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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atier와 Jenkins-Smith는 전통적인 정책 분석모형에 대한 대안으로 정책지지연합모형(Advocacy coalition framework, ACF)을 개발하였다. 이 모형은 여러 이익집단이 정치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다원주의적인 시각 에서 집단 간에 발생하는 정치적 권력의 갈등 과정을 기반으로 정책변동 을 설명한다.

정책지지연합모형에는 네 가지 기본적인 전제가 있다. 첫째, 정책변 동 과정은 적어도 10년 이상의 기간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정책변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책 하위체제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의 상호작용, 영 향을 이해해야 한다. 셋째, 정책 하위체제(policy subsystem)에는 정책 과 정에 참여하는 모든 행위자를 포함해야 한다. 넷째, 공공정책과 사업은 가치 우선순위, 인과 가정 등을 통해 만들어진 신념체계로 개념화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정책변동 과정을 단기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정책연구 및 분석의 계몽적 기능(enlightenment function)과 정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누적된 일상 지식을 간과할 수 있고 정책의 성패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할 수 있으므로 정책변동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하였다(Jenkins-Smith & Sabatier, 1994).

Sabatier(1988)는 정책변동이 외생변수와 신념체계(belief system)를 공 유하고 있는 정책지지연합과 정책 지향 학습(policy-oriented learning)의 상호작용을 통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외생변수는 정책지지연합이 속해 있는 정책하위체제에 영향을 미치고 연합별로 공통의 신념체계를 공유하 고 있는 정책지지연합은 자신들의 정책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과 자원을 사용한다. 그리고 연합이 선택한 전략은 갈등을 조정하는 정책중재자(policy brokers)에 의해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실현된다.

정책지지연합모형이 개발된 이후에 북미, 유럽, 아시아 등의 지역의 다 양한 정책을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다(Pierce et al., 2020). 이 모형이 당초 환경 및 에너지 분야 정책을 설명하기 위한 연구에서 개발되었기 때문에 (Weible et al., 2009), 초기에는 환경, 기술 등 과학적 정보와 지식이 큰

영향을 미치는 연구 분야를 중심으로 수행되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 육, 사회복지, 공공보건, 외교·국방, 이주 등으로 활용 분야가 확장되었다 (Pierce et al., 2020).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학자로부터 비판받기도 하였다. 그중 하나는 이 모형이 미국의 다원주의적 시각에서 개발되어 조합주의, 민주주의 사 회, 또는 개발도상국의 현실과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즉, 단일 사례 연구, 광범위한 정책문제 및 통치 체계 전반에 걸친 정책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분석 틀을 제공한다고 평가받고 있지만 이익집단이 다양하지 않 은 환경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후 지지연합모형은 이러한 비 판에 대응하며 연합이 작동하는 맥락, 자원의 유형화, 주요 정책변동의 경로, 세 가지 측면에서 수정되었다(Sabatier & Weible, 2007).

수정 내용은 첫 번째로, 안정적 외적변수와 하위체제를 중재하는 장기 적 연합기회 구조가 추가되었다. 연구자들은 이 요소가 주요 정책 변경 에 필요한 합의 정도 및 정치 체제의 개방성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하 였다. 두 번째로, 연합이 정책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자원을 유형화하였 다. 유형화된 자원은 공식적인 법적 권한(formal legal authority), 여론, 정보, 동원 가능한 지지자, 재정적 자원, 능숙한 지도력이다. 셋째, 주요 정책변동 요인을 추가하였다. 기존에는 주요 정책변동 요인으로 외부적 충격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었으나, 내부 충격 및 협상된 합의(negotiated agreement)를 추가하여(Sabatier & Weible, 2007), 이론을 일반화하고 현 실성을 높이고자 하였다(김순양, 2010a). 그러나 수정 이후에도 여전히 변수의 개념과 측정지표가 부족하고, 변수 간 인과관계가 불분명하며 지 나친 일반화로 인해 모형이 너무 복잡해졌다는 한계점이 있다(김순양, 2010b).

