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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년도 영남대학교 연구비의 지원에 의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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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시대 사림파 의 미학사상 조선시대 사림파 의 미학사상 조선시대 사림파 의 미학사상 조선시대 사림파(((( ))))의 미학사상

  이이---- 이이이이이이(((( ))))의 문예론을 중심으로의 문예론을 중심으로의 문예론을 중심으로의 문예론을 중심으로----****

민 주 식 민 주 식 민 주 식 민 주 식 ** ** ** **

머리말머리말 머리말머리말

조선시대 중엽에 형성된 사림파 지식인들은 주자학의 이념에 입각하여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고 기도하였다 그들은 주자의 인격과 학문에 심취하는 가운데 인간의 성정. ( )의 올바름을 추구하였 다 다시 말해 그들은 인간형성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유가. ( )의 실천 철학에 입각하여 인격미의 이상을 실현하려고 하였다 자연완상과 예술활동은 그 실천의 방도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1)

자연완상은 아름다운 산수를 유상( )하면서 자연의 도리를 체득하는 미적생활을 가리키며 궁극 적으로는 자연과의 합일을 기도하는 것이었다 사림파 지식인들은 보편적으로 혼탁한 세상에서의 번. 거로웠던 생활을 벗어나 전원으로 되돌아감으로써 삶의 참된 즐거움 ( )’을 찾았다 이처럼 고요함. 의 세계에서 산천을 사랑하고 은거 하는 산림지락 을 중시하였는데 이는 다름 아닌

( ) ( ) ( ) ,

인간의 본연지성( )을 회복하는데서 생기는 것이다 연기와 노을로 집을 삼고 맑은 바람과 밝. “ 은 달을 벗으로 삼아”2) 자연과 화합하는 일이 이상적인 삶의 성취이다 근대 독일의 미학자 빈켈만은. 서양 고전미의 진수를 그리스 예술 속에서 찾고 그 성격을 고귀한 단순과 고요한 위대라고 규정한 바 있는데 우리는 사림파의 미의식으로서 일종의 고요함의 정신성을 찾아볼 수 있다, .

퇴계( )와 율곡( )이 추구했던 성리학( )은 마음( )의 이( )와 기( )가 그 중심 과제 였고 그 이기철학은 자연의 이치와 더불어 성립되는 것이었다 그들의 학문탐구 자세는 근본적으로, . 자연의 이치에 합일해야 하며 마음에 일단 경, ( )의 자세를 갖추는데 주력한 다음 사물의 참된 법칙 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 )의 존재를 자연의 이치로 보고 마음이 사물에 이르러 그 이를 궁 구하는 궁리( )의 태도를 중시한다 그래서 그들이 추구했던 합일자연. ( )의 이념은 다름 아

이 논문은 년도 영남대학교 연구비의 지원에 의한 것임

* 2000 .

영남대학교 조형학부 교수 미학

** ,

1) 이 문제를 퇴계에 초점을 맞춰 논한 다음 논문을 참조할 것 민주식 . . , 「 퇴계의 미적인간학 」 , 미학 제 15 , 집 한국미학회 , 1990.

『 』

2). , 陶 曲 , 曲 其 .

(2)

닌 격물치지( )와 동일한 것이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들에게는 주자( )가 은거하여 강학( )했던 무이산( )과 무이구곡의 절경( )이 가장 이상적인 자연으로 생각되었다 그것은 성스러운 동시에 아름다운 곳으로서 그들이. 동경해마지 않는 현실 속의 유토피아였다 그들은 무이산에 직접 가 볼 수 없음을 한탄하면서 무이산. , 의 풍물과 역사 또 그것을 소재로 한 시문이 수록된 무이산지( ) 를 탐독하기도 하고 무이산 그림 을 걸어 놓고 흠모하며 그 아름다움을 시로 읊기도 하였다.

무이구곡은 시와 회화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았다 주자의 운곡에서의 무이 정사. ( ) 생활을 모범 으로 삼아 퇴계 이황은 도산서원( )을 짓고 율곡 이이는 석담정사( )를 지어 자연과의 화합을 체험하면서 학문을 탐구하고 후학의 양성에 힘썼다 그들은 아름다운 자연의 명소를 창명. (

개명 하였는데 그 대부분이 주자의 도학과 생활에 관련된 명칭이었다

) ( ) , .

사림파 지식인에 의하면 시작( )과 같은 예술활동은 개인의 정서를 순화함으로써 인간의 미적형 성에 기여하고 나아가 사회의 교화를 위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끊임없이 수행해야 할. 인간형성의 길이며 인간의 자기발견의 과정이다 특히 주자의 무이도가. ( 櫂歌) 는 당시의 지식인 들에게 전범( )이 되는 작품이어서 이황기대승김인후조익송시열 등은 이 주자의 시에 차, 운하여 시를 지었다 그 수용의 방식은 무이도가를 아름다운 경치를 노래한 작품으로 파악하기도 하. 고 또 학문의 도를 밝힌 작품으로 파악하기도 하였다 율곡은 한 걸음 나아가 한글로 고산구곡가, . (高 를 지어 무이구곡을 한국적 예술형식으로 발전시키는 가운데 독자적인 한국적 미의식을 표 )

九曲歌 현하였다.

퇴계는 문예에 교묘한 것도 유 ( )가 아니요 과거에 급제하는 것도 유가 아니다 라고 하여 문장수, 식에 힘쓰는 글이나 과거를 의한 글을 배격한다 또 문. “ ( )을 어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문을 배. 우는 것은 마음을 바로하는 바이니라 라고 하여 문예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마음을 바로한다 ( )’ 효용성을 강조하였다 율곡 역시 도. “ ( )의 나타남이 문이며 도로부터 벗어난 것은 문이 아니다 라고, 하여 도문일체( )를 강조하였다 그들에게서 시서의 예술활동은 그 자체만으로는 따로 떼어. 놓을 수 없는 인격실현의 여사( )였다 그러므로 시서의 존재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 ), 즉 본연 지성을 드러내고 심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보았다.

