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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윽박지르기로 치솟는 물가 잡으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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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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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경제에 주름살이 생기고 있다. 솟아오르 는 물가에 특히 서민들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로서는 물가를 어떻게 든 잡아보고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그런데 물가를 잡으려는 노력 그 자체는 가상하지만 그 방법이 기업을 윽박질러 해결하려는 듯하여 안타깝 다. 마치 70년대 3공화국 시절을 연상시킨다.

70년대 3공화국 연상시키는 정부의 기업 윽박지르기

지난해 말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판매가 시작되자 청와대 정무수석이란 분이 트 위터에 “영세 치킨집들이 울상을 지을 만하다”는 글을 올렸다. 이후 롯데마트는 여 기저기서 혼이 났고 결국 ‘통큰치킨’의 1주 천하가 막을 내렸던 것이 불과 두 달 전 얘기이다. 그것은 값을 너무 싸게 했다고 혼난 것이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자 각 정부부처가 앞다투어 물가잡기에 동원된 모습이다. 무엇보다 새로 취임한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공정위를 아예 물가 잡는 곳으로 둔갑시켜 임명권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물가를 잡는 곳으로 조직개편까지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경쟁촉진기관으로 시장에 서 경쟁이 충분히 이루어지도록 노력하여 결과적으로 물가오름세를 방지하는 기관 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도이다. “공정위가 물가를 잡는 곳이 아니고 기본적으로 경쟁 촉진 부서”라고 여기저기서 반론을 제기하니 이번에는 기획재정부장관까지 힘을 실 어주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얼마 전 김동수 위원장께 유통업체 사장들이 불려가 서 유통마진 줄이고 가격을 내리라고 혼나는 모습의 사진을 보고 참으로 답답한 심 정이다. 내가 사장이라면 참으로 난감하거나 정부가 한심하게 느껴질 것 같다. 언제 는 가격 내린다고 혼나고 이번에는 가격 낮추라고 야단맞고, 도무지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떠서 정부가 유통업체에 유통수수료를 공개하라고 하니 제조기 업에 원가를 공개하라는 것과 같은 얘기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누구도 원가를 공

기업 윽박지르기로 치솟는 물가 잡으려 하나

김진국 배재대학교 아펜젤러국제학부 교수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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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할 의무도 없고, 어느 누구도 기업에 원가 공개를 요구할 권리도 없다. 정부의 역 할이 있다면 기업들이 스스로 알아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곧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게 만들어야 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공정위의 공과를 여러 방면으로 논할 수 있겠으나 지난 15년간 경쟁제한 법규 및 제도를 개선한 공로는 충분히 인정해야 할 것이다. 90년대 중반 이후 각종 카르텔 혹은 유사 카르텔적인 법제도 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왔으며, 특히 2000년대 들어 서는 각종 경쟁제한 법령 등을 주무부처와 계속 협의하여 많은 부분 개선하는 성과 를 거두었다. 지난 5~6년 동안에는 카르텔 등 부당한 공동행위에 철퇴를 가해 교 복, 휘발유, 밀가루, 각종 주류, 음료수 등 서민생활과 밀접한 각종 생필품 분야에서 기업 간의 담합이 이루어진 곳을 색출해 내 큰 성과를 거두어냈음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러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우리의 경제구조 및 경쟁행태의 틀 을 바꾸어나가야 함에도 물가 문제가 불거졌다고 이것을 단기적으로 윽박질러서 해 결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 풍선효과가 클 것임은 자명하다.

