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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장애인 고용의 질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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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장애인복지 분야가 고용에 초점을 두게 된 배경은 복지패러 다임의 변화에서 시작된다. 장애인복지의 패러다임은 기존의 시혜적 복 지에서 생산적 복지로, 시설중심에서 재가 중심으로, 그리고 가장 최근 에는 자립 생활 중심으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생산적 복지패러다임의 핵 심은 장애인이 자신의 삶과 기본 권리를 주장하고, 독립적이고 만족스러 운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산적 복지패러다임은 결국 ‘자립 생활 패러다임’으로 연결된다(장수빈, 2019).

장애인의 자립 생활과 사회통합에 중점을 둔 복지패러다임에 따라 국 가적 차원에서 장애인의 고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들이 있었고, 최근

나타나는 장애인 고용의 양적 증대는 그 노력의 결과를 보여준다. 1999 년 ‘장애인 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이 제정된 이후 의무고용제도는 장 애인 고용의 양적 증대라는 가시적 결과를 낳았다. 의무고용이 시행된 이후, 장애인 고용률의 변화를 살펴보면, 2010년 36%, 2014년 37%, 2018 년 49%로 전체 인구의 고용률(2019년 기준 67%)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19d).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독 고용 분야에서의 장애인 사회통합은 상당히 제한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회 구조 속에서 장애인들은 신체적 혹은 정신적 손상(impairment)으로 인해 비장애인과 ‘다르다’고 인식되며, 고용시장 내·외부에서 각종 차별 (discrimination)과 장애(disability)를 마주한다(최지선, 손주영, 2010). 고용 분야에서 장애인의 온전한 사회통합이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은 그들이 처한 열악한 고용환경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2019년 장애인경제활동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임금근로장애인 중 60%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 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인구(36.4%)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높 은 수치이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19b). 정규직 여부가 고용 안정성을 측정하기 위한 대표적인 지표라는 점을 생각하면,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 인보다 고용 안정성이 취약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비정규직의 경우 실업에 대한 불안감뿐만 아니라 정규직보다 적은 임금과 각종 혜택에서 의 차별이 동반되기 때문에 장애인처럼 빈곤 비율이 높은 집단에게 고용 불안정성은 빈곤선을 벗어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Schur, 2002b).

또한, 장애인 근로자의 저임금 문제는 장애인 고용의 질에 대해 논할 때 지적사항으로 빈번히 등장한다. 2019년 전체 인구 임금근로자의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은 264.3만 원으로 조사되었는데, 장애인 임금근로자

의 경우 183.1만 원으로 이는 전체 인구 월평균 임금의 69.3%밖에 미치 지 못한다. 또한, 장애인 임금근로자 중 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296.9만 원, 비정규직은 129.8만 원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정규직 근로 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반면, 전체 인구 임금근로자 중 정 규직의 월평균 임금은 316.5만 원, 비정규직이 172.9만 원으로, 장애인 임금근로자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노동을 통한 소득이 전체 인구보 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19b). 장애인의 ‘막다 른 직업(dead end jobs)’을 중점적으로 연구한 Schur(2002b)는 장애인의 낮은 임금 수준이 인구 사회학적 변인, 직업적 능력, 직종 등을 모두 통 제하고서도 유의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결국 장애인 저임금 문제의 원 인이 개인이 아닌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 등 사회적 구조 자체에 있음 을 뜻한다.

직업의 분포에서도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현저한 격차가 발견된다. 취 업 장애인의 직업으로는 단순 노무 종사자(27.4%)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사무 종사자(14.1%), 장치‧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13.6%)의 순으로 많 다. 전체 인구와 비교했을 때, 장애인의 경우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사 무 종사자, 서비스 종사자, 판매 종사자의 비율은 낮지만, 단순 노무 종 사자,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등의 비율은 높게 나타났다(한국장애인고용 공단, 2019b). 장애인 근로자의 단순노무직 종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볼 때, 그들이 주로 특별한 기술이 필요치 않거나 혹은 아무 기술도 요구하 지 않는 단순하고 틀에 박힌 산업에 취업하고 있으며, 전체 근로자보다 전문산업 분야로의 취업이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발전 가능 성이 부족한 장애인의 직무는 그들의 자아존중감을 저해하고 역량 강화 (empowerment)에 방해가 된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량과 기술을 발휘할 기회를 가지는 것이 정의의 필수

요소라는 점에서 장애인이 처한 ‘업무의 탈숙련화 현상’은 명백히 부 당하다(Young, 1990/2017: 456-466).

