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
한반도 평화실현과 국제협력 ”
통일연구원 성기영 외
“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축방안 ”
1. 협동연구총서 시리즈 협동연구총서
일련번호 연구보고서명 연구기관
18-09-01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축방안(총괄보고서) 통일연구원
18-09-02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한반도 평화실현과 국제협력
통일연구원 세종연구소 한국국방연구원
강원대학교 아산정책연구원
18-09-03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남북관계의 재정립과 한반도 신경제구상 통일연구원 국토연구원
18-09-04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국민공감대 확산 및 정책 추진체계
통일연구원 한국행정연구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18-09-05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성주류화 접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기관 연구책임자 참여연구진
주관
연구기관 통일연구원 성기영 연구위원 (총괄책임자)
김수암 부원장 박영자 북한연구실장 박종철 위촉연구위원 이규창 선임연구위원 이금순 북한인권연구센터장 이기태 부연구위원
임강택 선임연구위원 전병곤 선임연구위원 조한범 선임연구위원 현승수 기획조정실장 홍제환 부연구위원
협력 연구기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황정임 성평등정책확산전략실장
마경희 정책연구실장 장윤선 부연구위원
장은하 국제개발협력센터장 조영주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
연구위원
국토연구원 이현주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센터장 이상준 부원장 강민조 책임연구위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강일규 선임연구위원
한국행정연구원 양현모 선임연구위원 한국국방연구원 이상민 현역연구위원 세종연구소 이상현 수석연구위원
아산정책연구원 이재현
아세안대양주연구센터장
강원대학교 정구연 교수
이 보고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18년도 협동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과제 중 하나입니다.
이 보고서에 수록된 내용은 집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경제 · 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귀하
본 보고서를 “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 한반도 평화 실현과 국제협력 ” 의 최종보고서로 제출합니다 .
2018 년 6 월
통 일 연 구 원
원장 김 연 철
본 보고서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협동연구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축방안’ 중 제2권으로 서 ‘문재인의 한반도정책’이 추구하는 3대 목표 중 북핵문제 해결과 항구적 평화구축을 위한 정 책방안을 제시한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대북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평화공존’을 제 시하였다. 즉, 평화가 보장되지 않는 불안정한 한반도 상황은 안보와 경제적 번영 중 어느 하 나도 보장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을 분명하게 한 것이다. 남북한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것은 단 순히 남북 간 전쟁이 발발하지 않고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줄임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목표는 아 니다. 잠정적이고 불안정한 평화 상태가 아닌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상태는 북핵문제의 해 결,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 그리고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3대 요소가 함께 충족되어야만 도 달할 수 있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북미 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합의한 것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떼어놓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과정에서 제기되는 장애물과 위험요소들을 파악하고 현실에 적용 가능한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문재인 정부 임기 중 ‘핵 없는 한반도’ 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실현하는 것을 향후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본 협동연구의 제2권 한반도 평화실현과 국제협력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정책지침 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먼저 Ⅱ장에서는 현재 한반도 주변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정세의 흐름에 대해 포괄적으로 진단하고 문재인 정부의 평화와 번영 구상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해 보 았다. 구체적으로는 미중관계 등 강대국 간 지정학적, 지경학적 경쟁의 결과가 평화와 번영 구상 의 실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제시하였 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국제환경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악화될 가능성까지 염두 에 두고 한미 간 정책목표 조율과 중국변수 등 고려요인을 검토하였다.
Ⅲ장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추진전략에서는 남북관계 발전으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는 목표와 북한 비핵화 이후에 평화적인 남북관계가 보장받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추진전략으로 설정하였다. 이를 위해 북한의 핵능력을 기술적으로 재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협상과정에서의 위기상황을 예측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하였다. 비핵화 과정을 전망하면서 동시에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을 미국과 북한의 관계 속에서 정의하고 그 효과를 제시하였다.
Ⅳ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서는 종전선언을 출발점으로 하여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두 가지 경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경로 A’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으로 이는 단일문건으로 채택될 수도 있지만 2+2+2 방식(남북평화협정, 북미불가침협정, 한중불가침협정)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대신, 실질적으로 평화를 정착하는 방안이다. 즉, ‘남북기본협정’을 체결 하여 남북평화협정에 담겨질 내용을 포함하고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을 체결하여 북미 간 평화 체제 전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Ⅴ~Ⅸ장에서는 평화체제 논의와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주변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하여 효율적인 양자외교를 실현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한미관계와 관련하여 장기적으로 한미동맹의 성격과 위상에 변화를 가져올 동맹차원의 논의, 예컨대 전시작전권 전환 등 예정되어 있는 조치들에 대해 정책적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함을 지적하였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서는 한중 전략적 소통 채널 구축 및 이를 통한 중국의 외교적 지지 유도, 중국의 우려 불식을 위한 설득 및 공동연구 추진 등을 우선적 과제로 제시하였다. 대일본 외교 강화방안으로는 남북관계 개선과정을 통해 북일 관계의 정상화를 연동시킬 필요성을 강조하였고 일본 국민들이 북한을 ‘비정상적’인 국가로 인식하는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북한체제의 보장을 북핵문제 해결의 관건으로 보는 러시아는 향후 중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대북 경제제재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춰 나갈 가능성이 큰 만큼 남북러 삼각경협의 재시동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마지막으로 아세안의 경우 한반도문제에 어떤 이해관계를 갖는지 아세안 국가들에게 명확히 이해시키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며 한국 역시 아세안 안보문제에 관심을 증대시키는 방식으로 호혜적 안보협력이 필요함을 지적하였다.
This is the second volume of the NRC cooperative research entitled “Ways to Establish Peace and Prosperity on the Korean Peninsula.” Here evaluates the barrier and risk factors that can arise when realizing North Korea’s commitment to “complete denuclearization”
reached after the inter-Korean summit and North Korea-U.S. summit and suggests paths to overcome such challenges and advance to realize the peace regime-denuclearization process.
Chapter II conducts a comprehensive review on the changes in the international political landscape, which can affect the political environment on the Korean Peninsula and surrounding areas. Chapter III focuses on the strategy to promote denuclearization geared after the North Korea-U.S summit, thereby providing a denuclearization scenario after technically re-evaluating North Korea’s nuclear capacity and forecasting crisis situations in the course of negotiation. Chapter IV: Ways to establish a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elaborates two different tracks that we can take for a transition to a peace regime starting from the point where the end war is declared. From Chapter V to Chapter IX, ways to realize effective bilateral diplomacy are presented reflecting the discussion on the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and interest of neighboring countries.
