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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총설

사채의 원리금지급청구권은 사채권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사채관리회사나 수탁자는 사채권자를 위하여 사채의 원리금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지급시기가 도래한 원리금지급청구권의 경우 개별 사 채권자가 직접 원리금지급청구를 할 수 있다. 한편, 지급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경우의 원리금지급청구권은 기한이익상실을 통하여 지급시기가 도 래하도록 할 수 있다. 기한이익상실의 권한은 아래 제3절에서 살펴보도 록 한다.

나. 외국의 경우

(1) 영국법에 따른 유로본드의 경우

영국법에 따른 유로본드의 경우 사채권자의 권리는 계약상 조건에 의하여 규율되고, 별도로 사채권자의 권리보호를 규정하고 있는 사채법 이 없다. 따라서, 사채권자의 개별적 원리금지급청구권은 계약상 조건에 따라 정해지게 된다. 수탁자가 있는 무기명식 유로본드의 경우 유통가능 증권(negotiable instrument)으로서의 성질을 유지하기 위하여 발행회사는 개별적인 사채권자에게 원리금지급의무를 부담하면서 동시에 수탁자에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201

최근 영국법에 따른 유로본드는 전체 발행금액을 표창하는 한 개의 무권화된 채권인 포괄사채권(global certificate)을 발행하고, 사채권자는 유 로클리어(Euroclear)나 클리어스트림(Clearstream)과 같은 청산결제기관 또 는 그러한 청산결제기관에 계좌를 가진 공동예탁기관(common depository) 을 통하여 사채를 보유하는 형태로 발행된다. 이와 같이 포괄사채권 방

201) Gullifer and Payne(2015), pp.383-384

식으로 사채를 발행하는 이유는 개별 사채권자를 위한 확정사채권

(definitive certificate)을 인쇄하는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기 위한 것

이다. 포괄사채권의 경우 무기명식으로 발행되거나 결제기관을 위한 공 동예탁기관(common depository) 또는 공동예탁기관의 피지명인(nominee)의 명의로 발행된다.202 일반적인 경우 공동예탁기관은 사채권자를 위하여 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한편, 사채권자를 위하여 발행회사로부터 사채원 리금을 수령하는 역할을 하므로, 개별 사채권자는 발행회사에 대하여 직 접 원리금 지급청구를 할 필요가 없다.203 다만, 발행회사에게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한 후 계속되는 경우에는 발행회사는 개별 사채권자의 요청 에 의하여 확정사채권(definitive certificate)을 발급하여 준다.204 확정사채권 을 발급받은 개별 사채권자는 개별적으로 발행회사에 대한 원리금지급청 구를 할 수 있다.205

따라서, 영국법상 신탁구조하에 발행된 유로본드의 경우 발행회사에

202) Fuller(2016), pp.44-45; 포괄사채권와 관련된 국문용어는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 다54587판결을 참조하였다. 판결에 대한 평석은 오영준(2010)

203) Payne(2014), p.185

204 ) 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8다54587판결도 “이 사건 신탁계약에는,「유럽포괄사채

권이 발행된 사건 사채에 관한 권리의 소유자들(Owners of interests in the Bonds)은 (1) 유로클리어나 세델 은행이 연속하여 14 영업일 동안 또는 영구적으로 영업을 중단한 경우, (2) 미국포괄사채권이 확정사채권(definitive certificate)으로 전환되어 있는 상황에서 유럽포괄사채권으로 표창되고 있는 사채에 관한 권리를 확정사채권으로 표창되는 채에 관한 권리 형태로 전달할 자에게 양도하라는 지시가 있는 경우, (3) 발행회사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경우에 각각 사건 사채를 그들의 이름으로 사채권자 명부에 등록할 권리와 개별적으로 확정사채권을 교부받을 권리를 갖는다 」 고 규정되어 있는 사실을 있다. 그렇다면, 발행회사인 대우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는 등의 사정에 의하여 확정사채권이 발행되어 원고들에게 교부되고 사건 사채의 사채권자 명부에 원고들의 이름이 등록된 경우에는 원고들을 대우에 대한 관계에서 사채권자로 있지만, 이와 같은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는 사건에서, 단지 대우의 무불이행 발생 수탁자인 체이스 맨해튼이 대우를 상대로 어떠한 권리도 행사한 실이 없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원고들이 대우에 대하여 사채권자의 지위를 취득하 된다거나 직접 미화 30만 달러 상당의 금전지급청구권을 취득하게 된다고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였는 데, 이는 사채권자가 발행회사로부터 확정사채권을 발급받았다 사채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할 있었다는 취지로 있다.

