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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의 질과 삶의 만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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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대상으로 고용의 질과 삶의 만족도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고, 그나마 존재하는 연구도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일부 특성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 부분에서는 장애 여부와 관계없 이 일이 모든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영역이라는(김준수 외, 2017) 전제하 에, 우선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중심으로 고용의 질과 삶의 만 족도 간 관계를 고찰하였다. 이후, 장애인을 대상으로 고용의 질과 삶의 만족도 간 관계를 논한 뒤 비장애인과 장애인 대상의 선행연구 결과들을 비교하였다.

‘일’은 현대인에게 있어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이자 타인과 상호작용 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역량을 개발하기 위한 원천이다. 특히, 사람들은 일을 통해 성취감과 사회경제적 지위를 획득하기 때문에, 직장생활이 직

장 밖 생활과 상호작용하며 삶의 질과 방향에까지 만연한 영향을 미친다 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에 입증되었다(염동문 외, 2018; Near et al., 1987;

Staines et al., 1986). 이러한 사실은 일자리와 관련된 경험이 일자리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의 다른 영역에까지 일반화된다는 파급가설(spillover hypothesis)을 지지한다(Petrovski & Gleeson, 1997; Seeman et al., 1967).

일이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주로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으나, 두 변인 간 관계는 상황에 따라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인다. 메타분석을 통해 일이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Berrin 등 (2012)의 연구에 의하면, 고용의 질이 낮고 비전문적인 직업을 가진 경우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가 감소한다고 보고하였다. 즉, 좋은 일자리가 좋 은 삶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일과 행복(I)’ 연구보고서에서 따르면 한국인 근 로자의 삶의 만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용 관련 변수는 ‘고용의 안정성’으로 나타났다(안주엽 외, 2015). 다시 말하면, 비장애인 근로자 가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의 첫 번째 조건은 고용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일자리이다. 위 보고서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용이 안정적인 정규직 근로 자가 실업자나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삶의 만족도가 높았고, 비정규직 중 에서도 기간제, 시간제, 특수고용, 용역, 파견, 일일 근로의 순서로 삶의 만족도가 높았다. 또한, 고용의 안정성은 근로자의 심리·정서적 건강과 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례로, 고용 안정성과 건강 결과와 관련된 27 개의 선행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Virtanen 등(2005)의 연구에 따르면, 비정규직이 정규직보다 심리적 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 났다. 이는 고용 불안정이 심각할수록 심리적 디스트레스가 증가하고 (Mcdonough, 2000), 근로자의 우울 수준이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는 타 연 구 결과와도 일치한다(Meltzer et al., 2010).

다음으로, 물리적인 작업 환경과 근로시간 등 근무 조건에 따라서도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에 차이가 발생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유해물질 에 노출이 잦고, 직무로 인한 신체적 부담이 크며, 장시간 근로 및 초과 근로를 하는 근로자의 경우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나빠져 전반적인 삶 의 만족도가 감소한다. 또한, 자율성이 두드러지는 재택근무 근로자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삶의 만족도가 높지만, 불규칙한 근로 시간과 계절적 특성이 두드러진 직업은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를 감소시 킨다(김준호, 장세진, 2012; 박경옥, 2004; 조기옥 외, 2011).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여러 요소 중에서도 임금근로자의 삶의 만족도 는 특히 월평균 소득과 사회경제적 지위 등 경제적 보상에 의해 크게 좌 우된다(강성진, 2010; 방하남, 2000). Stansfeld 등(1998)은 공무원을 대상 으로 한 코호트 연구에서 노력과 보상에서의 불균형이 건강과 삶의 질의 부정적 예측요인임을 밝혔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보상이 근로자의 심 리적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한 연구들에서는 임금 수준 이 낮을수록(손민성, 2013), ‘보상 부적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을수 록(임혜현, 2007), 우울 수준이 증가한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고용 조건, 직책 등이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에 직접적인 영 향을 주는 요인으로 밝혀졌으며(박재규, 2001; Bardasi & Francesconi, 2004), 고용의 질의 하위요소인 직무만족도가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를 설명하는 요인이라는 점에 다수의 학자가 동의하였다(김성진, 2010; 방하 남, 2000; 신승배, 2009; 양지숙 외, 2011; 최지선, 2009).