1) 북한 비핵화 성공을 위해 협상단계별로 발생 가능한 모든 위기상황을 상정하고,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한다.
2) 북미회담, 남북회담, 6자회담의 상호관계를 설정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대내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3) 한미동맹과 유엔사의 위상 및 역할 조정에 대비하고 과도적 안보관리 방안과 미래 국방정책에 대한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4) 미국 내 정치일정에 따라 북한문제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일방적 조치들이 취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한미 간 조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5) 한중 전략적 소통채널을 구축하여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유도하고 중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해야 한다.
6) 북일관계 정상화가 일본의 안보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하고 북일대화에서 균형 잡힌 자세로 적극적 중개 역할을 도모해야 한다.
7)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과 남북러 삼각경협을 연계시키는 한러 간 윈윈(win-win) 전략을 구사 해야 한다.
8) 한반도 긴장 완화가 아세안에게 가져올 이익을 중심으로 아세안을 설득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지지 세력화를 추구해야 한다.
Ⅰ. 서 론 ··· 1
1. 연구배경 ··· 3
2. 연구내용 요약 ··· 5
Ⅱ. 한반도 주변 국제환경 분석 ··· 23
1. 서론 ··· 25
2. 국제환경의 변화 ··· 27
3.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아젠다 ··· 35
4. 평화와 번영 구상 실현에 대한 국제환경의 영향 ··· 46
5. 결론 ··· 50
Ⅲ.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추진전략 ··· 53
1. 환경분석 ··· 55
2. 추진전략 ··· 58
3. 실천과제 ··· 60
4. 정책제안 ··· 79
Ⅳ.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 ··· 81
1. 환경분석 ··· 83
2. 추진전략 ··· 90
3. 실천과제 ··· 93
4. 정책제안 ··· 103
Ⅴ. 대미국 외교 강화방안 ··· 105
1. 환경분석 ··· 107
2. 추진전략 ··· 112
3. 실천과제 ··· 115
4. 정책제안 ··· 117
Ⅵ. 대중국 외교 강화방안 ··· 119
1. 문제제기 ··· 121
2. 환경분석 ··· 123
3. 추진전략 ··· 129
4. 실천과제 ··· 132
5. 정책제안 ··· 137
Ⅶ. 대일본 외교 강화방안 ··· 139
1. 문제제기 ··· 141
2. 환경분석 ··· 143
3. 추진전략 ··· 146
4. 실천과제 ··· 148
5. 정책제안 ··· 152
Ⅷ. 대러시아 외교 강화방안 ··· 155
1. 문제제기 ··· 157
2. 환경분석 ··· 160
3. 추진전략 ··· 163
4. 실천과제 ··· 167
5. 정책제안 ··· 170
Ⅸ. 대아세안 외교 강화방안 ··· 173
1. 서론 ··· 175
2. 환경분석 ··· 176
3. 추진전략 ··· 182
4. 실천과제 ··· 186
5. 정책제안 ··· 191
6. 결론 ··· 195
Ⅹ. 결 론 ··· 197
참고문헌 ··· 203
❙표 차례❙
<표 Ⅱ-1> 4·27 판문점선언 주요 내용··· 42
<표 Ⅳ-1> 한반도 평화체제의 주요 과제별 로드맵··· 94
<표 Ⅴ-1> 선거구 경합도별 유권자가 중시하는 현안의 우선순위 ··· 110
<표 Ⅴ-2> 유권자의 정당일체감(party identification)에 따른 2018년 중간선거의 현안 우선순위··· 110
❙그림 차례❙
<그림 Ⅱ-1> 미국과 중국의 국력 현황과 전망··· 29
<그림 Ⅱ-2> 미국의 국방비 추세와 전망··· 29
<그림 Ⅲ-1> 북한 비핵화 협상과정 전망···66
<그림 Ⅲ-2> 에너지의 변화로 본 북한 비핵화 전략의 개념도···71
성기영 외
성기영 외
1 연구배경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하고 미국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보장하는 합의를 교환했다는 사실이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의 경우 ‘검증가 능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확인하고서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별도 과제로 미뤄놓았던 것과 비교하면 중대한 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평화체제 구축을 통한 완전한 비핵화 달성이라는 동시 적 접근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협상 메커니즘을 설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완전한 비핵화라는 북미정상회담 합의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한 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합의 이행과정에서는 남북관계 의 틀을 뛰어넘는 국제적 차원의 접근이 불가피하다. 당장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적어도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과의 긴밀한 논의 및 양해, 협조를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는 목표들이다. 이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실현하고 정착하는 과정에 주변국과의 협력 이 긴급하고도 절실하게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라서 제2권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이행과제로 떠 오른 비핵화와 평화체제 실현방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이를 위해 동시에 요구되는 미·중·일·러 등 주변 4강, 그리고 아세안과의 협력을 위한 주변국 외교 강화방안도 함께 논의한다.
비핵화와 평화체제 실현을 위한 본격적 논의에 앞서 Ⅱ장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 실현을 위한 국제환경을 조망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시진핑 체제 하에서의 국제질서 및 동 아시아 주변환경 변화와 이러한 변화가 문재인 정부의 평화와 번영 구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분석한다.
Ⅲ장과 Ⅳ장에서는 각각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추진전략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을 다룬다. Ⅲ장에서는 북미정상회담 합의로 인해 비핵화 프로세스가 시작됨에 따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단계별 전략과 실천과제를 논의한다. Ⅳ장에서는 비핵화 프로세 스와 연동하여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상과 단계별 실천전략을 제시한다. Ⅲ장과 Ⅳ장의 논의를 바탕으로 Ⅴ~Ⅸ장에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로드맵을 실현해 가기 위해 각 단계별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아세안 등 주변국과의 양자관계에서 고려해야 할 외교적 고려사항을 제시 한다.
2 연구내용 요약
Ⅱ장 한반도 주변 국제환경 분석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 실현을 위해 초기단계 핵 심목표인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국제환경을 진단한다. 한국이 처한 대외정책 환경은 크게 보면 글로벌 차원의 거시적 추세의 변화, 동북아 차원의 지정학적 경 쟁, 그리고 한반도 차원의 변수 등으로 대별하여 분석할 수 있다. 본 장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거 시적 추세 및 구조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주요 변수, 핵심 쟁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관련 정 책에 미칠 파장, 향후 전망 등을 집중 분석하고자 한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인 요구 사항이다.