205) Fuller(2016), p.46

게 채무불이행사유가 없는 경우에는 사채권자가 발행회사에게 개별적으 로 원리금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한편, 영국법원은 합의개편계획

(scheme of arrangement)에서 사채권자의 의결권과 관련된 판결에서 사채권

자가 확정사채권의 발급을 청구하기 이전이라도 조건부채권자(contingent

creditor)로서 합의개편계획에 따라 개최되는 사채권자집회에서 사채권자

가 개별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하였다.206

(2) 미국의 경우

1939년 신탁증서법 제317조에 따라 수탁회사는 사채의 만기 또는 이

자지급일 도래 후 원리금이 지급되지 않고, 신탁증서상 정한 기간 이상 지급불이행이 계속되는 경우에는 발행회사에 대하여 지급청구소송을 제 기할 수 있다. 사채권자 역시 1939년 신탁증서법 제316조(b)항에 따라 신 탁증서상 명시된 만기나 이자지급일 이후에 개별적으로 원리금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다만, 같은 조(a)항(2)에 따라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의하여 3년 이내의 기간범위내에서 이자지급을 연기한 경우에는 예외로 함). 따라서, 1939년 신탁증서법상 사채권자는 만기가 도래한 이후에 개 별적으로 원리금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모범신탁증서 제

6.07조상으로도 지급시기가 도래한 원리금의 지급청구권 및 이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할 권한은 개별 사채권자에게 귀속되고, 개별 사채권자의 보 통주식으로의 전환청구권도 개별적인 소제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207

개별 사채권자가 지급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원금”(principal)의 범위에 대하여 UPIC판결208 )에서 미국연방 뉴욕남부법원은 사채의 원금청 구권이 사채의 만기도래 이전에 사채권자의 환매청구권(repurchase option) 의 행사에 의하여 발생한 것이라도, 개별권리행사금지조항(no action clause)

206) 자세한 논의는 제3장 제3절 2. 가. (2) (마)

207) Trust Indentures and Indenture Trustees Committee(2017), Section 6.07., p.19 208) UPIC & Co. v. Kinder-Care Learning Centers, Inc., 793 F. Supp.448(S.D.N.Y. 1992)

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고 신탁증서법 제316조(b)항에 의하여 개별제소권 을 행사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다만, McMahan판결209에서 미국연방 뉴욕남부법원은 발행회사에 일정 한 조건의 합병이 발생한 경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한의 발생 여부에 대한 소송은 개별권리행사금지조항에서 정한 절차적 요건에 맞추 어 일정수의 사채권자가 먼저 수탁회사에게 권리행사의 청구를 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법원은 본 사건은 조기상환청구권의 발생여부 및 행 사에 대한 사건으로서 환매청구권이 행사된 이후의 지급청구를 다룬

UPIC판결과는 구분되어야 하며, 이는 사채권자가 신탁증서상 정한 절차

를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기한이익상실의 선언(acceleration)을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보아야 한다고 하였다.

Kahan교수는 2002년 사채권자의 개별적인 권리와 집단적인 권리를

논한 논문210에서 전환청구권, 조기상환청구권과 같이 지급조건을 정하는 권리를 불리하게 변경하기 위하여서는 1939년 신탁증서법 제316조(b)항 에 따라 개별 사채권자의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권리 를 구체적으로 행사하거나 집행하기 위하여는 개별권리행사금지조항의 절차를 따라야 하는 모순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지급조건과 관련된 권리 행사는 개별적인 사채권자가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211

(3) 일본의 경우

일본 회사법상 사채관리자를 둔 경우 사채관리자는 사채에 관한 변 제의 수령 및 권리보전을 위한 포괄적 권한이 회사법에 의하여 부여되

209) McMahan & Co. v. Wherehouse Entertainment, 859 F. Supp.743(S.D.N.Y. 1994)

210) Kahan, Marcel, “Rethinking Corporate Bonds: The Trade-off between Individual and Collective Rights”, 77 New York University Law Review 1040 (2002)

211) Kahan(2002), pp.1047-1052, pp.1070-1071, pp.1082-1085

고,212 그러한 권한행사의 효과는 법률상 당연히 사채권자에게 미치게 된 다.213 다만, 사채관리자를 두었다고 하여도 개별 사채권자에 의한 권리행 사가 당연히 금지되는 것은 아니고, 사채권자는 자기의 채권에 대하여 사채발행회사에 대하여 사채의 변제를 재판상 또는 재판 외에서 청구하 거나, 또는 채무명의를 얻어서 강제집행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통설의 입장이다.214

사채권자의 개별적 권리행사에 관한 대표적인 판례인 일본 대심원

1928년 11월 28일 판결215은 최종상환기일 후에도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

아서 담보부사채권자가 사채발행회사에 직접 상환청구한 사안에서, 사채 자체는 원칙적으로 민법과 상법의 적용을 받으므로, 담보부사채신탁법이 규정하고 있는 담보에 관한 사항을 제외하고는 사채권자는 개별적인 권 리행사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담보부사채에 대한 판 결이지만 무담보사채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법리를 판시한 것으로 학 설이 일치하고 있다.216 사채관리자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수탁회사의 사 채권자를 위한 상환수령권217과 관련하여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로 개별 사 채권자의 사채지급청구권을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 다. 사채의 단체적 성질에 비추어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에 의한 개별 사 채권자의 지급청구권 제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 있었고,218 사채권자의 지급청구권은 사채권자의 본질적인 권리이므로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로도

212) 일본 회사법 제705조 제1항 213) 田中亘(2016), p.530

214) 会社法コンメンタール(2010), p.143[藤田友敬]; 鴻常夫(1958), p.227; 田中亘(2016), p.531;

森まどか(2009), p.182

215) 最大判 昭和3.11.28. 민집7권 1008쪽

216) 会社法コンメンタール(2010), p.143[藤田友敬]; 鴻常夫(1958), p.227; 田中亘(2016), p.531;

森まどか(2009), p.182

217) 일본 2005년 개정 상법 제309조 218) 鴻常夫(1958), p.231, 각주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