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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Society of Health-System Pharmaci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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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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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한정된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과 그에 따른 생산성의 극대화를 위해 1990년대 이후 보건의료분야에서는 지 속적으로 의료개혁(Health reform 또는 Healthcare reform)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많 은 나라에서 의료개혁에 따른 보건의료정책 확립을 중 요한 정책과제로 추진하여 안정적인 사회 환경을 조성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추진 방향 이 보건의료정책을 의료서비스의 재원조달과 의료 제 공체계 등에 대한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보건의 료의 최종 가치인 건강수준의 향상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의료서비스의 재원 조달과 의료 제공체계의 효율적인 운영이 보건의료정책의 기본체 계 구성에 있어 중요 요소인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로 건강수준을 향상시킨다고 말하기 는 어렵다. 즉, 단순한 시장경제 논리로 설명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수준의 향상이 의료서비스에 의해 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외 다른 요인들에 의해 서 종합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의료행위의 결과 중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악(惡)결 과다. 악결과가 발생하면 환자는 추가 의료비를 지불 하게 되고, 가족 구성원이 개호(介護) 등에 참여함으로 써 사회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그로 인해 다툼, 민 원, 소송이 발생하고 보건의료인과 보건의료기관은 이 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재원을 소진한다. 소진 된 재원에 대한 보상과 악결과의 재발 방지를 위해 과 잉 진료 및 과다한 의약품 사용이 빈발해지고, 이는 건 강보험수가 또는 행정제재 등을 통한 규제로 이어지

며, 다시 이를 피하기 위한 불법과 편법이 발생하는 악 순환의 연결고리가 형성된다. 의료행위의 본질적 특성 으로 인해 일정 비율에서 나쁜 결과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악순환 구조는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서 강화되고, 어느 순간 손 댈 수 없는 복잡한 기전으 로 발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잡한 실타래로 얽혀 있는 보건의료 정책의 근본문제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형태의 패러다 임으로 고민해야 하는 시대적 상황이 되었다.

들어가며

1. 의료인과 보건의료인

의료와 관련된 정책을 세우고자 할 때 의료의 본질과 특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의료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보건의료인과 비보건의료인 사이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인 내 직종 간에도 발생하고, 이 는 보건의료정책 방향 설정에서부터 충돌하게 되는 주 요 원인이 된다. 누군가는 의료 현실을 모른다고, 누군 가는 의료 정책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하면서 서로 의 면전에 날 세운 말을 앞세우는 것은 바로 의료의 본 질과 특성에 대한 이해의 차이에서 기인한 현상이다.

「의료법」제12조 제1항에‘의료행위는 의료인이 하는 의료∙조산∙간호 등 의료기술의 시행’ 이라고 규정하 고 있고, 동법 제2조 제1항에‘의료인이란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를 받은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 및 간호사를 말한다.’ 로 기술되어 있다. 또한, 동법 제 2조 제2항에 의료인의 종별에 따른 임무를‘의사는 의

환자안전, 보건의료의 미래를 바꾼다!

구홍모

의료기관평가인증원 환자안전본부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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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와 보건지도, 치과의사는 치과 의료와 구강 보건지 도, 한의사는 한방 의료와 한방 보건지도, 조산사는 조 산(助産)과 임부(姙婦)∙해산부(解産婦)∙산욕부(産褥 婦) 및 신생아에 대한 보건과 양호지도, 간호사는 상병 자(傷病者)나 해산부의 요양을 위한 간호 또는 진료 보 조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건활동을 임무’ 로 한다 고 기술되어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이하“의료분쟁조정법” ) 제2조 제1호에서 의료사고를‘보건의료인이 환자에 대하여 실시하는 진 단∙검사∙치료∙의약품의 처방 및 조제 등의 행위로 인하여 사람의 생명∙신체 및 재산에 대하여 피해가 발 생한 경우’ 로 규정하고 있고, 동법 제2조 제3호에서 보 건의료인을‘ 「의료법」 에 따른 의료인∙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에 따른 의료기사, 「응급의 료에 관한 법률」 에 따른 응급구조사 및「약사법」 에 따 른 약사∙한약사로서 보건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사람’

으로 규정하여 의료행위의 주체를 의료인에서 보건의 료인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

또한 2014년 12월 28일 제정되어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2016년 7월 29일 시행된「환자안전법」 에 서도 환자안전사고를‘ 「보건의료기본법」제3조 제3호 의 보건의료인이 환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환자안전에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위해 (危害)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사고’ 로 규 정하고 있다. 「보건의료기본법」 에서 보건의료인을‘보 건의료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자격∙면허 등 을 취득하거나 보건의료서비스에 종사하는 것이 허용 된 자’ 로 규정하고 있고, 보건의료서비스를‘국민의 건 강을 보호∙증진하기 위하여 보건의료인이 행하는 모 든 활동’ 으로 규정하고 있어 넓은 의미에서의 의료행 위는 모든 의료종사자의 직무상 행위를 총칭한다고 말 할 수 있다.