우선 국제정치 구조의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국제정치의 대표적 이론 가운데 하나인 신 현실주의, 혹은 구조주의적 현실주의 이론에 의하면 국제정치의 구조를 결정하는 것은 ‘힘의 배
분상황’(power distribution)이다. 즉, 국제체제 내 특정 시점에서 주요 행위자들 간 힘의 배분상
황이 국제관계의 성격과 구조를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다.
현재 군사력과 경제력 면에서 세계 최강자는 미국이다. 아태지역은 높은 경제성장률과 역동 성을 발판으로 하여, 국제질서 변화의 중심에 있는 동시에 역동적인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 하고 있다. 아태지역은 세계경기 둔화 속에도 연 7~8%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미 국가정보위원회(National Intelligence Council; NIC)가 발표한 미래질서 전망 보고서(Global
Trends 2030)는 2030년이 되면 경제규모, 인구, 기술투자, 군사비를 종합해 산정한 글로벌 지배
력에서 아시아가 북미와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사력 측면에서 미국의 우위는 아직까지 두드러진 현상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전망에 따르 면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미국의 군사력 비중은 감소할 전망이다. 미국이 좁은 의미에서 정의된 미국의 국익을 위해 세계 각국과 설정한 방위공약을 약화시키면서 더 이상 세계경찰의 역할을 맡지 않겠다는 방향을 정하고 실제로 그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면 미국의 상대적 쇠퇴와 중국의 부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국제정치 환경 중에서도 우리의 정책여건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미, 중 등을 포함한 강 대국관계의 경색과 긴장이다. 강대국 정치, 혹은 지정학의 부활과 관련된 리스크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대표적인 불확실성 변수는 미국과 중국의 대외전략, 그리고 미중관계의 향배이다. 트 럼프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미국 우선주의’ 국가전략을 주장하며 원칙 있는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를 기본 철학으로 제시했다. 이에 의하면 역사의 변함없는 연속성
은 결국 힘의 대결(contest for power)이다. 보고서는 현재 미국이 직면한 세 가지 종류의 도전
을 △중국, 러시아 등 현상타파(revisionist) 세력, △이란, 북한 등 불량국가들, △지하드 테러조 직으로 대표되는 초국가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미국 우선주의 시대에 우려되는 것은 이번 NSS의 근저에 깔린 제로섬적 국제관계 시각이다. 트럼프 정부의 NSS는 현 국제상황을 중국과 러시아의 미국 리더십에 대한 도전이라고 명확히 규정하며 미국은 정치·군사·경제 모든 영역에 서 우위를 확고히 지켜가겠다고 선언함으로써 미중러 간의 경쟁이 국제관계의 기본 작동원리라 는 점을 명시했다. 이러한 국제정치의 구조와 성격의 변화를, 한반도 평화와 번영 정책 이행의 관점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요인보다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관련 핵심 아젠다로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을 추 진하고 있다.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은 중견국(middle power)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활용해 지정학적 취약성을 극복, 동아시아에서 평화를 주도하는 건설적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하 는 것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플러스’의 의미는 △공간적 확장, △이슈 영역의 확대, △참여정부 의 ‘동북아시대’ 정책구상의 발전적 계승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평화의 축으로서 다자협력체제 를 촉진하는 평화공동체플랫폼을 통해 역내 다양한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평 화협력플랫폼 구상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역내 미중 경쟁구도의 고착을 완화하고 배타적 진영논리의 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의 모멘텀 유지가 핵심이다.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에서 평화의 축이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이라면, 번영의 축에 는 두 개의 구상이 제시되고 있다. 하나는 신북방정책이고 다른 하나는 신남방정책이다. 신북방 정책은 번영의 축으로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기반으로 북방의 대륙과 남방의 해양을 잇는 번영의 가교로서 기능하기 위한 제반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구상이다. 신남방정책은 미중 갈등 상황에서 지역공동체로서 발전하고 있는 아세안과의 연대 강화 필요성을 제고하고, 동아시아- 중동지역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인도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한 새로운 정책구 상이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와 번영 정책 추진과정에서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의 핵문제이다.
그러나 2018 남북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핵문제 해결과 더불어 한국
전쟁과 분단 이후 반세기 이상을 지속해온 한반도 냉전구조가 본격적으로 해체되는 국면이 시작 되고 있다. 그러나 북미정상회담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대북 안전보장을 원론적으로 합의한 채, 구체적인 이행은 후속 실무협상을 통해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공동선언문 의 내용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을 약속하고, 둘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체제 구축 노력에 동참하며, 셋째, 4·27 판문점선언의 내용을 재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 화를 위해 노력하며, 넷째, 북미 6·25 전쟁 전사자 유해 송환에 합의한다는 내용 등이다.
북미 간 공동선언문의 내용은 4·27 판문점선언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매우 포괄적이고 원
론적인 합의라 할 수 있다. 공동선언문에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표현이 명시적으로 들어갈 것을 기대했던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결국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방식과 일정은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혹은 후속 실 무회담을 통해 다룰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결국 북미정상회담 이후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과 정을 지켜봐야 이번 회담의 진정한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어떻게 평가하든 북미 간에 역사적 대면을 했다는 사실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작년만 해도 전쟁위기설에 휩싸였던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의 서막이 올랐다 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결단은 긍정적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러한 국제환경은 문재인 정부의 평화·번영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반도 평화· 번영에 영향을 미치는 강대국 정치의 본질은 결국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과, 그 연장선상에서 향 후 전개될 미중 간 갈등과 협력의 양상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3연임 제한을 철폐 한 시진핑, 그리고 연임에 성공한 푸틴 등 동북아에서 격돌하는 세 명의 ‘스트롱맨’ 리더십으로 인해 동북아에서 지정학적 경쟁이 확산될 경우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구상은 이행에 상당한 애 로가 불가피하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핵태세검토로 인해 만일 북한 비핵화 이행이 난 항을 겪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언제든지 강경 모드로 변할 수도 있다.
