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출 처 보도일자 드라마속 순간이동
현실서도 가능 매일경제 2014. 02. 06(목)
드라마속 순간이동 현실서도 가능
과학으로 본 `별에서 온 그대` 외계인 주인공
오스트리아·중국선 100㎞ 양자이동 성공…한국도 연구개발 한창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어느새 뒤에서 다시 나타났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별 그대)`에는 순간이동을 할 수 있는 외계인 도민준 (김수현)이 등장한다. 외계인답게 다양한 능력을 보여주는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순간이동`이다. 시공간을 빛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는 순간이동, 현실에서는 가능할까.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 등장하는 순간이동을 위해서는 사람이 빛의 속도에 가 깝게 움직여야만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아인슈타인의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 르면 물체를 가속시키면 점점 무거워진다. 만약 50㎏의 몸무게를 갖고 있는 사람이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려면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 수십 개에 해당하는 힘이 필요하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는 "빛의 속도처럼 빠르게 움직 이면 중력가속도가 커져 사람이 견딜 수 없게 된다"며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멈추 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방안이 영화 `스타트랙`에 등장한다. 사람의 몸을 질량 이 `0`인 `빛에너지`로 바꿔 이동시킨 뒤 목적지에서 다시 사람의 형상으로 돌려놓는 방식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아인슈타인의 에너지ㆍ질량 공식인 `E=mc²(m은 질량, c는 빛의 속도)`에 따르면 몸무게 50㎏의 사람을 빛의 속도로 이동시킨다고 가정했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는 메가톤급 수소폭탄 1000개에 해당하는 양이 된다.
도민준이 이런 방식으로 순간이동을 한다면 이동할 때마다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해 여기저기서 큰 폭발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또 사람은 원자 10²⁸개로 이뤄져 있다.
김 교수는 "아주 빠르게 사람의 원자를 빛으로 바꿔 전송한다 해도 걸리는 시간은 수억 년"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순간이동은 어렵지만 원자나 광자(빛 알갱이) 같은 `양자(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의 순간이동은 현실에서 가능하다. 중국과학기술대 연 구진은 2011년 양자 1개를 97㎞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오스트 리아 빈대학 연구진도 카나리아제도에서 143㎞ 떨어진 곳에 있는 두 섬을 사이에
두고 양자 이동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양자 이동은 양자의 상태를 멀리 떨어 져 있는 다른 양자에 전송함을 뜻한다. 정현석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만약 사람을 만들 수 있는 재료를 먼 거리에 두고 이곳에 있는 사람 상태를 양자 이동시 킨다면 순간이동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자 이동은 중국과 오스트리아 등 일부 국가만이 하고 있는 연구가 아니다. 정현 석 교수팀도 지난해 양자정보 전송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손상을 줄이는 기술을 개 발해 `네이처 포토닉스`에 발표했다. 정 교수는 "이 기술은 잡음이 있는 환경에서도 양자 상태의 원거리 전송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며 "양자 이동은 안정적인 장거리 양자 통신과 빛을 이용한 양자컴퓨터 구현을 앞당길 수 있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