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출처 보도일자 [수첩] “현대기하학은
차원·공간의 사고혁명”
-인터뷰메모
한겨레
-Science On 2010년 6월 15일(화)
[수첩] “현대기하학은 차원·공간의 사고혁명” -인터뷰메모
BY 오철우 l 2010.06.15
‘현대기하학과 사고혁명’에 관해 황준묵 교수와 인터뷰하다 -메모
사진 고등과학원 제공
■ 정말이지 대화를 나누는 동안에 머릿속은 하얗고 어지러웠습니다. 저의 알량한 수학 지식으로 현대기하학을 소개하는 그의 말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애초부터 불가 능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인터뷰 기사를 쓰는 게 직업적 임무였던 만큼 저는 정신만은 똑바로 차려야 했습니다.
’국가과학자’인 복소기하학 분야의 권위자 황준묵(사진) 고등과학원 교수를 지난 5 월26일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차례 만나 인터뷰 대화를 나누었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여전히 아리송한 부분이 너무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의 난해한 말 가운데에서도 수학자의 순수한 열정을 읽을 수 있었고, 그런 순수한 열 정이 인간의 사고혁명이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가늠하려는 끊임없는 지난한 상상놀 이에 닿아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추상적이고 난해해서 일반 대중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는 수학과 기하학에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사고혁명들이, 수와 함수 세계의 시각화 혁명들이 이뤄져왔음을 전해들을 때에는 무언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5월26일에 있었던 1차 인 터뷰 내용을 간추려 올립니다 (여러 군데에서 오탈자가 있을 수 있고, 김 교수의 말을 제대로 옮기지 못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헤아려 읽어주세요).
■ <한겨레> 지면에 7월부터 연재할 예정인 `과학자 심층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요 즘 몇몇 과학자들을 틈틈이 만나고 있습니다. 현대 과학은 급속히 바뀌고 있는데 대중매체의 과학 보도는 늘 익숙한 이미지에만 의존해서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문 제의식을 지니고서, 될수록 현재진행중인 현대기하학, 후성유전학, 대사공학, 지구 기후모델 연구, 나노공학, 뇌과학 등 분야의 과학자들을 만나 과학지식의 심층에 다가서보자는 ‘야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준비과정에서 연구실 밖에 있는 사람이 그 과학의 진수를 맛보기는 쉽지 않고, 그것을 제한된 지면에 독자들 한테 전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밖에 없군요. 새로운 시도로 여기 고 하는 데까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다잡습니다.
# 1. “함수 복잡성을 푼 현대기하학”
오
인터뷰를 위해서 제가 교수님의 강연 동영상을 보고서 생각나는 대로 막 정리해놓 은 건데요. 제가 글에서 쓴 복소기하학 같은 전문용어는 이해하고선 쓴 건 절대 아 니고요, 일단 그냥 옮겨적은 것입니다.
기하학자 황준묵 교수의 강연을 동영상으로 보았다. 거기에서는 삼각형, 사각형 같은 도형 의 이야기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기하학이 현대 시민들한테 어떤 이미지로 떠오를 까?’ 하고 생각하면, 이 강연은 다소 생소하고도 신기하게 들려온다. 일반인은 그저 기하 학 하면 유클리드의 정리, 또는 그게 아니더라도 복잡한 도형 계산식 정도를 떠올릴지 모른 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 동영상 강연이 보여주듯이, 기하학은 19세기 이래 급진적인 변화 를 거듭했고, 그래서 오늘의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기하학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다른 모습으 로 탈바꿈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시민들이 이해하는 기하학은 고대시대, 또는 적어도 19세 기 이전 시대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황 교수의 강연은 여전히 일반인이 듣기에 어려운 내용들로 채워져 있지만, 현대 기하학의 한 분과(복소기하학)에 담긴 진면목을 인상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현대 기하학이 난해 한 미적분의 계산식들과 함수들의 세계에서 태어났다는 ‘탄생의 배경’은 오늘날의 기하학이 무엇을 추구하는지 보여주는 단서가 된다.
동영상을 들으며 인상적으로 들었던 바를 내가 이해하는 수준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미 적분 이후에 무수한 함수들의 계산식들이 쏟아졌고, 또한 계산은 더욱 복잡해졌다. 인간의 수학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면서 그 도전을 풀고자 더욱 복잡한 계산식을 감수해야 했다.
미적분이 발견되고, 타원적분이 발견됐다. 우리가 모르는 함수가 얼마나 많았던가? 숨어 있 던 새로운 함수들과 그 성질에 대한 연구는 18세기 무렵에 수학자들한테 매우 매력적인 일 이었다. 수학자들의 눈으로 보면 18세기는 “함수 혁명”으로도 비칠 수 있지 않을까? 숫자 들의 세계에는 그때까지 아무도 몰랐던 너무도 많은 규칙성들이 숨어 있었고, 그런 규칙성 의 함수들은 주요 이슈가 되었다. 아벨은 이런 함수 연구를 폭증하는 데 중요한 인물이었 다.