환자안전사고는 의료행위에 따른 결과이다. 그런데 의료행위의 주체를 의료인으로 한정하는 경우에는 의 료인 외 보건의료인의 행위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환자안전사고 등에는 의료 행위의 주체가 의료인이 아닌 보건의료인으로 범위를 확대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의료행위의 특성

의료인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사실을 근거로 시행 한 의료행위에서도 악결과는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그 원인과 책임 여부를 논함에 있어 그 동안의 학설 및 판 례의 내용과 그 기준에 차이가 있고, 의학기술의 발전 및 그 시대의 사회 환경적 상황에 따라 내용이 변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만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다.

의료행위의 특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환자안전사고, 의료사고와 같은 악결과의 원인을 분석하여 예방하고 보건의료와 관련된 제도를 만들고 정책을 수립하는데 그 첫걸음이 된다. 반대로 말하면 의료행위에 대한 이 해가 동반되지 않은 시스템, 제도, 정책의 실행 결과는 그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가. 구명성(救命性)

의료인이 행하는 의료행위는 그 자체가 사람의 생명 을 구하고 신체를 완전하게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즉 의료는 질병이라고 하는 생명∙신체에 대한 위험, 침해를 예방하거나 제거하기 위한 유익한 행동이기 때 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구명성을 내포하게 된다. 환자의 구명이라는 이타적 목적을 본질적으로 가진다는 점 때 문에 사회적으로 일정부분의 용납 또는 허용을 받게 되 고 사회적 비난 또한 적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의료인의 의료행위가 사회적 합의를 통한 권 한 부여라고 할지라도, 모든 권한에는 이를 제어할 수 있는 책임과 그에 따른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법률적 용어로 주의의 의무와 설명의 의무라고 한다.

나. 침습성(浸濕性)과 위험내재성

의료인이 행하는 진단부터 검사, 처치, 수술 등의 모

든 일련의 의료행위 과정에는 의료인이 그 대상인 환자

를 상대로 환자의 몸에 일정한 접촉 또는 그 자체만으

로도 위해를 가하는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 즉 필연적

으로 신체 또는 정신에 대한 침습이 수반되는 과정을

포함하게 되어있다. 물론 이러한 침습은 그 결과가 좋

게 나오기 위해서 하는 목적을 가진 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의료행위에 따른 결과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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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의료인이 주의를 게을리하여 발생한 주의의 의무 위반이 아니더라도, 그 침습의 과정이 불가항력적으로 사람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위해로 나타나는 악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위험성은 의학이나 의료가 피 할 수 없는 부분이면서 환자 개인, 더 나아가 인류 공동 의 건강수준 향상을 위하여 허용된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상기 서술한대로 의료행위가 구명성을 본질적 으로 가지고 있고, 또한 침습으로 인한 위험성을 내포 하지만 그에 따른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허용될 수 있 는 이익형량의 원칙에 따라서 의료행위는 허용되는 것 이다.

반대로 이런 침습을 통한 위험을 내포한 의료행위가 건강수준 향상이라는 목적에 위배되거나 환자의 동의 없이 행해지는 경우라면, 즉, 의료인이 환자에게 해를 가할 목적으로 의료행위를 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없이 사전에 환자와 보호자에게 설명과 동의를 구하지 않는 의료행위는 범죄행위가 된다. 그동안 소홀하게 생각했 던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설명과 동의과정은 의료인이 환자와 보호자에게 베푸는 온정(溫情)이 아니라 지키지 않으면 범죄가 될 수 있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책임인 것이다. 이를 사전동의(Informed consent)라고 한다.

다. 전문성(專門性)

의료행위의 특성 중 전문성은 의료행위가 내재하는 당연한 특성으로 지금까지 인식되어 왔으며 이에 대한 이견이 없었음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즉, 의료행위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을 들여 의학 및 의 료기술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오랫동안 필요 한 기능과 기술을 익히는 수련과정을 거쳐 양성되는 전문직업인인 의료인이 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의료행 위와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조치나 서로 주고받는 의학용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는 의학 및 의료기술에 관한 고도의 전문적 지식이 필요 하다.

