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NICE, 제21권 제2호, 2003
필자는 지난 2월말 이집트 Luxor에서 열린 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lar Energy and Applied Photochemistry에 참가하였다. 본 학회는 처 음 가보는 학술회의 참가의 목적 이외에도 회의장소 가 ‘이집트’라는 매우 매혹적이면서 동시에 쉽게 가볼 기회가 없는 나라인 점에서 필자를 들뜨게 만들었다.
이집트로의 항공편은 일주일에 두편 밖에 없는 관계 로 필자는 학회 하루 전에 도착하여 학회가 끝난 뒤 하루 더 머물러야 했기 때문에 이집트의 거리와 풍물 을 둘러볼 충분한 시간을 가져 색다른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매우 유익한 여행이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두바이 공항을 경유하여 카이 로에 도착하였다. 잠시 기착한 아랍에미레이트의 두 바이 공항은 지금까지 필자가 본 공항 중 가장 호화로 와 인상에 남는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카이로는 도 시 전체가 연한 황토 빛 톤의 묘한 느낌을 주었다. 카 이로에는 2월 22일 토요일 아침에 도착하였는데 Luxor로 가는 비행기가 저녁 늦게 있어 거의 하루를 카이로에서 보내야만 했다. 카이로에서 시간을 어떻 게 보낼까 궁리하며 공항 문을 나서는데 여행사 직원 인 듯한 이집트 사람이 접근하여 제의를 한다. 하루 종일 가이드 딸린 차로 주요 관광지를 돌아보는데 비 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이집트인 가이드를 데리고 카 이로 관광에 나섰다. 가이드의 이름이 Ahmed라 Caltech 화학과의 이집트 출신 노벨상 수상자 Ahmed Zewail 교수와 이름이 같은 것 같아 혹시 Zewail 교 수에 대하여 들어본 적 있냐고 물어보았더니 이집트
의 자랑이라며 열렬한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가이드 의 입에서 ‘femto second’라는 단어까지 튀어나오는 것을 듣고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었는데 이집트인이 라면 Zewail 교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았다.
카이로 공항 내 서점에는 Zewail 교수의 영문 자서전 이 가장 눈에 잘 띠는 곳에 전시되어 있었다. 한 명의 과학자 영웅이 많을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과학기 술자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대우가 높아져야 영웅 적 과학자가 출현하는 것일까 아니면 영웅적 과학자 의 출현이 과학기술자들의 위상을 높이는 것일까? 우 문인 것 같다. 어쨌든 우리나라에도 국민적 영웅 대접 을 받는 과학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카이로가 인구 1,500만의 대도시라니 서울 못지 않 게 혼잡하였다. 시내에서는 현대 자동차가 자주 눈에 띠었다. 먼저 유명한 이집트 박물관을 둘러보았는데 전시물의 거의 전부가 돌로 만든 것들이라 특이했다.
대부분의 박물관에서는 목재, 금속재, 도자기, 그림 등 전시물의 재질이 매우 다양하지 않은가? 다음은 사진 으로만 보던 기자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이들 역시 돌 덩어리들! 이집트는 돌의 나라?)를 방문하여 피라 미드 속을 들어가 보기도 하고 관광용 낙타를 타본 것 이 매우 독특한 체험이었다. 카이로 전통 시장의 인파 를 헤치고 걸어 다니며 상인들과 싸구려 기념품들을 흥정하던 일, 이슬람 사원 안에 들어가 참배하는 평화 로운 이집트인들을 지켜볼 수 있었던 일 등은 카이로 에서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여행 중에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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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 용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email protected]
중에 하나가 이집트인들은 말이 매우 많으며, 쾌활하 고, 생활이 궁색해 보여도 낙천적이고, 이방인들에게 도 거부감을 표시하는 것 같지 않다. 카이로 시내나 관광지를 돌아다닐 때 필자 이외의 동양인은 거의 찾 아 볼 수가 없는 데도 낯선 이방인의 출현에 특별한 시선을 주지 않는 분위기가 관광객 입장에서는 매우 편했다. 한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면 관광지 상인들의 극성스런 호객행위... 역시 사람 사는 동네는 문화에 관계없이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
Luxor는 수도 카이로에서 항공기로 남쪽으로 한시 간 정도 떨어져 있는 나일강 중류 상에 위치한 조그마 한 도시이다. 그러나 고대 이집트의 신왕국 시대에는 수도로 번영하였던 곳으로 고대 유적이 매우 풍부한 이집트의 유명한 관광도시이며 우리 귀에도 익숙한
‘투탕카멘’ 왕의 무덤과 유물이 발굴된 곳도 바로 Luxor이다. 학회가 열린 Luxor 힐튼호텔은 나일강변 에 자리잡은 곳으로 필자가 투숙한 방에서 바로 나일 강이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호텔 방에서 바라 본 나일강의 석양은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본 학술회의는 카이로에 소재한 Ain Shams Univ.
