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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YGO 준칙의 국내 도입에 관한 논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2010년 미국 오바마 정부에서 재도입한 PAYGO 준칙은 수입과 직접지출(의무지출/복지지출) 법안을 적용대상으로 하 고 있는바 특히 주로 복지와 관련된 직접지출에 대해 수입과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제한을 부과하고 있다는데 그 특징이 있다. 따라서 미

국의 PAYGO 준칙은 근본적으로는 법률에 의한 현세대의 지출결정은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하지 말고 현세대가 직접 그 재원을 마련하라는 철학이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재량지출은 직접 세출법안 의 조정을 통해 지출통제가 가능하나 의무지출은 세출법안의 조정으

로 그 규모를 통제할 수 없고 직접 수권법률의 입법방식을 통해 통제 가 가능하다는 현실적 고려에 따라 생겨난 제도이기도 하다. 나아가 미국에서 PAYGO 준칙이 도입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미 직접지출(의 무지출/복지지출)의 비중이 임계치에 달하여 더 이상 증가되는 것을 방 치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려가 배경이 되고 있는 바, 복지지출이 국 가재정에 부담을 초래하는 주범이라는 공통된 인식에 의한 것이랄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복지수준에 대한 합의가 형성되지 않은 한국적 상황

에서는 PAYGO 준칙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

다. 즉 재정적자를 줄여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 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도 있으나, 반대로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할 복지지출을 억제함으로써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OECD 국가 들에 비해 낮은 수준인데 PAYGO 준칙이 도입될 경우 복지지출에 타 격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는 재정권이 행정부에 집중이 되고 국회의 재정권이 극히 제약된 상황에서 PAYGO 준칙의 도입은 국회의 입법 및 재정권 한을 제약하는 것으로 국회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 야 할 것이다. 사실 PAYGO 준칙은 미국에서도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 하여 달리 방안이 없을 때, 재정권을 쥐고 있는 의회에서 최후적 수 단으로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 도입된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와 여러 상황이 다른 점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기술적 문제도 걸림돌이 될 수 있는바 PAYGO 준칙의 실천을 위해서는 법안 비용추계제도가 정착되어야 하며, 모든 수입 및 직접지출 입법에 대 한 기준선 전망(baseline projections)과 수입지출규모점검(scorekeeping)이 가능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와 관련하여 볼 때 현재 법안비용추계는 아직 모든 입법에 대해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기준선 전망이나 수입

지출규모점검은 요원한 실정이기 때문에 PAYGO준칙 도입을 위해서 는 이와 같은 전제적 요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2) 한국적인 PAYGO 준칙 도입전략

현대국가의 사회개입은 대략 두 가지 유형의 정책을 통해 이루어진 다. 하나는 규제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재정정책이다. 현대국가의 또 다른 특징은 이러한 정책들이 입법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인 데, 문제는 과거와 같이 재원에 대한 고려 없이 자유롭게 입법활동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매일 쏟아져 나오는 입법들 이 재정을 수반하고 국가재정에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 국가는 재정에 대한 걱정 없이 입법을 남발하고 있 는데, 이것이 가능한 것은 국채발행이라는 조세저항 없는 새로운 재 원조달방안을 마련한데 있다. 그러나 국채는 무한정 증가할 수 없는 바, 단지 미래세대로 이전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 재정국가에서 재정정책을 시행함에 있어 현세대와 미래세대간 재원부 담의 배분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최소한의 배 려라고 할 수 있다. 즉,자원의 배분과 부담의 배분을 결정할 때는 항 상 어느 세대가 혜택을 누리고 누가 부담을 지는 것이 정당한지 고민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세대의 소비를 위해 채무를 지는 것은 미래세대의 부 담으로 현세대가 혜택을 누리는 것으로 공정하다고 볼 수 없으며, 이 것이 바로 PAYGO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 볼 것이다. PAYGO 정신 은 현행 국가재정법 및 지방재정법에도 구체화되고 있다. 즉, 국가재정 법 제1조 및 제18조는 국가의 세출은 국채 또는 차입금(외국정부, 국 제협력기구 및 외국법인으로부터 도입되는 차관자금을 포함한다) 이외 의 세입을 재원으로 하여 그 재정을 건전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적자예산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논한 바와 같이, 한국적 상황에서 미국식 PAYGO 준칙을 직 접 도입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기술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현실적 상황에 부응하여 과도기적으로나마 PAYGO 준칙의 정 신에 입각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

식 PAYGO 준칙의 도입 이전에 개별입법 심사시 재원조달가능성, 국

가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 입법의 재정영향평가를 통해 직접지출 입법 에 대한 상임위 심사를 자율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 다. 이와 관련하여 현행 국회법 제83조의2는 상당한 규모의 예산 또 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법률안을 심사하는 소관위원회는 미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협의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135)

따라서 재정수반법안에 대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의 협의시 다음과 같은 재정영향평가를 시행한다면 어느 정도 PAYGO 정신에 입각한 재 정규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136)

필요성 평가 : 재정사업의 필요성(문제진단, 문제의 해결가능성, 재정수단의 필요성, 보충성(기존 또는 다른 우수한 수단의 존재 여부)

135) 국회법 제83조의2(예산 관련 법률안에 대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의 협의) 기획예산처소관에 속하는 법률안과 상당한 규모의 예산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법률안을 심사하는 소관위원회는 미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소관위원회의 위원장은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법률안을 심사함에 있어 20일의 범위 이내에서 협의기간을 정하여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협의를 요청하여야 한다.

다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소관위원회는 제1항 내지 제3항의 규정에 따른 협의가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 우에는 바로 심사보고를 할 수 있다.

1항의 규정에 따른 상당한 규모의 예산 또는 기금상의 조치를 수반하는 법률 안의 범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국회규칙으로 정한다.

136) 이하 임명현, 미국 재정법상 세입세출균형규칙 운용현황과 입법적 시사점 워크

숍 토론문, 한국법제연구원 재정법제 자료집(10-12-17), 2010 참조.

집행가능성 : 재원조달의 가능성 및 타당성(가급적 국가채무를 늘 리지 않는 방안이 타당, 재정부담 주체간 형평성)

재정건전성 평가 : 국가채무에 미치는 영향(채무규모, 채무의 질137)) 재정경직성 평가 : 의무지출, 경직성경비 비중 변화 추이

지방재정 영향 평가 : 특히 지방비 매칭 국고보조사업이 지방재 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입법에 대한 재정영향평가 결과는 입법의 규율내용을 PAYGO 준칙 의 정신에 맞도록 변경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고 보인다. 즉, 이러한 평 가를 통해 법률의 시행시기, 시행규모, 시행방식 등을 조정하여 미래세 대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고, 재정악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