향후 국제환경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첫 째, 강대국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 중국, 러시아를 경쟁자로 규정함으로써 이미 시작된 강대국 관계의 긴장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둘째, 다자주의 및 국제주의 퇴조에 대비하여 국제적 규범과 룰의 확립, 국제사회의 공동가치를 지향하는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향후 한국은 모든 외 교력을 집중해 한반도 비핵화 이행을 위한 방안 도출에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북한에 대해 비핵화 동기를 부여하고, 다른 한편 국제사회의 대북관여(engagement)를 강화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Ⅲ장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추진전략은 남북한이 4·27 정상회담에서 합의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재확인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과 실천과 제 등에 대해서 논의한다. 남북정상회담은 북한 비핵화 협상의 계기를 마련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의 압박과 관여’ 정책을 강하게 추진했던 미국과 핵개발을 가속화하던 북한의 대 립이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타협점을 찾게 된 것이다. 여러 차례 전쟁의 위기까지 치닫던 한반도 의 정세가 손바닥을 뒤집듯이 한순간에 바뀌게 된 데에는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한국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지만 비핵화 완료 이후에도 북한이 핵개발로 다시 선회하는 위기의 재발을 방지(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혹시 모를 은닉 핵물질이
나 핵기술을 가지고 북한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남북 간 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상호 군비통제를 통해 우발적인 충돌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고, 의도치 않은 충돌이 협력 중단이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인명의 살상을 동반하는 화생무기에 대한 폐기는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를 위 한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비핵화 협상 후반부에서 협상이 고착화되어 북한의 비핵화가 무산 되지 않도록 하는 한국 정부의 역할이 기대된다. 따라서 지금부터 비핵화 협상 전 과정에 대한 위기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은 일괄타결 방식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원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인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통해 큰 틀에서 합의에 이르렀더라도 세부 항목이나 방법 적인 측면에서 의견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비핵화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북한의 비핵화 상태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에서 지속적인 평화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비핵화는 남북관계의 발전을 통해 통일로 이르는 중요한 전제조건이 된다. 그러나 비핵 화 이전까지는 남북관계의 발전이 비핵화 성공의 전제조건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 해서, 비핵화 협상 이전까지는 남북관계 발전이 북한 비핵화의 ‘충분조건’이었던 반면, 비핵화 협상이 시작되고부터는 남북관계 발전이 북한 비핵화의 ‘필수조건’이 된 셈이다. 남북관계 발전 으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는 목표와 북한 비핵화 이후에 평화적인 남북관계를 보장받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추진전략으로 하였다. 즉, 북한 비핵화의 성공과 남북관계의 평화적 발전은 서로 묶여진 같은 목표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인식시킴으로써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하 는 것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북한 비핵화와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연계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추진전략의 구현을 위해서 는 우선 북한의 비핵화를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에 초 점을 맞추어서 핵심적인 실천과제들을 제시하였다. 위기를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미리 준비해 놓을 수만 있다면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 6·12 회담이 끝난 2018년 6월의 시 점에서 향후 벌어질 비핵화 협상에서의 위기를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본격적 인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깨닫는 것은 너무 늦다. 본 장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에 기초하여 어떠한 위기가 발생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를 위해, 첫째, 기존에 북한이 추구한 핵전략에 근거하여 현시점에서 핵능력을 재평가하고, 둘째, 비핵화 협상위기의 발생 가능성과 이에 기초한 단계별 위기발생 시나리오 예시를 제시함으로써 단계별 대응방안을 미리 준비하며, 셋째, 북한이 비핵화를 최종적으로 선택하도록 유인하는 전 략을 마련하는 것을 강조하였다.
첫째, 북한의 핵전략은 비핵화 이전에는 대미 최소억제전략을 추구하였으며, 이를 위해 미 본 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 과 수소탄 능력을 확보하려 노력하였으나 ICBM의 재진입 능력의 목 표를 달성하지 못함으로써,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력 완성’은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 하였다. 따라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임하게 된 계기는 핵능력에 대한 확신에 따른 핵군축이 아 니라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에 의한 피로감에 기인한 숨고르기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 고 있다. 즉, 향후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의 목표에 도달하도록 만들기 위 해서는 다양한 위기의 발생 가능성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북한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예상되는 위기발생 시나리오를 예상함으로써, 협상 실패의 가능성을 낮추고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준비를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3차례의 위기상황을 상정하였으며, 특히 고농축 우라늄(Highly Enriched Uranium: HEU)을 둘러싼 검증 과 사찰에서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서 남북관계 발전의 역할을 부각시켰다. 또한, 북한이 주장하는 ‘핵무력 완성’의 시점이 생각보다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을 통해서 비핵 화 협상의 시간이 북한보다는 미국과 국제사회에 유리하다는 것을 외삽법에 의한 북핵 완성시점 과 현실적 북핵 완성시점의 시간 차이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셋째, 비핵화 협상과정을 전망하고 비핵화 달성을 위한 국면전환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강조 하였다. 현재의 상황에 비춰 보면, 평창올림픽이 시작되는 2월부터 북한의 건국 70주년 기념일 이 있는 9월까지가 국면전환의 골든타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위 기가 고조되는 것을 일시적으로 중지시켰지만, 2018년 9월 전후까지의 골든타임을 활용하지 못 한다면 한반도에서 또다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골든타임 연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6·12 회담 이후에 다시 대치국면으로 돌아가더라도 대화시기에 최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물리적인 안전장치를 다중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다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는 있을 것이다. 6·12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선제적으로 제안하여 채택된 한미연합 연습의 중단은 골든타임을 연장하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비핵화 성공을 위한 한국 정부의 역할을 미국과 북한의 관계 속에서 정의하고 그 효과를 제시하였다.
북한 비핵화 성공전략을 위한 실천과제의 실행과 함께, 비핵화과정 전후에서 직면하게 될 민 감한 이슈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정책적인 결심이 필요한 사항을 제시 하였다.
첫째, 북한 비핵화 협상의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의 위험을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따라서 실패 의 원인이 되는 요인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며, 북한 비핵화 협상 ‘레드팀’(red team)을 구 성하여 발생가능한 모든 위기상황을 상정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한다면 비핵화과정에서의 다양 한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뿐만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위기상황이 예측이 되고 있는데, 특히 HEU 관련 문제는 미국 이나 북한이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수 있으며, 이것이 장기화될 경우 비핵화 협상은 실패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
둘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군비통제는 단계화하여 속도를 조절하고, 비핵화 협상과 무관한 방호분야에 대한 군사대비태세 강화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협상의 촉진을 위해 군비통 제를 통한 신뢰구축을 도모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비핵화가 완성되기 이전에 억제력을 약화시킬 정도의 군비통제는 오히려 상호 오판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단계적으로 실시할 필요가 있다. 한국형 3축체계(3K)는 기습공격에 대한 생존성을 담보하기 위해 방호체계의 보완 이 시급한 상황이다. 나아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외부 위협에 따른 국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국민방호체계의 구축은 안보불안감을 누그러뜨리는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 된다.
