분 󰡔국제적 위상의 향상󰡕에서는 ‘자화 자찬’의 기술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피교육자의 대한 민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다 른 측면에서는 상대적 우월주의를 조장할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적 지위가 향상되었을지라도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점차 왜곡되고 사 라지는 현실 속에서 피교육자에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하는 ‘마 약’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기술은 지양되어야 한다.

자긍심은 식민사학이 지배하는 상고사 연구문제를 해결하는 데서부 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 바로 국학사관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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