돈 많이 풀린 것이 물가 오름세의 큰 원인

물가가 이렇게 솟아오르는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일까?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 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돈이 많이 풀린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연스럽게 돈 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거의 공황상태에 이르자 내수경기 를 자극하기 위해 각국의 금융당국이 돈을 뿌린 것이다. 특히 기축통화 역할을 하 는 달러가치는 떨어졌고, 이에 따라 석유를 비롯한 각종 원자재 및 밀, 쌀, 채소 등 이 올라 전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이상저온 현상이 나타나 식량공급이 줄어든 것도 물가상승의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의 경우 신흥국에 비해 경기가 풀리지 않고 있고, 유 럽은 특히 재정건전성 문제로 인해 미래에 대한 경기 불확실성이 커서 화폐를 많이 보유하는 경향이 있어 금융당국이 돈을 풀어도 돈이 돌고 있지 않으나 만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고 느끼게 되면 돈을 내놓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우 경기가 상대적으로 양 호하여 돈을 내놓고 있다. 즉 소비가 거의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돈을 더 내 놓게 된다면 이미 풀린 돈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돈을 가지려하기보다 실물, 특히 부동산 등을 보유하려는 사태가 예상된다. 물가는 당연히 치솟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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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규제하면서 거래행위 규제하는 이중적인 정부 태도

어떻게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로서는 진퇴양난이다. 금리를 올리려니 경기가 위축될까 걱정이다. 여기 에 달러 대비 환율이 떨어져 수출이 안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자면 근본적인 해결책은 돈줄을 조이는 것 밖에는 없다. 다시 말해 정부의 지출규모를 줄이는 것 밖에는 없다. 그러기에는 고통이 따른다. 더구나 친서민 정책을 펴가면서 복지예산 은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고 야당은 무상복지를 연일 외쳐대니 날고 있는 지출규 모를 다스리기가 쉽지 않다.

이러한 현실을 아는 정부가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서 정부지출을 줄일 생각을 하 기보다 그렇게 하면 기대가 커진 국민들로부터 저항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니 가장 만만한 기업 윽박지르기 방법을 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친시장적이고 친기 업적인 정부를 표방했던 현 정부가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오히려 반기업정서를 은근히 조장하고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을 윽박질러 문 제가 해결된다면 또 모를까마는 기업을 윽박지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을 정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동통신사 간 경쟁으로 이동통신 가입자에게 단말기 보조금 주면 준다고 과징금 매기다가 이번에는 너무 많이 받는다고 뭐라 하고, 뒤처지는 기업 살리려고 요금인 가제 만들어 놓고는 이제 와서는 요금인가제 폐지한다고 하고…. 정부 비위 맞추기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언제까지 기업을 우습게 볼 것인지 묻고 싶다. 반기업정서는 늘 앞장서서 정부가 만들어왔던 것 아닌가 스스로 반문해 보았으면 한다.

정부의 이러한 조삼모사식 행정의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의 구조는 건드리지 않고 기업의 행위를 문제 삼는 데 있다. 즉 각종 진입규제로 충분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게 하면서 사업자의 거래행위만 규제하는 매우 이중적인 정부의 태도에 있다.

경제정책의 최종가늠자를 소비자에게 두어야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진입규제를 없애는 데 있어 국내 기 업, 외국 기업을 따질 것이 아니라 가늠자를 소비자 중심으로 가져가야 할 것이다.

더 나은 상품을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 시장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 어 유선전화 혹은 국제전화만 보더라도 가격이 싸진 배경은 사업자의 충분한 시장 참여가 이루어진 것임은 이를 반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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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도 항상 생산자 중심으로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을 늘리려는 정책을 펴는 한 물가도 같이 잡을 수 있는 묘안은 쉽게 찾아내기 어려울 것이다. 외화 대비 환율을 낮추어 수입원자재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펼 때 우리 수출상품의 가격도 낮추고 국 내 물가도 하락하여 소비자후생이 향상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생산 자 중심의 중상주의적 무역정책에서 한걸음 벗어나지 못함은 아직도 소비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정책의 가늠자를 최종적으로 소비자후생 증대에 둘 때 기업도 주로 가격에 바탕 을 둔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진정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이 무엇인지 알아내어 품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게 된다.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상품들에 대한 수요의 가격탄력성이 낮아져 가격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상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이런 제품이 환율에 덜 민감해질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폭등하는 물가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상으로 잘못 인식하여 만 만한 기업을 윽박지르는 어리석은 일을 더 이상 범하지 말기를 간곡히 충고하고 싶 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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