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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정책과 밀집지역 연구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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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R I H S 보 고 서

다문화정책과 밀집지역 연구의 중요성

양기호|성공회대학교 일어일본학과 교수・한국다문화학회장(서평)

도시공간에서 다문화정책을 바라본 이 보고서는 국내 다문화연구에 있어서 훌륭한 지적 성과물이 아닐 수 없다. 2005년 이후 한국의 다문화연구는 다양하고 심층적으로 발전해왔다. 사회학, 인구학, 경제학, 행정학, 사회복지, 정치학 등 그야말로 모 든 분야를 망라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값진 연구 성 과를 쏟아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금까지 나온 국내 다문화연구의 중요한 성과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혀도 손색이 없다.

이 보고서의 장점은 외국인 밀집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120만 명에 달하는 다문화 이웃인 중국 동포, 외국인 노동자, 유학생 등은 모여서 사는 경우가 많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동포들이 모여 사는 안산시와 가리봉동, 프랑스인 들이 모여 사는 서초구 서래마을, 일본인들이 모여 사는 용산구 이촌동, 그리고 인천 차이나타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외국인 거주자 전체의 약 2/3에

달하는 수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것도 이와 같 은 맥락으로 다문화정책은 도시공간론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다.

이 보고서는 먼저 이론적으로 외국인의 유입 경 로와 배경에 대해 이주민들의 네트워크에 의거한 초국가적 공간론을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밀집지역에서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공동체의 실 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초국가적 사회공간론은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서 생활하면서 자본, 사람, 문화, 지식의 흐름에 기초한 새로운 문화와 정체성 이 형성되는 공간을 의미한다. 이주민이 밀집공간 에 집적하는 것은 그들이 필요로 하는 사회자본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상호부조와 에스닉(Ethnic) 공동체의 형성, 저렴한 주거비와 생활비, 정보교류 와 문화네트워크 등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이어서 이 책에서는 전국적으로 외국인 이주민 의 공간분포도를 작성해간다. 외국인 이주의 환경

다문화사회에 대응하는 도시정책 연구(I)

: 외국인 밀집지역의 현황과 정책과제

Reinventing Urban Policy in response to Ethnic Diversity : A Report on Emerging Ethnic Places in South Korea

박세훈・이영아・김은란・정소양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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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규정해온 다양한 법률과 제도, 그리고 정책적인 변화를 짚어가면서 국가별, 유형별, 민족별로 국내 거주밀집지역을 추출해나간다. 여기서 돋보이는 것은 치밀한 이론적 전개와 정확한 인구통계, 구체 적인 유입경로와 현장을 면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는 점이다. 면밀한 자료 분석과 시각적 효과를 노 린 도표 작성은 외국인 거주공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유형별 밀집지역을 조사하는 데 정부의 정책개입, 공간적 구성, 사회적 관계라는 분석틀을 가지고 유형별 밀집지역의 서로 다른 특성을 명백 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접근방법은 두 가지 장 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기존 연구들이 도외시하 였던 거주현장에서 외국인들의 생활실태를 한눈에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서구이론을 무분별하게 소개 하거나 한국적인 다문화사회의 특성을 무시한 채 외국 다문화정책을 나열하는 데서 오는 이론과 현 장의 괴리감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 보다 더 중요한 성과는 중앙정부의 다 문화정책이 현장성과 공간성을 무시한 채 정책과 예산공급에 치우침으로써 실제로 외국인 주민에게 와 닿는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비판과 반 성을 논리적으로 기술한 것이다. 한국의 다문화정 책은 인구증가를 위한 보충이민, 국가경쟁력 향상 을 위한 노동력 도입, 새로운 사회 활력으로서 다 문화의 장점이 강조되면서 지나치게 급조된 면이 없지 않다. 단기간에 법률과 조례, 조직과 예산이 투입되면서 서로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 고 있는 시책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장성과 공 간에 착목한 이 보고서는 이 같은 중앙과 지방정부 다문화정책의 문제점을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지 적해내고 있다.

다문화사회의 양지와 그늘은 외국인 밀집거주 지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다양성, 창의성, 개방 성을 갖춘 국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는가, 아니면 빈곤과 실업의 거점이 되어 지속적으로 사회갈등 을 일으킬 것인가는 공공정부의 다문화정책, 지역 주민의 다문화수용, 주류사회와 이주민 간의 연대 감 구축 여부와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이는 이 책 에서 단순한 사회통합이 아닌 시민통합을 강조하 고 있는 이유일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 다문화사 회가 전국적으로 도래하고, 이민자 후손인 2, 3세 대가 사회적으로 활동하면서 고령화사회에 접어드 는 한국을 지탱해가는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이 들이 자라나는 다문화 밀집공간에 연구와 정책이 집중된다면 문제와 대안의 근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점에서 이 책은 학술적, 정책적으 로 큰 기여를 한 셈이다.

다만 조금 더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다. 스 스로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 다문화정책에 대한 정책체계와 시책평가가 필 요하다. ‘밀집지역 연구 > 문제점 도출 > 다문화정 책 분석 > 정책대안 제시’라는 과정을 완성하기 위 한 작업이 요구된다. 그 동안 한국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와 매스컴은 척박한 토양의 한국 사회에 다문화정책을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 개해왔다. 2010년 현 시점에서 다문화정책과 예산 을 각 부처별로 평가하여, 현장의 시각에서 다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보며, 이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기대해본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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