[그림 2-2] 정책지지연합모형

출처: Sabatier & Weible(2007), 재구성

1) 외적변수(external factors)

외적변수는 장기간에 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변수(relatively stable parmeters)와 상당한 변화로부터 비롯되어 정책변동에 중요한 자극으로 작용하는 외부 사건(external events)으로 구분된다(Sabatier, 1988). 전자 에는 정책의제의 기본적 속성, 자원의 분포, 근본적인 사회구조 및 사회 문화적 가치, 법과 제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는 쉽게 변하지 않 으며 행위자의 실행 가능한 대안을 제한하거나 하위체제의 자원과 신념

체계에 영향을 미친다(정정길 외., 2020). 역동적인 외부 사건은 사회경제 적 조건의 변화, 여론의 변화, 지배 연합의 변화, 정책 결정 및 다른 하 위체제로부터의 영향 등이다(Sabatier & Weible, 2007). 정책하위체제 내 의 다양한 행위자는 지속하여 외적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정책 행위자에게 외부 사건들은 제약 또는 기회로 작용하여 정책변동에 영향 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Sabatier, 1988).

2) 정책하위체제(political subsystem)

정책하위체제는 지지연합모형이 정책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제시하는 기본 분석단위이다(김순양, 2010a). 현대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전통적 인 정책 행위자로 알려진 철의 삼각(iron triangle), 즉, 정부, 의회, 이익 집단만으로는 현실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민간기관, 시민단체, 언론, 연구자 등 정책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행위자를 포함한다. 그리고 새로운 이슈의 부상, 체제 내의 하위적인 이슈의 중요 도 증대, 소수 연합이 독자적인 연합 구성 등은 새로운 정책하위체제 형 성의 배경이 된다(Sabatier, 1988).

3) 정책지지연합(advocacy coalition)

정책지지연합은 특정 정책의제에 관해 신념체계를 공유하는 다양한 행위자 집단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정책하위체제 내에서 눈에 띄는 연합 은 2~4개로 소수이다. 각 연합은 자신들이 가진 신념을 정책화할 방법을 모색하는데, 이 과정에서 연합의 재정 상황, 전문가, 지지자 수, 법적 권 한 등의 자원이 정책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Sabatier, 1988).

4) 신념체계(belief system)

정책 행위자가 연합을 형성하는 동기는 특정한 정책의제에 관한 공유

규범적 신념은 신념체계의 최상위에 있는 것으로 자유, 평등, 발전 등 개 인의 기본적인 규범적 및 존재론적 공리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정책 신념 은 정책 분야에서 규범적 신념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 실현에 필요한 조 건 및 목표에 관한 인과적 인식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이차적 신념은 정책 운용에 필요한 도구적 수단, 예산, 정책평가 등을 의미한다(Sabatier, 1988). 연합 형성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신념이지만 다양한 연구를 통해 서 신념 외에 이익, 신뢰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Jenkins-Smith et al., 2018).

5) 정책중재자(policy brokers)

정책중재자는 정부 조치 등을 통해 정책적 갈등을 수용 가능한 선에 서 합리적인 해결책에 도달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한다(Sabatier, 1988). 중재자의 범위는 규정되지 않았으며, 정치인, 관료, 시민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포함될 수 있다. 지지연합 간 경쟁과 대립이 심각한 경우 시민단체 등의 중재 역할이 정책산출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김 영종, 2009). 새로운 정보와 기술의 축적은 정책중재자의 관점을 변화시 킬 수 있고 이는 곧 연합의 정책지향학습을 통해 정책산출물 형성에 영 향을 미친다(Ingold & Varone, 2012; Jenkins-Smith et al., 2018).

6) 정책지향학습(policy-oriented learning)

정책지향학습은 새로운 정보나 경험을 통해 정책 행위자들이 정책 목 표 수정하도록 하거나 목표 달성과 관련한 생각 또는 행동의 변화를 끌 어내는 과정을 의미한다(Sabatier & Weible, 2007). 즉, 지지연합의 신념 체계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전진석, 2003). 이러한 학습은 지지연합의 상 호작용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루어진다(정정길 외, 2020). 신념체계 중 에서 규범적 신념과 정책 신념은 학습에 따른 변동이 크지 않으나, 이차 적 신념은 비교적 변화 가능성이 커서 다른 연합과의 타협 대상이 되기 도 한다(김순양, 2010a; Sabatier & Weible, 2007). 정책지지연합모형에서

정책지향학습은 장기적이고 점증적인 정책변동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전진석,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