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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철학의 수용방식과 우리철학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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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이유선*

목 차 1. 서론: 연구의 목적 및 선행연구 2. 영미철학의 국내 연구현황 3. 철학적 관점과 영미철학의 수용 4. ‘우리’는 누구인가

5. 소결: 벽을 허물고 우리철학 만들기

<국문초록>

본고에서 논자는 한국에서의 영미철학 연구현황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검토하 고, 철학 전공자가 단순한 수입상의 역할을 벗어나 ‘우리철학자’가 되기 위해서 어 떤 조건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논구했다. 듀이에 의하면 철학의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탐구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철학적인 문제는 지역 적인 것이고, 맥락의존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추상적인 것으로 보이는 철 학의 문제라 하더라도 그 문제의 뿌리는 사회적인 삶의 환경에서 발생하는 곤란함 과 연관되어 있다. 만약 ‘우리철학’에 대한 요청이 ‘반본질주의자’의 관점에서 지역 적 특수성을 반영한 철학적인 문제 및 그에 대한 탐구에 대한 요청이라면 역사성 을 고려하지 않는 영미철학의 탐구 주제와 방법론 자체가 그와 같은 요청에 부응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철학적 사유가 보편적인 영역에 가서 닿더라도 그것은 초역사적이거나 초월론적인 어떤 것은 아닐 것이다. 철학은 역사적인 맥락 을 초월하는 보편학이라기보다는 지역적인 담론들이 소통하여 탄생한 문화적 혼 종의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철학’이란 아마도 지역적인 공통의 문제를 해 결하는 데 관심을 가진 유동하는 탐구자 공동체가 형성되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2)

그런 탐구자 공동체는 적어도 영미철학의 영역에서는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 아야 할 것이다. 국내의 영미철학 연구자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미철학의 주제들과 관련하여 지역적인 특수성을 다루고자 하는 시도는 많지 않다. ‘우리’의 형성은 자신이 이해한 이론을 자신이 창안한 새 로운 메타포로 재서술하는 자율적인 이론가가 탄생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이 론가의 탄생이 문화적 혼종을 낳는 과정일 것이다. 따라서 논자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 ‘우리철학’을 하려면 맥락이 형성되어야 하고, 창의적인 글쓰기가 이루어져 야 하며, 담론의 공동체로서 ‘우리’가 형성되어야 한다.

주제어 : 우리철학, 반본질주의, 역사성, 문화적 혼종, 영미철학

1. 서론 : 연구의 목적 및 선행연구

철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근원적인 물음에서 출발하므로 철학하는 사람 으로서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놓아 버릴 수가 없다. 영미철학을 연구해 온 철학자들 역시 철학이란 무엇이며 특히 한국에서 영미철학을 연 구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물음을 간직하고 있었을 터이나 유감스럽게도 그런 고민이 명시적으로 글로 서술된 바는 많지 않다.1)영미 철학의 연구성과를 양적으로 조사한 연구는 있으나 그 내용을 분석하여 한 국에서 철학 전공자들이 어떠한 태도로 영미철학 연구에 임하고 있는지를 논구한 연구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은 매우 방대한 작업이 될 것 이기 때문에 본고의 연구범위를 벗어나며 향후 장기적인 프로젝트로서 추 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논자는 영미철학 연구현황에 대한 선행연구들을

1) 정종의 「한국철학계에 있어서의 미국철학의 수용과 영향」(뺷아세아연구뺸 10, 고려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이 1967년에 발표된 바 있고, 이좌용의 「한국에서의 영미철학 수용의 특징과 과제」(뺷한국철학의 쟁점뺸, 철학과 현실사)가 2000년에 발표되었다.

(3)

간단히 검토할 것이다. 다만 연구현황과 관련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 은 최근의 상황을 보충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다. 본고는 한국에서 영미철학 연구의 양적인 측면에 대해서 조사하여 밝히기보다는 연구의 의의와 수용 방식에 대해 중점을 두고 나름의 생각을 서술해 보고자 한다.

최근 인구절벽으로 인해 많은 대학들이 구조조정의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적인 철학 연구자의 양적 성장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 영미철학 분야의 연구는 어느 정도 그 성과를 축적해 왔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학문적인 축적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것이다. 영미철학 뿐 아니라 철학의 모든 분야에서 연구자들은 그동안 외국학 문의 수입상이라는 오명을 달고 살았다. 다른 학문보다도 유독 철학자들에게 그와 같은 명칭이 부여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철학자들에 대한 세간의 기대가 크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철학자들은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시대와 세상에 대한 통찰을 보여줄 것을, 그리고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받는다. 영미철학을 전공하건 대륙철학을 전공하건 아니면 동양철 학을 전공하건, 철학 전공자는 철학자로서 그와 같은 요구를 감당해야 한다.

그런 요구를 감당하려면 외국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소개하는 것을 넘어 설 필요가 있고 결국 그 자신의 철학적 관점이 요청된다.

‘우리철학’에 대한 지속적인 요청은 아마도 철학자들의 역할에 대한 세간 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철학자들의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철학’이란 여전히 그 개념이 명확하다고 말하기 힘들 다. 철학 전공자가 단순한 수입상의 역할을 벗어나 ‘우리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여기서 ‘우리’란 누구를 말하는 것이며, ‘철학’

이란 학문이 지역화되어야 마땅한 근거는 무엇일까? 본고는 이 물음을 중 심으로 영미철학 연구자들 혹은 철학 연구자들이 철학연구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그런 고찰에 앞서 영미철학의 연구현황을 간단히 살펴볼 것이다.

(4)

영미철학의 연구현황을 보여주는 연구자료로서는 이훈(「서구 철학사상 의 유입과 그 평가 (1) : 연구를 위한 자료의 통계적 분석」, 뺷철학사상뺸 Vol.

04,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4) 2)이 있고, 김효명(「서구 철학사상의 유입과 그 평가 - 영미철학의 수용과 그 평가」, 뺷철학사상뺸 Vol. 06, 서울대 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6) 김영정(「영미 철학의 수용(1980-1995)」, 뺷철학 사상뺸 Vol. 07,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7)이 있다. 또한 이재영(「한 국의 영국경험론 수용과 그 평가」, 뺷근대철학뺸 7, 서양근대철학회, 2012) 및 이유선(「한국에서의 미국철학 연구」, 뺷서양철학의 수용과 변용뺸, 경인문화 사, 2012) 등이 있다.