율곡 이이( , 1536-1584)는 퇴계를 이어 사림파의 소위 성정미학 ( )’3)을 논리적으로 체계 화한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림파의 문예론은 본래 송. ( )대의 문예론 내지 주자( )의 문예론 에 기인하고 있지만 조선시대 사림파 학자들이 성취한 그 독창적인 변화와 발전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사림파의 문예사상이 가지는 의의는 단순히 송대의 것을 추종하지 않았다는데 있다. . 특히 율곡의 고산구곡가 는 주자의 무이도가 를 모방한 작품으로서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무이도,

3) . ‘ 성정미학 이라는 용어는 이민홍이 조선중기 시가의 미적이념 ’ 『 』 ( 성균관대학교출판부 , 1993) 에

서 처음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필자도 이에 동의하여 사용하기로 한다 인간의 심성을 순화함 , .

으로써 현실을 광정 ( 匡 ) 할 것을 목표로 삼는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의 성정미학은 한국미학사

상의 한 특징으로서 중요한 위상을 점한다.

(3)

가 의 아류작이 아니라 자주적으로 무이도가 를 수용한 율곡 자신의 강한 개성이 형상화된 작품이, 다 율곡은 무이도가를 사물에 기인하여 흥취가 일어난다. 라고 하는 입장으로부터 수용 하여 충담소산 ( )’의 품격을 갖춘 작품으로서 고산구곡가를 짓고 그럼으로써 무이도가의 도학, 적인 성격을 극복하였다 사림파의 문예사상은 일반적으로 유미적 쾌락보다도 재도 라도

( ) . ( )’

하는 교화( )의 성격을 중시하는데 율곡의 고산구곡가는 재도적인 교화의 성격을 어느정도 탈피하, 고 있다.

율곡의 미학사상은 그의 문예론에서 살펴볼 수 있다 그것은 문책. ( ) 문무책( ) 정언묘 선서( )」「정언묘선총서( )그리고 서간문( ) 등에 제시되어 있다 이들. 논지의 핵심은 감정의 지나친 표현을 억제하고 수식을 하지 않는 무조탁 ( )’이라는 표현 방식을 강조하고 충담소산의 시 품격, ( )을 중시하는데 있다 이와 동시에 충담소산한 시를 짓기 위한 시. 작 태도를 논한다 특히 정언묘선서 와 정언묘선총서 에서 서술하고 있는 그의 미학사상은 독창적. 인 관점을 잘 나타내고 있다 그의 미학사상은 문은 도를 싣는 것. ( )’이라는 사상을 근저로 삼는 도문일체 ( )’의 문예론 즉 재도적 문예론의 승화이다 이하 율곡의 문예론 및 고산구곡, . 가를 검토해 가면서 그의 미학사상을 고찰해 보기로 한다.

선명 으로서의 문예

선명선명 으로서의 문예으로서의 문예

선명 으로서의 문예

1 ‘ ( )’

1 ‘ ( )’

1 ‘ ( )’

1 ‘ ( )’

 

사림( )은 조선왕조 건국의 주역이며 새로운 지식층으로서 강력한 왕권을 제어하고 사회의 정의를, 구현함으로써 민중들로부터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그들이 지녔던 치군택민. ( )’4)의 의지는 옛 보수주의자들에 의해 견제되었으며 그리하여 마침내 그들은 좌절을 경험한다 그리고, . 16세기 중엽부 터는 귀거래 (歸去 )’의 풍조가 나타난다 우리들은 우선 이러한 향리. ( )에 돌아온 사림 즉 관직, 에 종사하지 않는 선비의 실태를 알 필요가 있다 율곡은 이 관직에 종사하지 않는 선비를 네 가지 . 유형으로 나누어 각각의 특성을 지적한다.

벼슬길에 들지 않은 사 ( ) 는 꼭 일단만이 아니다 보편적으로 풍도를 말한다면 그 품 . ( ) 을 넷으 로 나눌 수 있다 도를 품고 덕을 지녔지만 문달 . ( 達 ) 을 구하지 않고 장 ( ) 하여도 결신망세 ( 潔

치 않고 때를 만나 행도 를 하면 가히 치군택민 하는 사람을 일러 유현

) , ( 道 ) ( 君 ) ‘ ( )’

이라 한다 청개 . ( 介 ) 를 스스로 지켜 헌면 ( ) 을 경시하고 세상의 여러 일들을 달갑지 않게 여 겨 홀로 그 몸을 깨끗이 하는 이를 일러 은둔 ‘ ( 遁 )’ 이라 한다 스스로 재주가 부족하다고 헤아려 . 편안히 집안에서 생활하며 정량 ( ) 을 구하여 학문을 익히며 스스로의 분수를 가늠하여 감히 나 아가 벼슬하지 않은 이를 염퇴 ‘ ( 恬 )’ 라 한다 본심을 속이고 위선적인 행동을 자행하며 조채 . (

를 흉내내어 허예 를 노리며 벼슬로 불러도 겉으로 사양하면서 내심으로는 분수에 넘치는

) ( )

4) 군주를 올바로 섬기고 백성을 윤택하게 하는 일 . .

(4)

자리를 넘볼 뿐만 아니라 담담한 척 꾸미나 속은 몸달아 어쩔 줄 모르며 표면적으로 근엄하지만 , , 이면으로는 나약한 이를 도명 ‘ ( 盜 )’ 이라 한다 .

5)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선비는 흉중에 오묘한 도와 덕을 지니고 있어도 출세나 명예를 꺼려 조정에 나가지 않지만 도를 행하는 경우에는 치군택민할 수 있는 유현, ( )’이다 다음으로는 청렴한 절조. 를 지키면서 관직을 경시하고 세속의 일을 하찮다고 여겨 스스로 물러나서 홀로 결신( )하는 은둔 이 있다 이어 자신이 재주와 학식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몸을 지키며 관직에 나가지 않는 염

( )’ .

( )’가 있고 마지막으로 마음이 관직에 억매여 출세하기를 혈안이 되어 노리면서도 허명과 거짓, , 으로 어부나 나무꾼을 흉내내는 위선적인 도명 ( )’이 있다 즉 그는 관직에 나아가지 않은 선비를. 유현 은둔 염퇴 도명의 네 가지 부류로 구분한다 율곡은 자신을 염퇴의 선비라고 부르지만 내심으, , , . 로는 유현으로서 자부하고 있었을 것이다 .

