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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원의 보상 수준

제4장 수요자원 참여에 따른 주요 쟁점

나. 전력 구매 비용 감소

수요자원 거래 시장을 통해 전력 구매 비용을 줄이는 것이 하나의 장점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준은 단순히 판매자의 관점 에서만 바라본 것이며, 사회 총잉여를 위해서는 소비자가 해당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사회에 이바지하게 되는 편익을 무시한 셈법이다. 즉, 사회 총잉여를 극대화하는 것과 판매자의 비용 최소화가 마치 같은 것인 양 착각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전력을 소비 하는 소비자는 단 한 명만 존재하며, 이 소비자는 100MWh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처음 70MWh의 전력 소비에 대해서는 15만 원의 가치 를 부여하고 있지만, 그 이후 소비하게 되는 30MWh에 대해서는 10 만 원의 가치를 가진다고 가정하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기는 2개만 존재하는데 두 발전기 모두 80MWh의 전력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 다. 다만, 전력 생산을 위해 사용하는 연료비용 차이로 인해 단위당 전력 생산 비용은 차이가 발생하는데, 첫 번째 발전기는 6만 원, 두 번째 발전기는 7만 원이 필요하다. 이 경우 싼 비용에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첫 번째 발전기는 발전 능력을 모두 동원하여 80MWh의 전 력을 생산하고, 나머지 20MWh의 전기는 두 번째 발전기가 공급을 담당한다면, 소비자는 자신이 필요로 하는 100MWh의 전력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게 되며, 사회적으로 볼 때도 최소의 비용으로 전력 시 장의 균형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때 도매 시장의 정산 가격 SMP 는 두 번째 발전기의 한계 비용인 7만 원으로 결정된다.25) 이 시장에

25) 전력 시장의 SMP는 kWh당 단가로 표시되지만, 본문에서는 편의를 위해 MWh당 전력 생산 비용으로 표시하도록 한다.

서 소비자가 얻게 되는 편익은 자신이 소비하는 전력에 대해 부여하 고 있는 가치의 총합인 1,350만 원이 될 것이며 (70MWh×15만 원 +

30MWh×10만 원 = 1,350만 원),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들어간 총비

용은 620만 원이 된다 (80MWh×6만 원 + 20MWh×7만 원 = 620만 원). 사회 총잉여(social welfare)는 재화의 가치에서 재화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비용을 뺀 값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예시로 들고 있는 이 시장에서의 사회 총잉여는 730만 원(=1,350 - 620만 원)으로 구해진다. 현재 상황에서는 소비를 줄이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살펴 보면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소비자가 마지막 단위의 전력을 소 비할 때 느끼는 가치는 10만 원이며, 이는 해당 전력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 7만 원보다 큰 수준이기 때문이다. 즉, 한계 편익이 한계 비용보다 큰 지점에서 균형이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만일 사회 총잉 여를 극대화하고자 한다면 한계 편익과 한계 비용이 일치하는 지점까 지 전력 소비량을 늘려야 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전력 소비량을 줄이도록 한다면 사회 총잉여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반응이 도입되어 소비자가 감축한 전력 소비 량에 대해 SMP만큼으로 보상해 준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소비 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10만 원의 가치를 부여하고 있는 30MWh만큼 의 전력을 소비할 이유가 없어지며, 따라서 전력 수요는 총 70MWh 로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전력 생산 비용이 7만 원인 두 번째 발 전기는 더는 전력을 생산할 필요가 없어져 발전을 멈추게 되고, 상대 적으로 전력 생산 단가가 낮은 첫 번째 발전기는 전력 생산을 기존의

80MWh에서 70MWh로 줄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도매 시장의 정산

가격인 SMP는 첫 번째 발전기의 전력 생산 비용인 6만 원으로 떨어

지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 경우 소비자가 추가로 1MWh의 전력 을 추가로 소비하게 된다면 얻게 되는 순 편익은 10만원/MWh – 6 만원/MWh = 4만원/MWh가 되지만, 전력소비를 줄인 후 수요자원 시 장을 통해 정산금을 받게 된다면 MWh당 6만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되 므로 해당 소비자는 수요자원 거래 시장 참여를 통해 더 큰 순 편익을 얻게 된다.

위의 예에서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사실은, 수요자원 거래 시장 을 통해 도매 시장 정산 가격이 7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줄어들긴 했 어도 그 결과 사회 총잉여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사회 총잉여는 730만 원에서 70MWh×(15만 원/MWh – 6만 원/MWh) =

630만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결과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전력의 소비를 통해 얻게 되는 소비자의 편익 이 생산 비용보다 큼에도 불구하고 해당 전력을 소비하지 않는 상황 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수요를 감축한 30MWh의 경우, 전력 소비를 통해 10만원/MWh의 가치를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반면, 해 당 전력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한계 비용은 10만 원/MWh에 훨씬 못 미친다 (6만 원/MWh 혹은 7만 원/MWh). 하지만 수요자원 거래 시장의 도입으로 인해 도매 시장의 정산 가격이 낮아지는 결과가 발 생했으며, 이에 반응하여 소비자가 감축하게 되는 전력 소비량은 사회 전체적으로 살펴볼 때 효율적인 수준을 넘어서게 된다.

즉, 전력 구매 비용이 줄어든다는 사실만을 부각하여 수요자원 거래 시장이 시장에 순기능을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단순히 판매자의 관점에서만 바라본 것일 뿐이며,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얻게 되는 사회 총잉여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현 체제의 수요자원 거래 시장은

결코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제도라 볼 수 없을 것이다.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