셋째, 평화체제 하에서의 국가안보전략을 지금 단계에서부터 고민하고, 북핵 위협이 사라지 더라도 주변국이나 비전통 안보문제와 같은 잠재적 위협을 고려한 군사력 건설방향에 대해서 계 획을 세워야 한다. 한미동맹의 역할과 성격, 미국의 대한반도 적극적 안전보장(Positive Security Assurance: PSA) 정책, 미사일 방어체계(Missile Defense: MD) 정책 등 굵직굵직한 안보 이슈들 이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국가안보전략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 것인지 더 늦기 전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Ⅳ장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에서는 비핵화 프로세스와 연계하여 추진해야 하는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등 제도적 차원의 평화구상 추진전략과 실천과제를 제안한다. Ⅳ장에서 제안하는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추진전략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안보 대 안보의 교 환프레임을 적용해야 한다. 둘째, 비핵화가 평화체제 전환을 촉진하고, 평화체제 전환이 비핵화 를 뒷받침하는 선순환과정이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실질적 평화정착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군 비통제를 실시해야 한다. 넷째, 남북한 당사자 원칙이 견지되어야 한다. 남북한 당사자 원칙에 입각하여 남북한이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주도권을 지니고, 국제사회는 이를 지지·협력하는 보완적 역할을 해야 한다. 다섯째,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비핵화 프로세스, 평화체제전환 프 로세스, 군사적 긴장완화와 군비통제, 북한의 대미·대일관계 개선,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이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여섯째,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해 다양한 회담형식이 고려될 수 있다. 향 후 남북정상회담, 남북미정상회담, 또는 남북미중정상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채택될 수 있다. 그 리고 한반도 평화협정은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서 논의될 수 있다.
4·27 판문점선언에서는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단계적 과정을 설정하였다.
Ⅳ장에서는 종전선언을 거쳐 평화체제로 가는 경로를 시나리오 별로 제시한다. 종전선언을 채택
한 후,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경로 A’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이다. 한반도 평화협 정은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4자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할 것이다. 4자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은 다차원으로 운영해야 할 것이다. 4자회담은 전체회의와 남북회담, 북미회 담, 한중회담 등 복수의 양자회담으로 구성될 수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체결될 수 있다. 예를 들면, 4자 전체가 합의하는 단일 문건이 채택될 수 있다. 또는 2+2+2 방식(남북평화협정, 북미불가침협정, 한중불가침협정)을 각 각 체결하고 이 협정들을 패키지로 묶어 단일 문건으로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식도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보장장치를 강구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의 보장장치로 6자회 담에 의해 국제적 보장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한반도 평화협정을 유엔에 기탁하여 국제조약으 로 인정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종전선언을 채택한 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경로 B’는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국제법적으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대신, 실질적으로 평화를 정착하는 방안이다. 평화 협정을 체결하는 대신, 실질적 평화체제 전환방식을 택하는 이유는 정전체제가 이미 작동 불능 상태인 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정전체제를 지탱하는 두 축인 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는 사실상 작동이 정지된 상태이다. 유엔사도 역할이 축소되어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전협 정을 법적으로 대체하는 절차를 밟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실질적으로 평화체제 전환을 모색하는 방법의 첫 단계는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하여 이 가운 데 실질적으로 남북평화협정에 담길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남북기본협정을 체결하고, 이 가 운데 전쟁종식, 불가침, 경계선, 평화관리, 군비통제 등을 명시할 경우, 남북평화협정 체결과 실 질적으로 같은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실질적 평화체제 전환의 두 번째 고리는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을 체결하여 북미 간 평화체제 전환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는 것이다.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에 상호 적대관계 청산, 선제공격 배 제, 관계 진전, 우호협력 관계 수립 등이 명시될 수 있다.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이 미 의회의 비준 동의에 의해 법적 효력이 발생하면 미국의 정부 교체와 관계없이 법적 효력이 발생할 것이다. 이 럴 경우, 미국의 정부 교체에 따른 정책변화 가능성에 대한 북한의 우려가 해소될 것이다.
남북기본협정과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에 의해 한반도 평화협정의 내용을 실질적으로 보장하 는 문건이 마련된 뒤, 이것을 국제적으로 보장하는 장치를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6자회 담을 개최하여 ‘6자 평화보장선언’을 채택하는 것이다. 6자 평화보장선언에는 정전체제의 종료, 남북기본협정 및 북미안전보장 합의문의 지지, 한반도 평화에 대한 지지 및 협력 등을 포함할 수 있다. 또한, 유엔에서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지지 선언을 채택하는 것도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에 대한 국제적 보장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두 가지 경로를 요약하면 아래 도표와 같다.
출발점: platform, 종전선언 (남북미정상회담)
→ 경로 A: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방안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단일문건, 또는 2+2+2 패키지), 6자 지지선언, 평화협정 유엔 기탁
→ 경로 B: 실질적 평화체제 전환방안
남북기본협정, 북미안전보장 합의문, 6자 평화보장선언, 유엔결의안
한편, 평화를 실질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상호 군사행동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임으로써 전쟁 발생 가능성을 억제하는 군비통제를 실시해야 한다. 우선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조 치를 실시해야 한다. 첫째,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상호 무력불사용에 대한 불가침 합의의 재확인 및 엄격한 준수가 이행되어야 한다. 둘째, 군사적 신뢰구축과 관련된 기존 남북합 의를 복원해야 한다. 셋째, 교류협력을 위한 군사적 신뢰구축을 추진해야 한다. 넷째, 대규모 부 대이동과 군사연습의 통보 및 통제문제, 군인사 교류와 정보교환문제 등 초보적 군사 신뢰구축 조치를 실시해야 한다.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와 함께, 운용적 군비통제를 실시하여 상호투명성을 증대해야 한다. 특 히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 전방 배치 무기 및 병력의 후방이전 등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무력충돌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배제하기 위해서 구조적 군비통제(군축)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앞으로 미국과의 빅딜을 통해 핵무기를 폐기하고 경제발전에 올인하려 한다 면, 군사비 감축 및 경제인력 확보를 위해 병력감축을 우선적으로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경우 남북한 간 병력감축과 함께 기습공격용 무기의 제한, 상대방 수도권에 대한 안전보장조치 등이 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전방에 배치된 병력 및 무기의 우선 감축 및 철폐가 핵 심 과제가 될 것이다. 아울러 남북한의 노후 장비 및 전력을 폐기하는 방안도 의제가 될 수 있다. 또한, 북한으로 하여금 국제적 군비통제 및 군축 협약에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대량살상무기, 미 사일, 재래식무기 등에 대해 국제사회의 규범을 준수할 것을 촉구해야 한다. 한편, 병력 및 무기, 장비의 감축이 상당한 규모로 이루어지면, 북한 군수산업의 민수 전환(conversion)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전환이 가져 올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도 마련해 야 한다. 첫째, 북미회담, 남북회담, 6자회담의 상호관계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 평화체 제 전환은 한미동맹과 유엔사 등 한반도 안보상황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이므로 이에 대한
중장기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셋째,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에 따른 과도적 안보관리방안, 미래 국방정책에 대한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대내외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협정, 또는 남북기본협정은 조약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내적으로 국 회의 비준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여야 정당 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또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대해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만약 북미안전보장 합 의문이 채택되면, 미 의회도 이에 대해 비준동의를 함으로써 이 문건이 법적 구속력을 갖도록 해 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반도 평화협정을 유엔에 등록하여 국제법적 문건으로 효력을 지니도록 해야 할 것이다.