이러한 의료행위의 전문성으로 인해 일반인은 의료 에 대한 접근과 정보 습득이 어렵게 되고 설령 정보를 습득하였다고 할지라도 이에 대해 전문적이고 정확한 해석을 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된다는 것이 지금 까지의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근래 인터넷의 발달과 다양한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블로그, 트위터 및 페 이스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의 발달로 인해 변화 하고 있다. 사회 경제적으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의 료 및 의학 또한 큰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반대로, 확인되지 않거나 근거 없는 많은 정보 의 무분별 공유로 인한 잘못된 정보의 확산이 오히려 의료인이 의료행위를 수행함에 있어 커다란 제약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러한 문제점이 더욱 대두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현상은 오히려 의료행위에 대 한 환자와 의료인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소통을 어렵게 하여 그로 인해 올바른 의료에 대한 정보를 의료인이 더욱 독점하게 만들어 정보의 불균형을 가중하게 되고, 그 결과 의료분쟁은 빈발하게 된다.

라. 밀행성(密�性)

의료행위는 일반적으로 위생관리 측면 또는 환자가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사생활 보호 측면에서 외부 와 격리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 술이나 수술의 목적으로 마취 등이 이루어지는 경우라 면 더욱 그러하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뿐만 아 니라 그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받는 대상인 환자 자신도 의료행위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 항상 궁금해 하고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의료행위 과정을 기록한 진료기록 또한 상기 기술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 는 의학용어 등으로 기술되어 있어 특히 악결과가 발생 한 경우 환자와 가족 측이 발생한 상황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양 당사자 간에 오해 등이 발생하게 되고 그로 인해 의료분쟁으로 이어진다.

위생관리와 환자의 사생활 보호라는 테두리를 벗어 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의료행위 과정을 사실적으로 기 록하고 참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은 분명 악 결과에 대한 이해 당사자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게 할 것이고 갈등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밀행성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서 의료인이 나 의료기관은 세부적인 내용의 노출 및 유출로 인해 과실유무 판단 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한 두려 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비밀보호법」제3조 제1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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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 지 못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어‘공개된 타인간의 대화’

나‘공개되거나 공개되지 않은 당사자 간의 대화’ 는 금 지대상이 아니다. 즉, 당사자 간의 대화는 상대방의 동 의를 받지 않고 어느 한 당사자가 녹음해도 위법이 아 니며, 이는 대화가 대면방식의 직접대화이든 전화통화 방식의 원격대화이든 그 방식에 관계없고, 사(私)인간 의 대화, 민원인과 공공기관 간의 대화, 구매자와 판매 자, 신청인과 상담원 간의 대화 등 대화의 내용에도 관 계없이 모두 적용된다. 심지어 녹음에 대한 일방의 반 대의사에도 불구하고 녹음하였더라도 합법적인 증거로 보아야 하고, 다수 당사자 중 1인이 녹음한 경우에도 합법이라는 대법원 판례도 있다. 그 이유는 자신이 상 대방과의 이해관계에 있어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몰 래 녹음한다는 것은 형법상 일종의 자력구제행위 노력 이나 정당방위 행위로 보기 때문이다.

동의를 받지 않은 당사자 간의 녹음이나 녹취는 IT 기기의 발달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수월한 지금 시대 에 의료행위 양 당사자 간의 소통과 이해를 통한 갈등 해결을 오히려 막고 있다.

그러나「개인정보보호법」 과「통신비밀보호법」 의 틀 안에서 수술과 시술 등에 대한 녹화와 대화내용 녹음 의 적절한 활용은 의료행위 당사자 간 분쟁의 많은 부 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자료이다. 즉, 설명의무의 이 행여부, 환자의 동의여부, 주의관찰 이행여부 등을 명 확히 밝혀 의료인에게 책임이 없음을 밝히는 채무부존 재(債務�存在) 증거자료도 될 수 있으므로, 의료인은 의료행위의 밀행성의 단점을 지양하고, 이해와 소통을 통한 갈등상황 해결을 위해 전향적인 방안을 고려할 때가 되었다.

마. 불확실성과 재량성(裁量性)

의료 및 의학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동시에 사 회 환경적으로 그 정의 및 의미 그리고 그에 대한 판단 이 동시에 변화되어 왔다. 즉, 의학이 급속한 발전을 지 속적으로 거듭하고 있음에도 하나의 질환에 대한 원인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진단, 처치, 그리고 예후도 다양 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동일한 질환에 대해서 같은 검사와 치료를 하였다고 할지라도 같은 예후를 보이는

