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경제민주화와 기업규제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2

Share "경제민주화와 기업규제"

Copied!
3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최근 '경제민주화'라는 화두가 각종 기업규제를 전반적으로 규정짓는 단어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규제가 입법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경우 당해 입법이 가지는 규제 효과가 달성되면서도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는 스마트한 규제가 필요하다.

기업규제의 여러 방식

오늘날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부의 정책이다. 고도규제산업일 수록 정부의 기업규제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 예를 들어 통신 산업의 경 우, 정부가 어떤 보조금정책을 허용하고 불허하는가에 따라서 통신회사의 마케팅 방식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금융 산업도 마찬가지이다. 금융상품의 외연은 정부의 규제에 의해서 정해진다. 규제의 총량은 규제의 대상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하고 있 다고 보는 것이 대체적인 규제에 대한 이해이다.

정부의 규제는 사전적인 규제와 사후적인 규제로 크게 나뉠 수 있다. 해수욕장에 들어가는 것을 규제하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해수욕장 이용객의 안전사고를 방지하 는 것은 적절한 규제목적이다. 해수욕장에 식인상어가 있어 당국이 이용객들을 보 호하기 위한 해수욕장 규제를 결정하였다고 하자. 이 경우 생각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은 해수욕장 운용기업들에게 맡기는 방법이다. 만일 운용기업들이 식인상어가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이용객 감소를 우려하여 묵인하다가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을 해야 할 것이다. 굳이 사전 규제가 없더라도 해수욕장 운용기업들이 고 객의 안전을 위해서 노력을 할 것이라 보고 별도의 규제를 법제화하지 않는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식인상어에 사람이 다칠 확률이 낮더라도 안전을 위해 해수욕장 을 폐쇄하는 방법이 있다. 일부 이용객들이 해수욕을 원해도 위험요소가 존재한다 면, 당국은 해수욕장을 폐쇄하여 사고 발생 위험을 제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발본 색원적인 방법으로 해수욕장 운용기업들에게는 치명적인 방법이지만, 정부 당국으 로서는 위험을 없앨 수 있으므로 기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익을 포기 한다면 비난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방법이 된다.

경제민주화와 기업규제

최승재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겸임교수

2012-10-19

(2)

세 번째 방법은 해수욕장에 일정한 규율을 부가하는 방법이다. 해수욕장에 식인 상어가 등장하는 지역을 분석하여 그 해역은 입욕금지 구역으로 표시하고, 그 구간 에 들어가지 않도록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을 의무화한다. 그리고 의무사항들을 법제화하여 기업들이 지키도록 한다.

금주법(禁酒法)과 같은 규제

술을 마시는 것이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술 자체를 금하는 금주법은 매우 발본색원적인 방법이다. 술을 허용하면, 술을 마시고 주사(酒邪)를 피우기도 하고, 술을 마시고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온갖 범죄행위가 발생된다. 술을 금지하면 술을 마시고 저지르는 여러 가지 범죄행위를 막을 수 있으므로 근원이 되는 술을 금지하여 버리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수긍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실제로 금주법이 법제화된 일이 있다. 1919년 1월 16일 미국 의회에 서 미국 헌법 제18차 수정헌법(18th amendment)(안)을 비준, 제정하여 주류의 양 조·판매·운반·수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법원이 제정했다. 당 시 하원의원이었던 짐 볼스테드가 제정했다고 알려진 이 법이 제대로 실행되면 술 로 인하여 발생할 수 있는 범죄행위 등을 완전히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금주법은 결과적으로 알 카포네와 같은 조직폭력배의 번영을 낳게 되 었다. 술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있었고, 술을 거래하는 것은 법률 위반의 위험이 발 생하였기 때문에 법률 위반을 무릅쓰고도 돈을 벌려고 하는 조직폭력배 들의 사업 이 되었던 것이다. 금주법의 제정으로 술값이 오르게 되어 술 값 상승을 감당할 수 없었던 다수의 서민들은 공업용으로 사용되는 메틸알코올로 만든 술을 마시고 사망 하는 경우도 다수 발생했다. 결국 1933년 미국 금주법은 수정헌법 제21조로 폐지 되었다. 선한 규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금주법이라는 기업규제가 이렇게 막을 내 린 것이다.

