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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절 거버넌스 유형과 혁신 네트워크의 거버넌스

Newman(2001)은 ‘집권화-분권화 정도’와 ‘혁신과 변화 강조-지속 성과 질서 강조’ 등 두 가지 기준에 따라 첫째, 집권화되고 지속성과 질서를 강조하는 ‘계층제 유형’의 거버넌스, 둘째, 집권화되고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합리적 목표(rational goal) 유형’, 셋째, 분권화되고 혁신과 변화를 강조하는 ‘개방체제(open system) 유형’, 넷째, 분권화 되고 지속성과 질서를 강조하는 ‘자치거버넌스 유형’ 등 네 가지의 거버넌스 유형을 구분했다(<그림 2-5> 참조).

거버넌스란 개념 자체는 규범적인 지향점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 라 경험적인 문제(이명석, 2001)일 것이지만, Newman의 틀이 과학 기술 혁신관리의 거버넌스를 모색하는 데 일정한 함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 Newman(2001 : 34)

<그림 2-5> Newman의 거버넌스 유형

첫째, 계층제 유형의 거버넌스는 정부가 관료제를 통해 과학기술 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을 직접 통제하는 거버넌스 유형을 말한다.

이런 유형은 전통적인 과학기술정책의 거버넌스라 할 수 있는데, 관 료제 권력과 계층제 방식의 수직적인 통제를 중심으로 한다. 계층제 유형은 책임성 등의 측면에서 강점이 있고, 조직과 정책의 지속성, 질서, 표준화 등을 강조하기 때문에 정책 결정 후 피드백과 환류는 최소화된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에서 혁신은 기대하기 어렵다. 철저 한 계층제적 통제가 신축성이나 대응성을 막아 변화의 과정에 방해 가 될 수 있다.

둘째, 합리적 목적 유형은 단기적인 산출 극대화를 강조한다. 계층 제와는 달리 이 유형에서의 권력은 다양한 조직이나 기관에 분산되 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조직이나 기관들은 주어진 인센티브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에 합리적 행위자로 가정된다. 이 때문에 이 유형에서 는 관료제 권력(bureaucratic power)이 아니라 관리 권력(managerial power)이 필요하다고도 한다. 이 유형에서는 보상과 처벌의 인센티 브가 변화를 추동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어 성과와 연계된 책임성

은 높지만 일반적인 책임성 면에서는 낮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유형에서도 집권적인 거버넌스를 발견할 수 있다. 과학기술 혁신 네트워크가 이러한 거버넌스 유형으로 운영된다면, 단기적인 혁신을 유도하는 데는 유리할 수 있지만, 혁신의 전이까지를 포함하는 장기 적인 의미에서의 혁신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셋째, 개방체제 유형의 거버넌스는 다양한 구성원들의 상호의존과 상호작용에 기초한 네트워크식 거버넌스라고 할 수 있다. 권력은 분 산되어 있고 유동적이며 다양한 실험과 혁신을 추구할 수 있으며 새 로운 도전과 수요에 따라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수 있다. 공식적인 조직 경계를 넘어서는 등 역동적인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성원 어느 쪽도 서로를 직접적으로 통제할 수 없이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 개방체제로 운영되는 과학기술 혁신네트워크는 다양한 원천의 혁신가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엮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 로 보인다. 과학기술정책의 결정이나 집행은 다양한 행위자들의 연 계 여부나 정도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 때문 에 빈번한 피드백과 학습이 이뤄질 수 있고, 혁신 클러스터도 역동 적으로 구성되고 발전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자치거버넌스 유형의 거버넌스는 구성원들의 상호의존성이 호혜적으로 구축되는 것이다. 그러한 상호의존성과 상호관계가 지속 가능성(sustainablility)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시민사회의 역 할이 강조되는데, 정부는 시민사회와의 유연한 관계 속에서 지속적 인 문제해결의 구조를 만들어나가게 된다. 자치거버넌스 유형에서는 상호 책임성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데, 시민사회 스스로 공동체의 가 치를 추구하고 사회적 일체성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참여민주주의

<그림 2-6> 혁신의 거버넌스 유형 발전 방향 나 직접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게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이 거버넌스 유형을 구분하는 것이 아주 엄격하게 서로 구분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배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책의 구체적인 정책영역이나 다양 한 혁신클러스터들 사이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이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유형 구분이 하나의 틀이라고 할 때, 계층제 유형의 거버넌스로 진단될 경우 혁신과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개방체제 유형으로, 합리적 목적 유형의 거버넌스로 진단될 경우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자치거버넌스 유형으로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해볼 수도 있어야 할 것이다.

Newman 역시도 거버넌스 유형 간에 존재하는 역동적인 관계를 중요한 특징으로 들고 있다. 각 유형의 거버넌스는 자기방향의 흡인 력을 갖고 있어 다른 유형의 거버넌스에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예컨대 개방형 유형의 신축성과 적응성이라는 흡인력은 계층제 유형 의 통제체제를 완화시켜 변화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게 만들 수도 있 고, 반면 계층제 유형의 책임성 확보라는 흡인력이 개방형 유형에

<그림 2-7> 정부의 역할을 고려한 과학기술 혁신네트워크의 거버넌스 지속성이나 질서를 부여하는 압력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네트워크 거버넌스에서 정부는 여전히 중요한 역 할을 수행해야 함이 분명하다고 할 수 있다. 즉 네트워크의 허브 역 할, 네트워크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역할은 현재 과학기술 영역에서 지배적인 거버넌스 유형을 정확히 진단하고, 혁신과 변화를 유도할 분야와 시점, 혁신과 변화의 지속가 능성 확보를 위한 노력과 가능성, 이미 혁신과 변화가 추진되고 있 는 분야의 책임성 확보, 분권화와 질서가 잡혀 있는 분야의 인센티 브 체제 구축 등 유연하고 역동적인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과학기술 혁신네트워크에서 수행해야 할 정부의 역할을 고려 한 그림은 다음과 같이 나타낼 수 있다.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흡 인력과 압력은 대각선 방향으로 서로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