이훈(1994)의 자료는 1915년부터 1992년까지 국내의 거의 모든 학위논문, 저서 및 학술지를 조사한 자료로서 철학연구 출판물을 사조별, 시기별, 철 학자별, 주제별 등으로 분류하여 책, 학위논문, 일반논문 총 6042편을 조사 했다. 양이 방대하다보니 분류에 있어서 내용보다는 제목의 키워드를 기준 삼아 분류한 자료이다. 이 자료를 통해 영미철학의 양적 연구현황을 알 수 있다. 김효명(1996)은 1960년대부터 1979년까지의 영미철학 수용 연구를, 김영정(1997)은 1980년부터 1995년까지의 영미철학 수용 연구를 조사한 것 이다. 이재영(2012)은 영미철학의 수용과정에서 특히 영국 경험론이 어떻 게 연구되었는지를, 그리고 이유선(2012)은 미국철학의 연구현황이 어떠한 지를 조사했다. 우선 이들 선행연구의 내용을 개관함으로써 그간의 연구현 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연구가 ‘우리철학’으로 전개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 을 고민해야 하는지 논구해 보고자 한다.

2) 이 자료는 양적 연구로서 “뺷대한민국 박사 및 석사학위논문 총목록뺸, 뺷정기간행물 기사 색인뺸을 기본으로 하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매년 발간하는 뺷대한민국 출판물 총목록뺸및 학술원 발간의 뺷學術總覽뺸 11집(철학Ⅰ)(1976), 뺷學術總覽뺸 37집(철학Ⅱ)(1987)을 참 고하여 자료를 입력한 뒤, 출판사들의 자체 도서목록 및 각종 학술지를 직접 조사하여 입력 자료를 수정, 보완하였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훈, 「서구 철학사상의 유입과 그 평가 (1) : 연구를 위한 자료의 통계적 분석」, 뺷철학사상뺸 Vol. 04,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 구소, 1994, 93면.

(5)

2. 영미철학의 국내 연구현황

먼저 이훈(1994)의 자료는 양적인 조사 자료로서 영미철학 연구의 양적인 비중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자료에 의하면 1915년부터 1992년까지의 영미철학 연구는 책, 학위논문, 일반논문의 수에 있어서 현대유럽(1184건), 독일관념론 (963건)에 이어 924건으로 세 번째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3) 다음의 도표 는 철학자별로 이루어진 연구 결과로서 듀이, 러셀, 비트겐슈타인 등에 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분석철학 일반으로 분류된 연구논문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료는 국내에서 어느 분야의 연구가 주로 이루어져 왔는지를 통계적으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4)

철학자분류(영미철학)

분류 학위 논문 전체

실용주의 0 4 18 22

퍼스 1 2 5 8

제임스 4 2 10 16

듀이 8 35 39 82

3) 이훈의 연구는 통계적인 자료를 만드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일제 강점기의 영미 철학 연구에 대해서 별도로 다루고 있지 않다. 일제 강점기의 영미철학 연구에 대한 연구로는 정영준의 「일제강점기 잡지에 소개된 영미철학의 주요 동향」(뺷동북아 문화연 구뺸 제16집, 동북아시아 문화학회, 2008)이 있다. 여기서 정영준은 13건의 연구 자료만 있을 정도로 영미철학 연구가 희소했으며 오언의 공동체 사상, 러셀의 사회개혁론, 듀이 의 사상론 등 당시 유행하던 사조가 소개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밖에 해방이후부터 1953년 까지 영미철학의 수용에 대해 연구한 황필홍, 이병수의 「50년대까지 영미철학의 수용과 용어의 번역」(뺷시대와철학뺸 14권 2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03)은 50년대 한치진, 김준 섭, 박종홍 등에 의해 소개된 실용주의 및 분석철학의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정종의 「한국철학계에 있어서의 미국철학의 수용과 영향」(뺷아세아연구뺸 10,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1967)은 60년대에 활동한 전현직 철학과 교수 6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 한 결과를 정리한 것으로서 당시 교수들이 미국철학의 중요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각자 미국철학에 대한 관심분야는 무엇인지 등을 탐문한 자료이다.

4) 이훈, 「서구 철학사상의 유입과 그 평가 (1) : 연구를 위한 자료의 통계적 분석」, 뺷철학 사상뺸 Vol. 04,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4, 109~110면.

(6)

화이트헤드 5 12 23 40

미국철학 8 13 20 41

소계 26 68 115 209

프레게 0 5 9 14

러셀 24 17 20 61

무어 1 3 15 19

비트겐슈타인 10 28 58 96

논리실증주의 5 5 18 28

카르납 1 1 4 6

모리스 0 1 3 4

헴펠 0 1 2 3

일상언어학파 0 4 5 9

라일 0 2 1 3

소계 41 67 135 243

콰인 1 4 9 14

크립키 1 5 4 10

퍼트남 1 0 8 9

데이빗슨 1 4 8 13

로티 0 1 6 7

괴델 0 1 5 6

타르스키 0 0 2 2

포퍼 4 16 21 41

라카토스 0 1 1 2

0 2 5 7

파이어아벤트 0 1 1 2

소계 8 35 70 113

메타윤리학 3 9 21 33

헤어 1 8 6 15

사회윤리학 2 2 7 11

롤즈 3 10 23 36

노직 0 4 2 6

분석철학일반 37 69 152 258

소계 46 102 211 359

총계 121 272 531 924

(7)

