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동북아 문화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형사법적 기반구축에 관하여 논의하고 있다. 이 논의의 배경에는 동북아 지역국가들 상호간의 의사소통 및 교류를 증진시키고 공통의 이익을 추구한다는 목표가 있다.
이 점에서 동북아 문화공동체론에서 말하는 형사법적 기반구축의 출발점 은 동북아 지역국가의 형사법제도와 형사법문화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밝 혀내고, 공통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논의전개의 배경에는 ‘동북아 문화공동체’가 장래에 유럽연합과 같은 초국가적 국가결합의 단계로 나아간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물론, 동 북아 문화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형사법적 기반구축은 초국가적 국가결합 의 단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겠지만, 현재와 같이 초국가적 국가결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기존의 개별 국가형식을 그대로 인정 한 바탕 위에서 상호간의 이질성을 토대로 동질적인 면을 찾아가면서 상 호간의 교류협력을 증진시키고 공통의 이익을 확보해 나가는 방향을 모 색해 보아야 한다.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을 형사법제의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하여 이 연구는 체계적으로 4가지의 주요 내용들을 다룰 것이다. 제II장에서는 동 북아 지역국가들의 형사법문화와 문화공동체 형성에서 형사법의 의미를 서술할 것이다. 이것은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한 형사법적 기반 구축은 동북아 지역국가들간의 이해관계의 공통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는 고려가 깔려 있다. 제Ⅲ장에서는 변화하고 있는 동북아시대에서 범 죄현상과 비교법을 포괄하는 형법정책의 현상과 문제점에 관하여 논의 를 전개하고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형성에서 형사법적 기반구축의 가능 성을 검토할 것이다.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논의를 전개함에 있어서 이 미 초국가적 지역공동체 단계에 있는 유럽연합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 다. 이 연구는 제Ⅳ장에서 수행될 것이다. 제V장에서는 이전까지 서술 된 내용을 토대로 하여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과정에서 형사법적 교
류와 협력의 방안에 관하여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Ⅵ장에서는 형사법적 기반구축에서 우리나라의 역할에 관하여 전망할 것이다.
II
동북아 문화공동체 형성에서 형사법의 의미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본질적인 의미가 동북아 지역국가들간의 상호 이 해교류의 증진과 공동의 이익추구라는 데 찬성한다면, 이와 관련하여 형 사법적 관점에서는 두 가지 이론적․실제적 측면이 나타난다. 하나는 동 북아 지역국가들간의 상호교류 및 이해의 증진에 형사법이 어떠한 역할 을 수행할 것인지의 여부이다. 이와 결부된 문제영역은 각국의 형사법체 계와 형사법문화에 관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탐구라고 할 수 있다. 상호 간의 형사법문화와 형사법체계가 유사하면 할수록 상호교류와 이해의 폭 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결속의 정도도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 나는 동북아 지역국가들간의 공통의 이익을 추구함에 있어 형사법의 역 할을 확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국경초월범죄 등의 영역에서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동북아 지역국가들간의 형사정책적 네트워크에 관한 것이다. 이 점에서 여기서는 동북아 문화공동체의 형성과정에서 형 사법의 의미를 밝힌다는 소주제하에, 일차적으로 동북아 문화공동체와 형 사법의 관련성을 검토하고, 세계화와 지역화의 구도 속에서 일반적인 법 패러다임의 변화에 관하여 서술한 다음, 마지막으로 세계화와 지역화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형사법의 긍정적 현상화 부정적 현상에 관하여 논의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