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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출 처 보도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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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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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대히트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과학 자문을 맡아 ‘하룻밤새 떠버린’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의 킵 손 교수가 한국을 다녀갔다(하룻밤에 떴다고 하지만 킵 손 교수는 원래부터 유명한 이론물리학자였다). 21일 저녁 서울 고등과학원의 대중강연에서 만난 손 교수는 과학의 상상력과 함께 젊은이들을 사랑하는 유쾌한 과학자였다.

1. “웜홀, 아마 없을 것”

재미있게 강연을 풀어가던 킵 손 교수는 갑자기 영화속에 등장하는 웜홀에 대해 “아마 없을 것 (Probably Not)”이라고 말해 청중들을 당황하게 했다. 웜홀을 이용한 우주여행을 설파해 유명해진 킵 손이 갑자기 왜? 영화에서 웜홀은 지구에서 다른 은하로 가는 여행에 사용된다.

손 교수는 “웜홀은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추측 (speculation)이며 아직까지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

고 밝혔다.

비록 웜홀 때문에 영화도, 자신도 유명해졌지만 과학자로서는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는 게 인상 깊었다. 하지만 손 교수는 그동안의 인터뷰에서

“웜홀이 있다고 믿고 싶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인간이 다른 별로 항성간(interstellar) 여행을 하는 건 더 어렵습니다. 수백 년 안에 인간이 항성간 여행을 하는 것보다는 웜홀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요?”(서울시립대 물리학과의 박인규 교수는 이어진 손 교수의 이 말이 무척 와닿았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제 목 출 처 보도일자

인터스텔라의 과학자 킵 손 대중강연 후기

“항성 간 우주여행, 웜홀보다 더 어려워”

동아사이언스 2015.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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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앤 해서웨이는 섹시한 이공계!

기자는 지난해 영화를 보면서 왜 남자 주인공이 딸에게 양자중력에 대한 정보를 전해 주려고 목숨까지 던지는지 정확한 이유가 궁금했다(이제 스포일러가 막 나오니 주의하시길). 손 교수 는 “살기 어려워진 지구를 탈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지구의 중력을 조정할 수 있다면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태운 거대 도시를 만들어 지상 에서 바로 우주로 띄울 수가 있어요(마지막에 등장하는 우주도시다). 이를 위해서는 양자중력 정보가 필요했고, 그건 블랙홀 같은 특이점 속에 있다고 가정한 거예요.”

지난해 영화가 개봉한 뒤 인터스텔라를 놓고 ‘정통 SF영화다, SF영화의 껍데기를 쓴 액션 영화다’라는 논란이 있었다. 손 교수는 중요한 장면들을 보여주면서 그 속에 담긴 과학을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영화속에서 묘사한 블랙홀이야 학술지에도 실렸으니 넘어가자. 마지막 에 남자 주인공이 헤매는 5차원 공간의 초정육면체(tesseract)에 대해서도 손 교수는 한참을 설명했다.

기자와 함께 영화를 본 한국물리학회 대중화위원회 소속 물리학자들도 “한 장면 한 장면 다 이론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영화는 영화다. 손 교수는 “내가 원래 생각했던 웜홀의 모습은 영화와 달랐는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른 모습을 원해서 결국 절충했다”며 웃었다.

“배우들과의 만남도 참 즐거웠어요. 다들 어려운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려고 애썼지요. 특히 여주인공으로 나온 앤 해서웨이는 감탄했습니다. 무언가 이론을 설명하면 그걸 꽤 잘 이해하 는 거예요. 그녀가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성으로 꼽혔다는데 믿을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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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좋은 질문을 많이 하라

킵 손 교수는 연구를 하면서 어떤 자질이 중요하냐는 청중의 질문에 “좋은 질문을 많이 하라”

고 권유했다. 위대한 연구는 좋은 질문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장을 꽉 채운 500 여명이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에게 손 교수가 던진 메시지는 답이 아니라 질문이었다.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다며 속상해 하는 사람들에게도 손 교수는 용기를 불어넣었다. 손 교수 는 “나도 칼텍에 처음 갔을 때 주변 사람들이 너무 똑똑해 기가 죽었다”며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연구를 새로 찾아 도전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중력파의 증거를 찾는 라이고 프로젝트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이다.

“인터스텔라 같은 SF영화가 과학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보면 손 교수가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더욱 뚜렷해졌다. 손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영화가 젊은이를 과학의 세계로 이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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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이 끝나자 수백 명의 학생들이 손 교수 주위로 몰려들어 사인을 요청했다. 75세 노교수의 건강을 걱정한 사회자가 거듭 만류했지만 손 교수는 멈추지 않았다.

그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만남에 그토록 헌신한 것은 바로 이날 밤 젊은이들이 보여준 열정을 계속 보고 싶어서였던 게 아닐까.

김상연 기자 [email protected]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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