김효명(1996)은 1960년부터 1979년까지의 영미철학 연구현황을 분석하고 있다. 시기구분을 그렇게 한 것에 대해 김효명은 영미철학이 ‘일제하에서 하던 철학’의 범주에 들지 않으며 1959년까지 “로크, 버클리, 흄 등 영국의 고전 철학자는 물론 러셀, 무어, 비트겐슈타인 등의 현대철학자에 대한 논문 조차도 전무한 것으로 조사되어” 있고, 1980년대부터는 소위 ‘제2세대’들의 학문적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5)영미철학의 본격적인 연구시기를 1980년대 이후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에 의하면 60년대와 70년대의 영미철학은 국내에서 소수의 연구자들이 몇 편의 연구논 문을 냈을 정도로 불모지였다고 할 수 있다. 독일철학 관련 논문이 60년대에 130편, 70년대에 320편 발표된 데 비해, 영미철학 분야에서는 각각 12편, 40편 정도의 논문만이 발표되었다.6) 아울러 김효명은 60년대와 70년대를 통틀어 영국 경험론자에 대한 논문이 단 한 편도 눈에 보이지 않는 점이 특기할 만 하다고 지적하고 있다.7) 이러한 통계 결과에 대한 김효명의 결론은 분명하 다. 그는 “6, 70년대 우리의 영미철학에 대한 연구의 … <중략> … 특징이란 다름이 아니라 바로 영미철학의 기본이나 기초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연구가 대단히 빈약하다는 점”8)을 지적한다. 프레게와 러셀에 대한 연구 및 퍼스 등에 대한 연구가 없는 것을 들어 당시 영미철학 연구는 제대로 시작도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그의 진단은 “외래사상을 수용한다 고 할 때 그 사상의 뿌리도 같이 받아 들여야”하는데 우리의 연구태도가

“뿌리나 근본에 대한 반성이 대단히 미흡”9)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이런 몰역사적인 태도와 학문을 하는 데 있어서 유행만 따르려는 태도가

5) 김효명, 「서구 철학사상의 유입과 그 평가 - 영미철학의 수용과 그 평가」, 뺷철학사상뺸 Vol. 06,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6, 80~81면.

6) 같은 책, 83면.

7) 같은 책, 84면.

8) 같은 책, 101면.

같은 책, 102면.

(8)

지금까지 지속되는 우리 철학계의 한계요 단점이라고 지적한다.10)서양사상 의 수용에 있어서 그 뿌리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대해서는 우리철 학에 대한 논의를 하면서 다시 다루도록 하자.

김영정(1997)은 김효명의 연구에 이어 1980년부터 1995년까지의 영미철 학 연구현황을 조사했다. 이 시기는 이전 시기에 비해 연구논문의 양이 획 기적으로 증가한 시기로서 일단 80년부터 92년까지 발표된 영미철학 전체 발표 연구결과는 총 660편에 달한다. 이 660편 중 단행본은 84권, 학위 논문 은 213편, 일반 학술 논문은 36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김영정은 밝히고 있다.11)연구결과의 양이 많은 만큼 김영정은 연구결과를 철학자별, 주제 별, 분야별, 사조별로 세세하게 분석하고, 각각의 철학자 혹은 분야에서 국 내의 어느 학자가 가장 많은 연구 성과를 냈는지도 밝히고 있다. 다음은 그 가 분류한 영미철학의 분야별 연구현황을 나타내는 도표이다.12)

총계(80-95) 80-84 85-89 90-95

철학일반/개인 철학관 5/25 0/6 3/11 2/8

분석철학 일반 25 6 10 9

언어철학 언어분석철학 137 35 56 46

논리철학(존재론) 114(34) 25 44 45

과학철학 151 33 50 68

심리철학 인지과학 105(31) 17 22(3) 66(28)

수리철학 수리논리학 24 5 9 10

논리학 메타논리학 38 15 13 10

형이상학(존재론) 36(16) 11 8 17

인식론 120 20 33 67

가치론 윤리학 10 5 3 2

10) 같은 책, 102면.

11) 김영정, 「영미 철학의 수용(1980-1995)」, 뺷철학사상뺸 Vol. 07,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 구소, 1997, 96면.

12) 같은 책, 119면.

(9)

실용주의/신실용주의 31/5 16/0 9/0 6/5

사회철학 3 2 0 1

역사철학 11 5 0 6

문화철학 3 0 0 3

종교철학 4 2 0 2

기타 4 2 0 2

합계 882 212 281 389

통계자료를 분석한 김영정의 평가에 의하면 60-70년대에 이어 80-90년 대에도 비트겐슈타인, 듀이, 화이트헤드, 러셀 등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연 구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연구가 대폭 증가한 반 면, 듀이와 제임스를 중심으로 한 실용주의 연구는 퇴조하는 모습을 보였 다. 또한 60-70년대 연구 발표가 없었던 영국경험론은 영국 경험론자 3명 이 상위에 올라갈 정도로 연구가 대폭 증가하였다.13) 위의 표에 의하면 1980년부터 1995년에 이르는 시기의 영미철학 연구는 주로 언어철학, 논리 철학, 과학철학, 심리철학, 인식론 등의 분야에 집중되어 있었고, 문화철학 이나 종교철학에 대해서는 거의 연구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영 정은 자신이 참조한 이훈의 자료가 완벽하지 못해서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는 점, 그리고 제목만이 아니라 내용을 통해 정확한 분류가 이루어지기 위 해서는 미국의 Philosopher’s Index와 같이 논문 요약이 실린 자료가 만들 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14)

이재영(2012)의 논문은 영국경험론의 연구에 있어서 앞에 언급한 연구 자료들의 통계가 부정확함을 지적하고 좀 더 정확한 통계 자료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김효명(2016)의 연구에서는 1959년까지 영국 경험론에 관한 석박사 학위 논문은 전혀 없고 흄에 관한 논문이 1편 있고, 1960년대에 흄에 관한 논문이 3편이 있다고 언급되는데 반해, 이재영은

13) 같은 책, 185면.

같은 책, 191면.

(10)

60-70년대에도 로크에 관한 논문들이 발견되며, 해방이전에도 흄에 관한 논문이 있고, 1937년에 미시간 대학에서 박희성이 흄의 회의주의를 비판하 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지적한다.15)이재영의 조사결 과는 다음과 같다.16) 괄호는 철학자 이름이 두 명이상 언급된 논문이다.