그런데 율곡에 의하면 문예는 소리로써 이루어지며 소리를 내는 것은 인간의 기 , ( )이다”.6) 문예가 소리로써 이루어진다는 것은 주기론 ( )’7)을 주장하는 사람의 발상이다 소리를 내는 것이 인간. 의 기라고 하는 사실을 지적함으로써 문제를 아득히 멀고 애매한 차원으로 돌리려 하지 않았다 다시, . 말해 그는 경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로부터 논의를 시작하고 논리의 비약을 가능한, 한 피하려 했다 그에 의하면 인간의 기는 천지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며 천지는 무극태극. , (

)’

極 極8)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다 무극태극은 무형무위. ( )하면서 유형유위( ) 하는 것의 주인이 되는 이( )”9)이며 소리를 내는 기는 유형유위하면서 무형무위하는 것의 그릇, 이 된다 그런데 이렇게 기와의 관계를 갖고 있는 이는 소위 존재의 원리로서의 이 또는 도덕

( )” .

적 당위로서의 이가 아니다 기가 발하는 것은 소리에는 모든 존재의 원리로서의 이는 분명히 갖추 . ‘ 어져 있지만 도덕적 당위로서의 이는 갖추어져 있을 수도 있고 갖추어져 있지 않을 수도 있다 모든, ‘ . 종류의 소리가 반드시 문예이지는 않는 것처럼 모든 문예가 반드시 도덕적 당위를 갖추고 있다고 말, 할 수 없다 이 문제에 관하여 율곡은 소리의 분류를 행하면서 고찰한다. .

소리가 나는 것은 한 가지만이 아니다 무용지성 . ( ) 이 있고 유용지성 , ( ) 이 있다 재 . 채기를 하고 코를 고는 것 따위는 사람의 소리 중에서도 무용한 것이다 혀를 차고 말하고 웃는 , . , , 것 따위는 사람의 소리 중에서 유용한 것이다 유용한 것 중에는 또한 미성 . ( ) 과 오성 ( ) 이 있다 사람이 그 소리를 듣고 좋아하는 것은 미성이다 싫어하는 것은 오성이다 미성 중에는 또한 . . .

5) . , 『 谷 』 ( 성균관대학교 대동문화연구소 , 1971) 卷 , , , pp. 91-92.

固 端 其槪 其 道 德 求 達 潔 可 君

介 輕 獨潔其 遁 度 家

度 求 己 恬 其矯

澹 內 盜 」

6). , 『 谷 』 卷 , , , , p. 518-519.

7) 기 . ( ) 氣 의 운동과 변화에 의해 만물이 성립하고 기 자체가 원리라고 하는 입장 , .

8) 송 . ( ) 대 유학자의 학설에서 천지 , ( ) 에 앞서 존재한 원시 ( ) 의 근본을 이루는 것 .

9). , 『 谷 』 卷 , 答 , , p. 208-209.

(5)

실성 ( ) 과 허성 ( ) 이 있다 입에서 나와서 글에 정착되지 않는 것은 허성이다 입에서 나와서 . . 글에 정착되는 것은 실성이다 실성 중에는 또한 정자 . ( ) 와 사자 ( ) 가 있다 정자인 듯하면서 . 도 사자이고 사자인 듯하면서도 정자인 것도 있다 사람이 낸 소리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고 , . , 호감을 주면서 글에 정착되고 글에 정착되면서 정자에 합당한 것을 선명 , ( ) 이라고 한다 .

10)

여기에서 선명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들이 사용하고 있는 의미의 문예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그것은 . 작자의 기를 울리게 하는 것 또는 거기에 작자의 기가 울리는 것 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

.

러나 모든 소리가 선명이로 되는 것은 아니다 유용한 소리 미성 실성 올바른 것에 합치하는 것. ‘ ’, ‘ ’, ‘ ’, ‘ 이 선명이다.

極 極

          =    ↓      

                

   ↓           

    → →                    

유용 한 소리는 의미가 있는 소리이며 미성 은 듣기에 좋은 소리이다 실성 은 문

( ) , ‘ ( )’ . ‘ ( )’

으로 정착한 소리이며 올바른 것, ‘ ( )’은 도덕적 당위에 합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조건들은 소리의. 실용적(pragmatic)차원에서의 유용성 음성적, (phonetic)차원에서의 심미성 의미론적, (semantic)차원 에서의 충실성 윤리적, (ethical) 차원에서의 도덕성을 포괄한다 이와같이 소리를 분류하는 데로부터. 율곡의 선명 ( )’에 관한 정의가 분명해 진다 그에 의하면 의미가 있는 말로 성립하고 들어서 즐. , 거워 호감을 가져다주며 문으로 정착하고 도덕적 당위에 합치하는 것이 문예이다 그리고 의미가 없, , . 는 소리로 이루어지는 것이나 듣기에 괴로운 것 문으로 정착하지 않은 것 도덕적 당위에 합치하지, , , 않는 것은 선명이 아니라는 것이다 .

이 정의에서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조건 즉 말이라는 조건과 호감이라고 하는 조건은 문예를 문예가, 아닌 것과 구별할 경우 절대적인 의의를 갖는 것이다 이들 조건은 율곡의 주기론적 접근에 의해 비. 로소 지적되고 정리되었다 세 번째의 문으로 정착한다고 하는 조건도 또 절대적인 의의를 갖는데 문. , 예는 소리로써 이루어진다고 하는 율곡의 지적에 의해 비로소 부각될 수 있었다 네 번째 조건 즉 문. , 예는 도덕적 당위를 갖추어야 한다고 하는 것은 성리학적 문예론 가운데 끊임없이 강조되어 왔다.11)

10). , 『 谷 』 卷 , , , , p. 518. 「    

  嚔            

其             ロ  

             

其       」

11) 이에 대한 분석은 조동일 . , 『 한국문학사상사 시론 』 , 지식산업사 , 1982, pp. 158-161 를 기본

(6)

율곡이 문 문장 문예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굳이 선명, , ( )’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상당히 배려한 결과이다 선명이란 잘 울린다라는 의미인데 소리로써 성립하는 문예는 창작하는 사람의 기. , 가 울려나오는 것이며 받아들이는 사람의 기를 울리게 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의 의의가 있다 잘, . ‘ 울린다라고 하는 것은 의미의 전달 호감의 야기 문으로서의 표기 도덕적 당위의 호소 등을 두루 포 , , , 괄하는 개념이다.

율곡이 시를 규정할 때 사람의 소리 가운데 정수가 말이며 시는 말 가운데서도 또한 정수이다 , 12) 고도 말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잘 울린다라고 하는 본질적인 성격이 정, ‘ ( , essence)’라고 하는 말로 설명되고 있다 잘 울리는 것도 정한 것도 함께 문예의 존재의 특징이며 문예와 그렇지 않는. ‘ ’ , 것을 구별하는 징표이기도 하다.

