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국토 제424호(2017. 2) 용어풀이 222
사이버물리시스템
사이버물리시스템(Cyber-Physical System)은 물리적 공간의 정보를 사이버 공간에 복원해 양자 사이의 피드백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먼저 물리적 공간에 내장된 고감도 센서가 실시간 정보를 수집해 사이버공간에 전달한다. 사이버공간의 소프트웨 어는 축적된 자료를 분석해 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생산하고, 그 결과를 다시금 물리적 공간으로 환류해 개 별 장치의 성능을 제어한다. 이처럼 사이버물리시스템은 물리법칙이 지배하는 현실세계를 컴퓨터가 제어하는 사이버 공간 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은 종종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과 혼용되지만, 양자의 개념은 구분되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사 물인터넷은 사이버물리시스템들의 인터넷이다. 즉, 다양한 장소에서 기능하는 사이버물리시스템들을 글로벌하게 연결한 네 트워크가 사물인터넷이다. 한편 최근에는 귀가하는 차 안에서 실내 난방을 제어하는 등의 원격조종 기술이 널리 도입되고 있는데, 사이버물리시스템은 이로부터도 차별되는 개념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은 단순한 원격조종을 넘어 자동차와 난방장 치가 스스로 정보를 교환해 온도 조절의 최적시점을 판단하게끔 하는 능동적 지능화의 단계라 구분할 수 있다.
사이버물리시스템의 핵심은 결국 사물세계를 인공지능망에 연결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사이버물리시스템의 확대는 기 존에 사람이 제어하던 장치를 지능화된 컴퓨터의 손으로 이양하는 과정이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물리적 공간에서 수집 되는 빅데이터를 학습하며 스스로의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한다. 이렇게 학습경로가 성숙해감에 따라 초기에는 반복성 이 강한 작업에서 시작해, 가까운 미래에는 자동차 주행 등의 비정형 작업, 종국에는 기업체 경영과 같은 고숙련 업무까지 사이버물리시스템에 편입되리라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중론이다. 이러한 변화가 야기할 직접적인 충격은 정보처리 업무의 급진적인 자동화가 불러올 고용량의 변화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인공지능 플랫폼을 소유한 기관의 영향력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할 롱테일 경제의 심화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다.
국토분야에서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사이버물리시스템의 사례에는 지능형 산업단지가 있다. 이미 독일 등 제조업 선진국 에서는 인지컴퓨팅이 생산설비를 스스로 제어하는 무인공장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아이폰 최대 생산처인 폭스콘 역시 자사 설비의 지능화를 위한 대대적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는 무인자동차의 주행을 지원할 지능형 교통체계이다. 교 통인프라와 무인자동차를 상호 연결하는 지능형 교통체계는 차량 사이의 거리를 신속하게 조절해 교통체증을 저감할 수 있 고,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승객들의 카풀을 조직할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조성철│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sccho@krihs.re.kr)
참고문헌
Martin Ford. 2015. Rise of the Robots: Technology and the threat of a jobless future. New York: Basic Book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