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원이 개원하기 전, 민주노총에서는 ‘교육선전실’이 교육 활동 전반을 담당했다. 그러나 교육선전실은 교육에 관련하여 집중성을 갖기는 어려운 구조였다. 교육뿐만 아니라 선전의 역할까지 모두 담 당했기 때문이었다. 노동운동이 본격화되던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교육과 선전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이루어졌다. 자신들의 올바 른 입장과 활동을 조합원과 대외에 알려 공감대를 형성하며, 조합원 을 단결시키고 노동자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벌이는 다양한 활 동을 노동조합의 홍보·선전활동 이라고 부른다(장명국, 1991).
선전은 조합원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노동운동과 정치, 사회 전반 의 새로운 소식들을 전해주는 역할도 함께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동운동에서의 선전은 단순히 어떠한 소식을 알리는데 그치는 활 동만은 아니었다. 장명국(1991)은 홍보·선전 활동의 의의에서 교육의 역할을 찾기도 한다. 노동자 개인의 문제 해결은 결국 사회적 문제 의 총체적 해결에 의해 가능하다는 구조적인 인식을 통해, 노동자들 이 사회 변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의 홍보·선 전은 대상자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주장과 사실을 알리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상자가 마음을 움직여 행동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하 는데 무게가 있다. 대상자의 마음을 움직여 실천과 같은 ‘변화’를 상
정한다는 점에서 선전은 교육적인 의미를 함께 담고 있었다. 따라서 때로는 노동운동의 새로운 소식과 사상적 맥락을 담고 있는 선전지 및 교육지가 조합원의 교육 자료로 이용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교육과 선전 두 가지 영역을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선전 활동은 다양한 홍보매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홍보물을 직접 작성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역량이 필요한 활동으로, 교육 의 기본적인 가르침과 배움의 구성과는 다른 가치와 활동을 전제로 한다. 각 영역의 담당자들 또한 이 두 영역이 개별적인 전문성을 가 지고 있어야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보고 있었다.
선전과 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은 그 방향성과 주체성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방적으로 조직의 논리를 대중에게 설득하는 과정은 교육이 아니라 ‘선전’이다(정민승 외, 2005). 정민승 외(2005)는 ‘노동자의 일 상 속에서의 학습’은 노동자들의 일상 삶 속에서 노동자의 시각을 재구성하는 과정으로 삶의 성장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 논의 에 기대어 사태를 좀 더 이해해보면, 교육을 통해서 노동자들은 어 떤 주어진 정보를 전달받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 로 삶을 재구성하고 이를 후속 세대에 전달하는 가르침으로 확장한 다. 이 과정에서 교육의 대상자인 노동자들은 수동적인 대상에 머무 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입장에서 학습을 하고 삶을 재구성하게 된다. 교육은 학습을 조직하는 과정으로 노동대중이 스스로 진정한 노동자 의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노 동대중이 스스로 학습의 주체로 선다는 것은 조직에 대해 주인의식 을 갖는다는 것이고 이는 곧 조직의 역동성으로 나아간다. 지속적으 로 학습하는 인간이 구성하고 있는 조직은 정체하지 않고 성장한다.
교육은 사람과 사람들의 지식과 생각의 매듭을 연결시켜주고 소통 시키며, 조직 내의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시스템을 치밀하게 만 든다(정민승 외, 2005).
교육원은 이러한 교육적 접근을 바탕으로 교육적 고민들을 축적하 기 시작하는데서 탄생하였다. 민주노총과 각 연맹 및 지부에서는 많 은 교육들이 진행되었지만 그러한 교육 경험들은 충분히 축적되지 못하였다. 앞서 제기한 것과 같이 민주노총의 교육은 교육 자체의 비전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교육을 진행할 주체가 없었음을 원인으 로 보기도 하였다.
2) 민주노총교육원의 설립과정
교육원 및 연수원 설립에 관한 논의는 민주노총이 안정적으로 기 능하게 된 이후인 1990년대 말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교육 원 설립을 논의하던 민주노총 지도부의 핵심 구성원들은 이전 ‘한국 노동교육협회’에서의 경험을 이미 가지고 있었고, 그 경험이 교육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전통적 관점이 가지는 한계 및 새로 운 종류의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면서 민주 노총 산하에 전문 교육원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현실적인 논의에까지 이르지는 못하였는데, 이선옥 원장이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이 즈음에서였다.