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함수들이 이토록 많았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 다. 그런 인간이 그런 함수의 규칙성을 찾아내려면 더 많은, 새로운 변수들을 계산식에 고 려해야 했다. 이런 사정은 계산에 어려움을 던져주었다. 아벨 함수는 어느 순간에 더 이상 넘기 힘든 과제가 되었다. 복잡해진 수학의 함수 계산의 어려움은 19세기에 가장 골치 아 픈 과제가 되었다. 그러나 이런 난제는 리만에 의해 해결되었다.
황
어떤 식으로 얘기를 시작해야 할까요. 이 앞부분은 정확히 보신 것 같은데요.
오
강의 내용을 제가 그냥 옮겨놓은 건데요…현대기하학을 얘기할 때에 아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리만을 얘기하고 그 다음에 현대기하학 얘기하고 이렇게 얘기하는 게 맞습니까?
황
아벨은 기하학에, 특별히 제 분야에 해당하는 사람이고요, 다른 분야에서는 특별히 아벨을 이야기할 것은 없을 테고… 근데 리만이 현대기하학에서 어떤 면에서 시초 라 보는 것은 거의 맞는 얘기입니다.
오
현대 기하학에는 당연히 전통적인 유클리드 기하학도 있을 거고요, 그 다음에는…
황
여러 가지가 많죠. 기하학이라는 게 뭐 거의 분야마다 다 있거든요, [수학 분야마 다요?] 대수기하도 있고 그 다음에 제가 하는 게 복소기하인데 그것은 대수기하학 과 복소해석학과 겹치고… 미분기하학 그것과도 겹쳐요… 다 겹쳐요. 분류하기가 힘들어요. 이리저리 겹치고. 그래서 인위적으로 분류하는 거지. 복소기하학은 대수 기하학과 미분기하학 하고 복소해석학 그 중간 정도에 있는 거거든요.
오
대수학과 대수기하학, 복수해석학과 복소기하학, 미분학과 미분기하학 있다면, 그렇 다면 기하학이라는 게 생각하는 툴(tool)로 볼 수 있는 건지요?
황
저는 툴(tool)이라는 말이 안 좋던데… 제 입장에서는 [그러면 생각의 틀?] 그런 생각하는 틀이… 또 굉장히 요즘 활발히 하는 게 사교기하학이 있는데요, 그건 고 전역학을 기하학적으로 해석하면서 나온 기하학이에요. 위상기하학은 그것도 참 또 뭘 의미하는 건지 그런데…
우선 말씀드리는 것은 기하가 뭔지 아직도 사람들이 잘 몰라요. 수학자 자신도 왜 어떤 것을 기하학이라 부르고 어떤 것은 아닌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고… 기 하학이라는 게 근본적으로는 사람 심리와 관련돼 있는 것 같아요. 어떤 것은 기하 학이라 부르고 또 어떤 것은 아니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 심리에 좀 더 시각적인 서 제스트(suggest) 하는 게 있느냐 없느냐 그 차이로밖에 설명하기가 힘든 것 같아 요.
오
교수님의 강연에서 제일 이해하기 어려운 게 강연을 함수부터 시작하잖아요. 기하 학 하면 우리가 잘 아는 게 유클리드 기하학이고 흔히 도형 보고 증명해내고 그런 걸로 기하학을 이해하기 쉬운데… 함수 얘기하면서 함수의 속성을 이해하는 데 도
움을 주는 시각적인 틀이라고 얘기하시는 대목에서 이해가 안 되는… 함수라 하면 문제를 풀기 위해 입력값에 대해서 산출값이 어떤 관계를 갖느냐 그런 것을 함수라 고 대강 이해하는데 그 복잡한 함수를 시각적으로 단순화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게 현대 기하학의 중요한 모습이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대목에서는 이해가 안 되고요..
왜 함수와 기하학 관련 있을까 하는…
황
모든 함수 그런 게 아니고 어떤 종류의 함수가 그런데요.. 그 함수가 어디에 정의 되어 있느냐, 어디에 살고 있는 함수냐… 우리는 보통 유클리드 공간에 정의된 함 수만을 생각하는데, 그렇게 보면 많은 성질이 너무 복잡해진다는 것이거든요. 그것 이 특수한 공간 위에 정의된 걸로 보면, 함수 성질의 많은 부분은 사실 그 공간의 성질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많이 복잡했던 것이 상당부분은 그냥 기하학이고, 물론 함수 자체로서도 연구할 부분이 남아요, 그런데 함수의 기본적 성질의 상당부 분은 걔가 정의되어 있는 공간의 성질이지 함수 자체의 성질이라기보다는…
오
그때 공간이라는 것은 어떤 공간입니까?