것이 아닌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의료행위가 가진 가장 큰 특징이자 모순으로, 사람 개개인이 각자 가지고 있 는 과거력, 가족력, 체질, 환경적 요인 등 다양한 요소 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만큼 예측하기 힘든 많은 요소들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할 정도로 그 질환에 대한 치료 결과를 예측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를 의료행위의 불확실성이라고 한다. 이 불확실성 때문에 같은 질환에 대한 진단과 검사 그리고 처치 및 치료 등이 의료인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은 지 극히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의료인은 의료행위 에 대한 재량을 가진다. 대법원이‘의사는 진료를 행함 에 있어 환자의 상황과 당시의 의료수준 그리고 자기의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에 따라 생각할 수 있는 몇 가지 의 조치 중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방법을 선택 할 수 있고 그것이 합리적인 재량의 범위를 벗어난 것 이 아닌 한 진료의 결과를 놓고 그 중 어느 하나만이 정 당하고 그와 다른 조치를 취한 것에 과실이 있다고 말 할 수는 없다’ 고 판시한 것도 바로 의료인의 의료행위 에 대한 재량성을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의료인의 재량성을 무조건적으로 인정하게 되면 의료행위의 악결과 발생 시 과실 여부를 판단할 수 없게 되고, 반대로 재량성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 또한 의료인의 자율성을 해하고 장기적으로는 의학 발 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이나 설명을 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 악결과에 대한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과잉(過剩)하는 의료 행위에 대한 처벌은 엄격하게 적용하되, 적정 범위내의 의료행위로 인한 악결과에 대해서는 처벌이 아닌 보상 보험시스템을 통한 피해구제로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의료인이 선(善)한 의지로 재량을 발휘 하게 하는 선순환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3. 환자안전사고 현황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환자안전사고 건수에 대 한 공식적이고 일관적인 기준에 의한 통계 정보가 없는 실정이어서 환자안전사고 현황 파악에 한계가 있다.

법원, 한국소비자원 등의 각 기관에 접수된 의료분쟁

건수를 살펴보면 2000년 1,674건, 2008년 3,115건,

2009년 3,409건, 2010년 3,478건으로 전체 건수가 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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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하고 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의료사고로 인 한 손해배상 민사소송은 총 4,019건에 달하고, 2013년 1,101건, 2014년 946건, 2015년 963건으로 매년 꾸준 히 접수되고 있다. 2004년 대한병원협회 조사와 2003 년 대한의사협회의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우리나라 전 체 병의원에서 발생하는 연간 의료분쟁 발생건수는 12,397건으로 추계하고 있다.

2012년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설립된 의료중재원의 통계에 따르면, 환자 측의 의료 분쟁 상담 건수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12년 26,831건에 불과 했던 상담 건수는 2016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총 194,554건, 조정 신청 건수는 총 7,394건, 조정 개시 건수는 총 3,229건, 법원 등 다른 기관에서 의뢰받은 수탁 감정 건수는 총 1,608건에 달하고 있다.

국외의 경우, 2005년 국제환자안전사고 연구결과를 보면 독일은 연간 총 인구의 10%가 입원하며 입원환자 의 10%가 환자안전사고를 당하는 것으로 추계되고 입 원환자의 1%에서 사망 및 중상해가 야기된 환자안전사 고가 발생한다. 결국 연간 인구 100명당 1명의 비율로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며, 인구 1,000명당 1명은 환자 안전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는 결과가 나 온다.

독일의 환자안전사고 발생추계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경우, 2015년 기준 총인구 5,107만명 중에서 한해 약 510,700건의 환자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이 중 51,070 명은 환자안전사고로 인해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게 된다.

미국의 경우, 1999년 IOM (Institute of Medicine) 의 보고서에 따르면 해마다 최소 77만명이 환자안전사 고(Medical error)로 상해를 입고, 최소 44,000~

98,000건의 환자안전사고로 인한 사망(Deaths due to medical errors)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약 20조 4 천억원~34조 8천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며, 이 에 미국 정부는 매년 약 871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환 자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 르면, 환자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약 25만명으로 미국 사망 원인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 다.

1)

2017년 기준 미국 전체인구 3억 2,662만명에 대 한 비율로 환산하면 약 0.08%가 된다. 이를 우리나라 에 적용하면 한해 약 4만명이 환자안전사고로 사망하

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병원의료정책 춘계심포지엄 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연간 입원환자 574만명 중 약 9.2%인 53만명이 위해 사건을 경험하고, 위해 사건의 약 7.4%인 39,109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였다. 이 중 예방이 가능했던 사망자는 약 43.5%인 17,702명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는 2012 년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암으로 인한 사망자의 약 1/4배,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의 약 2배에 달하는 엄 청나게 큰 수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보고시스템도 갖추고 있지 않아 그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정보의 관리와 이를 분석함에 있어 속수무책이었고, 환자안전 을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은 전무하였다. 그러므로 환자안전 실태 파악이 포함된 환자안전 종합 계획 수립 및 시행의 근거가 되는「환자안전법」 의 시행은 환자안 전체계 구축을 통한 국민의 건강보호에 획기적인 전환 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비로소 우리나라도 법률에 근거한 환자안전 정책이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4. 환자안전사고 비용

2012년‘위험도 상대가치 개선을 위한 의료사고 비 용조사 연구결과’설명회에서 2005년 상대가치 개정 연구 이후 의료사고 비용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진료 부분과 진료과목별로 임상현장의 의료사고 비용을 직 접 조사하여 발표하였다. 2011년 한 해 동안 의료기관 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를 해결하는데 드는 총 비용이 의 학 분야의 경우 최소 1,425억원에서 최대 1,89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계하였다.