총계 1970까지 1971-80 1981-90 1991-2000 2001-10

베이컨 13(1) 1 3 1 8(1)

홉스 80(20) 1(1) 3(1) 20(1) 19(6) 37(11) 로크 140(31) 7(1) 15(5) 31(8) 43(9) 44(8)

버클리 17(7) 4 5(4) 8(3)

177(23) 3(2) 9(2) 37(2) 66(8) 62(9)

멘드빌 5 4 1

리드 2 1 1

영국경험론

일반 26 1 6 7 12

합계 460(82) 12(4) 28(8) 101(11) 146(27) 173(32)

이재영은 80년대 이후 영국경험론에 관한 연구가 양적으로 대폭 증가한 이유는 1970년대에 현대영미철학 전공자들이 대학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 서 관련 강좌가 늘어났고, 그 근원으로서 고전적인 영국 경험론 자체에 대 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17)

이유선(2012)의 연구는 영미철학 중에서도 특히 미국철학의 연구에 관한 것이다. 이 연구는 국내 철학계에서의 실용주의에 관한 연구가 이훈의 자료 가 보여주는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음을 나름의 조사를 통해 밝히고

15) 이재영, 「한국의 영국경험론 수용과 그 평가」, 뺷근대철학뺸 7, 서양근대철학회, 2012, 7면. 박희성의 논문은 궁극적으로 인식론의 형이상학적 기초를 세우는 작업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박희성의 박사학위 논문에 대한 해제 논문이 최근 출판된 바 있다. 여영서

“박희성의 [주관주의와 직관]”, 뺷철학연구뺸, 고려대학교철학연구소, 2017.

16) 같은 책, 12면.

17) 같은 책, 22면.

(11)

특히 듀이에 관한 많은 연구들은 교육학계에서 주로 이루어진 것임을 추정 하여 주장한 것이다. 논자는 1955년부터 2009년까지 한국철학회의 뺷철학뺸 지에 나타난 논문 수의 분포를 조사하여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18)

철학지에 나타난 프래그머티즘 및 분석철학 논문의 연도별 분포 1955-

1959 1960-

1969 1970-

1979 1980-

1989 1990-

1999 2000-

2009

프래그머티즘 0 0 2 0 3 2 7

비트겐슈타인 외 0 0 0 4 11 9 24

분석철학 0 0 1 22 32 37 92

기타미국철학 0 0 1 9 5 6 21

0 0 4 35 51 54 144

이훈(1994)의 자료에 의하면 듀이에 관한 연구논문이 32편이 발표된 것 으로 되어 있지만 뺷철학뺸지의 실용주의 연구는 총 7편에 불과하고, 논자가 조사한 뺷철학연구뺸 2종(철학연구회 및 대한철학회)의 경우에도 1960년부터 2009년까지 발표된 실용주의 연구논문의 총 수는 15편에 불과한 실정이 다.19) 그래서 논자는 이훈의 자료가 한국교육철학회 학회지인 뺷교육철학뺸 에 실린 듀이 논문의 수를 포함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다음은 1980년 이후 뺷교육철학뺸에 실린 듀이 및 로티 관련 논문 수이다.20)

교육철학에 실린 프래그머티즘 관련 논문의 수

1980-1989 1990-1999 2000-2010

듀이 연구 논문 15 11 29 55

로티 연구 논문 0 1 6 7

15 12 35 62

18) 이유선, 「한국에서의 미국철학 연구」, 뺷서양철학의 수용과 변용뺸, 경인문화사, 2012, 89면.

19) 같은 책, 92면.

같은 책, 91면.

(12)

논자는 미국의 실용주의 연구가 철학계보다는 교육학계에서 주로 이루 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한국적 변용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렇지 만 논자가 이 논문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은 그와 같은 변용의 사례는 예외 적인 것이며, 미국철학계의 변화가 한국학계에서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일 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분석철학이 여전히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학계 의 연구동향은 국내 영미철학 연구동향과 동조하고 있다.

국내의 영미철학 연구는 분과학회의 전문 학술지가 발간됨에 따라 그러 한 학술지를 중심으로 양적으로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분석철학 회가 발간하고 있는 뺷철학적 분석뺸은 2000년부터 2017년까지 38권의 논문 집으로 출간되었고, 296편의 분석철학 관련 연구논문을 실었다. 온라인 학 술논문 검색 서비스 사이트인 DBpia의 통계를 보면 2010년 이후부터 현재 까지 뺷철학적 분석뺸의 총 이용건수는 38,494건에 달한다.21)여기서 이용이 란 논문을 다운로드하거나 온라인으로 열람한 것을 뜻한다. 그리고 1996년 부터 2015년까지 피인용수는 총 76건으로 인용된 논문은 총 43편이다. 다음 은 많이 인용된 43편의 제목과 인용현황표이다.22)

No 논문명 발행

연도

연도별 피인용수

< 2014 2014 2015 2016 2017 2018 합계 1 도덕오류론에 대한 블랙번의 반론과

진리정합론 2010 9 0 0 0 0 0 9

2 직설법적 조건문에 대한 추론주의적

설명 2008 4 1 0 0 0 0 5

3 그림이론? 2009 4 0 0 0 0 0 4

4 비트겐슈타인의 철학관 2004 3 0 0 0 0 0 3

21) DBpia Insight, http://insight.dbpia.co.kr/journal/metrics.do?plctId=PLCT00001725, 2018.

04.

22) DBpia Insight, http://insight.dbpia.co.kr/journal/citation.do?plctId=PLCT00001725, 2018.

04최근 몇 년의 인용 건수가 표시되지 않은 이유는 이 사이트가 2015년까지의 데이터만 제공하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인용 건수가 없는 것일 가능성도 있다.

(13)

5 추론주의는 포도와 르포오의 비판들

을 피할 수 있는가? 2005 3 0 0 0 0 0 3

6 실천적 확실성 : 축-명제들의 지위와

역할 2006 3 0 0 0 0 0 3

7 도덕가치의 투사와 객관성 : 존 맥키

와 사이먼 블랙번의 경우 2008 3 0 0 0 0 0 3

8 비트겐슈타인의 확실성에 관하여

다시 보기 2009 3 0 0 0 0 0 3

9 청년 비트겐슈타인의 1인칭 윤리 2002 2 0 0 0 0 0 2

10 호리취의 의미사용이론과 의미의 규

범성 2007 2 0 0 0 0 0 2

11 직설법적 조건문의 의미론 : 성향적

분석과 추론주의적 설명에 대하여 2008 2 0 0 0 0 0 2

12 비개념적 내용으로서의 지표적 내용 2009 2 0 0 0 0 0 2

13 비트겐슈타인과 의식의 귀속 2009 2 0 0 0 0 0 2

14 직설법적 조건문에 대한 추론주의 설

명과 송하석 교수의 반론 2009 2 0 0 0 0 0 2

15 직설법 조건문과 연관 함의 2011 1 1 0 0 0 0 2

16 확장된 마음과 동등성 원리 2011 2 0 0 0 0 0 2

17 김재권의 새로운 심신 동일론 2000 1 0 0 0 0 0 1

18 언어의 규정력 2000 1 0 0 0 0 0 1

19 외로운 영혼들: 인과성과 실체이원론 2000 1 0 0 0 0 0 1

20 양상 이론의 딜레마 2001 1 0 0 0 0 0 1

21 매체와 지각 : 마샬 맥루언의 매체론

에 대한 철학적 논평 2002 1 0 0 0 0 0 1

22 응보주의 형벌론 검토 2002 1 0 0 0 0 0 1

23 자연주의,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2003 1 0 0 0 0 0 1 24 인간의 자연사 고찰로서의 비트겐슈

