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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제도학파 경제학과 기업

문서에서 공정거래정책 공정한가 (페이지 33-36)

전통적인 기업이론으로는 왜 기업이 시장에서의 거래를 포기하고 내부거래에 의존하게 되는지를 설명하기 어렵다. 기업조직과 경제활동을 조정하는 기구로서 는 전통적인 시장거래 방식이 있으며 기업과 같은 위계구조(hierarchy) 조직이 있 다. 기업과 같은 위계조직이 어떻게 시장을 대체하는지 그 과정을 밝힌 것은 코 오즈Coase나 윌리암슨Williamson과 같은 “신제도학파 경제학New Institutional Economics”의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28)

기업의 경제적 합리성은 희소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에서 달 성된다. 자원의 배분은 시장(market), 기업(firm), 혹은 이들이 혼합된 형식을 통 해서 이루어진다. 신제도학파가 발전시킨 거래비용접근법(transaction cost approach)에 의하면 이들 조정기구 가운데 거래비용을 가장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자원 배분이 이루어지며 그 과정에서 기업의 범위도 결정된다.29)

만약 신고전파 경제학의 모형에서처럼 完全情報를 가정하고, 기업의 거래(계 약)에 전혀 거래비용이 들지 않는 것을 가정한다면 기업의 존재 자체를 설명할 수 없게 된다.30) 그러나 현실 경제에서는 “영(zero)이 아니라 무시할 수 없을 정 도로 높은 정(positive)의 거래비용이 존재하며, 이 비용을 최소화하는 과정에서 내생적으로 기업조직과 기업의 범위가 결정된다는 것이다.31)

28). 신제도학파의 분야별 업적은 수직결합, 계약, 규제와 정치경제학, 독점규제 분야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분야별 업적은 Williamson(1995)을 참조

29). 코우즈Coase(1937)는 기업의 본질에 관한 연구에서 기업활동과 관련된 모든 거래에는 계획, 조사 및 계약비용(thinking, planing, and contracting costs)이 수반되며 기존의 신고전파 패러다 임에는 이런 비용이 모두 무시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시장거래에서의 중요한 비용은 거래조건을 놓고 벌이는 협상과 조정(learning and haggling)의 비용이며, 이런 비용은 협상이 반 복해서 이루어지는 장기계약일수록 특별히 증대되는 속성이 있다. 이러한 비용은 기업을 결합하 여 조직 내로 거래를 내부화함으로써 줄일 수 있으며 바로 이것이 기업의 범위를 결정한다.

30). 전통적인 기업이론에서는 기업은 생산함수(production function)로서 완전경쟁하에서 요소시장 과 상품시장을 매개하는 그림자 같은 존재로 파악한다.

31). Coase(1937), Coase(1988),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1991)를 참조

윌리암슨Williamson은 거래비용의 개념을 보다 발전시켜 거래비용을 결정하 는 변수들을 구체화하였다. 즉 효율적 거래 방식을 결정하는데는 자산전속성 (asset specificity), 거래빈도(frequency), 불확실성(uncertainty)이 주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특정 거래를 떠나서는 그 가치가 급격히 감소하는 이른바 거래전속적 자산(transaction-specific asset)이 거래비용을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임을 지적하 였다.

윌리암슨Williamson의 설명을 토대로 간략히 정리해 보자.32) 시장거래 (market)는 일반적으로 거래의 성격이 비전속非專屬nonspecific적인 경우에 사용 된다. 이 경우 거래 당사자들은 거래관계를 계속하던지 혹은 다른 거래자를 찾던 지 간에 별로 비용의 차이가 없다. 자산이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제3의 구매계 약이나 공급계약으로 전환하는 것이 추가적인 비용을 인상시키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표준화된 거래라도 단 한 번으로 거래가 종료되는 것처럼 거래빈도가 드문 경우 거래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가량 일방적 계약 미이행)이 상대방에게 피 해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대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평가회사 (rating service)가 존재하거나 이를 이미 이용해 본 사용자들의 경험담이나 브랜 드를 참고로 할 수 있기 떄문에 이런 피해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제 품이나 서비스가 표준화되어 있는 경우에는 앞서 설명한 공식, 비공식 장치들이 거래당사자들에게 책임 있게 계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유인구조를 제공하기 때문 에 시장거래를 하더라도 별로 피해가 없을 것이다.

