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사례의 시사점

농촌 공동시설 중 유휴시설을 활용한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았다. 국내 사 례를 검토함에 있어서는 본 연구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와 현장조사 등을 바 탕으로 우리 농촌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휴시설 활용사례를, 비록 일반화시 킬 수는 없지만, 공동시설 유형별로 범례화한 후 특징적인 사례를 발굴하여 제시하였다. 해외사례로는 일본과 영국의 유휴시설 활용 관련 제도를 검토 하고 대표적인 유휴시설 활용 사례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검토 결과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첫째, 유휴화된 농촌 공동시설의 활용 시에는 시설의 기존 기능에 따라 활 용방법이나 활용기능에 대해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 시설의 경우 완전히 유휴화되기보다는 저활용되는 경우가 많아 기능전환보 다는 기능 복합화의 활용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그 활용기능 은 관련 커뮤니티시설, 건강‧운동 관련 시설, 문화‧여가 관련 시설, 교육‧보 육 관련 시설 등으로 다양하게 기능 복합화할 수 있어 마을 단위 또는 읍‧면 단위로 주민 수요의 특성에 맞게 복합시설로 활용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것 이 필요하다.

둘째, 유휴시설을 재활용하고자 할 때에는 해당 시설의 입지적 특성과 접 근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제4장의 ‘마을-읍‧면-시‧군별 반드시 필요한 농 촌 공동시설 배치안’(표 4-10)에서 제시하였듯이 농촌 공동시설에 대한 농촌 주민의 수요는 시설이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그 시 설의 위치까지도 포함한다. 따라서 저활용시설의 기능 복합화나 유휴시설의 기능전환 시에도 시설 입지에 대한 수요를 고려하고, 주민들의 교통실태를 감안한 접근성 개선방안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로 이천시 율면의 돼지박 물관은 축사를 철거하고 재건축한 시설로서 접근성이 떨어져 진입로 확대와 교통 접근성 개선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셋째, 유휴시설을 재활용했다 하더라도 또 다시 유휴화되지 않도록 활용

농촌 유휴시설 활용의 국내외 사례 119

계획 수립과 활용사업 추진 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

이에 대해 실패한 사례가 제4장에서 제시한 C군 D면의 폐교활용 사례이다.

반대로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성공한 사례가 진안군 동향면 학선리의 마을 박물관 및 노인학교 사례이다. 아직 성 공 여부를 판가름할 수는 없지만 진안군 마을만들기센터 콤플렉스 조성 역 시 조성계획과 사업추진, 향후 운영방안 등에 대해 지역 내 민간 조직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수렴한 사례이다.

넷째, 저활용 또는 유휴 공동시설의 용도변경, 리모델링, 증축, 임대, 유지 및 보존 등과 관련된 처분권을 지자체에 위임할 필요가 있다. 영국의 경우 공동시설의 재산권 처분에 대한 권한을 지자체가 가지고 해당 시설을 지역 사회에 적합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또한 이러한 공동시설 처분권을 지자체에 대폭 강화해야 한다. 특히 가장 대표적인 농촌 유휴시설 인 폐교의 경우 지자체가 원할 경우 그 처분권을 지자체에 이양하고, 지자체 는 폐교시설을 가장 우선적으로 지역주민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처분권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¹⁷

다섯째, 농촌에 공동시설 수요가 발생했을 때 시설의 신축보다는 일본과 같이 기존 시설의 개보수, 리모델링, 기능 복합화를 우선 추진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시행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정부보조금이 지원되는 정책사 업의 경우 필요 시설을 신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시설 신축은 기존의 유사 시설의 저활용 또는 유휴화를 초래하는 경우도 있다.

여섯째, 공동시설을 활용하는 지역사회에서 해당 시설의 유휴화 방지를 위한 자체방안 마련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공동시설 설치 시 향후 시설의 운영‧관리가 가능하도록 관련 사업비의 일부를 유지‧관리비 절감 방안에 사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제4장에서 제시하였듯이 농촌

17 마상진(2010)에 따르면 폐교 활용의 주체로 외지인의 비중이 39.7%로 가장 높다.

그 뒤를 방치‧미활용(16.6%), 마을주민 공동(11.3%), 기타(11.0%), 마을주민 개인 (5.0%), 군청(3.8%), 교육청(3.1%)이 잇고 있다.

120 농촌 유휴시설 활용의 국내외 사례

공동시설 이용 활성화를 저해하는 주요 문제 중 하나가 ‘냉난방비‧운영비‧

유지관리비 부족’이다. 그러나 진안군 동향면 능길권역 산촌체험학교의 경우 권역사업 추진 시 사업비의 10%를 냉난방과 관련된 유지‧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시설에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