2005년 이후부터 실질적으로 교육원 설립에 대한 연구작업이 시작 되었다. 이 시기 “민주노총교육원 건립을 위한 기초연구”가 진행되 었고, 이 연구의 일환으로 이선옥 원장은 민주노총 내 다양한 교육 담당자들과 인터뷰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교 육원이 할 역할의 범위를 가늠해 볼 수 있었다. ‘하드웨어’로서의 교 육원보다는 ‘소프트웨어’로서의 교육원, 즉 교육진행 뿐만 아니라 교 육연구도 함께 염두에 둔 교육원의 상을 구분하고자 하였다. 또한 교육원은 연맹과 지역본부의 교육을 모두 총괄하거나 지시하는 입 장이 아니라 그들의 교육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 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위상을 가져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
다.
2007년에는 실질적으로 ‘교육원 준비위원회’가 발족되었다. 필수적 인 조건이었던 교육장(강의실)이 갖춰지면서 물적 토대를 확보할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해서 활동에 속도가 붙기 시작하였다. 민주노총교 육원 준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교육원 준비위원회가 했던 기초작업 은 민주노총 내의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현황 자료를 수집하는 것 이었다. 이를 위해 교육원 준비위는 민주노총의 각 연맹과 지역지부 에서 수행했던 교육 프로그램들 중 효과적이었던 부분, 혹은 잘 진 행되었다고 판단되는 교육 내용을 전체적으로 모아 살펴보는 작업 을 진행했다. 이 과정을 통해 각 연맹이나 지역지부에서 해야 할 교 육의 성격과 중앙연맹 차원에서 해야 할 교육의 성격을 구분할 수 있었다. 각 연맹이나 지역지부에서는 조합원들과 신임간부들을 위해 노동조합에 대한 기초적인 안내의 성격을 가진 교육이 필요한 반면, 중앙차원에서는 경력이 높은 간부들을 위한 심화된 성격의 노동교 육, 지역과 연맹에서 참고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공감을 얻기 시작했다.
이즈음, 교육원 준비위원회의 첫 사업은 ‘학기 강좌’였다. ‘학기 강 좌’는 그 동안 시도해보지 않았던 교육들을 민주노총 안에서 진행함 으로써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노동교육에 관한 내부적 편견을 흔들 고, 교육원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학기강좌는 현재까 지도 지속되고 있으며, 학기 강좌 과목은 노동자인성교육, 비폭력 대화법, 노동인권 감수성 틔우기, 대중문화와 노동자, 인터넷 방송을 통한 홍보 방법, 학습동아리 진행자 훈련 등과 같이 노동조합 운동 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강좌들을 선정하여 1~2회 정 도의 단기 특강 형태로 진행한다. 학기 강좌에 여러 교육 프로그램 을 시도해봄으로써 피드백 과정에서 학습자 만족도가 높거나 교육 담당자가 노동교육으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과정은 정규 프
로그램 편성에 반영하기도 한다. ‘지도자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몇몇 노동자 인성 및 심리치유 관련 프로그램은 이 과정에서 ‘실험’된 이 력이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2011년에 이르러 민주노총교육원은 민주노총 부설기관으로 인준을 받게 되었다. 이후, 신임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는 노동자 학교, 비교 적 개방적 프로그램인 봄 학기, 가을학기, 교육활동가 역량교육, 노 동운동지도자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교육과정 내용 비고
기초과정 조합원은 [단위노조 차원] 기본 방침교육 시스템에 진입
산별차원 : 강사 단 역량강화 중앙차원 : 핵심 교육역량
입문과정 (의무)
간부가 되면, 노동자학교(기업의식을 뛰어 넘는 인식, 사회문제 전반에 대한 자신의 관 점과 사고의 확립을 위한 교육, 간부로서의 기본소양, 능력 함양교육)입문
심화과정
협력과정 : 활동 가 기초과정, 상 설강좌 등
* 노동자학교 I, II 연계과정 설계
전문과정 (선택)
자신의 업무나 관심영역에 따라, 전문적 지식과 기능의 습득을 위한 코스
임원급 : 리더십 코스 (개발필요, 남아공 디쩰라 조직 개발 코스)
선전전문, 교육전문, 조직전문, 정책전문, 문화전문, 교섭전문 (각각 초급․중고급 코스 개발)
미조직 조직활동가 코스(예비노동자, 조직 활동가 전문과정)
* 기 진행되고 있 는 전문과정 코스 들의 체계화
* 전임간부 리더 십 코스 개발 ->
현재 지도자과정 수준
* 미비, 전략조직 화 사업과 연계 필요
대학과정 (선택/의무)
대학수준의 교육과정 (학점인증가능토론 배치), 대학과의 컨소시움 구성
노동운동지도자과정(집중교육과정, 인적․물 적 조건의 확보 필요)
* 개발 및 협력 필요
협력과정 각급 노동교육 단체들의 교육과정 * 적극적 교육기
<표 4> 민주노총교육원 교육과정 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