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공급과 이용 측면에서의 의료전달체계 분석

제1절 공급: 병상자원의 불균형 원인과 적정 병상공급 추계 제2절 이용: 환자이동과 의료자원 분포를 고려한 진료권 분석

현재 우리나라 의료전달체계는 그동안 지속적인 개선 움직임에도 불구 하고 양적팽창을 유도하는 보상체계 및 자원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주요 진료비 보상체계는 진료량 증가를 유인하기에 용이한 행위별 수가제 중심으로서, 질적 보상은 소규모로 형식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의료자원 관리체계는 의료인력에는 상대적으로 강력한 진입규제가 취해지 고 있는 반면 의료시설 ․장비 등의 공급관리는 매우 취약하다. 특히 의료제 공량 중심의 행위별 수가구조는 행위, 약제, 치료재료 등의 평균적 원가를 계산하여 설정하지만 의료인력, 장비 등의 질적 수준이나 실제 투입량은 고려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질적 수준을 향상 시키는 경쟁보다는 단순히 진료량을 증가시키고, 고가장비 및 시설 공급확대에 주력하는 양 중심의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의료기관 간 무제한적 경쟁을 심화시켜 의료기관 종별 간 상호역할 중복 및 낭비 문제를 초래한다. 현재 의료기관 간 경쟁은 평판(reputation)을 중시하는 비용낭비적인 경쟁구조로 의료기관 간 질적 양극화가 유발되고 있으며, 활용성이 떨어지는 고비용 인력․장비에 대한 투자 가 확대되고 있다. 결국 기능 구분이 불명확한 수많은 의료기관 중에서 수요 자는 자신에게 필요한 의료기관을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선택적 어려움에 빠 지고, 궁극적으로 분절적․일시적․단편적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다른 어떤 영역에 비해 의료 영역은 정보 비대칭에 의한 공급자 유인수요 가 작동되기 쉬운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교통수단과 의료기술의 발달, 경제 적 수준의 향상이 보다 질높은 고급의료에 대한 선호를 높이는 것이 사실이

공급과 이용 측면에서의 의료전달체계 분석

<<

3

다. 그렇지만 과연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환자)의 행태는 합리적인 가에 대한 답도 긍정적이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의료인력(의사 및 간호사) 수준에도 불구하 고 의사인력의 연평균 외래 진료횟수와 국민들의 평균 재원일수는 최상 위권에 속한다37). 항생제를 비롯한 의약품의 과다 사용38)과 높은 제왕절 개 분만율39) 등의 지표 역시 단순히 공급자의 도덕적 해이로만 그 원인을 돌리기에 어려운 문제이다. 환자들이 고비용 진료를 선호하며, 새로운 진 료, 더 많은 진료를 좋은 진료로 인식하며, 그것이 의료비 증가의 한 가지 원인으로 귀결된다는 연구 결과(Emanuel&Fuchs, 2008)는 비단 미국 의료체계만이 안고 있는 문제만은 아니다.

이번 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의료전달체계를 공급과 이용 측면에서 나누 어 분석해 보고자 한다. 물론 의료전달체계의 공급과 이용을 이루는 모든 요소들을 다루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여기서는 공급에서는 대표적 인 과잉공급 및 불균등 분포를 지적받으면서도 향후 전달체계의 개편에서 핵심적인 영역으로 다루어야 할 ‘병상자원’의 문제를 다루고자 하며, 이용 에서는 소비자(환자)들의 지역별 이용행태에 국한하여 다루고자 한다. 특 히 향후 비합리적인 의료이용행태와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본 연구의 2차 년도 후속연구에서 보다 상세하게 다루어질 예정이다.

37) 우리나라 국민들이 2012년 한 해 동안 의사들로부터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14.3회로 서 OECD 평균인 6.9회보다 2.1배 많음. 같은 기간 환자 1인당 평균 병원재원일수 역 시 16.1일을 기록하여, OECD 평균에 비해 약 2배 긴 기간을 보였음(보건복지부‧한국보 건사회연구원 2014, p.82~90).

38) 2010년 현재 우리나라 항생제 사용량은 27.9DDD/1,000명/일로서, OECD 평균 19.8DDD/1,000명/일을 웃돌고 있음. 이는 OECD 회원국 중 이탈리아와 벨기에에 이 어 세 번째로 높은 사용량임(박실비아 외 2013, p.50)

39) 2012년 현재 우리나라 출생아 1,000명당 제왕절개 건수는 360.0건으로 OECD 평균인 256.9건보다 1.4배 많음. 이는 터키와 이탈리아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세 번째로 높 은 수치임(보건복지부‧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4, p.91~93).

제3장 공급과 이용 측면에서의 의료전달체계 분석 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