이때 의료사고 해결 총 비용 추계 공식은 의료기관 종

사 인력 모두가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었다

는 것을 전제하였고, 이에 따라 의료사고 해결 총 비용

은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료의 총 비용과 자기부담금

의 총 비용을 합해서 도출하였다. 이 결과 의원급 의료

기관의 의료사고 해결 총 비용 추계는 의협 공제회 가

입 인원과 총 보험료를 활용하여 393억 8232만원으로

산출하였고, 병원급은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료와 자

기부담금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1,031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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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8만원으로 산출하였다.

이 연구결과는 모든 의료기관 종사 인력이 의료사고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되었다는 것을 전제하였기 때문에 의료사고 비용에서 합의금 등의 자체해결 비용이 차지 하는 큰 비중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로, 대다수의 의료 사고가 소송, 피해구제 등 공식적인 의료분쟁 해결절차 로 가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의료사고 해결 총 비 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비용은 환자안전사고로 인해 발 생하는 추가적인 의료행위와 사회경제적 소요 비용이 다. 일반적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그렇지 않 은 경우와 비교하면 추가적인 검사, 처치, 수술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함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여기에 환자 본인의 사회경제적 손실과 개호 등에 따른 가족 구성원의 소요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이를 상기 환 자안전사고 발생 건수에 대입하면 환자안전사고에 따 른 총 소요 비용은 감히 추측하기도 힘들어 보인다.

한 해 환자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이 44,000~98,000 건으로 추계했을 때 경제적 손실이 약 20조 4천억원

~34조 8천억원이라는 미국 IOM(Institute of Medicine)의 보고서를 감안하면 서로 다른 경제규모 를 참고하더라도 우리나라 역시 한 해 그에 준하는 경 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렇듯 환자안전사고로 인한 사회 불안 요소 등 비정 형적 손실은 논외로 하고 경제적 손실이라는 단편적인 면만 살펴보더라도 환자안전사고의 예방과 재발 방지 를 위한 환자안전 관리체계 구축이 보건의료정책의 새 로운 패러다임 구성에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는 자명 해진다.

5.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 가. 환자 및 환자 보호자의 인식

2014년 한국소비자원에서 발표한‘의료서비스 소비 자 안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최근 1 년 이내에 본인과 가족이‘의료오류를 경험한 적이 있 다’ 고 응답한 비율은 18.2%, 이 중‘의료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 고 응답한 비율은 5.2%였다.

2)

또한 최근 이 용한 의료기관의‘환자안전 확보 수준이 미흡하다’ 고

응답한 비율이 39.4%로‘잘 모름’ 을 제외하면 절반 이 상에서 환자안전 확보 수준이 낮다고 응답하였다. 이렇 게 의료기관의 환자안전 확보 수준이 낮은 이유에 대해 과반수에서 의료기관이 환자안전에 대한 필요성 및 의 식이 부족하고, 환자안전과 관련된 소비자의 요구사항 이 정부나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라 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여 의료기관 내 환자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 국가적 차원의 관리정책을 강화하고 기준을 마련하여야 하며, 위험요인 발생 시 모든 의료 기관이 이를 자발적으로 보고하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 하다고 응답하였다.

나. 의료기관 종사자의 인식

2014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발표한‘환자안전 사고 관리체계 구축 및 운영방안 보고서’ 에 따르면, 의 료기관 인증을 받은 의료기관의 약 89%에서는 환자안 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업무를 행하는 전담인력이 배치되어 있으며, 환자안전을 위하여 주관부서와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모두 90% 이상이었다.

3)

70%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한 사람에 대한 비밀이 유지되고 있었으며, 대부분 보고자 에게 인사고과 등 불이익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8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에서는 보고된 환자안전사 고에 대해 근본원인분석을 시행하는 경우가 90%가 넘 었지만, 200병상 이하의 의료기관에서는 27%만이 근 본원인분석을 시행하고 있었다. 근본원인분석을 시행 하지 않는 이유로는‘보고된 환자안전사고의 건수가 부족’ 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근본원인 분석 방법을 몰라서’ 라고 응답한 비율이 두 번째로 높 았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내부적으로 보고된 환자안전 사고의 결과를 직원들의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를 반영하여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규정 또는 지침 수정이 이루어지는 비율은 28%로 낮은 편이었고 교육 횟수 또한 연 1회 정도로 적은 편이었다.

