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개혁개방정책 이후 변화된 노사 환경은 노동자들의 노동운동 을 변화시켰다. 이것은 또한 고용주, 정부, 정치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관련 정책이나 제도의 변화를 요구하고 반대로 정책 및 제도의 변화는 다 시 노사 환경을 변화시켰다. 앞에서는 노사관계의 변화를 고용, 노조 및 노사분규 추이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면 여기서는 개혁개방정책 추진 이후 노동운동의 변화, 그리고 고용주, 정부, 사법부의 변화된 대응에 대 해 살펴보았다.
132) [표 4-5] 참고.
가. 노조의 분절화 및 탈정치화
노동조합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이며 동시에 노동자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치적 조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도의 노동조합은 처음부터 노동 자의 이익보다는 정치적인 목적이 훨씬 강한 상태에서 시작되었다. 1920년 영국의 식민통치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운동의 하나로 태어난 것이 인도 최초 의 노동조합인 All-India Trade Union Congress(AITUC)이다.
133)
인도 독립 운동의 영웅인 간디가 조직한 Ahmedabad Textile Labour Association 등과 같은 60여 개의 노동자 조직과 정치 및 사회단체, 지도자들이 연합하여 당시 영국 자본 및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한 것이 AITUC이다.134)
이후 1926 년 영국 식민정부는 노동조합법(Trade Union Act)을 발효시켰고, 이때부터 인도 노동조합은 합법적으로 정치 조직의 일부처럼 발전해왔다.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 노조는 노동조합법에 따라 등록 의무가 없었으며, 복수 노조도 처음부터 허용되었다.
135)
등록노조는 노동쟁의 과 정에서 발생한 민사상․형사상 과실에 대한 면책권과 함께 외부인의 노조 가입 및 노조 집행부 참여권까지 확보하였으며, 이에 따라 노동자가 아닌 정치인들이 자연스럽게 노조 간부가 될 수 있었다.136)
이것은 인도 노동 조합이 노동자보다는 정치인들의 이해에 따라 운영되고, 일종의 유권자 연대 차원에서 전국 단위의 노동조합은 물론 수많은 지역 단위의 노동조 합이 설립되는 배경이 되었다.133) Ahn(2010), p. 2.
134) ibid., p. 1.
135) Saini(2012), p. 33.
136) ibid., p. 33.
인도 노동조합법의 이러한 특징은 또 한편으로 인도 노동조합 분열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정치적인 이유로 AITUC에서 떨어져나갔던 노조가 다시 복귀하였지만, 1947년 인도의 독립과 함께 정치노선 차이 및 갈등으 로 AITUC는 다시 여러 노동조합으로 분열되었다.
137)
1947년 인도 국민 회의당(National Congress)은 The Indian National Trade Union Congress (INTUC), 1948년에는 Praja-Socialist Party가 Hind Mazdoor Sabha(HMS), 1949년에는 일부 좌익 정당들이 주도하여 설립한 The United Trade Union Congress(UTUC) 등이 AITUC에서 분리되었다. 1970년에는 인도 공 산당(Communist Party)에서 분리된 Communist Party of India-Marxist가 Center of Indian Trade Unions(CITU)라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세를 불 려 나갔다. 정당의 정치적 위상이 제고되면서 노동조합의 위상도 크게 제 고된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Bharatiya Mazdoor Sangh(BMS) 이다. BMS는 1955년 설립된 전국단위 노동조합으로 인도인민당(Bharatiya Janata Party)과 연대하면서 1990년대에 조합원 규모가 급증했다. BJP가 집권 정당이 되면서 조합원이 급증하였기 때문이었다.1980년 1989년 2002년
노동조합 수(개) 10 9 12
노조원 수(만 명) 612 1,322 2,488
표 4-6. 전국단위 노동조합(CTUO) 추이
자료: Ahn(2010), p. 12 Table 1, p. 13 Table 2 중 발췌하여 저자가 작성함.
이상의 주요 노동조합을 포함하여 전국단위의 노동조합(Central Trade Union Organization: CTUO)은 2002년 12개로, 1989년의 9개보다 많아졌
137) Ahn(2010), op cit., pp. 5-8.