요약하면, 단순한 고용 여부가 아닌 고용의 질적 특성에 따라 근로자 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차이가 생긴다. 특히, 비장애인의 삶의 만족 도는 정규직 여부, 근무조건, 월평균 임금, 직책 등 고용의 질을 나타내 는 여러 요소 중 주로 객관적이고 경제적인 요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한편, 장애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고용의 질과 삶의 만족도 간 관계를 분석한 선행연구를 살펴본 결과, 그 수와 다양성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관련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비장애인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직무만족도가 높은 장애인은 자 신의 일상생활에서 더욱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며, 삶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박지순, 2015; 염동문, 2013).

둘째, 고용의 질적 특성 중 정규직 여부와 임금 및 소득은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와 정적 관계가 있다. 즉, 일자리의 안정성이 높을수록(최지 선, 2009), 노력에 대한 보상이 만족스러울수록(이채식, 김명식, 2019) 장 애인의 삶의 만족도가 증가한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비장애인을 대상으 로 한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셋째, 직장 내 원만한 대인관계는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에 유의미한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김성진, 2010; 윤희정, 신자은, 2015). 임금근로장애 인을 대상으로 일상생활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김성진 (2010)의 연구에 의하면, 장애인에게는 직책, 임금 등 단순한 근로조건보 다는 일의 내용이나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가 그들의 삶의 만족도에 더 큰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대인관계와 조직 적응력이 장애인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 고 밝힌 윤희정과 신자은(2015)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와는 반대로, 직장 내 장애 차별 경험은 장애인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에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고민석, 김동주, 2013; 박현숙 외, 2013; 윤희정, 신자은, 2015; 이성규, 2014).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차별을 경험한 장애인은 자신감, 자아존중감, 사회적 효능감이 저하되며, 특히 일터에서의 장애 차별은 가족, 친구, 건강상태, 하는 일, 결혼 생활 등 전반적인 삶의 만족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고민석, 김동주, 2013;

이성규, 2014).

마지막으로, 직장에서 장애에 대한 배려와 편의를 경험하는 것은 장애 인의 삶의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장애인의 경우 장애 특수 성으로 인해 업무 내용과 근무시간에서 배려가 필요한 상황이 빈번히 발 생하는데 이와 관련된 직장 상사와 동료의 배려가 있는 경우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는 유의미하게 증가한다(박지순, 2015).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양질의 일자리는 근로자의 삶의 만족 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고용의 질적 수준이 증가할수록 근로자의 삶 의 만족도도 증가한다. 특히 선행연구 고찰을 통해 장애 여부에 따라 삶 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의 질적 특성이 상이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는 비장애인처럼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고용 안정성, 임금 등의 경제적인 요소(객관적 요소)에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대인관계, 장애 차별, 장애 배려 등 심리·정서적 요소(주관적 요소)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선행연구들을 토대 로 섣불리 장애인 근로자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물질적인 보장 강화보다 비물질적인 직장 내 대인관계, 장애 차별 등에 대한 개입이 우 선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왜냐하면 장애인 근로자의 경 우 비장애인보다 취업률에서부터 열위에 있고, 취업하더라도 저임금, 탈 숙련 현장에서 일하거나, 사회적 편견과 차별로 인해 직장 적응에서 어 려움을 경험하는 등 고용환경의 경제적·비경제적 측면 모두가 매우 열 악한 실정이기 때문이다(박광옥, 2016; 손지아, 박순미, 2011; 이운식, 나 운환, 2011a). 또한,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는 고용의 질을 나타내는 경제 적 혹은 비경제적 요소 중 일부 요소와 삶의 만족도 간의 관계를 살피거 나, 직무만족도라는 단일 개념과 삶의 만족도 간 관계만을 제시하고 있 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장애인 고용의 질과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

해 고용 조건 중 무엇에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 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용의 질의 경제적(객관적)·비경제적(주관적) 요 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요소 간 영향력을 통제하고서도 장애인 근로 자의 만족스러운 삶에 영향을 미치는 고용 조건이 무엇인지 분석해본다.

제 3 절. 장애인의 자아존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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