아울러, 장애인 고용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은 비장애인보 다 이직률이 높고 근속기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주요 원 인이 직장 내 대인관계의 어려움과 장애에 대한 차별 때문으로 보고되었 다(김대룡, 2012; 김승아, 1994; 이형렬, 2007). 2019년 기업체 장애인 고 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근로자가 비장애인 근로자 대비 이직률이 높은 이유 8가지 중 대인관계 문제가 2순위를 차지했으며, 장애인 근로 자 고충 사항에서는 대인관계 문제가 1순위를 기록했다(한국장애인고용 공단, 2019a). 또한, 이연희(2016)의 연구에서는 직장생활하는 임금근로장 애인 중 약 36.9%가 직장 내 장애로 인한 임금 또는 승진 관련 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한편, 장애인 고용의 질적 현황 중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이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근로시간 형태는 시간제 근로가 34.7%로 전체 인구 임금근로자(15.4%)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시간제로 일하고 있는 장애인 중 전일제 근로 전환 의사에 대해 질문하 였을 때 ‘원하지 않음’으로 답한 사람은 68.9%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장애인 임금근로자가 시간제 근로를 하는 이유로는 ‘장애로 인해 오랜 시간 근무할 수 없어서’가 32.5%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전일제 일 자리를 원해도 구할 수 없어서’가 30.1%, ‘용돈 벌이, 소일거리 정도 를 찾아서’가 11.7%, ‘임금 등 다른 근로조건에 만족해서’가 11.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한국장애인고용공단, 2019b). 이와는 달리, 장애인 단시간 근로자는 최저임금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생계를 위해 자발 적으로 초과근무를 신청하기도 하고, 중증장애인의 경우에는 근로시간의 하한선이 정해져 있지 않아 기업체가 부담금 회피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

례도 다수 발견되었다(김주일 외, 2013).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장애 인에게는 단순히 전일제 일자리의 확대보다는, 장애인 개개인의 신체 적·경제적 상황을 고려한 ‘적절한’ 수준의 근무시간이 주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제시된 일련의 통계자료들은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취업률 이 낮고, 취업하더라도 저임금, 미숙련 업무에 한정된 직종, 장애 차별 등 열악한 근로조건을 특징으로 하는 2차 노동시장에서 종사할 가능성이 크다는 선행연구들을 뒷받침한다(이선우, 1997; 이익섭 외, 2006; 이효성 외, 2008). 이러한 실정을 고려하면 장애인의 고용환경에 대한 재고가 시 급하지만, 기존의 장애인 고용 관련 연구는 주로 취업 예측요인, 고용률 등 고용의 양적 측면에 치중되어 있어 고용의 질에 대한 논의는 활발하 지 못했다(이운식, 나운환, 2011a). 물론 고용의 양적 측면에서도 열위인 상황에서 장애인 고용의 ‘질’을 논의하는 것은 한가한 이야기로 치부 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고용 창출이 고용 조건의 악화를 동반한다 (이상헌, 2005)는 점을 생각했을 때 노동 취약계층인 장애인 고용의 질을 다각도에서 검토하는 것은 고용의 질적 수준의 향상뿐만 아니라 양적 확 대의 새로운 방향성을 결정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이는 2020년~2024 년 장애인의무고용제도 개선을 위해 윤상용 외(2018)가 진행한 ‘일자리 질을 고려한 장애인 의무고용률 설정 방안(2018)’ 연구를 통해 뒷받침 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일자리 질이 1등급 증가함에 따라 장애인 고용 이 1.23명 증가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일자리의 질이 좋아질수록 장 애인 고용을 증가시킬 유인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위 연구에서는 장애 인의 경우 고용 조건이 나쁜 사업장으로 내몰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의 무고용률이라는 평균적 접근보다 일자리 질과 같은 사업장 특성이 반영 된 고용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하였다.

따라서, 임금근로장애인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용의 질적 요 소 중 복지적 개입이 가능한 구체적 요소를 밝히고자 하는 본 연구는, 장애인 고용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개선된 기준이 요구되는 현시점 에서 유용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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