다.
138)
CTUO는 조합원 규모가 최소 50만 명 이상이며, 최소 4개 업종, 그 리고 최소 4개 주 이상에 노조가 설립되고 운영되어야 한다.139)
CTUO로 승인되면 그 노동조합은 노동 관련 각종 위원회는 물론 국제회의 등에 인 도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조로 참석할 수 있다. 전국단위의 노동조합 수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처럼 주 단위, 3개 미만 주(州) 혹은 산업별 노 조를 가진 노조들도 계속 증가하면서 인도 노조의 분열은 계속되고 있다.노동조합 노조
창립연도 연대 정당
All India Trade Union Congress(AITUC) 1920 Communist Party of India(CPI) Indian National Trade Union Congress(INTUC) 1947 Indian National Congress(INC) Hind Mazdoor Sabha(HMS) 1948 주로 사회주의 계열 정당 지지
지난 2004년 이후에는 INC를 지지 United Trade Union Congress(UTUC) 1949 Revolutionary Socialist Party(RSP) United Trade Union Congress-Lenin
Sarani(2008년 AIUTUC로 개칭) 1951 Socialist Unity Centre of India(SUCI) Bhartiya Mazdoor Sangh(BMS) 1955 Bharatiya Janata Party(BJP) Trade Union Coordination Centre(TUCC) 1970 All India Forward Bloc(AIFB) Centre of Indian Trade Unions(CITU) 1970 Communist Party of India-Marxist(CPI-M) Self-Employed Women
’
s Association(SEWA) 1972 없음Labour Progressive Federation 1980 Dravida Munnetra Kaghazam(DMK) All India Central Council of Trade Unions(AICCTU) 1989 Communist Party of
India(Marxist-Leninist) Liberation National Front of Indian Trade
Unions-Dhanbad(NFITU-DHN) 2006 Rashtriya Janata Dal(RJD) 표 4-7. 인도의 전국단위 노동조합(CTUO)과 각 정당과의 연대 현황
자료: Ahn(2010), p. 22 Table 5에서 NFITU-Kol을 제거하고 일부 수정하여 저자가 정리함.
138) CTUO 조건에 맞는지 정부에서 각 노조로부터 자료를 받고 이를 검정하는데, 이 기간 이 워낙 길게 소요되기 때문에 검정 자체가 자주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관련법은 매 4년마다 검정하게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2002년 기준 CTUO는 2008년, 1989년 기준 CTUO는 2002년에 각각 확정되었다. 또한 각 노조가 제출한 노 조원 수는 확인된 노조원 수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139) Ahn(2010), p. 12.
한편 인도의 노조는 처음 태동부터 그렇지만 현재까지도 거의 모든 노 조가 정치집단과 연계되어 있다. Ahn(2010, p. 12)에 따르면 2002년 기준 12개 CTUO 중 지지 혹은 연계 정당 없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노조는 Self-Employed Woman’s Association(SEWA)이 유일하다. 가장 최근인 지난 2006년 설립된 CTUO인 National Front of Indian Trade Union- Dhanbad (NFITU-DHN)도 Rashtriya Janata Dal(RJD) 정당과 연대하고 있다.
140)
반면 1989년까지만 해도 CTUO였던 National Front of Indian Trade Union-Kolkata(NFITU-Kol)는 정치권과 연대를 포기하면서 세력 이 약화되어,141)
2002년 CTUO 자격까지 박탈되었다.이상과 같이 인도에서는 노동조합이 정치권에 의존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은 대단히 미약하지만, 인도 노동조합의 탈 정치화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142)
대표적인 사례가 앞서 언급한 SEWA 이다. 이 노조는 1972년 설립 당시부터 정당 연대를 거부하였으며, 이를 확인하는 결의안을 매년 채택하고 있다.143)
대신 가내수공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인권 보호는 물론 지진복구 피해지원 등 공익활동 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아직 세력이 미약하여 전국단위 노조인 CTUO는 아니지만, 정당 연계에 반대하는 New Trade Union Initiative(NTUI), National Center for Labour(NCL) 등이 생겨나고 있다.144)
NTUI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계약직 즉 비정규직 노동자를, NCL은 인도 노동자140) [표 4-7] 참고.