그런데 도덕적 당위에 합치하고 거기에 호소한다고 하는 것은 문예의 존재의 특징 즉 문예와 비( ) 문예를 구별하는 특징은 아니다 그것은 문예 가운데 가치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별하는 기준. 이다 현대미학의 용어를 빌린다면 그것은 평가적인. (evaluative) 의미에서의 규정이지 분류적인,

의미에서의 규정이 아니다

(classificatory) 13).요컨대 도덕적 당위를 갖추어야 한다고 하는 주장은 선 명이 지향해야 할 것을 제시하는 견해이다 .

율곡에 의하면 도덕적 당위는 인간의 마음에 나타나는 도심 ( )’으로써 구체화된다 인간의 마음에. 는 이‘ ( )의 발( )’이 인정되지 않고 기‘ ( )의 발만이 인정된다 14). 따라서 마음에는 반드시 도심 (道 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인심 도 있다 이와 함께 문예가 도심을 갖추고 있다고 하는 것은

)’ ( )’ .

문예가 반드시 그렇게 된다고 하는 방향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될 수도 있다고 하는 선, 택적인 방향이다 이러한 사실은 율곡의 심성론. ( )’으로부터 보더라도 분명하다.

율곡에 의하면 존재의 원리인 무극태극과 올바른 것은 양자 함께 이 ‘ ( )’이기 때문에 별개의 것이 아니다 율곡의 생각으로는 천지의 이인 무극태극과 인간의 이인 올바른 것은 본래 근본적으로. 일치하지 않으면 안되며 또 이 양자가 실재로 일치할 때 천인합일, ( )’의 경지가 성취된다 그. 런데 인간에게는 본연지성 ( )’과 기질지성 ( )’이 있다 기질지성이 발할 때 올바른 방. ‘ 향으로 향해 나아가면 도심이 되고 사의적 , ‘ ( )인 형기( )’가 작용하면 인심 ( )’이 된다.15) 인심은 위태롭고 불안한 것이다 요컨대 그에게서 선명이란 천인합일의 경지에서 인간의 마음을 잘.

적으로 따르고 있다.

12). , 『 曲 』 , 卷 , 玅 , , p. 269. 「 其

13). G. Dickie, Art and the Aesthetic , Cornell University Press, 1974, p. 34.

14) 주자 이후 중국과 한국의 . 경향에서는 氣 의 을 주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 이이는 氣 하나만을 인정하여 ‘ 氣 ’ 途 을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 “ 하는 것은 氣 이며 발해지는 , 는 이다 기가 없으면 발할 수가 없고 이가 없으면 발하는 바 . , ( ) 가 없다 〔『 谷 』 卷 , 答 〕 ” 라고 말하고 , 氣 는 能 하는 존재이며 , 는 氣 을 가능하게 하는 존재로 간주한다 그리고 . 를 , 氣 를 이라고 말한다 또 . “ 의 은 이며 , 은 이며 발한 후에 , 하는 것이 이다 이것들에는 각각의 . 境界 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길이 있다 , . 〔『 谷 』 卷 , 記 〕 ”

15). , 『 谷 』 卷九 答 , .

(7)

울리는 것인데 그것은 간단히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 일체

의 일체

의 일체

의 일체

‘ ( ) ( )’

‘ ( ) ( )’

‘ ( ) ( )’

‘ ( ) ( )’

2.

율곡은 문예를 논할 때 특히 시를 중시한다 시는 산문보다도 문예의 고유한 속성을 농밀하게 지니며. 문예 창작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한다고 하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역대의 명시를 뽑. 아 정언묘선( ) 이라고 하는 시선집을 편찬한다 그 경우 시가 문예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하. 다고 하는 점을 다음과 같이 논술한다.

 

시 ( ) 는 문사 ( ) 의 영탄음수 ( ) 중에 가장 빼어난 것이다 말은 소리의 정수요 문사는 . , 말의 정수며 시는 문사의 정수다 그런즉 시가 세상에 중시될 원인을 여기서 볼 수 있다 이런 까 , . . 닭으로 성인이 경 ( ) 經 을 조술 ( ) 함에 『 시경 ( 經 ) 』 을 첫째로 하였다 시에서 세도의 성쇠와 국 . 운의 치란 ( 亂 ) 을 볼 수 있으며 ... 시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음은 가한 일이다 또 자미 . ( ) 의 시는 능히 학질을 치료하고 소주 ( ) 의 시는 능히 강파 ( 江 ) 를 잠재우니 시가 귀신도 감동시킴 을 또한 가히 알만하다.

16)

율곡에 의하면 말은 소리의 정수이고 문사, , ( )는 말의 정수이며 시는 문사의 정수이다 즉 소리, . 문사 처럼 정수의 정수가 응결되는 과정 속에서 최후의 것이 되는 그 핵 ( ) ( ) ( ) ( )’ ,

심에 해당하는 것이 시이다 이처럼 시는 인간 정신의 정수이기 때문에 성인이 경전을 논할 때 시. 경 을 으뜸으로 삼았다 두보. ( )의 시는 학질을 치유하고 소동파( )의 시는 강의 파도를 잠재 웠는데 이와 같이 시는 귀신의 마음도 감동시킬 수가 있다는 주장이다 율곡은 시를 이 정도로 귀중, .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를 통해 세상의 도의 성쇠는 물론 국운이 다스려지거나 흐트러짐을 알 수. 있다고 하는 말에서도 그의 사상 가운데 시가 점하는 비중이 얼마만큼 큰지를 알 수 있다, .   율곡에게서 문예는 과거(科擧)시험을 위한 도구나 음풍영월( )의 매개라고 하는 차원을 넘어서 서 인성 ( )’과 관계하며 도학 ( )’과 결부되고 있다 이로부터 그의 도문일체. ( )’의 문예 론이 생겨난다.