황
이 경우에는 복소다양체의 공간이에요. 우리 분야에서 주로 연구하는 게… 이것은 뭐 마찬가지에요, 사교기하학 같으면, 그것은 뉴턴역학의 많은 상황을, 운동방정식 이나 이런 것을 연구하면서 많은 경우에 그걸 사교다양체라는 다양체 공간에 정의 된 것으로 생각하면 방정식의 많은 성질이 기하학적으로 해결이 되거든요. 함수나 방정식이…
오
그 함수들이라는 것은 숫자들의 관계를 얘기해주는 것이겠지요…
황
네… 함수라는 것은 공간에서 숫자들이 각점에서 숫자 값을 갖는 게 함수잖아요.
온도나 속도라는가…그런 게 함수인데. 그것들 사이에 관계가 있을 때, 그 관계들 이 전에는 그냥 함수들 사이의 어떤 식으로서의 관계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관계가 복잡하기 이런데.. 미분도 하고 적분도 하고… 그런 관계의 많은 부분이 사실은 걔 들(함수)이 사는 공간에서 사는 기학 성질에서 나온 것이라는 거거든요. 그렇게 이 해할 때 그게 훨씬 이해하기가 쉽고…
오
‘걔들’이라는 게 함수입니까? 숫자입니까?
황
함수들… 숫자는 그냥 정해진 것이고… [아무 성질이 없는 재료인가요?] 그렇게 단 순화하기는 힘들어요. 그런데 복소기하학에서 숫자들은 복소수이거든요. 절대적으 로 정의된 숫자이고… 단정적으로 단순하게 어떤 모델로 말씀드리기는 힘들고…
# 2. 경험의 공간과 기하학의 공간
오
예전에 다른 매체에 인터뷰가 실린 적이 있더군요. 거기에서 보니까 교수님은 머릿 속으로 갖가지 공간을 상상하며 그림을 즐겨 그린다고 보도하고 있던데요, 교수님 의 머릿속에 어떤 ’물리적 공간’이 상상되는 것입니까, 아니면…
황
물리적인 공간이란 건 무슨 뜻으로 말하는 것인지?
오
지금 세상에 존재하는 공간을 상상하시는지요?
황
네… 제가 공간을 생각할 때 육체적으로 경험하는 그 공간에 빗대서 생각할 수밖에 없어요 그게 저한테 유일하게…그런데 그게 생각을 하고…
오
그런데 그것(기하학적으로 상상하는 공간)은 사실 현존할 수 없는 공간은 아니잖아 요? 만지거나 경험할 수 없는…
황
물론 다르죠. 그런데 경험이란 게 뭔가가 중요한데, 대학원부터 제가 수학을 통해 이런 공간을 경험하는 거거든요. 계산도 하고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그리고 나름대 로 그림도 그려보고 이렇게 경험을 하면서 점점 많이 보이게 되는 거거든요. 지금 은 제가 꽤 많이 보죠. 예를 들자면 학생이나 연구원이 물어볼 때에 계산해보기 전
에 그냥 직감적으로 아 그건 된다 안 된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거든요. 생각하 지도 않고… 그런 면에서는…
오
그 공간의 세계에서는 예를 들어 그런 함수가 그렇게 거동하기 힘들다는 그런…?
황
음… 네…공간이 이렇게 생겼다면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이런 것이 직감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요. 경험이 있기 때문에. 물론 제가 모르는 부분도 더 많고…
그런 면에서는 눈에 보이는 것인데,… 그런 얘기 혹시 들어봤어요? 박쥐한테는 세 상이 어떻게 보이나? 박쥐는 눈이 없거든요. 눈이 안 보이는데, 초음파로 세상을 보잖아요. 박쥐한테는 세상이 어떻게 보일까? 그런데 누구 말로는 우리가 보는 것 과 별로 다를 게 없다고 그러더라고요. 왜냐면 방식은 다르지만 어차피 머리에서는 이런 식으로 구성할 테니까. 우리가 시각으로 본다고 착각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가 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굉장히 복잡한 빛의 정보이고, 이거는 머리에서 꾸미는 거 거든요. 영상이라는 것은. 그 비슷하게 수학에서도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은 아니 지만 계산도 하고 여러 경험을 하다보면 머리에서는 영상이 꾸며지거든요. 그걸 그 림으로 그리라면 무척 어려운데, 그렇지만 나름대로 어느정도는 할 수 있어요. 세 미나 학회 발표때에 많은 그림 그리거든요. 제가 실수에서 생각하면 6차원 이상인 데 평면에서 그림을 그리거든요. 이런 공간 이런 성질을 갖는다고 나타내면, 많은 사람들이 제 분야 사람들은 그걸 이해를 해요. 마치 입체를 겨냥도그리듯이 그려놓 으면 사실 말이 안 되잖아요. 그렇지만 정육면체라고 하는 것처럼. 굉장히 고차원 공간도 평면에 그리기도 해요.