Ⅴ~Ⅸ장 대주변국 외교 강화방안에서는 Ⅱ장에서 살펴본 한반도 주변 국제환경을 배경으로
Ⅲ장의 비핵화 전략과 Ⅳ장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방안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아세안 등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Ⅴ장부터는 Ⅳ장 에서 ‘평화기반 조성 → 평화협력 증진 → 평화정착’의 3단계로 제시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단계별로 주변국과의 양자외교에서 요구되는 실천과제들을 제안한다.
가. 미국
향후 북미 간의 비핵화 협상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작업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양국 간의 긴밀한 조율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제시된 ‘최대압박과 관여’ 전략의 목표는 최대한의 압박과 경제적 제재를 통해 북한으로 하 여금 비핵화의 결정을 하게끔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화염과 분노’, ‘코피전략’ 등 대북 군 사적 수단에 대한 거리낌 없는 레토릭 사용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은 외교적 접근법에 우선순위를 두었으며, 이를 통해 북한이 도발할 명분을 주지 않음과 동시에 핵 개발과 도발에 대해 북한이 치러야할 비용을 지속적으로 높여왔다. 궁극적인 북한 비핵화의 기 대수준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였으며, 이를 위해 국제사회의 적 극적인 협력을 구하기 위한 미국의 관여정책이 이행되어왔다.
2018년 6월 12일 성사된 북미정상회담은 이와 같은 비핵화 캠페인이 구체적인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되었다기 보다는 반세기 넘은 적대관계를 청산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근본적인 안보불안 요인을 없애주는 접근법을 택하였고, 북한 은 비핵화에 대한 공약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회담은 마무리 지어졌다. 다만 북측이 얻어내고자 했던 종전선언과 제재해제, 미국이 추구해온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경 우 후속 고위급 회담을 통해 논의해야하는 의제로 남겨졌다.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 접근법은 북핵의 초기 가시적 폐기에 집중될 것이며, 이러한 일정은 미국의 국내정치적 일정과 맞물려 구조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2020년으로 공식화된 북 핵문제 해결의 시점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있으며, 2018년 중간선거를 위해서 가 시적인 조치가 도출되도록 미국의 대북 외교가 집중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북한 문제를 정치화 시킬 수 있는 계기들이 존재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의 성공을 이끌어내기 위 해 성급하고 일방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향후 비핵화 협상과정에서 중요한 행위자는 미국 행정부뿐만이 아니라 미국 의회일 것 이다. 북한의 비핵화 검증 기준을 마련하고 정기적인 검증체계를 구축할 뿐만 아니라 비핵화 이 후 제재해제 및 종전협정까지 의회의 비준이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본다면 미국 행정부와 의회에 대한 전방위적 채널 구축 및 활성화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평화증진 및 평화정착 단계에서 북한의 핵무기 동결과 불능화, 폐기의 과정이 중단 없이 진행될 시 구축될 평화체제의 경우도 미국 의회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더욱 중요한 점은 한미동맹과 유엔사 등 한반도 안보질서의 변화와도 연동되는 바, 한미동맹의 성격과 위상에 관 해 동맹 차원의 논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평화체제 전환과정에서 불가피한 유엔사의 해 체 혹은 새로운 임무 부여를 위해 한국은 미국을 포함한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에 대해 평화체제 의 당위성에 대해 지지를 얻어내야 할 것이며, 유엔 회원국들 모두에 대해서도 제재국면에서 평 화국면으로 이행되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은 미중관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 전략 차원에서 이와 같은 안보질서 변화를 고려 할 것이므로, 미중관계와 미일동맹의 변화추이를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한반도의 새로운 안보질 서가 한반도 평화체제 속에 안착할 수 있도록 주변국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나가며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이해를 공유해야할 것이다.
나. 중국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지역안정과 자국의 발전, 자국 주도의 질서형성에 도움이 된다 고 인식해왔으므로 현 남북미 주도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지지하는 입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자국이 소외된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의 급속한 진전과 그에 따른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북중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자국의 존재감과 역할을 대 내외에 과시하면서 향후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향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중국의 건설적 역할과 협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한중 간 형성 된 정책공감대와 관계개선 동기를 활용하되, 협력을 제약할 수 있는 미중 전략적 경쟁구조와 북 중관계의 긴밀화, 한중관계의 취약성 등을 고려한 추진전략과 실천과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의 발전이라는 대중 외교목표에 따른 정책방 안들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상하는 단계별 목표-평화기반 조성, 평화협력 증진, 평화정착-와 상호 조응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중관계의 전략적 관리, 한미관계와의 조화, 북중관 계를 활용한 한중협력 방향 설정, 다자간 접근을 통한 한중협력 유인 등을 우선적 추진전략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단계별 구상에 맞춰 한중외교의 실천과제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 다. 평화기반조성 단계에서는 남북 및 북미협상에 중국의 직접적인 참여가 불가한바, 중국의 역 할은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설정되 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동을 방해하지 않고 추 진동력을 강화하는 데 건설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한중협력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중 전략적 소통채널 구축 및 이를 통한 중국의 외교적 지지 유도,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 한 설득 및 공동연구 추진, 중국의 과도한 개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상황관리 등에 주력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가 중국의 국익에도 부합함을 강조하고 지금까지 중국의 역할을 존중하 되, 3자선언의 당위성과 남북 및 북미 평화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향후 비핵화 검증 및 보상, 평화협정 논의 등에 적극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한반도 신경 제구상과 관련, 남북중 협력을 위한 공동연구를 제안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북 한의 대중국 경사를 방지하고 우리의 주도력을 확보하는 한편,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상호 선 순환 될 수 있도록 조율해야 한다.