국가차원의 외부 환자안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의 필

요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약 90% 이상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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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였으나, 외부 환자안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이 구축되더라도 응답자의 48.1%에서는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할 의향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그 이유로는 응답자 의 65%에서‘비밀보장에 대한 두려움 때문’ 이라고 응 답하였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국가차원의 외부 환자안 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고에 대한 비난과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화형성과 보고 된 환자안전사고를 분석한 결과가 반영된 환자안전 관 련 프로토콜 및 가이드라인 등이 환류되어야 한다고 응 답하였다.

정리해보면,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의료기관 종사자 들의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 정도는 다음과 같다. “환자 가 안전한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환 자안전 관리체계 구축이 필요하고, 그 중심에 국가 환 자안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을 설치∙운영하여 발생한 환자안전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를 공유하는 등 학습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환자안전사고 보고에 따른 나와 내가 속한 의료기관에게 올 수 있는 불이익이 두려워 보고하지 않겠다.”이러한 이유로「환 자안전법」제정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이 모순되 는 소결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관련 전 문가, 학회, 협회, 단체, 정부 및 국회는 수많은 논쟁과 협의를 거쳐야 했다.

6. 환자안전법

가. 환자안전법의 제정 과정

「환자안전법」 의 제정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2007년 4월, 故정종현군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으로 진단을 받았다. 그 후 어렵고 힘들었던 치료과정이었지 만 가족의 지극정성과 본인의 의지로 잘 견뎌냈고, 마 침내 마지막 12차 항암치료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그 마지막 항암치료를 받던 중 항암제가 잘못된 투여경로 로 주입되었고 이로 인해 2010년 5월 사망하게 되었 다.

이 안타까운 사고를 겪은 故정종현군의 부모님은 2010년 10월, 환자가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환자안전법」제정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하였고, 2012 년 8월, 환자단체연합회와 함께‘환자안전법 제정을

위한 1만명 문자청원운동’ 을 시작하였다. 의료행위에 서 단 하나의 작은 실수가 환자의 생명에 직결할 수 있 다는 인식의 전환이었다. 그러나 2012년 10월,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또다시 항암제 투여경로 오류에 따른 사 망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렇게 같은 유형의 의료행위로 인한 사망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후에서야 비로소 환자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전(全)국가 적 환자안전 관리체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 감대가 형성되었다. 이에 2013년 3월 9일, 국회 보건 복지위원회 오제세 위원장에게「환자안전법」 의 발의를 요청하였고, 이후 2014년 1월 17일에 오제세 국회의원 이‘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에 관한 법률’ 을, 1월 28 일에 신경림 국회의원이‘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 법 안’ 을 대표 발의하였다.

그 후 4월 15일, 제323회 제2차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서 의료계, 학계 및 시민단체 등 관련 전문가들이 참석 한 가운데‘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 법안 제정 관련 공청회’ 가 열렸고, 여기에서 상기 두 법률안에 대한 추 가적인 보완사항이 논의되었다. 환자안전사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및 전산시스템의 구축, 환자안전 전담인 력에 대한 제도적∙재정적 지원, 의료서비스 질 향상에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 현행 의료기관 인증제도와의 연 계 및 인센티브 강화, 의료분쟁 조정 및 소송제도와의 정보공유, 그리고 환자안전사고 실태조사의 선행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

공청회의 결과를 반영하여 수정한 일부개정법률안은 12월 4일 제329회 제11차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 심 사보고안으로 채택되었고, 2014년 12월 29일 이 수정 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환자안전법」 으로 제정 되었다.

이렇듯「환자안전법」 의 제정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 만, 결국 환자는 안전한 의료환경에서 진료를 받을 권 리가 있다는 당위성과 필요성이 많은 장애물과 변수를 극복하고「환자안전법」 의 제정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 는 원동력이 된 것이다.

나. 환자안전법의 특징

앞서 언급했듯이, 故정종현군의 항암제 투여경로 오

류로 인한 안타까운 사망 이후, 환자는 안전한 의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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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에서 진료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당위성을 실현시키 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노력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과 정을 극복하고「환자안전법」 의 제정이라는 결과를 만 들어낸다.

이렇게 제정된「환자안전법」 의 가장 큰 특징은 강제 성이 없다는 점이다. 제18조에 명시된 환자안전사고의 개인정보보호와 보고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에 관한 사 항 이외에는 미준수에 따른 벌칙이 없다. 즉, 환자안전 사고를 보고하지 않아도, 보건의료기관과 보건의료인 이 지켜야할 준수사항인 환자안전기준을 지키지 않아 도, 환자안전기준의 준수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환자안 전지표와 관련한 자료를 유관기관이 제출하지 않아도,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급 의료기관(200병상 이상의 병 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요양병원(정신병원 포함) 및 종합병원)이 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하지 않고 환자안 전 전담인력을 배치하지 않아도, 그리고 환자안전 전담 인력이 환자안전활동에 관한 교육을 이수하지 않아도

「환자안전법」 에서는 처벌을 하지 않는다. 「환자안전 법」 은 자발적인 참여를 근간으로 하기 때문이다.