141) 실제로 1989년 약 53만 명이었던 조합원이 2002년 약 3.3만 명으로 급감하였다(Ahn 2010, p. 114).
142) Ahn(2010) 등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다.
143) Ahn(2010), p. 23.
144) Ahn(2010), p. 76.
의 약 93%를 차지하는 비공식 분야를 각각 대표하는 노동조합으로 최근 부상하고 있다.
145)
나. 노조활동 여건 악화 및 노조의 약화
인도 노동조합은 전국 단위의 대규모 노조든 주 단위의 소형 노조든 각각 지지 정당과 연계되어 있으면서 분열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노조 상호간의 교류나 연대 또한 거의 없이 분절화되어 있다. 이것이 노조와 조합원 수가 지속 증가하지만 인도 노조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라면, 노조 활동에 불리한 여건이 계속 조성되는 것은 개혁개방정책 등에 따른 일종의 추세적인 문제이다.
그림 4-4. 등록노조당 조합원 수 추이
(단위: 명)
자료: Bhattacherjee(1999), p. 43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저자가 산정함.
145) Mohanty(2009)는 이상에 언급된 노조 이외에도 정치 노조 대신 사회연대를 강화하며 비공식분야 노조운동을 확산하고 있는 다양한 노조들을 소개하며 인도에서 새로운 노 조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노조의 분열화 ․ 분절화로 노조 규모가 거의 확대되지 못하였다.
물론 전국단위의 노조는 조합원 수가 급증한 경우가 있지만, 이것은 노조 의 단체교섭력 제고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단체교섭은 개별 회사 및 공장 단위 노조에서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분 열화 및 분절화를 막고 단체교섭력 제고를 위해 상급 노조도 단일 기업, 단일 노조를 계속 권장하고 있지만, 복수 노조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 이 에 따라 등록노조당 조합원의 평균 규모가 1950~60년대에는 600명을 넘 지 못했다. 노조의 위상이 높아진 1970년대에는 좀 커졌지만, 1~2년 예외 적인 해를 제외하면 평균 규모가 800명을 넘지 못했다. 이후 비슷한 추세 가 계속되다 2000년 이후부터 노조당 조합원 규모가 800명을 넘기 시작 했다. 2005~07년에 1,000명을 돌파하였지만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발 생과 함께 다시 1,000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노조의 분절화 외에 1991년 개혁개방정책 이후 노조 약화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공공부문의 축소이다. 공공부문은 연방 및 주정부 공무 원, 연방 및 주정부 공기업으로 대부분 구성되는데, 개혁개방정책 추진 이 후 공공부문 축소 정책으로 이 부문 취업자 수 자체가 감소하였다.
146)
이 에 따라 취업자 중 공공부문 취업자 비중이 1991년 전후 약 71%를 정점 으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1년 그 비중이 약 60%까지 낮 아졌다. 고용의 안정성이 높고 규모가 큰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상대적으 로 강성이었던 공공부문 노조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밖에 없었고, 이것 은 민간부문을 포함한 전체 노조의 영향력을 위축시켰다.이와 함께 노동조합 관련 정책 및 제도도 노동자 및 노조에 상대적으로
146) [그림 4-5] 참고.
불리하게 개편되었다. 2001년 개정된 「노동조합법(Trade Union Act)」은 등록노조 요건을 과거보다 까다롭게 하였다. 최소 7명의 발기인만 있으면 노조 설립은 가능하지만, 등록노조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0명 혹은 전체 노동자의 1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
147)
외부인의 노 조 간부 허용 비율도 1/3 이하로 축소하고 노조 간부의 임기도 3년으로 제한되었다. 구자라트 주(州)의 경우는 여기에 6개월 이상 조합원 회비를 미납한 노동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요건까지 부가하였다.148)
불리하게 개편되었다. 2001년 개정된 「노동조합법(Trade Union Act)」은 등록노조 요건을 과거보다 까다롭게 하였다. 최소 7명의 발기인만 있으면 노조 설립은 가능하지만, 등록노조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100명 혹은 전체 노동자의 10% 이상을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