타인의 치료 철학 2004 1 0 0 0 0 0 1

25 상상가능성 논변들과 형이상학적 가

능성 2005 1 0 0 0 0 0 1

26 비관계적인 임재적 실재론에 대하여 2006 1 0 0 0 0 0 1

27 사건 인과와 사실 인과 2006 1 0 0 0 0 0 1

28 논리적 추론에 관한 덤밋의 증명론

적 정당화 2007 0 0 1 0 0 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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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분석철학과 비트겐슈타인 2007 1 0 0 0 0 0 1

30 안셀무스의 존재론적 논증 2007 1 0 0 0 0 0 1

31 암스트롱의 보편자 실재론은 존재론

적 자연주의와 양립하는가? 2007 1 0 0 0 0 0 1

32 직설법 조건문은 진리 조건을 가지

지 않는가? 2008 1 0 0 0 0 0 1

33 “우리 마누라”의 문법 2009 1 0 0 0 0 0 1

34 파핏의 사적인 원리와 비사적인 원리 2009 0 1 0 0 0 0 1

35 인식적 분석성에 의한 선험적 정당화 2010 1 0 0 0 0 0 1

36 애덤즈의 신명론에 대한 비판적 고찰 2011 1 0 0 0 0 0 1

37 정합론의 진리 개연성 문제와 정당

화의 사회실천이론 2011 1 0 0 0 0 0 1

38 증거주의, 부합관계, 내재론적 직관 2011 1 0 0 0 0 0 1

39 언어의 한계와 유아론 2012 0 1 0 0 0 0 1

40 잠자는 미녀 문제, 다시 보기 2012 1 0 0 0 0 0 1

41 논란 없는 원리와 귀납논증 2013 1 0 0 0 0 0 1

42 비사례적 규칙성 설명과 귀납에 대

한 설명주의적 접근 2013 1 0 0 0 0 0 1

43 의견 불일치에 대한 전체증거 이론

비판 2014 0 1 0 0 0 0 1

DBpia와 같은 종류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Kiss의 통계에 의하면 국내의 많은 영미철학 연구자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과학철학회의 학술지 뺷과학철 학뺸은 1998년부터 2017년까지 총 42권으로 발간되었고, 288편의 논문을 실 었다. 아쉽게도 Kiss에서는 이용건수나 인용횟수에 대한 정보는 아직 제공 하지 않고 있어서 어느 정도로 논문이 읽히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두 전문 학술지의 사례만 가지고서도 최근 영미철학 연구는 양적으로 많은 성장이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다.

(15)

3. 철학적 관점과 영미철학의 수용

앞서 개관한 영미철학 연구현황을 토대로 ‘우리철학’의 가능성에 대해 생 각해 보자. ‘우리철학’이란 용어는 철학이 지역적인 문제의식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논자가 보기에 이런 관점은 매우 강한 인식론적, 존재론적 전제를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실재론이나 본질주의에 편들건 아니면 반실재론이나 반본질주의의 입장 에 서건 철학자들은 진리의 물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아마도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세계와 사회, 인간 등에 관한 자신들의 고민이 자신만의 헛된 공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세계, 사회, 인간에 관한 서술이기를 희망할 것이다. 철학자의 작업이 실재(Reality)와 관련되어 있고, 더구나 그 실재가 우리의 인식과 애초에 무관하게 존재하는 객관적인 실재라고 여길 때 철학자 들의 연구는 그 실재에 접근하거나 주관적인 선입견의 오염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사태를 어떻게 하면 설명할 수 있느냐 하는 데로 향할 것이다. 철학 적 탐구의 목표는 역사적이거나 문화적인 특수성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 사태의 본질에 접근해 들어가는 것이 되며, 맥락의 상대성에 휘둘리지 않는 보편적인 ‘참’에 도달하는 것이 된다. 철학에 관해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 철학 자를 편의상 ‘본질주의자’라고 부르도록 하자. 본질주의자의 태도를 취하게 되면 철학적 탐구에 있어서 지역적이거나 역사적인 특성을 고려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로 여겨지지 않거나 오로지 보편성에 도달하기 위해 극복되어야 할 어떤 것으로 여겨질 뿐이다. 철학자는 그의 국적이나 역사적 맥락을 떠나 서 공통적인 진리에 관한 탐구자로 간주된다. 철학의 문제는 역사적으로 생성 된다기보다는 세계와 더불어 이미 부여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편 ‘반본질주의자’의 관점에서 철학은 아마도 다음과 같은 듀이의 관점 에 동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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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문제는 사회적인 관행에 어려운 문제점들이 널리 퍼져 있어 많은 사람 들이 그것을 느끼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사람들이 그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철학자들이 전문가 집단을 이루어, 직접적인 어려움들을 얘기하는 용어와 는 다른 전문 용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23)

듀이에 의하면 철학의 문제는 사회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탐구 과정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철학적인 문제는 지역적인 것이고, 맥락의존적 인 것일 수밖에 없다. 아무리 추상적인 것으로 보이는 철학의 문제라 하더 라도 그 문제의 뿌리는 사회적인 삶의 환경에서 발생하는 곤란함과 연관되 어 있다. 듀이는 이런 사실을 철학자들의 전문 용어가 가리고 있다고 지적 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철학자의 언어는 덜 전문적일수록, 그리고 지역적인 특수성을 충분히 담아낼수록 바람직하다.