성현의 들이 육경 ( 經 ) 에 실려 있으니 육경이라는 것은 도에 들어가는 글이다 어찌 이것으로써 . 녹을 구하는 도구를 삼기를 기약하겠는가 도가 드러난 것을 문이라 이르니 문이라는 것은 도를 . 꿰는 기구이다 어찌 이것으로써 조충전각 . ( 刻 ) 의 공교함으로 삼기를 기약하겠는가 꽉 막히 . 고 어두운 유생들은 장구 ( 句 ) 사이를 뒤적여 찾느라 의미를 받아들이는 실상이 없고 작은 재주 ,

16). , 『 谷 』 卷 , , 藁 , p. 518. 「

可見  

故 經 居其 干 見 道 國 亂  …… 可 感 可

句 能去 能 江 可 感 鬼 可 」

(8)

를 지닌 말류 ( ) 들은 꾸미는 사이에 기이함을 다투느라 아름다운 빛 ‘ ( )’ 이 밖으로 드러나는 실상이 없다.

17)

 

여기에서 말하는 문이란 사서삼경( )을 포함하는 유교의 문을 가리키는데 광의의 문 또는 문, , 예를 이 가운데 포함시켜 생각해도 지장이 없을 것이다 여하튼 문은 도가 구현된 것이며 문은 도를. , 싣고 있는 그릇과 같은 것이라고 하는 견해이다 그 때문에 조충전각. ( )’, 즉 과잉된 수식으로 골머리를 썩히는 문을 말단에 속하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율곡에게서 모든 문사. ( , 엇인가를 표현한 말 는 그것이 도를 도외시 하는 경우 또는 무도) ( )’인 경우 이미 문이 아니라,

비문 으로 규정된다

( )’ .

도 ( ) 道 의 나타남이 문 ( ) 이므로 도에서 벗어난 것은 문이 아니다 그러므로 성현의 문은 모두 하 , . 나의 도에서 나왔다 . … 문과 도가 마침내 분열되어 두 개가 되어 버렸다 설령 문으로써 이름을 . 날리는 자가 있어도 외면만을 꾸미고 조잡한 것을 섬기면서 도의 본질을 해명하려 하지 않는다 , , . 도를 밝히는 것을 문이라 한다 도는 문의 본이며 문은 도의 말이다 본을 얻고 말이 그 속에 . , .

있으면 그것은 성현의 문이다 모름지기 말의 눈이 멀어 본을 찾지 않으면 그것은 속유의 문이다 . . 선비가 학문에 뜻을 두고 서는 재능있는 자는 모름지기 사장에 힘쓰고 재능없는 자는 과거에 , ,

바쁘다 육경을 관직얻는 도구로 생각하고 인의를 현실에 쓸모없는 것이라 한다 그래서 문은 도 . . ‘ 를 꿰뚫는 그릇 ( 貫道 器 )’ 이 되지 못하고 경세에 도움 , ‘ ( 經 )’ 이 되지 못하고 있다 . … 선비 가운데 상위자는 도덕에 뜻을 둔다 다음의 선비는 사업에 그 다음은 문장에 맨 끝은 부귀에 뜻 . , , 을 둔다 과거시험에 얽매인 자는 다름아닌 부귀에 뜻을 둔 사람이다 . .

18)

그는 문을 크게 성현 ( )의 문과 속유 ( )의 문이라는 두 가지로 구분한다 이 두 가지의 차이 . 는 도의 유무에 있다 도는 본. ‘ ( )’이며 문은 말‘ ( )’이다 성현의 문은 도를 문의 본으로 하고 문을. ‘ ‘ ’ 말로 하는 것이다 율곡은 재능이 뛰어난 자가 사장 에 힘쓰는 유형을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한

‘ ’ . ( )

편 재능이 적은 자가 출세에 전념하여 경전의 연구가 관직을 추구하는 도구로 전락하여 인의가 현실, , 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 다고 생각하는 세간을 나무라고 있다 선비. ( )에는 네 가지 유형이 있는데 그 으뜸은 도덕 (道德)’을 지향하고 다음은 사업, ( )’ ,을 그 다음은 문장 ( )’ ,을 마지막은 최하는 부 ( )’를 지향한다 부귀를 지향하는 선비가 과거 시험에 몰두하고 있는 무리들이다 율곡은 이와같. .

17). , 『 谷 』 卷 , , , . 「 經 經 道 豈

干 具   道   貫道 器   豈 刻 巧   拘

句 間 … 技   奇 間   」

18). , 『 谷 』 卷 , , . 「 道 道   故   道  …

道     皆   道   … 道  

道 道 得其 其 其

           

高 短 科 經 干 具

…        

貫道 器 道 經 道德 其 其

      …    

貴 科擧 徒 貴

      」

(9)

이 도문일체를 강조하는데 문과 도가 일체가 되지 않고 분열하면 설령 명성이 있는 사람이라도 그 , 문장은 부화( )19)나 박잡( )20)을 면할 수 없다고 한다.

 

인성 ( ) 의 정 ( ) 은 말이다 시 . ( ) 는 말의 정 ( ) 이다 시 . ( ) 는 볼래 인정이 교위 ( 矯 ) 하지 않 은데서 이루어진다 성음 . ( ) 의 높낮이가 따라서 자연스럽다 시경 . ( 經 ) 의 삼백편은 인정을 남김 없이 읊었고 사물의 이치에 크게 통달하여 우유충후 , ‘ ( )’ 하여 올바름 ‘ ( )’ 에 귀일했다 이것 . 은 시의 본질이다 그런데 세대가 점점 내려와 풍기 . ( 氣 ) 가 어지러워져 그 발함이 시가 되고 있으 니 성정의 올바름에 근본하지 못하여 혹은 문장을 교묘하게 꾸며 남의 눈을 즐겁게 하기에 힘쓰는 자가 많다 나는 수년간 병으로 한거 . ( 居 ) 하면서 신음하는 틈틈이 때때로 고시 ( 古 ) 를 수집하여 여러 체 ( ) 를 갖추었다 시의 근본이 오랫동안 막혀 말류 . ( ) 만 어지러워 배우는 자가 사방을 두리번거려도 그 바른 길을 찾을 수 없음에 감히 그 가장 정미롭고 모범이 될 만한 것을 골라 여 , 덟편으로 엮어 권점( 圈 )

21)

을 가하여 이름하여 정언묘선 ( 玅 ) 이라 하고 충담 ( 淡 ) 한 시 를 그 머리로 삼아서 시의 원류를 알게 하였다.

22)

그는 당시의 시에 관하여 시의 원류가 쇠퇴하여 이미 오래도록 막혀있다 말류는 여러 갈래로 나뉘 . 어 있다 라고 판단하고 그것을 배척하고 있다 말류는 다양하게 나뉘어 있다라고 하는 표현은 본 , . ‘ 을 잃고 말 즉 기교와 미려에 중점을 두는 시풍에 대한 비판이다 이것은 미사여구에 빠져있

( )’ ‘ ( )’ .

