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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가족은 결혼에 의해 형성되고 출산을 통해 확대되고, 자녀 가 결혼하여 독립된 가구를 형성하면서 축소되고 부부 중 한명이 사망함

으로써 해체 또는 소멸되는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여겨졌다. 즉, 가족주 기는 혼인, 출생, 사망의 인구동태적 사상(event)을 기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화하면서 인구동태적 사상(event)에 의거하여 형성되거나 변화하지 않는 경향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결혼(법률적)을 하지 않고서도 동거에 의해 가족을 형성할 수도 있는데, 실로 프랑스, 스 웨덴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경우 동거가 결혼의 대안으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같은 국가에서는 혼외출산도 자연스럽게 발생하고 있다. 가구 가 확대되는 것도 반드시 출산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입양을 통해서도 가 능하다. 비혼(독신)이 증가하면서 가족 형성, 확대, 축소의 절차가 형성되 지 않고 단독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가족의 해체도 사망이 아닌 이혼(별 거) 등을 통해서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의 구조가 변 화하고 생활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많은 사람들은 기존에 가족 구성원으 로부터 채워왔던 만족감 등을 다른 집단을 통해 추구하기도 하면서 (Marciano, 1988), 비혈연 관계의 사람들도 가족이 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반면, 자녀 세대의 부모 부양 기능이 약화될 경우에는 친구를 통해 기존에 가족이 수행하여 왔던 정서적 지지나 실질 적인 돌봄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요컨대 가족 구성원은 반드시 결혼, 출산, 입양으로만 연결된 관계에 국한하지 않으며, 가족주기는 형성-확대 -축소-해체라는 일련의 과정을 획일적으로 거치지 않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가족의 형태도 다양하게 변화한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가장에 의해 기술과 지식이 전수되고 통솔되면서 부계와 가부장제가 형성되었고, 가 족이 경제의 기본적인 생산단위의 역할을 하였기 때문에 확대가족이 주 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19세기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가족의 모습 또한 큰 변화를 경험하였다. 농촌 지역 내 가내공업에서 도시 지역의 공장제도로

변화하여 가면서 가족은 생산단위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되었으며, 분업화 는 가족역할의 차이를 가져왔다. 종래 농경사회에서 우세였던 가부장제 도는 도시화로 인하여 약화되었다. 가장을 통해 지식이나 기술이 전수되 던 것이 도시 삶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그 기능이 약화된 것이다. 일과 가 정이 분리되면서 남성이 단독 부양자가 되었고, 여성은 양육자가 되면서 일인부양체계가 되었고 여성의 남성에 대한 의존도도 높아졌다. 여성은 남성을 통해 외부세계와 연결이 되었다. 가족이 경제와 지역사회 활동으 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불평등이 발생하였다. 이러한 불평등은 남성과 여 성이 갖는 가족 내에서 성별 역할 차이에 기인한 것인데, 산업화와 도시 화의 변동이 확대가족의 지배적인 가족제도를 붕괴시키고 핵가족이라는 새로운 ‘정상가족’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낸 것이다(백진아, 2009).

제1차 인구전환(고출산-고사망)에서 제2차 인구전환(저출산-저사망) 으로 확산되면서 가족은 또 한 번의 변화를 겪게 된다. 결혼-출산-성적관 계 간 분리가 이루어진 것이다(Lesthaeghe 2010). 이 시기에 동거가 증 가하고 결혼연령이 상승하고 혼외출산이 증가하였으며 출산율이 인구대 체수준 이하로 낮아졌다. 종래 성별 분업된 일인부양가구로 대표되던 근 대가족이 개인적 자주권(autonomy)과 자기충족(self-fulfillment)에 중 점을 둔 후기 근대화 가족으로 점점 변화하게 되었다. 세계화, 개인화 등 의 영향으로 비혼, 동거, 맞벌이, 이혼 및 혼외출산이 증가하면서 여러 형 태의 가족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서구 학자들은 가족 의 ‘개인주의화’, ‘탈제도화’, ‘다원화’ 등으로 표현하였다(서수경, 2002).

van de Kaa는 제2차 인구전환으로 인해 유럽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결혼의 황금시대에서 동거의 새벽으로’, ‘<아이가 왕>인 시대에 서 <pari가 왕>인 시대’로, ‘획일적 가족에서 다원적 가족의 시대’로 정리 하였다(오치아이 에미코, 2004). 쇼터(Shortter)는 1960년대 말 이래의

서구 가족은 가족구성원 개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가족관계가 정형화된 제도적 틀에서 자유로워지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남성가장에 의해 지 배되는 엄격하고 제도화된 가족이념을 표방하는 근대 이후의 핵가족 모 형과 대조되며, 이에 따라 ‘포스트모던 가족’으로 지칭한 바 있다(김희자, 2008). 기든스는 근대 이후 가족의 역할에 대해 동거, 경제적 협동, 혈연 에 의한 결속 보다는 구성원 간 정서적 교감이나 친밀성이 중요해졌으며, 이로 인해 현대 가족의 다양화는 친밀함을 추구하는 방식의 다양화로 이 해할 수 있다고 하며 가족이 혈연을 중시하는 혈연 공동체에서 관계를 중 시하는 정서공동체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정미라, 2012). 벡 (Beck)은 21세기 이후 가족에 대해 “가족 이후의 가족”으로 표현한 바 있 다. 개인화와 지구화의 결과로서 종래 “가족”이라는 이름을 단 표준형이 그 지배적 위치를 상실하는 대신, 새롭고 다양하게 나타나는 동성애가족, 정기적으로 왕래하는 짜깁기 가족, 초국적가족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한 상진․심영희, 2010).

장혜경 외(2013)는 2030년 가족 미래시나리오로 개인 중심적 가족의 식 강화로 성인 파트너 관계의 자율성이 높아지고, 성인 가족들 사이의 의무와 규범은 상당히 약화되는 ‘느슨한’ 가족의 본격적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미래 가족의 모습 내지 특징으로 노인세대의 분리 및 노인 가구 증가, 파트너관계의 다양화, 혼인‧양육의 분리와 자녀애착의 강 화, 가족의 경제적 어려움 증가에 따른 생계형 근로(고령자포함) 증가와 돌봄의 공백, 맞벌이가족 증가와 일가정양립 욕구 강화, 생활밀착적인 일 가정양립 양상, 돌봄방식의 다양화와 지역공동체 역할의 활성화, 노인들 의 사회참여 확대, 가족생활의 기술화 증가, 전통적 부모역할/젠더역할의 변화, 다세대 가족의 공존과 느슨한 가족관계 등을 제시하였다.

가족의 변화가 이와 같이 다양하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여기에 더해 가족 생활을 조직하는 대안적 형태들도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해 형성되던 일부일처의 핵가족 중심의 가족이 독신, 동거부부, 계약결혼, 동성애관계 등의 다원적 양상 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원적 가족은 어떤 구성이 좋은 가족인지에 대한 이상을 제시하지 않고 개인적 만족과 함께 융통성을 중시하고 있다. 따라 서 미래는 어떤 가족 구조가 기본 형태가 될지 말할 수 없고 유동적일 것 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가족의 형태가 다양화된다고 해도 이들 가족생활 양식들은 자녀출산과 양육, 가치와 문화의 세대간 전이, 감정적 유대관 계, 갈등과정들에서 유사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어떠한 형태에서든지 가 족 영역이 지속되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전영자, 2000).

제3절 가족변화의 경향과 가족정책의 경향: OECD 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