만약 ‘우리철학’에 대한 요청이 ‘반본질주의자’의 관점에서 지역적 특수성 을 반영한 철학적인 문제 및 그에 대한 탐구에 대한 요청이라면 영미철학의 탐구 주제와 방법론 자체가 그와 같은 요청에 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 영미철학의 주류는 분석철학이며 무어, 러셀, 화이트헤드, 프레게 등에 의해 시작된 일련의 철학적 탐구 전통이 그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할 때, 거기에는 여전히 강한 본질주의적인 기조가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논리실증주의자들이 미국으로 망명하여 강단철학의 주류를 형성한 이후 영미철학은 ‘과학의 안전한 길’ 위에 철학을 정초했다고 볼 수 있다. 분석철학은 인식론적으로 유의미한 명제들에 대한 논리적인 분석을 업무로 삼았다. 언어분석의 도구로서 채택된 논리학은 역 사성에 좌우되지 않는 초역사적이며 중립적인 분석틀이다. 주장의 논리적인 정당화를 철학의 업무로 삼을 때 철학적인 글쓰기는 논증적인 글쓰기가 되 며, 논증을 통해 정당화된 주장들이 체계를 이루게 되면 실재에 접근할 수

23) 존 듀이, 뺷민주주의와 교육/철학의 개조뺸, 김성숙, 이귀학 역, 동서문화사, 2008, 348~

349면.

(17)

있으리라고 여겨진다. 논리학이 철학적 탐구의 보편적인 도구의 역할을 하 게 되면 철학적 탐구에서 언어적, 문화적, 역사적 차이 등은 핵심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자연과학을 탐구하기 위해 수학을 익혀야 하듯 철학적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논리학을 익혀야 하는 것이 영미철학의 상황이다.

우리는 앞에서 김효명이 60-70년대 영미철학의 수용을 평가하면서 러셀, 화이트헤드, 퍼스 등에 관한 연구가 미흡한 점을 들어 국내 철학자들이 유 행을 따를 뿐 서양사상의 뿌리에 대한 연구가 없다고 비판한 점을 언급했 다. 국내 철학자들이 최근까지 지식의 수입상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도 아마 그와 같이 유행에 편승해서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효명의 지적은 옳다. 그러나 한편으로 뿌리에 대한 연구가 지식의 수입상 의 처지를 면하게 해줄 것 같지는 않다는 점에서 그런 지적은 다시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최신의 영미철학의 논제들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그 뿌리가 되는 사상가들에 대한 연구업적을 쌓는다고 할 때 그것은 ‘우리철학’으로 연결되는가? 아마도 좀 더 깊이 있는 지식 수입상을 만들어낼 수는 있을지 언정 우리철학과는 무관한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효명이 언급한 ‘몰역 사성’24)에 대한 비난에서 벗어나려면 사상가만 연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상가가 탄생하게 된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상황에 대한 역사적 탐구 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철학사의 지적인 전통에 대한 탐구가 우 리의 철학적 연구를 깊이 있게 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은 철학자들이 철학 사를 통해 공통의 철학적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보편적인 진리를 대상으로 한다는 본질주의적인 태도가 전제될 때에만 그럴듯하게 여겨진다.

오늘날 영미철학의 근저에 놓여 있는 일종의 본질주의적인 태도까지 그 대로 받아들일 때 국내 영미철학 연구자들이 ‘우리철학’에 관심을 보일 가 능성은 적어지고, 영미철학은 사람들의 실제의 삶의 문제와 유리된 전문가

24) 김효명, 「서구 철학사상의 유입과 그 평가 - 영미철학의 수용과 그 평가」, 뺷철학사상뺸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1996, 102면.

(18)

들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커진다. 영미철학이 다른 철학영역에 비해 담론의 영역을 확장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근거는 되지 못하겠지만, 예컨 대 사회와 철학연구회의 뺷사회와철학뺸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34개 권 호, 380개의 논문을 출간했고, DBpia의 2010년 이후부터 2015년까지 이용 수가 168,882건에 달하는 데 비해25), 뺷철학적 분석뺸이 2000년부터 2017년까 지 38개 권호, 296개의 논문을 출간하고 2010년 이후부터 2015년까지 이용 건수가 39,494건에 불과하다는 사실26)은 상대적으로 영미철학 연구가 전문 가들의 연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4. ‘우리’는 누구인가

철학의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들로부터 비롯된다는 듀이의 관점은 철학 적 탐구가 지역적인 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철학적 사유가 보편적인 영역에 가서 닿더라도 그것은 초역사적이거나 초 월론적인 어떤 것은 아닐 것이다. 철학은 역사적인 맥락을 초월하는 보편학 이라기보다는 지역적인 담론들이 소통하여 탄생한 문화적 혼종의 결과로 보아야 할 것이다.27) ‘우리철학’이 가능하려면 그와 같은 문화적 혼종이 만

25) DBpia Insight, http://insight.dbpia.co.kr/journal/metrics.do?plctId=PLCT00000816 2018. 04.

26) DBpia Insight, http://insight.dbpia.co.kr/journal/metrics.do?plctId=PLCT00001725 2018. 04.

27) 논자는 앞의 논문에서 김우창 교수와 로티의 대담에서 다루어진 문명충돌을 해결할 철학적 대안에 대한 논의를 소개한 바 있다. 거기서 로티는 갈등이 실질적으로 해결되 기 이전에 모든 사람이 동의할 공통의 원칙에 대한 언명을 제시하는 일은 불가능하며 철학이 할 일은 보편적인 원리를 제시하는 일이라기보다는 “관습의 외피를 깨고 사회 정치적 실험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유선(2012, 79면에서 재인용). 한편 로티는 철학 자체를 일종의 문화정치(cultural politics)로 간주한다. 그는

“문화정치가 존재론을 대체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문화정치가 존재론을 대체해야 하느 냐 마느냐 하는 것 자체가 문화정치의 문제라는 것을 논증”하고자 한다.(Richard Ro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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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질 문화적 토양이 필요하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우리철학’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먼저 ‘우리’란 누구를 뜻하는 것일까? 우리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한 다면 그 범위는 지나치게 좁혀질 것이다. 외국에서 한국으로 이주하여 한국 의 역사와 철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을 배제하게 된다. 영미분석철학의 뿌 리가 유럽에서 이주한 논리실증주의들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적으로

