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해결해야할 또 다른 도전적 과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와 중 국과의 외교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실제로 정권교체기에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정치 딜레마는 주로 한미동 맹과 중국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것이다. 중국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경제대국이고 북한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중추적 역 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민감한 문제인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 게 접근할 것인가에 관한 보다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는 중국의 새로운 외교정책은 ‘신형대국관계’를 모색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의 외교정책 경향에서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쟁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39
39_더 자세한 설명을 위해 한석희, “시진핑 지도부의 대외관계 분석: 대미정책과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국가전략, 제 18권 4호 겨울호(세종연구소), 2012, pp. 39~43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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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 마 2 기 행정 부의
대한 반도
정책 과 한미 동맹
우선, 한국은 이념적 편견을 버려야 한다. 오늘날까지도 국내 정치권 에서는 정치엘리트와 일반국민들이 여전히 모든 문제를 ‘진보’와 ‘보수’ 의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환 기의 중요한 정치적 이슈중 하나가 친중국정책과 친미국정책 사이의 논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외교정책을 철저하게 이념을 떠나서 국익을 바탕으로 추구해야 한다. 하나의 정책을 수립할 때 이 정책의 이면에 어떠한 정치적 성향이 깔려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정책을 어떻게 펼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한국은 한미동맹의 확고한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관 계 다각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 한미동맹은 한국의 국가안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기제이고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포격사건처럼 위기의 순간 에 한미동맹이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은 한미동맹을 냉전의 부산물이라고 비난하면서도 같은 이유로 북한이 도발을 일으킬 때에도 북중동맹의 틀을 깨려하지 않는다. 이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위기 의 순간에 중국이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고려해야 하는 것처럼 한국과 미국도 이와 같은 관계에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고, 아울러 중국도 한국의 외교정책 추진과정에서 한미동맹이 강조될 것이라는 점을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또한,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리에 바탕을 둔 한반도 통일 을 지지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통일한국이 미국의 우방국이 될 것을 염려 한데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은 북한을 미국에 대한 완충 지대(buffer state)로 생각하고 있다. 중국이 원하는 한반도의 통일방 식은 “독립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이다. 다시 말해서, 중국과 미국의 영 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반도의 통일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동북아의 현 상황에서는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우리는 통일된 한국이 중국에 적대적이 아니라 국익에 도움이 될 국가임을 중국에 인 식시켜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중국과의 외교관계에서 신중한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중국이 경제 규모면에서나 정치적·경제적으로 북중관계에 서 무시할 수 없는 강대국이 되었다는 점에서 한국은 앞으로 다양한 국가들과 다각적 외교 관계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의 외교정 책을 예로 들면 싱가포르는 미국과의 관계를 통해 안보문제를 해결하 는 한편,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및 중국과 관계를 맺으며 경제 이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 역시 한미동맹에 뿌리를 둔 채 전략지역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강화해나가야 한다.
셋째로, 한국은 한미동맹을 강화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중국의 공 격적 외교정책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제 12차 5개년 계획’과 같은 중국 의 정책 구상, 2011년 ‘양회’를 통해 드러난 중국 5세대 지도부 인선과 중요 안건의 윤곽에서 볼 수 있듯, 시진핑 총서기는 내수와 소비의 진 작, 그리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같은 국내 문제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대국 관계’ 구상 을 바탕으로 전반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이 몇 가지 중요한 사안에 있어서 외교적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하 는 이유는 중국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중국의 국익이 불가피하게 자국 의 국경 밖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한반도 문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은 이러한 중국의 강력한 외교정책을 뒷받 침해 주고 있다. 중국의 제조업 분야의 총 생산량이 2010년에 1조 6,000 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중국보다 겨우 1,000억 달러 더 많은 양을 기록 하는데 그친 미국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일각에서는 2020년 즈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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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과 한미 동맹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0년 이후 중국 외교정책은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하고 싶 은 대로 한다”는 유소작위(有所作爲)의 원칙에 입각하여 더욱 적극적 인 성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구매력(PPP) 기준 으로 산출한 중국의 실질 경제 총생산이 2016년에는 미국을 앞지를 것 으로 내다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경제 의 성장에 따른 정치변동에 촉각을 세우고 한미동맹의 강화에 따라 대 비해야 할 것이다.
네 번째로, 한국은 한미동맹과 한중 관계 사이의 특정한 문제에 관해 입장을 분명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2009년 이후로 오랜 동맹국에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강화되었지만, 한미 양 국은 아직 몇 가지 현안에 대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마찬가지 로, 한국과 중국은 2008년 이후부터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유지하 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어떠한 전략적 관계인지 에 관한 세부사항은 앞으로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에 대한 입 장을 신속히 정리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6자회담을 확대함으로써 전략적 공통성을 찾아 야 한다. 한미 관계와 한중 관계 사이에서 한국은 융통성 있게 각각 다른 국익과 전략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 협력 매커니즘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 주목 받고 있는 형태인 3자 소(小) 다자주의가 한중 사이의 상호이익을 증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동북아를 아우를 수 있는 안보협력 매커니즘 을 개발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현재의 6자회담의 틀을 확대·발전시 켜야 할 것이다. 동북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지역안보협력 수단인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핵문제 해결을 통해 각각의 참가국들이 얻을 수
있는 국익들 중에서 공통분모를 찾고 있는 중이다. 한국은 두 강대국, 즉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교착상태에 빠져 국익에 손실을 주지 않도록 주의하고, 한미 동맹관계와 한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국은 6자회담의 목적을 북한의 비핵화에 두고 있지만 이러한 목적은 재평가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한국은 북한문제를 해결하는데 공동의 이해와 정책 목표를 세우고 한반도가 미중 간의 외교 갈등의 전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핵문제에서 한 발 물러나 좀더 객관적인 위치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