는 기교파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다 시는 성정이 거짓이어서는 안되며 성음의 고하가 자연스레 흘러. , 나와 우유충후 ( )’로 귀결되지 않으면 안된다 문식하여 사람의 이목을 기쁘게 하는 데에만 노. 력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이 율곡은 조회수조. ( )’를 거부하였다 말하자면 무기교의 기교를 높. 이 평가한다 그러므로 충담을 내용으로 하는 시를 최상급으로 삼는 것은 당연하다. .

율곡은 시를 흉중에 쌓인 찌꺼기를 들어내는 즉 도에서 벗어난 모든 정서를 씻는 존양, ( )’에 도움 이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정탕심을 시의 역기능으로써 강조하였다 그는 희. . ( ) ( ) ( ) ( ) ( ) ( ) ( ) 의 소위 칠정( )을 과도하게 도발하는 시를 부정하였다 이것은 사. 림파의 시가 갖는 일반적 특성 즉 시 가운데 격앙된 정서를 찾아보는 일이 어렵다고 하는 특성을 이, 해할 때 하나의 열쇠가 된다 이렇게 우리들은 율곡이 그의 시선집 가운데 첫째로 삼고 있는 충담이. 란 우유충후이며 그것은 격앙된 정서를 배제하는 온화한 시의 세계를 의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 그리고 고산구곡가 도 역시 충담과 우유충후를 기저로 하여 흉중의 찌꺼기를 씻음으로써 자신의

19) 외면만이 화려하고 실질이 없음 . . 20) 함께 뒤섞이어 순수하지 않음 . .

21) 시의 빼어난 자구 . ( 句 ) 옆에 찍는 점 .

22). , 『 谷 』 卷 , . 「   其  

矯   高     曲       歸  

代 氣 其 能 假 多

             

年 居   獨 隙   古   得   久   多岐   盰 亂  

其   乃敢 其 可   加 圈   玅   淡  

(10)

수양( )에 일조가 됨을 목적으로 한 것이다.

여기에서 율곡의 도문일체의 문예관이 어떻게 그의 작품 속에 구현되고 있는지를 고산구곡가 를 통 하여 살펴보도록 하자.

을 사 이 모 더니 高 九曲潭

니 벋님네 다 오시 다 居

어즈버 를 고 를 리라

23)

이 시의 주제는 종장의 주자의 가르침을 배우려 한다는 것이다 주자를 배운다고 하는 것은 도학을 . 연구하는 것이다 중장에서 말하는 친구들은 평범한 친구들이 아니라 도학에 뜻을 둔 친구들이다 그. . 는 친구들을 도우( ), 환우( ), 문우( )로 구분하여 도우를 최상의 친구로 생각하였다 이와. 같이 고산구곡가 의 서시는 도문일체의 문예론이 충분히 투영되어 있는 작품이다 .

본래 이 도문일체란 문예를 주로하는 사상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도가 우선한다 그러므로 특히 시의 . . 경우 율곡은 반드시 도문일체가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도문일체 사상이 체 . ‘ ( )로써 시 에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즉 시의 체는 도이어야 하지만 그 용. , ( )에는 정서적인 면을 용인하고 또 이 점을 중시한다 시로부터 얻어지는 정서는 인의예지. ( )의 사단( )을 벗어날 수가 없 다 사단을 벗어난 칠정의 정서를 야기시키는 시는 이정탕심. ( )’으로 규정하여 단호하게 배척 한다 사단을 벗어난 칠정은 거꾸로 발한. ( )’ 칠정이고 악한 것이며 중절, , ( )을 잃은 정서이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결국 시에서도 도심을 요구했으며 도문일체라는 문예론의 틀을 넘어서, ‘ 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충담소산 의 예술미

충담소산 의 예술미

충담소산 의 예술미

충담소산 의 예술미

( )’

( )’

( )’

( )’

3.

율곡의 시선집 정언묘선 은 그 완결본이 전하지 않고 있으며 그 서 와 총서 만이 문집에 실려있, . 그것을 보면 시선집은 ‘ ( ) ( ) ( ) ( ) ( ) ( ) ( ) ( )’ 여덟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마지막 지편의 해설은 현존하지 않는다 우리들은 이 서와 총서로부터 율곡, . 의 미학사상을 살펴볼 수 있다 율곡은 원자집. ( ) 을 가장 중시하고 그것을 시의 표본으로 삼고 있다.

  

이 집은 충담소산 ( 澹 ) 한 것을 뽑았다 회식 . ( ) 을 일삼지 않아 저절로 깊이 묘취 ( ) 가 있다 고조 . ( 古 ) 고의 ( 古 ) 를 아는 이가 적다 당송 . ( 唐 ) 이하의 시는 품격이 혹 고시 ( 古 에 ) 미치지 못하나 그 중 근체 , ( 近 ) 는 조탁 ( ) 의 교 ( ) 巧 가 없으면서도 저절로 성률 ( ) 에 맞으므

23). , 「 高 九曲歌 」 , 曲 .

(11)

로 아울러 뽑았다 이 집을 읽으면 그 담박 . ( 淡 ) 함을 맛볼 수 있고 그 희음 , ( ) 을 즐길 수 있으 니 시 삼백편의 유의 , ( ) 는 여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

24)

원자집의 시는 말을 꾸미려고 하지 않는 불사회식 ( )’과 무조탁 ( )의 기교를 특성으로 하는 자연스런 시이다 흡사 시경 을 연상시키는 것 같은 시이다 그것들은 교묘하게 아름다운 말을. . 나열하는 시가 아니다 외면은 화려해도 내면의 알맹이가 없는 시와는 다른 것이다 즉 그것들은 우. . 유충후( )’한 경지의 시이다 우유충후의 경지란 도심. ‘ ( )이 시에 나타나는 경지인데 도심, 이란 다름아닌 원형이정이며 인의예지의 사단( )의 마음이다.