환자안전 관련 전문가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이 점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냈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절대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환자안전사고가 과연 이 렇게 강제성이 없이도 제대로 보고가 될 수 있을 것인 가라는 우려가 환자안전을 위해 어렵게 만들어진「환 자안전법」 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사장(死藏)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이어진 것이다.

환자안전사고의 예방 및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어떤 유형의 사고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였는지, 그래 서 이와 같은 사고의 예방을 위해서 어떻게 했어야 했 는지를 정확하게 알아야하기 때문에 환자안전사고는 있는 사실 그대로 보고가 될 때 그 의미가 있다. 동일한 환자안전사고라도 그 원인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 다. 그런데 그 내용은 환자안전사고를 발생시킨 보건의 료기관과 보건의료인이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다. 환자 안전사고의 보고를 강제하여 그 내용이 변질되어 우리 가 참으로 알고자 하는 내용이 감춰지거나 수정될 가능 성이 높다면 그 보고는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그 뿐 아 니라 잘못된 내용에 근거하여 만들어진 예방 대책들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쓸데없는 규제와 절차만을 양산하 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조금 더 번거롭더라도 환자안전사고 보고의 처음은 자율을 전제로 시작되어 야 한다. 내가 보고한 환자안전사고가 비난의 화살이 되어 돌아오지 않는다는 당연한 믿음이 형성되고, 오히 려 효율적인 예방대책으로 환류되어 직접적인 도움과 다른 사람과의 공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 면 환자안전문화는 만들어진다. 이러한 믿음과 공감의 토대위에서 적신호사건의 의무보고와 그에 따른 인센 티브 지원 방안 등 구체적인 발전 방안이 추진된다면 환자안전사고의 실시간 실태파악 등 효율적인 환자안 전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다.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

「환자안전법」 의 핵심은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의 구축에 있다. 환자안전사고를 발생시켰거나 발생한 사 실을 알게 된 보건의료인 뿐만 아니라 환자 및 환자 보 호자도 환자안전사고를 자율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그 시스템을 통해 보고된 환자안전 사고를 분석하여 마련한 예방대책을 다시 보건의료인 과 환자에게 교육하여 동일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예방시스템이 바로 환자안전사고 보고학습시스템 이다. 동시에, 환자안전사고를 검증한 후에는 반드시 개인식별정보를 삭제함으로써 보고자에 대한 비밀을 보장하여 자발적인 보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 록 명시하고 있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숨기고 싶었 던, 그래서 내부적으로만 보고하고 관리하였던 환자안 전사고를 보고학습시스템에 공유함으로써, 故정종현 군의 불행한 일이 발생하고도 또다시 故강미옥씨가 사 망하는 것과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환자안 전 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환자안전법」 은 실제 발생하는 환자안전사고의 실태

파악에서 시작되는 구조이다. 먼저 환자안전사고 보고

학습시스템을 통한 자율보고가 이루어지고, 그 보고된

내용을 분석하여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한 보건의료기

관과 보건의료인이 준수해야 할 환자안전기준을 만들

며, 이 기준의 준수정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환자안전지

표를 개발하여 보급한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보건의

료인 및 환자와 환자 보호자에게 교육시킨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실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의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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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에 환자안전 전담인력 및 환자안전위원회를 구성하 게 하고, 정부는 국가환자안전위원회를 설치하고 환자 안전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환자 안전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국회는 환자안전 종합계획 을 보고받아 감시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처럼 환자안 전사고의 보고를 기시로 하여 모든 단계가 서로 연결되 는 하나의 유기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환자안전법」제14조 제1항에 따라 환자안전사고를 발생시켰거나 발생한 사실을 알게 된 보건의료인이나 환자 등은 그 사실을 보고할 수 있고, 「환자안전법 시 행규칙」제12조 제1항에 따라 보고자는 보건의료인, 보 건의료기관의 장, 전담인력, 환자, 그리고 환자 보호자 가 된다. 특히, 양질의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안전 전담인력은 의료기관 내부 보고체 계를 통해 수집∙분석한 환자안전사고를 개별적으로 보고하거나 환자안전사고 정보를 의료기관 차원에서 취합하여 보고할 수 있다.