‘우리’를 한정하는 것은 적절한 방법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한국의 문제가 동아시아의 정치, 경제적 상황과 무관하지 않으므로 지역을 한국으로 한정 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지역적인 문제의 경계는 가변적이다. 그리고 그 문 제의 해결을 꾀하는 사람들 역시 고정되어 있지 않다. ‘우리’란 아마도 지역 적인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을 가진 유동하는 탐구자 공동체를 일컬을 것이다. 그런 탐구자 공동체는 그렇다면 현재 존재한다고 할 수 있 을까? 적어도 영미철학의 영역에서는 아직 그와 같은 ‘우리’는 형성되지 않 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국내의 영미철학 연구자들은 양적으로나 질적으 로 성장해 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영미철학의 주제들과 관련하여 지역 적인 특수성을 다루고자 하는 시도는 많지 않다. 외국의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한국의 영미철학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 논문들이 ‘우리 철학’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것은 미국의 저명한 철학자인 김재권 교수와 같은 학자가 우리철학자라고 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이다. 만약 영미권의 유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이 국내 영미철학자들의 목표 가 된다면 우리 학술지는 그런 학술지에 논문을 싣지 못한 사람들이 논문 을 게재하는 변방의 이류학술지로 머물 것이다. 이것은 국내 학자들의 역량 을 무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실제로 뺷철학적 분석뺸 등에 실리는 학술

Philosophy as Cultural Polit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7, p.5.)

이런 관점을

‘우리철학’과 연관시킨다면, 우리는 ‘우리철학’이 가능한가 하는 논의 자체가 일종의 문 화정치적 담론을 구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그것 자체가 일종의 철학함의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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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은 영미권의 최신 주제를 다루고 있고, 논의의 깊이도 빠지지 않는다.

다만 그것이 우리철학을 위한 어떤 것이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는 것 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철학이 성립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 지에 대해 이철승은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외국이론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전파하거나, 이전에 형성된 철학을 맹목 적으로 지지하고 복원하는 것으로 우리의 철학적 임무를 다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탐구하고 해결할 수 있는 우리철학을 정립해야 한다.

그 철학은 협애한 민족주의나 편협한 국수주의적인 성향을 띠지 않아야 한다.

그 철학은 비록 특수한 상황을 토대로 하여 성립하지만, 여러 특수한 상황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새롭게 형성되는 공통의 공속의식을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곧 이러한 철학은 한국의 특성을 바탕으로 하 면서 한국인의 정서와 정신을 깊게 반영하여 성립시킨 보편성을 지향하는 합리 적인 이론 및 외국으로부터 전래되었지만 맹목적으로 그것을 추종하지 않고 한 국의 실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이론 등을 아우른다.

이러한 철학이 바로 ‘우리철학’의 중요한 내용이다.28)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통의 공속의식을 구성원들이 공유할 수 있 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과 외국의 사상을 “한국의 실정에 부합할 수 있도록 주체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이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인 의 공속의식을 공유하면서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가 공유하는 공통의 삶의 맥락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대한 담론 공동체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런 담론 공동체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그 담론이 외국의 것 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닌, 우리식의 변용이 이루어진 문화적 혼종의 결 과물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제는 ‘주체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이

28) 이철승, 「우리철학의 현황과 과제(1) - 근대 전환기 ‘철학’ 용어의 탄생과 외래철학의 수용 문제를 중심으로」, 뺷인문학 연구뺸 52집, 2016, 4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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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을 선제 조건으로 요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주체적으로 새롭게 구성한 이론’이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새로운 모든 것은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다.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새로운 것은 없다. 새로운 이론은 극복하거나, 부정하거나, 파괴할 어떤 선 행이론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그리고 그 이론은 새로운 이론가가 맞서 싸울 가치가 있다고 여길 만큼 그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어야 한다. 이것은 마치 시인이 자신에게 영향을 준 선배 시인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함 으로써 자신의 시를 쓰게 되는 과정과 같다.29)이론가는 그가 관심을 가진 것이 사적인 자아창조의 문제이건 공적인 사회적 자유에 관한 문제이건 자 신만의 글쓰기를 지향하는 인간이다.30)그런 점에서 모든 글쓰기는 사적인 글쓰기로 출발한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지식의 수입상에 머물렀다는 것 은 그와 같은 자신만의 글쓰기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자신이 이해한 이론을 자신이 창안한 새로운 메타포로 재서술할 때 자율적 인 이론가가 탄생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런 과정이 문화적 혼종을 낳는 과정 일 것이다. 외국 사상의 뿌리를 찾아가면서 그 이론의 내용을 정확히 이해 하고자 하는 학문적인 시도도 필요하지만 그런 이해를 토대로 독창적인 이 론을 내놓는 학자도 필요하다. 그런 학자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자유

29) 블룸은 시인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선배 시인에 대한 시적 오독(clinamen)에서 출발하 여 자신의 시를 선구자에의 작품에 다시 개방시키는 귀환(Aphophrades)의 단계를 거쳐 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럴드 블룸, 뺷영향에 대한 불안뺸, 양석원 역, 문학과 지성사, 2012, 76~78면 참조.

30) 로티는 하이데거와 데리다 같은 철학자들이 모두 자아창조를 위한 글쓰기에 매진한 아이러니스트라고 간주하고 있다. 다만 하이데거는 여전히 어떤 잃어버린 서구의 힘을 복원할 ‘기초적인 단어’를 좇고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극복하고자 한 것으로 회귀하는 데 비해, 데리다는 ‘철학적 담론의 가능성의 조건’ 등에 대한 일체의 탐구를 중단하고, 선행자들을 “희화화, 그들과 놀기, 그들이 만든 연상의 훈련을 자유롭게 하기 위해 이론- 그들의 선행자를 일관되고 전체적으로 바라보려는 시도-을 간단히” 버림으로써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글쓰기의 길을 가게 되었다고 평가한다. 리처드 로티, 뺷우연성, 아이러 니, 연대성뺸, 김동식, 이유선 역, 민음사, 1996, 2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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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글쓰기의 풍토가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국가가 주도하는 학 술적 글쓰기에 대한 통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면에서 다양한 형식과 내용 을 다루는 창의적인 글쓰기들이 시도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형성은 그런 사적인 저자들이 등장하기 전에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 자율적인 저자들이 등장하고 그의 글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그 담론이 지속될 때 자연스럽게 ‘우리’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정영준은 일제강점기의 영미철학 연구자들의 업적에 대해 “이들의 왜소한 발걸음은 후학들을 위한 큰 족적으로 남았으며, 이를 통해 현재 영미철학의 위상은 일제강점기 선각자들의 관심과 노력의 결실이 한 세기가 지나서 비로소 맺 어진 것이라고 간주할 수 있을 것”31)이라고 평가했다. 선구적인 연구자들 의 업적을 폄훼할 생각은 없으나 그의 평가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그들의 영향이 아주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소개한 이론들은 제자들에게 전 해 졌을 것이고 차후의 연구를 위한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세 대 한국의 철학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분야를 자신이 처음 시작하듯이 공 부해 온 것이 사실이다. 외국어를 익히고, 원전을 읽어내고, 당시의 외국의 연구 트렌드를 파악하고 거기서 연구의 주제를 가져오는 식이었다. 선배 연 구자들의 연구는 거의 참조되지 않았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연구가 맞서 싸울 만한 가치가 있을 정도의 영향력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5. 소결 : 벽을 허물고 우리철학 만들기