평화협력증진 단계에서는 남북기본협정과 북미평화협정의 체결, 비핵화 보상 등에 중국의 직 접적인 참여가 불가피한바, 중국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유인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미중 간 갈등 이 야기되지 않도록 (가칭) 한반도 평화협의기구를 구성해 주한미군 주둔과 사드문제 등 중국이 우려하는 사안을 협의함과 동시에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 북일수교 과정에서 중 국의 건설적 역할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동시에 한중 간 군사교류를 확대해 신뢰를 증 진시키는 한편, 남북중 교류협력사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평화정착 단계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의 국제적 보장 및 항구적 유지를 위해 중국과의 협력 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남북경제협력과 동북아경제협 력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고 실질적 논의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국 협력외교 강화를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가동을 위한 한중 간 협력수준의 조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향후 양국 간 협력의 유인 및 확대를 견인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전략적 소통채널의 구축이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관련 한중 간 이견을 조정하고 건설적 역할을 유인하기 위한 공동연구와 논의도 필요
하다. 아울러 중국을 포함한 소다자 협의체의 추진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밖에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는 과정 전반에 한중 양국 국민 사이의 신뢰증진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공감대 형 성이 긴요한바, 대중국 평화공공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다. 일본
일본 아베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상황에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대북제재를 강 화하면서도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를 모색하고 있었다. 2018년 6월 북미정상회 담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일대화에 대한 의향을 확인하면서 이제 아베 정부는 북일정상 회담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변화하는 가운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 실현을 위 한 대일본 외교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 시절에도 일본은 남북의 ‘평화공존’에 동의하면서 평화롭고 번영된 한반도가 동북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고 있 고, 아베 수상 역시 한반도 비핵화가 동아시아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불가결하다는 인식을 여러 차례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일 간에는 일본군위안부 해결 합의, 노동자상 일본 영사관 앞 설치 문제 등 특히 과거사를 둘러싸고 여전히 갈등 요인이 상존하고 있 다. 이러한 한반도 및 한일관계를 고려했을 때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 실현을 위한 한국의 대일 외교는 단기적 뿐만 아니라 중장기적 추진전략 및 실천과제 설정이 필요하다.
일본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당면 과제인 북한의 비핵화와 일본인 납치자 문제 가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일본의 독자적인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북일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변국들이 북한과 대 화를 추구하는 가운데 이제 일본도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평화와 번영의 한반 도’ 개념은 일본 국민들에게 매우 낯설다고 평가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일본 정부 및 국민들이 북한을 ‘비정상적’인 국가 및 정부체제로 인식하는 요인이 크게 작용하였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 의 대일 외교는 다음 6가지 측면에서 추진전략이 전개되어야 한다.
첫째,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아베 정부의 지지 확보, 둘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에 대 한 일본 국민들의 지지를 얻는 추진전략 필요, 셋째, 동아시아의 평화공동체 및 경제공동체 실현 을 위한 일본의 지지 및 역할 도출, 넷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의 한일이 포함된 다자협력 구도로 유도, 다섯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이 일본인 납치피해자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 음을 홍보, 여섯째, 다양한 형태의 일본과의 사회교류 확대이다.
위와 같은 추진전략을 세우고 ‘평화기반조성’ 단계에서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의 명확 하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가 동아시아 평화와 안정 및 일본의 안보에 필수불가결함을 일본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효과적인 방법 으로는 ‘언론’을 통해서 전달하는 방법과 학계와 전문가 모임을 적극 지원하는 방법을 통해 이론 적으로 뒷받침한다. 특히 북일 간에 북일대화가 시작되는 가운데 북일대화가 안보면에서 군비 확장을 지양하면서도 일본 안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북일 간 경제교류 및 일본의 대 북투자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익이 되는 정책임을 명확히 하는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평화증진’ 단계에서는 북일관계가 진전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일본을 적극적으로 한반도문제 에 관여시킬 수 있는 실천과제 설정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과거 6자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일본이 참여하였던 것처럼 6자가 한반도 평화보장을 선언하는 형태 속에 일본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이는 아베 정부가 보통국가를 추구하면서 국제공헌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감 안하면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보통국가 일본의 역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 한, 기존 일본의 대외투자 확대 및 국제공헌 확대가 평화통일을 위한 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서 ODA 투자 및 능력구축지원 등을 통한 국제공헌을 명목으로 한 한일협력 구상이 필요하다.
‘평화정착’ 단계에서는 북일 국교정상화를 통해 북일 간 완전한 상호교류가 시작되는 단계이 다. 특히 북일 국교정상화와 함께 전쟁 및 전후배상(일본측은 경제협력자금 주장)을 통한 북한 경제 발전 지원이 구체화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한반도를 넘어선 ‘동북아지역의 평화’라는 시점 에 입각한 새로운 평화와 번영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따라서 아베 정부가 주장하는 안보 네트워 크(인도-아세안-호주-미국)와 중국을 포함하는 다자안보 및 경제협력의 제도화를 추진해야 한 다. 단, 이러한 지역 차원의 다자간 협력의 제도화가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이어서는 안 되며, 한 반도 평화와 동북아 평화가 동일한 지향점을 가진다는 점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는 2018년 평창올림픽이 한반도 평화 조성의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감안해서 2020년 도쿄올림
픽, 2022년 베이징올림픽으로 이어지는 평화의 올림픽 패러다임을 통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
축하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을 종합적으로 전담 하고 추진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 구축이 필요하다. 둘째, 미국과 중국의 강대국 정치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과 일본의 미들파워 외교 협력 시행이 필요하다. 셋째, 무엇보다 한일 관계의 한계를 인정하면서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문재인 정부의 ‘평화와 번영의 한 반도’ 구상이 일본의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일본에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 다. 다섯째,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 경험이 있는 일본 내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평화와 관련된 문화외교 활동에 주목하고 적극적인 대일본 공공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평화와 번
영의 한반도를 맞이할 미래세대로서 일본 대학생들의 역할에 주목하고 이들의 평화·번영 활동 참여를 촉진시킬 필요가 있다.
라. 러시아
러시아는 북한체제의 보장을 북핵문제 해결의 관건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는 향후 중 국과의 긴밀한 공조 속에서 대북 경제제재 완화와 남북러 삼각경협의 재시동을 통해 한반도에 대한 역할을 확대하는 데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또한, 러시아를 포함한 6자회담 형식의 비핵화 협상이 동북아지역 전체의 안보체제 구축 논의로 확대되도록 관련국들을 설득해 나갈 것 으로 전망된다.