(이집트에서 두 번째로 큰 대학)의 Photoenergy center에서 2년마다 개최하며 Luxor에서는 이번이 처 음인 것 같았다. 학회는 2월 23일 일요일 저녁에 환영 리셉션을 가지며 시작되었다. 개회식에 이집트 교육 과학부 장관, 보건인구부 장관, Ain Shams Univ. 총 장 등이 참석한 걸 보면 이집트 정부에서 적극 지원하 는 것 같았다. 학회 준비 및 운영을 Photoenergy Center director인 Abdel-Mottaleb 교수가 주관하였 고 학회규모는 참가인원 200여명 정도의 그리 크지 않은 모임이었지만 그 내용이 solar cell & photo- voltaics, photosynthesis, photocatalysis, environmental photochemistry, photobiology & phototoxicity, spectroscopy & photodynamics, photofunctional nanomaterials, photophysics 등 광과학의 거의 전 영
역에 걸쳐있을 만큼 다양하였다. 소규모이면서 이런 학제적 성격을 띠는 학술모임은 흔하지 않을 것 같다.
발표논문들의 내용도 수준이 높았으나 너무 다양한 분 야를 다루느라 한가지 분야의 깊이있는 내용을 기대하 기는 힘들었다. 광과학과 관련된 일을 하는 연구자라면 한번 참석해 볼 것을 권한다.
흥미로운 것은 200여명이나 되는 참석자 중에 필자 가 본 미국인은 단 한사람 뿐이었다. 이라크전이 임박 한 상황이 미국인들의 이 지역 여행을 꺼리게 하는 것 같다. 참석자들의 대부분은 유럽인이었다. 이라크 전 발발의 위기가 이집트 경제를 심각히 위축시키고 있 음을 관광지 상인들로부터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집트의 주 수입원이 관광업과 수에즈 운하라고 하는 데 전쟁이 나면 이 두 가지 수입원이 모두 절단 난다 고 울상이다. 관광객들도 최근들어 급감했다는데 세 계 주요 관광지에서 발에 차이는 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이집트에서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Luxor 나 일강변의 유람보트 호객꾼들의 태도는 거의 필사적이 다. 가난의 굴레가 고대 영광스럽던 이집트 문명의 후 예들을 속박하는게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이번 학회참석의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주최 측 에서 마련한 고대 유적 단체관광이었다. Luxor에는 많은 신전들과 왕릉들이 모여 있는데 수요일 하루종 일 이들 유적들을 구경하였다. 카르낙 신전,
장제전, 람세스 3세 장제전, 왕가의 골짜기 등을 둘러 보았으며 그 유명한 투탕카멘 왕의 무덤도 구경할 수 있었다. 학회 참석의 성과는 무엇보다 사람들을 만나 친해지는 일이 아닌가 싶다. 보통 해외학회를 참석하 면 한국 분들이 몇 명은 있게 마련이어서 주로 이들과 어울리게 되는데 이번 학회에는 한국에서 필자 혼자 만이 참석하여 좀 심심했지만 자연스레 외국 학자들 과 어울릴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인도 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의 Kumar 교수, 일본 Meisei 대학의 Hidaka 교수, 호주 New South Wales 대학의 Scott 박사 등과 친해진 것이 소득인 것 같다. 특히,
NEWS & INFORMATION FOR CHEMICAL ENGINEERS, Vol. 21, No. 2, 2003…253
학·회·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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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참·관·기
Hidaka 교수는 필자의 발표를 듣고 자신의 연구에 적 용하고 싶다고 공동 연구를 제안하기도 하였다.
Organizer인 Abdel-Mottaleb 교수는 매우 인상이 순 하고 사람이 좋고 부지런한 사람 같았다. 학계의 인맥 또한 두터워 보였으며 이러한 그의 역량이 본 학술회 의를 성공적으로 연속해서 이끌어 나아가는 것 같다.
우리도 독자적인 국제학술회의 하나 만들어 볼 때도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학회를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여행 중에 또는 대화 중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이디어들 또한 출장의 소중한 성과가 아 닌가 싶다. 두뇌는 일상에서 탈출하면 조금 다르게 작 동하는 것 같다. 독자들도 비슷한 경험을 하는지 궁금 하다.
나일강 유람보트 위에서 인도 IIT의 Kumar 교수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