스마트한 기업규제가 필요하다

최근 기업집단에 대한 규제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일감몰아주기에 대 한 논의가 대표적이다. 일감몰아주기를 통하여 시장에서의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 것을 규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우리가 공정한 거래질서를 중요한 규제목표로 정하고 있는 한 수긍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여야 할 때, 상속세 및 증여세법을 개정하여 일감몰아주기에 대하여 과세를 하는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그 중에서 이익상승분에 대하여 과세를 하는 방안 이 입법화된 것은 생각할 필요가 있다.

(3)

그렇다면 세금이라는 수단을 사용하여 일감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것이 타당한 것 인가. 과세를 하는 것은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에 그 소득에 대해서 그 일부를 국가 가 강제적으로 수취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조세의 부과와 징수는 단순히 법률의 규정에 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 법이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 일감몰아주기라 는 것이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B라는 회사로부터만 필요한 문구류를 모두 구입 하고, 이때 A회사와 B회사가 서로 동일한 사람에 의해서 지배되고 있는 경우에 다 른 회사들은 A회사에 문구류를 공급 할 수 없고, B회사는 A회사와 특수관계 덕분 에 이익을 얻게 하는 방식으로 차별적인 구매를 계속한다면 이런 행위로 인하여 경 쟁문구류 사업자들의 경쟁기회가 박탈된다는 점에서 규제의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이익이 B회사에게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B회사의 주주로서는 그 이 익이 바로 주주에게 이전되는 것은 아니다. B회사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이익 배당을 해주지 않으면 그 이익은 회사의 이익이지 바로 주주의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익이 주주에게 이전되는 순간을 포착하여 과세를 하면 될 것인 데, 굳이 이전 단계에서 있지도 않은 가공의 이익에 대하여 과세를 하겠다고 한다 면 이러한 과세는 타당할까. 규제의 합리성은 명분의 타당성과 항상 함께 할 수 있 는 것은 아니다.

기업규제의 향후 방향은 시장에 부담을 최소화하는 스마트한 규제이다. 헌법재판 소는 이미 규제 시 과잉금지의 원칙이라는 기준을 제시하여 규제의 헌법합치 여부 를 판단하고 있다. 해수욕장을 운용하도록 하면서도 식인상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으로 입장객들에게 식인상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공지하고, 해수욕장 운 용기업에게 피해방지 수단을 강구하도록 하는 수단을 취하도록 함으로써 시민들이 해수욕도 즐길 수 있으면서도, 해수욕장을 기초로 하여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술을 팔 수 있는 허가제를 운용하여 술을 구입하는 대상을 제 한하고, 판매하는 수량을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산업 자체는 유지하면서, 암거래 시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규제가 아닐까. 부득이 하게 일감을 특정 계열회사에게만 줄 수밖에 없는 사정이 있을 수도 있고 , 그렇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면, 공정거래법을 통하여 규제하는 것이 일률적으로 과세를 하는 것 외에는 선택할 수 없는 세법을 사용하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요즘은 폭탄도 목적물만 파괴하는 스마트 폭탄(smart bomb)이 개발되고 전장에 서 사용된다. 자칫 불측의 민간인 사상자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스마 트 폭탄 개발의 한 가지 이유이다. 규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경우 규제도 부작용 을 야기한다. 그러므로 규제도 규제목적을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규제가 강구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규제도 스마트 규제가 필요하다.

참조

관련 문서

직접노동시간은 생산기술이 자동화되기 전 과거에 많은 기업들이 이용해온

Dawson (2006) 은 이러한 규제의 직 접효과와 간접효과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규제의 성장에 대한 효과분석에 있어서 총 요소생산성 변화를 통한 규제의

흔히들 관료주의(bureaucracy)라고 하면 민주주의와 반 대되는 개념으로 인식한다... 이것이 경제민주화의

[r]

사람/기계간 상호 작용 (interface between man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말지니라... 세티

사람들이 모두 사람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까닭은, 지금에 사람들이 갑자기 어린아이가 장차 우물로 들어가려는 것을 보고는

소비자들이 감면받은 세금의 ¼을 저축하고 나머지 ¾은 지출한다... 소비자들이 감면받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