이에,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을 실현하기 위한 우리의 대러 외교 전략의 핵심은 러시아 극 동지역 개발과 남북러 삼각경협을 연계시키는 이경보정(以經補政)으로 수렴된다.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 대북·통일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야 하는 우리에게 악화된 미러관계 하에서 러시아와의 전폭적인 협력에는 제약이 불가피하다. 다시 말해, 미러관계가 전향적인 개선 방향으로 나아가 지 않는 한, 한러 간 정치·안보적 협력에는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러시아로 하여금 평 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 즉 러시아 극동지역의 개발을 위 해 한러가 함께 고민하고 윈윈(win-win)하는 협력 구도를 구축해 나가는 작업이 우선되어야 한 다. 이것이 경제로써 정치를 보완하는 이경보정의 전략이다. 또 평화롭고 번영하는 러시아 극동 지역은 한러 협력의 출발점이자 통일 한국의 외교 지평을 확대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인식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경보정의 추진전략을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대러 외교 강화는 다음의 3단계 실천과제 수행을 통해 구체화될 수 있다. 첫째, 평화기반조성 단계에서 남북한 간 대화와 교류가 본격화되고 북미대화에서 일정 정도의 진전이 가능해지면 분명 러시아는 환영하는 의사를 표명 하고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역할을 자임하고 나설 것이다. 이 단계 에서 러시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기본 전제는 북한의 체제 보장을 확신시키는 일이다.
평화기반조성 단계에서는 미중관계와 미러관계가 대폭 개선되는 것과 한반도 주변 4국이 한 반도의 평화기반 조성에 적극 합의하고 협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반도 주변국들의 우호적인 양자 및 다자관계는 우리의 평화와 번영 전략의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한 국은 남북관계의 전향적 진전이 강대국 간 관계, 특히 동북아에서 첨예화되고 있는 국가 간 긴장 관계를 완화하는 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계시키는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대화로 이어졌듯, 미중과 미러 간에 내재하고 있는 갈등의 완
화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 균형자 역할에 주력해야 한다. 아울러 이 단계에서는 유명무실한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시키고, 한러 정상 및 민관 차원의 신뢰 형성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서 소규모 차원의 협력을 진전시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 내고, 이것이 한반도 평화기반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러가 머리를 맞대는 일이 중요하다.
둘째, 평화증진 단계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신고, 동결 및 검증이 실현될 경우, 이 과정에 러시아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6자회담을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러시아의 참가 하에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러시아는 한반도 위기 해결을 위한 3단계 해법에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에 대한 나름의 구상을 밝히고 있는바, 러시아의 협력 도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러시아를 배제한 상태에서 진행 될 가능성이다. 러시아는 자국(소련)이 한반도 정전협정의 당사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종전선언 에 참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의 평화체제 전환과정에서 러시아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밝혀 왔고, 6자회담 형태의 논의가 가장 바람 직할 뿐만 아니라, ‘유일한’ 방식임을 강조해 왔다.
따라서 남북기본협정과 북미불가침협정이 체결되면 6자에 의한 평화보장 선언이나 유엔 결 의안이 필요함을 요구할 것이고 이를 실질적인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제도화 수준까지 연계시 키려 시도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한국은 러시아를 참여시키는 결단과 배려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러시아가 한반도 통일과정에서 우려하는 사안이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임을 고려하 여, 러시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한러 군사안보협력을 추진할 필요도 있다. 이 단계에서는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완화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남북러 삼각경협이 구상 단계를 벗 어나 본격적인 추진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평화정착 단계에서의 관건은 우리 정부가 미러, 미중 관계의 관리를 통해 한반도 주변 4강의 협력 구도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작업인 바,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과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의 제도화를 본격적으로 연계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만일 이 단계에서 북핵 폐기가 실현될 경우 극동지역 개발에서의 다자경협 기반이 활성화되면서 러시 아의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이 부각될 것이다. 이 단계에서는 남북한과 러시아의 틀을 넘어 중국, 일본, 미국 등을 참여시킨 소다자주의적 경협이 유효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과 동시에 러시아 극동지역의 평화지대화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 아세안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상 실현을 위한 주변국 외교 중에서 대아세안 외교는 다른 주변 4강 외교와는 달리 새로운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주변 4강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한반도문제에서 한 발짝 떨어진 아세안은 한반도문제와 관련해서 기존 한국의 노력에서 여러모로 다른 특성을 지닌다.
우선 대아세안 외교 추진환경에 있어서 몇 가지 중첩된 모순이 존재한다. 한국이 요구하는 바 와 아세안이 한반도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여건 사이에 일정한 간극이 존재한다. 아세안이 한반 도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와 한국이 아세안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다. 아세안 은 한반도의 평화국면에 관여하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한국은 북한과 갈등국면에서 아세안의 관여를 요청해왔다. 아세안은 객관적으로 아세안-북한 관계, 아세안정치안보공동체 건설 노력 등 한반도문제에 관여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을 지녔지만 아세안이 가진 전략적 태도는 한반도문 제에 대한 건설적 관여와는 거리가 있다.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대아세안 외교의 추진전략은 크게 한국의 대아세안 접근 방법 변화 와 신남방정책의 성공적 수행으로 나눠볼 수 있다. 전자와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전략은 한반도 의 평화(불안정)가 어떻게 아세안에게 이익(불이익)이 되는지 구체적인 사례와 근거를 가지고 설 득하는 것이다. 또한, 아세안이 한반도문제의 해결, 북핵문제의 해결과 북한의 장기적 안정과 번 영에 어떻게 관여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한국이 먼저 제시해야 한다. 비전통 인간안보 문제 해결, (체제 전환 후) 경제성장의 경험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반도문제에 대한 아세안의 건설적 관여, 나아가 한-아세안 관계 발전을 위해 신남방정책의 성공은 반드시 필요하다. 신남방정책을 통한 한-아세안 관계의 발전, 상호의존성 강화는 자연스 럽게 아세안이 한반도문제에 관여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낸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문제를 가지고 아세안에 접근하는 한국의 전략도 일방적 요청이 아니라 안보문제 관련 상호 공통의 인 식에 기반한 호혜적 협력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 구상의 실현을 위한 아세안 외교전략을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과정의 단 계별 구상 – 평화기반 조성, 평화증진, 평화정착 – 에 맞춰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평화기 반조성 단계에서는 평창올림픽,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이후 만들어진 한반도 대화 국 면 속에서 아세안이 한반도문제에 관여해야 하는 이유에 관한 구체적 설명과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신남방정책의 평화원칙을 강조함으로써 과거 안보라는 프레임에 구속되었던 한-아세안 간 협력의 새로운 프레임을 설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 간 뿐만 아니라 보다 솔직 하게 평화협력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트랙 2 협의를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아세안 이 한반도문제에 새로운 태도로 관여할 수 있도록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상황을 아세안 국가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