이 원자집의 시경을 시 삼백 편에 담겨있는 고인의 마음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다름아닌 충담소산 이며 우유충후이다 이들 시로부터 담백한 아름다움을 맛보고 또 깊이 있는 소리를 즐길 수가 있다 . . 다시말해 시적인 도심을 얻을 수 있다 율곡이 말하는 우유충후란 도문일체의 예술사상에 기초하여 . 만들어낸 최상의 시의 세계이다 이러한 그의 문예론은 공자. ( )의 사무사 ( )’에 기원이 있다. 이 사무사의 정신은 조선시대의 모든 사림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율곡에 의하면 시는 성정 . ( ) 근본으로 삼음으로 그 성정이 거짓이면 시를 이룰 수가 없다 그가 말하는 거짓이 없음. ( )’ 사무사의 또다른 표현이다 거짓이 없음은 인심이 아니라 도심이며 이 도심의 예술적 형상이 다름

. ‘ ,

아닌 우유충후이다 .

율곡은 시의 품격( )의 종류를 논하면서,25) 가장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은 위와 같은 충담소산이라 고 말하고 다음과 같이 시의 평가 등급을 설정한다 이하 그 요점을 약술하고자 한다, . .

충담소산( ):회식 ( ) 을 일삼지 않아 저절로 깊은 묘취 ( ) 가 있다 고조 . ( 古 ), 고의 가 깊이 갖추어져 있다 이 집을 읽으면 담박함을 맛볼 수 있고 그 희음 을 즐길 수 있

( 古 ) . , ( )

다.

한미청적( ):조용히 스스로 얻는 것이 우흥 ( ) 에서 나오는 것이지 사색에서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집을 읽으면 심기 . ( 氣 ) 가 평화로와지고 권세 ( 權 ) 명리 ( ) 의 화려함으 로부터 초연해 진다.

청신쇄락( ):매미가 풍로 ( ) 속에서 허물을 벗듯이 연화식 ( ) 하는 입에서 나온 것 같지가 않다 이 집을 읽으면 더러운 마음과 불순한 피를 씻고 정신이 맑아지고 영혼이 오염됨을 . , , 방지한다.

용의정심( ):어구가 단련되고 격도 ( 格度 ) 가 엄정하여 조묘 ( ) 한 논의가 있으니 통상의 감정으로는 도달할 수 없다 이 집을 읽으면 은미 . ( ) 한 것을 찾아 볼 수 있어서 생각이 천박해 지지 않는다.

24). , 『 谷 』 , 卷 , , ( ). 「    

澹         古 古     唐   格  

古 近   皆 巧     故   讀   其淡   樂其  

  」

25). , 『 谷 』 , 卷 , 玅 .

(12)

정심의원( ):즉경 ( 景 ) 즉사 ( ) 하여 가슴 속의 느낌을 그려내어 원망하나 도리에 어긋 , 나지 않고 슬퍼하나 마음상하지 않는다 이 집을 읽으면 조용히 오래도록 생각하여 처연히 탄식을 . 일으켜 고인의 마음을 얻어서 스스로 원대 ( ) 음방 ( ) 하는 잘못이 없게 된다 .

격사청건( 格 健 :필력이 굳세면서도 급박한 뜻이 없고 엄정한 맛이 있다 이 집을 읽으면 기운 ) . 이 치솟고 정신이 고양되어 게으른 사람도 뜻을 세우고 비루한 사람도 아취를 일으킨다.

정공묘려( 工 玅 ) : 비록 조회 ( ) 의 수식이 있기는 하지만 음염 ( ) 에 이르지는 않았다 이 . 집을 읽으면 정이 두터워지고 뜻이 빼어나 여윈자는 살찌게 되고 마른자는 꽃피게 된다 , .

미려( ) : ㅇㅇ ㅇㅇ

충담소산으로부터 정공묘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정언묘선 에 넣을 수가 있고 심성을 기르는 데

,

도움이 된다고 율곡은 생각하였다 이러한 논술로부터 우리들은 율곡이 걷치레를 한다거나 장식하는. 것을 가장 나쁘다고 생각하였다 또 힘센 필력을 과시하는 것 원한을 토로하여 슬퍼하는 것 엄격하. , , 게 격식을 갖추는 것 초탈한 기풍을 드러내는 것 조용한 우흥에 그치는 것 등도 어느 정도 결함을, ,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율곡에게서 시는 인간의 기. ( )의 울림인데 그가 중시하는 것은 기의 청탁(

이다 충담소산은 인간의 기 가운데 가장 맑고 깨끗한 것의 울림이며 탁한 기가 울려나오는 시는

) . ‘ ,

결함을 갖는 것이다.

그러나 율곡은 절대적인 가치기준을 정하지는 않는다 그가 충담소산만을 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미청적으로부터 정공묘려에 이르기까지 널리 들고 있는 것은 어느 정도의 융통성을 인정했기 때문 이다.

수사의 면에서 율곡은 간결성을 높이 평가한다 한문으로 씌어진 그의 산문은 거의 사언체이다 소위. . 불사회식이며 무조탁의 기교이고 또 어구가 단련되어 있다거나 격도가 엄정하다라는 것이 그것

,

이다 문장을 아름답게 장식하지 않고 언어를 조탁하지 않으며 어구를 단련하여 격도를 엄정하게 하. 는 것이 간결체이다 또 격사첨건 필력준격이라 하여 힘세고 굳건한 문체를 선호한다 그렇다고 해. ’, ‘ . 서 화려체와 같은 문장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공묘려에서 알 수 있듯이 음염한데까지. ‘ 이르지 않는다면 정돈되거나 꾸밈있는 문체라 해도 그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다고 생각하는 등 그는 상당한 융통성을 보이고 있다.

전체 팔장으로 되어있는 정언묘선 은 서‘ ( )’와 총서 ( )’에서 보면 그 내용이 상당한 범위에 걸쳐 있다고 생각된다 그런데 율곡은 스스로 작품의 가치기준과 유형을 정하고 거기에 부합하는 것만을. 선별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격정. ( ), 분노( ), 음염( ), 애통( ), ( ), 패원( ) 등의 정서는 퇴색시키거나 중화시켜서 담박, ‘ ( )충담( )’이 되게끔 표현해 야 한다고 하는 그의 예술관이 그와 같은 감정이 걸러진 시의 세계가 다름아닌 우유충후의 경지이다 . 그런 의미에서 율곡은 각각의 시의 효용에 관해서도 말한바 있다 이렇게 율곡은 시가 독자에게 미치. 는 영향을 중요시 하기 때문에 표현의 방법이 문제가 된다 따라서 시의 내용이 되는 경. ( ), ( ), ( )도 그 영향을 고려하여 걸러내지 않으면 안된다.

