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한반도 주변 국제환경 분석
3.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아젠다
가.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과 평화플랫폼
문재인 정부는 동북아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구상으로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이하 동 플) 구상을 제시했다. 본 구상이 제기된 배경은 국제질서가 재편되고 있는 오늘날 중국은 일대일 로(一帶一路) 구상, 일본은 ‘지구본을 부감(俯瞰)하는 전략’ 및 ‘안보 다이아몬드’ 구상, 러시아는 신동방정책 등을 표방하면서 새로운 세력권 구축을 시도 중이다. 이러한 주변국들의 움직임에 대응해 한국은 우리를 자국의 영향권으로 편입하려는 주변국들의 시도에 대응할 중·장기 전략 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동플 구상은 중견국(middle power)으로서의 한국의 위상을 활용해 지정학적 취약성을 극복, 동아시아에서 평화를 주도하는 건설적 동반자로서 자리매김하는 것을 지향한다. 여기에서 ‘플러 스’의 의미는 △공간적 확장, △이슈 영역의 확대, △참여정부의 ‘동북아시대’ 정책구상의 발전적 계승을 의미한다. 우선 공간적 확장은 우리의 외교안보 지평을 동북아를 넘어, 아세안, 몽골, 인 도, 호주, 러시아, 유럽까지 협력의 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유연성을 견지하는 것을 말한다. 동 북아가 한국의 생존이 달린 핵심지역이며 최우선 순위임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동북아의 틀에 갇혀버릴 경우 안보딜레마와 진영 대결의 재생산으로 이어질 우려도 존재한다. 이슈의 확 대는 단순히 국가의 생존을 위한 안보 논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공영과 사회문화, 가치외교, 공공외교의 차원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동플의 평화의 축으로서 다자협력체제를 촉진 하는 평화공동체플랫폼을 통해 역내 다양한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평화협력 플랫폼 구상에서는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역내 미중 경쟁구도의 고착을 완화하고 배타적 진영논 리의 극복을 위한 다자협력의 모멘텀 유지가 핵심이다.10)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구상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역내 주요 행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앞에서 검토했듯이 아시아-인도-태평양지역에서는 당분간 미중 간 경쟁과 힘 겨루기 양상이 보편적 양상이 될 것이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 NSS에서 지적했듯이 미 국이 중국을 미국 주도의 기존 질서에 대한 전략적 경쟁자로보고 적극 대응할 경우 아시아에서 지정학적 경쟁, 특히 아시아 국가들을 통한 대리(代理) 세력경쟁이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 상 미국과 일본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언급한 것은 부상하는 중국에 대한 견제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NSS 내용처럼 실제로 중국을 경쟁자로 상정
10) 대한민국 외교부, “동북아평화협력플랫폼,” 2017 참조.
하고 압박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보여온 중국에 대한 거친 언사에
통상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 구축, 북핵문제 진전 및 남북관계 개선 동향을 보아가며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언론은 2017년 4월 15일 열병식 당시 한국 언론이 무수단 개
11) John Schilling, “North Korea’s New Hwasong-12 Missile,” 38 North, May 24, 2017, <http://38north.org/2017/05 /jschilling052417-2/> (검색일: 2018.05.26.).
12) Michael Elleman, “The Pukgukson-2: Lowering the Bar on Combat Readiness?” 38 North, May 25, 2017, <http://
38north.org/2017/05/pukguksong2_052517> (검색일: 2018.05.30.).
13) John Schilling, “The Pukguksong-2 Approaches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 38 North, May 24, 2017, <38north.
org/2017/05/jschilling052417/> (검색일: 2018.05.28.).
는 자체 ICBM 개발일정에 따른 장거리미사일 능력 확보라는 차원 외에도 “핵억제력을 중추로
철폐 및 검증(남한 내 미군기지 사찰 명분?), ③ 핵타격수단의 반입 금지, ④ 핵무기 위협·사용금
버렸다”고 했다.15)
(critical juncture)에 들어섰다. 과거 협상의 실패와 최근 북한 핵과 미사일 고도화 속도를 감안
의 중요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하지만 전체 선언문 중 비핵화 내용은 한반도 평화체 Treaty: NPT)과 국제원자력기구(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IAEA)의 안전조치에 복 귀할 것을 공약하였다’고 한 것에 비추어 보면 구체성 면에서 많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 원론적인 합의라 할 수 있다. 공동선언문에 CVID 표현이 명시적으로 들어갈 것을 기대했던
에 어정쩡한 비핵화 합의로 미봉하고, 이를 북미 양국이 외교적 대성공으로 포장하는 경우이다. 그렇게 되면 대북제재는 해제되고 이행과정(신고, 사찰, 검증)에 문제가 생겨도 이 흐름을 되돌 리기는 불가능해진다. 결국 북한은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서 파키스탄의 길을 따라가게 될 가 능성이 커진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외교적 성공일지 몰라도 한국으로서는 극구 피해야 할 사태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매우 성공적이라고 발표했다. 이제 잔치는 끝 나고 냉정한 마음으로 한국에게 다가올 손익계산서에 대비를 해야 한다. 완전한 비핵화가 이행 되는지, 비핵화 비용은 어떻게 분담할지, 그리고 주한미군 감축, 유엔사 위상변화 등 한국이 부 담해야 할 부분을 냉철한 국가이익의 관점에서 대비해야 할 것이다.
향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핵심 조치들은 결국 포괄적 합의, 단계적 이행이라는 형태 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첫째, 남북,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이 큰 틀에서 합의되었다. 둘째, 향후 과제는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 방식과 최종 시한의 확고한 설정 이 핵심이 될 것이다. 일정이 합의되면 단계별 비핵화 마일스톤 진행일정이 확정되고, 비핵화 최 종 시한까지 신고, 검증, 폐기 일정을 설정하고 엄격한 일정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구체 적 비핵화 조치가 시작되면 북한의 조치와 상응하는 보상을 정교하게 매칭시키는 작업이 뒤따라 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IAEA 사찰단 복귀, 북한의 NPT 재가입 등에 대응하여 한미군사훈련의 비 핵화(전략자산 동원 제한), 제재 완화, 에너지 지원, 관계정상화 등 단계별 인센티브 제공이 논의될 전망이다. 넷째, 상기 일정 지연 시 더욱 강한 제재가 자동적으로 복원되는 스냅백(snap-back) 장치를 마련하고, 가능하다면 반드시 중, 러가 이에 동의하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섯째, 비핵화가 불가역적인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도달하면 포스트-비핵화 조치사항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한반도 평화체제, 북한 핵개발 관련 인원과 시설의 민수 전환(conversion 장치), 비핵화 관리를 위해 다국적 교육센터(Center of Excellence)를 설치하거 나 신뢰구축 때까지 상시 모니터링 체제 구축, 북한경제 회생방안(국제투자, 경제특구 추가 건 설) 등이 후속 과제가 될 것이다.
17) Sang Hyun Lee, “Historic Summit, less-than-historic Outcome,” Policy Forum, Asia & the Pacific Policy Society, June 13, 2018, <www.policyforum.net/rapid-round-trump-kim-summit/>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