또한, 「환자안전법」제14조 제2항에 따라 환자안전사 고를 발생시킨 사람이 보고를 한 경우「의료법」 등 보건 의료관계법령에 따른 행정처분을 감경 받거나 면제받 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연락처를 기재한 보고자의 경 우에는 보고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번호를 부여 받게 되어 해당 번호를 통해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정보가 없이도 보고사실을 증명할 수 있게 된다.

환자안전사고를 보고하는 목적은 사고정보의 수집∙

분석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통해 유사한 환자안전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환자안 전법」 에 보고자에 대한 철저한 비밀보장을 통하여 보 고에 따른 불이익이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고 있다.

「환자안전법 시행규칙」제12조 제2항에 따라 환자안 전사고를 보고하려는 사람은‘환자안전사고 보고서’

서식에 그 내용을 작성하여 보고하면 된다. 환자안전사 고 보고학습시스템의 운영을 위탁 받은‘의료기관평가 인증원’홈페이지에서 서식을 다운로드 받아 이메일∙

팩스∙우편을 통해 보고할 수 있으며, 현재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 전용 전산시스템(www.kops.or.kr)이 개발되어 온라인으로 손쉽게 보고가 가능하다.

먼저 자율보고된 환자안전사고 정보는 검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보고자가 기술한 내용을 토대로 기술된

내용과 체크박스 선택사항이 다르거나 보고된 내용이 미흡하여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이를 보 완하여 신뢰성을 높인다. 이 경우 필수정보가 누락된 경우에는 보고자에게 내용을 확인하여 자료를 보완하 고, 중복보고 또는 허위보고로 판단되는 경우 그 사유 를 등록한 후 삭제 처리하여 분석대상에서 제외시킨다.

이 검증 절차는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 운영기관에 접수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완료한다.

상기 검증절차가 완료된 보고서는 개인 또는 보건의 료기관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모두 삭제한 후 데이 터베이스에 저장하게 된다. 환자안전사고가 보고되면 환자안전 보고학습시스템 운영기관에서는 보고내용을 토대로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고, 환자 안전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게 된다.

축적된 환자안전정보 데이터베이스의 활용을 통해 환자안전정보를 분석하여 보고내용에 따른 환자안전사 고의 현황과 경향을 파악하고, 보건의료서비스 제공과 정 중에서 새롭게 발생한 위험요인을 발견하여 인과관 계를 분석하게 된다. 이를 통해 위험저감 정책 및 목표 를 수립한다.

분석된 환자안전정보는 유사한 환자안전사고가 재발 하지 않도록 사고발생정보 및 재발방지대책을 전체 보 건의료기관 및 보건의료인과 공유하게 된다. 이러한 공 유방법으로는 새로운 유형이거나 환자안전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안전사고의 경우 주 의경보를 발령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환자안전 사고 발생정보, 가이드라인 예방 전략, 유관기관 환자 안전 정보 등을 홈페이지 게재하고 뉴스레터 또는 보고 서 등으로 발간으로 일선 보건의료기관 및 보건의료인 에 환류시키거나, 환자안전 캠페인, 환자안전 전담인력 교육자료 발간 및 언론을 통한 홍보를 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환자안전정보에 대한 체 계적인 분석과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상을 위한 심층 적인 연구를 수행하여 정부의 환자안전 및 의료 질 향 상을 위한 정책 수립 근거로 활용하게 된다.

마치며

모든 국민은 언제라도 환자나 환자 보호자가 될 수 있

다. 의료행위가 근원적으로 위험을 내재하고 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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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가족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방문한 보건의료 기관에서 환자안전사고를 겪게 된다면, 그 후의 과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럽다. 신체적 손상과 정신적 충격, 그리고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환자 와 가족이 겪을 여러 가지 부담 등 환자안전사고의 발 생으로 파생되는 수많은 유∙무형의 손해는 환자안전 사고가 커다란 사회 불안 요소라 불리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한다. 보건의료서비스를 받는 과정에서 발생한 예 상하지 못했던 악결과인 환자안전사고는 보건의료인의 잘못된 행동에서 비롯되지만, 그렇다고 이를 보건의료 인의 책임으로만 한정할 수는 없다. 모든 보건의료인은 그와 똑같은 실수를 또다시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하거나 같은 유형의 환자안전사고 가 재발하지 않도록 보건의료기관에 시스템적으로 구 축되고 이를 국가가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는 점, 보건의료기관의 의료 질 관리가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실제 발생한 환자안전사고의 분석 내용 을 반영한 평가 항목의 적용이 환자안전사고의 발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켜 사회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사회 적 불안 요소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바 른 의료 질 평가체계를 포함한 환자안전 관리체계의 구 축이 향후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의 마련과 시행에 있 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이다.

참고문헌

1) MA Makary, M Daniel. Medical error-the third leading cause of death in the US. B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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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구축 및 운영방안 보고서. 서울: 의료기관평가

인증원. 201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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