<그림 7> 효율적 지배구조(williamson, 1985, 79면) 투자의 속성

非전속적(nonspecific) 중간(mixed) 전속적(specific) 거

래 의 빈 도

非 반 복

적 시장거래

삼자지배

(trilateral governance) 반

복 적

(market governance)

양자지배 (bilateral governance)

단일지배 (unified governance)

반면에 전속적 투자의 성격이 높을수록 내부거래(internal contract)나 기업조 직(firm)을 활용하게 된다. 투자가 전속적일수록 외부와의 거래유인은 점차 낮아

32). Williamson(1985) 72-84면을 참조

진다. 그 이유는 우선 인적, 물적 자산들이 특정 용도에만 전속되어 있어 외부 공 급자가 이른바 “규모의 경제scale economy”의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 예를 들 어 부품업체가 공급하는 차체가 특정차종에만 사용되는 완전전속적인 성질이라 면, 차체를 불특정한 다른 부품업체와 거래하여 생산단가를 낮추는 것이 불가능 하다. 뿐만 아니라 수요자의 주문과 공급업체의 납품이 계약대로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시장을 통한 외부조달보 다는 모기업이 부품업체에 자본출자를 하거나 아예 부품업체를 수직결합함으로써 내부조달을 선택할 것이다. 이 경우 필요한 부품의 가격과 생산을 안정시켜 생산 조정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됨으로써 시장조달 보다 거래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이처럼 투자의 성격이 거래전속적인 경우 수직통합과 같은 내부거래가 선 호된다.

한편 시장거래도 아니고 조직의 내부거래도 아닌 중간방식(mixed mode)도 존 재한다. 예를 들면 거래전속성이 높다 하더라도 수직결합과 조직통합이 효율적이 지 못한 경우가 있다. 가령 조직통합은 잔여청구권의 변화에 따라 근로자들이 나 태해지는 등 조직구성원의 인센티브에 중요한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33) 기술개 발과 생산성 향상이 조직구성원의 노력 여하에 직결되는 산업일수록 이러한 인센 티브의 왜곡효과는 크게 나타날 것이다. 이처럼 조직통합과 같은 거래방식이 불 가능하다하더라도 시장거래처럼 완전하게 독립적인 외부거래를 하기도 어려운 경 우가 많다. 전속적 투자의 성격상 상대방과의 거래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의 전속성은 유지하되 조직내부화의 비효율을 회피하기 위한 방 법으로 지속적인 거래를 하면서도 기업간 독립성,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 직하다. 대표적으로 장기계약, 협력업체 계열관계, 프랜차이즈 계약 등 이른바 관계적 계약(relational contract)이 이러한 특성을 가진 거래관계이다. 이처럼 별 개의 회사체제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거래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양자지배 (bilaterral governance)구조가 완전한 시장기구나 내부거래 형태보다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경우가 많다.

한편 거래전속적인 거래가 非반복적으로 있는 경우라면 이른바 삼자지배 (trilateral governance) 유형의 거래가 선호된다. 거래전속적인 투자라면 거래 상 대방과의 장기적 관계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장거래 방식은 고려대상에서 제 외된다. 또한 거래빈도가 낮기 때문에 양자지배나 단일지배 방식을 택하기에도

33). 부품공급업체가 수직결합된 경우 독립회사로 있을 때보다는 부품업체의 소유경영자가 노력을 덜 할 것이다. 기업결합으로 잔여청구권이 소멸되어 열심히 근로자를 감시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 다.

비용이 높게 발생한다. 따라서 혼합형식으로 정부나 중재자 같은 제3자를 동원한 거래방식이 사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표준건설계약의 내용을 정하기 위해 독 립적인 입장에 있는 건축사를 활용하여 계약을 조정하거나, 미국에서처럼 구매자 의 계약위반으로 피해를 입게 되면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거래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표준상업계약(Uniform Commercial Code)등이 이런 유형에 속할 수 있을 것이다.34)

이상에서 살펴본 대로 시장거래, 조직내부거래, 혼합거래 방식은 제각기 나름 대로 거래비용의 차이를 발생시킨다. 단순 시장거래방식은 계약의 이행이 불확실 하며 계약 주체들이 거래내용을 협상, 이행, 감시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계약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에서 초래하는 불확실성 요소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기업들은 보다 효율적이고 비용이 덜 드는 거래방식을 모색하게 되며 그 대안으로 장기계약을 통해서 한층 복잡한 계약구조를 가지거나 완전한 통합으로 거래자체를 내부화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이처럼 거래의 속성에 따라 시장기구보 다 내부조직을 활용하는 것이 거래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며 이는 조직의 "보이는 손visible hand"이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을 대체하는 것과 같 다.35) 그러나 기업조직의 확장은 자체적으로 한계가 있으며 기업의 조직이 확장 할수록, 거래를 내부화할수록 이에 따른 조직비효율성과 관료화 현상 등 조직거 래의 확장에 따른 한계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 기업조직은 거래를 내부화하는 데 따른 한계수익이 한계비용보다 작아질 때까지 거래를 내부화하여 기업을 확장 한다. 이것이 기업의 성장 한계이며 모든 기업이 하나의 거대 단일기업으로 통합 될 수 없는 주요한 이유가 된다.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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