우리철학을 만들어가기 위한 간단한 제안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우리 철학’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지적인 역량이 성장한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논의에 대해 냉소적인 학자는 이런

31) 정영준, 「일제강점기 잡지에 소개된 영미철학의 주요 동향」, 뺷동북아 문화연구뺸 제16집, 동북아시아 문화학회, 2008, 19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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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를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우리철학’을 하라고 조언할 것이다. 맞는 말이지만 그것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개인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 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철학’을 하려면 맥락이 형성되어야 하고, 창의적인 글쓰기가 이루어져야 하며, 담론의 공동 체로서 ‘우리’가 형성되어야 한다. 논자의 제안은 그래서 다음과 같다.

첫째, 지식의 수입상이 필요하다. 학자들이 지식의 수입상 역할만 한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다. 문화적 혼종을 위해서는 더 많은 지식들이 수입될 필 요가 있다.

둘째, 창의적인 글쓰기가 장려되어야 한다. 철학내부의 지역적, 전문분야 별 경계 뿐 아니라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자기만의 글쓰기를 시도 하는 독창적인 저자가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셋째, 새롭게 형성된 이론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가 이루어질 담론의 공 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 담론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국적, 문화, 인종 등에 상관없이 ‘우리’를 형성한다고 보아야 한다.

영미철학이 가진 본질주의적인 기조 때문에 아마도 영미철학 연구자들 에게 창의성을 요구하기는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에 비해 더 힘들 것이다.32)

32) 익명의 심사자가 이런 결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내주었다. 아마도 영미철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창의적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오해한 듯하다. 논자가 여기서 말하는 창의성이란 ‘우리철학’의 가능성과 관련하여 지역적 특수성을 담아낼 수 있느냐하 는 문제와 관련해서 말한 것이다. 논자 역시 최근 영미철학 연구자들이 보여주는 연구성 과를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해외저널에 창의적인 논문을 싣는 것은 영미철학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철학의 외연을 확장하는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심사자는 논자가 말하는 ‘영미철학’, ‘분석철학’, ‘언어분석철학’이 혼용되 어 사용되고 있고, 엄밀히 정의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글이 논문으로 성립되기 힘들다는 비판적인 관점을 피력했다. 영미철학 혹은 분석철학이 무엇인가를 정의하려면 아마도 별도의 논문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논지는 영미철학 연구자로 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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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미철학 연구자이기 이전에 철학 연구자로서 정체성을 만들어 가 려면 이와 같은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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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해야 하는가 하는 것이므로 이 글에서 답하기는 어려운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영미철학 에 대한 과도한 단순화에 바탕을 둔 진단이기 때문에 글의 결론이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 에 대해서도 논자로서는 기존 영미철학 연구현황을 연구한 국내 자료를 바탕으로 결론을 이끌어낸 것이기 때문에 마땅히 답변을 마련하기 어렵다. 이런 종류의 연구에서는 불가피 한 단순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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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권 2호, 한국철학사상연구회, 2003.

Richard Rorty, Philosophy as Cultural Polit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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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acceptance of Anglo-American philosophy in Korea and the possibility of Woori-philosophy

33)Lee, Yu-sun*

In this paper, I have reviewed prior research on the current status of Anglo-American philosophy research in Korea, and discussed what conditions should be preceded in order for a major in philosophy to become a 'philosopher', out of the role of a simple importer of knowledge. According to Dewey, the problem of philosophy arises in the process of inquiry to solve social problems. Therefore, philosophical problems are local and context- dependent. No matter how abstract the philosophy seems to be, the root of the problem is related to the difficulties that arise in the social life environment. If the request for 'our philosophy or Woori-philosophy' is a philosophical question that reflects local peculiarities from the viewpoint of 'anti-essentialist', the theme and methodology of Anglo- American philosophy has aspects that are difficult to respond to the requests.

However, even if philosophical thought reaches the universal realm, it is not something that is transcendental. Philosophy should be viewed as a result of cultural hybridity that is created by communicating with local discourses rather than universalism that transcends historical contexts.

'Our philosophy' will probably be possible when a fluid inquiry community is formed that is interested in addressing a common regional problem. Such a community of inquirers has at least not be formed in the domain of Anglo-American philosophy. The researchers of Anglo-American philosophy in Korea have grown quantitatively and qualitatively. However, there are not many attempts to deal with regional specificities in relation to the themes of Anglo-American philosophy. The formation of 'us' will be possible

* Seoul National Uinversity, Faculty of General Edu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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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an autonomous theoretician who rewrites the theory he understands into a new metaphor that he has created will be possible. The birth of such a theorist would be the process of producing cultural hybridity. Therefore, the argument of the writer is as follows: In order to do 'our philosophy', context should be formed, creative writing should be made, and 'we' should be formed as a community of discourse.

Key Words : Woori-Philosophy, Anti-essentialism, Historicity, Cultural Hybridism, Anglo- American Philosophy

<필자소개>

이름 : 이유선

소속 :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전자우편 : yusunlee@snu.ac.kr

논문투고일 : 2018년 07월 17일 심사완료일 : 2018년 08월 07일 게재확정일 : 2018년 08월 20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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