(13)

절로절로 의 미의식 절로절로 의 미의식 절로절로 의 미의식 절로절로 의 미의식

4.

도문일체 는 예술에서의 주제 및 내용에 관한 문제이다 예술에서는 내용못지 않게 형식 또

( )’ .

는 표현 방법도 중요하다 그럼으로 여기에서 우유충후. ( )’를 작품 가운데 어떻게 형식화 시키 는가가 문제로 된다 율곡은 그에 관해 꾸미지 않으면서도 아름답게 된다고 하는 불문이위문.  (

의 명제로써 명쾌하게 논하고 있다

)’ .

당시 영의정( )이며 문장의 대가였던 동고(東皐)는 율곡의 창작태도에 관하여 입을 열어 말을 뱉으면 흉중의 생각이 흘러나오는데 그 말이 곧장 문장이 되고 사람들이 미칠 수 없을 정도의 품격, , 을 갖는다”26)라고 평하였다 또 연보초고. ( ) 에는 율곡은 젊었을 적부터 그다지 힘을 쓰지 않고도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왔고 또한 그 문장은 평정명쾌하였다, 27)라고 평하였다 이러한 율곡. 의 창작태도는 그의 불문이위문의 예술관에 기인한다 .

대체로 옛 사람의 이른바 문 ( ) 은 요즈음 사람의 문과는 다르다 옛사람의 문은 작위 . ( ) 가 없 이 저절로 되었다 무릇 구름이 가고 비가 내리고 태양이 쬐이고 달이 비치고 산과 냇물이 솟고 . 흐르고 초목이 피어남은 천지 ( ) 의 문 ( ) 인데 천지 , ( ) 는 스스로 그것이 문임을 모른다 . … 성현 ( ) 역시 그것이 문임을 의식 ( ) 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옛사람은 도 . ( ) 道 로써 문 ( ) 을 삼 았기에 불문이위문 ‘ ( )’ 인 것이다 슬프다 누가 불문지문 . . ( ) 이 최상 ( ) 의 문임 을 알랴 이것으로써 논어 맹자가 되었고 이로써 육경이 되었고 이로써 삼백편이 이루어졌다 지 . , , . 취 ( ) 의 정과 성률 ( ) 의 격이 모두 저절로 자연스럽게 나온 것이다 후세 사람은 견강작의 .

조후루빙 만 부질없이 일삼고 있다

( 牽强 ),   ( ) .

28)

 

이와같이 율곡은 문장에서의 기교와 장식을 마치도 썩은 나무에 조각한다거나 얼음에 새기는 것과 같 이 부질없는 일이라고 크게 비난한다 그는 스스로 구름이 푸른 하늘을 달리고 강이 거침없이 흘러가. 듯이 자연스런 문장을 짓고 있다 여기에서 율곡이 자연으로부터 나온다, . ( )’이라고 격찬한 시 한편을 통하여 이 불문이위문 의 실제 작례를 보기로 하자. 

    暖桃

   

26). , 『 谷 』 畸 . 27). , 『 谷 』 藁 .

28). , 『 谷 』 , , 卷 , , , pp. 504 505. ~ 「 大 古  

今   古          

其 其 故古 道 故

    ……      

乃 經

         ……  

牽强

    」

(14)

童 來 蕨 筐

   

싸립문 곁 복숭아꽃은 햇볕 속에 정갈하고  

무수한 벌들은 떼지어 날고 있다 동자의 말소리에 낮잠을 설핏 깨니 광주리 속에는 살진 고사리가 가득하다.

 

이 시는 신분( )이 부평현( ) 여금산( )에 집을 짓고 살면서 당시의 명사들을 초대하여, 시를 짓게 했을 때 윤기리( )가 지은 시이다 이 시가 나오자 모두 붓을 집어 던졌다는 일화가. 있다 율곡은 이 시를 보고 모사하여 얻은 것이 아니라 천연. , ( )으로부터 얻어진 걸작이다29)라고 평했던 것이다 싸립문 복숭아 꽃 꿀벌 동자 고사리 등의 소재가 산촌의 유한. , , , , ( )한 정경을 꾸밈 없이 소박하게 그리고 있다 기교나 장식의 흔적이 없다 싸립문 옆에 활짝핀 복숭아 꽃 잉잉 거리며. . , 날고 있는 꿀벌 동자의 소리로 낮잠에서 깨어난 한사, ( )의 눈에 비친 것은 바구니에 가득찬 고사 리 이러한 표현은 율곡이 평하는 대로 천연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며 말을 하면 그대로 문장이 되는, 경지에서 생겨난 작품이다.

은 어드메오 애 죠타 曲

  、

이 엷게 치니 이 錦 로다

  ㅣ

애 홀로 안자셔 집을 잇고 잇노라

30)

아름다운 풍암의 단풍든 풍광을 이정탕심 ( )’이 없이 말하듯이 담담하게 그려낸 이 시는 불문 이위문의 좋은 본보기이다 이정탕심이란 거꾸로 발한 횡발 칠정이다 시 가운데 나타나는 이정탕 . ‘ ( ) . 심은 견강작의 (牽强 )’나 조후루빙 ( )’이나 조회수조 ( )’등의 기교를 구사할 때 생 기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시는 우유충후로부터 벗어나 도문일체가 되지 않는다 우유충후인. . ‘ 도문일체의 문예는 불문이위문의 표현방식에 의해 가능하다 이와같은 고산구곡가 의 표현은 동양

.

회화에서의 여백의 세계가 펼치는 미의식과 합치한다 율곡의 미학은 미려나 조회수조에 대한 집착. 을 거부한다 마음을 방탕에 빠지게 함으로써 생기는 격정을 배격한다 고산구곡가 는 이러한 미의식. . 을 충분히 반영한 여백의 미의 표본이 된다 그것은 마치도 수묵화가 같은 작품이다 떄로는 그 담백. . 이 도를 지나쳐 무미건조해지기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고산구곡가 에 나타나는 수묵화의 여백은 불문이위문의 미의식이 장식의 색채를 배체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율곡은 이것을 충담이라고 한다 그의 이러한 미학은 당시는 물론 후세의 사림 특히. . 기호 학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조선시대의 시조와 한시의 대부분이 탄력성 없이 산문에 가

( ) .

29). , 『 谷 』 卷 32, , 2 p. 271, 「 谷見 豈 得

30). , 『 高 九曲歌 』 , 8 .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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