오
생각날 때마다 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게 분명 평면 이차원인데 삼차원으로 인지한다는 말이죠. 이걸 어떻게 삼차원으로 인지하느냐, 이것은 어떻게 보면 인지 심리학의 영역이잖아요. [그렇죠] 그러면 기하학에서 물음이 똑같을 리 없고, 기하 학에서는 그러면 지금 예로 든 것은 어떤 물음과 관련이 되는가요?
황
이게 사실 정확한 그림은 아니지만 이걸 그림으로써 서로 삼차원 공간에 대해서 서 로 커뮤니케이트 되는 거잖아요. 물론 이걸 안 그려도 수학자들 사이에서는 커뮤니 케이트가 되요. 그렇지만 이걸 그리면 훨씬 쉽거든요. 남이 무슨 뜻을 하는지 알기 가. 그런 의미에서 복소다양체라는 것은 평면에 그릴 수 없는 공간이지만 가끔 이 렇게 모델로 그리면 서로 이해가 되는 그림들도 많이 그려요.
오
그러면 가장 복잡한 수학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생각의 틀이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황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데, 그건 그냥 정의대로 하는 거고. 그런데 기하학자들 중에 서 그게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기하학자 입장에서는 그게 생각의 틀이 아니라 이게 실체이고, 그러니까 복소다양체라는 게 진짜 있는 것이고 함수들 은 그 위에 있는 것이고… 우리가 전에 보고 있던 것들은 그 일부만 보고 얘기하는 거거든요.
저보고 복소다양체가 인간이 생각해낸 것이냐 그러면 거의 안 그렇다고 생각해요.
이건 그냥 있는 것이고 우리가 많은 노력을 통해 우리가 발견한 것이고요.
오
제가 인터뷰 질문서에다 기하학적 상상이 현실 공간을 비유해서 이뤄지는 아날로지 (analogy)가 아니냐 이렇게 여쭈었는데요, 지금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이런 생각 은 좀 앞서간 얘기라고 보시겠군요. 그러니까, 수의 세계, 함수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공간의 세계를 빗대어 상상하는 게 아닌가 하는.. 물론 이 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겠지요?
황
빗대서 얘기한다는 것은 좀 그런데요, 기하학자 입장에서는… 아, 이게 두 번째 물 음이군요. 질문의 요지가 분명하지 않아서… [저도 어렴풋이 드는 생각을 적어본 것이라서..] 예를 들면 복소수 같은 거를 학생들한테 가르칠 때 상상의 수라고 가 르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자기 자신을 제곱해서 -1이 나오는 수, 허수라고 하는 데, 실제 있는 수가 아니라 상상의 수라는 것인데… 그런데 대부분 수학자들은 그 렇게 생각 안 하거든요. 복소수가 상상의 수라면 다른 수도 다 상상의 수이고, 다 른 학자들도 동의하는 것인데 복소수는 그냥 있는 것이고 우리가 늦게 발견했을 뿐 인 것이지요… 똑같은 의미로 복소다양체도 상상의 공간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인 데 인간이 늦게 발견했던 것일 뿐이죠.
오
복소다양체 개념은 리만에 의해서 확립이 된 건가요…
황
네… 근데 이중적 측면이 있는데요,. 하나는 개념 자체를 발견했다는 것이고. 또하 나는 이걸 통해 그 전에 못 풀던 문제들이 많이 풀었다는 측면이 있고요. 후자를 강조하면 마치 이것이 툴(tool)로 보이는데, 수학 발전사를 보면은 사실 전자가 더 중요하거든요.
인터뷰 질문 문건에 토머스 쿤 얘기 있어서 이 책을 빌려왔어요. 살짝 봤더니 이 사람(저자)도 그런 물음을 했더라고요. 저자는 리만에 대해서 리만의 업적을 소개하 면서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설명한 책 같아요. 이 사람도 리만이 과학혁명이냐 이 런 얘기해요. 꽤 자기는 혁명에 가까운 것으로 봤더라고요. 마지막 챕터. 그 이후 에 끼친 영향을 보면.. 가장 큰 게 뭐냐면 수학문제를 이전에는 주로 계산을 하고 나 알고리즈믹하게 해결하는 그런 전통이었거든요. 리만 전까지는 수학 문제가 주 어지면 대부분 계산문제이고 알고리즘을 통해서 푸는 거죠.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런 게 주였는데, 리만부터는 문제를 풀 때 어떤 새로운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문 제가 제풀에 풀리는, 그런 게 시작됐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이게 혁명적이라고 본 것 같아요, 저자는.
오
(복잡한 문제를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푸는) 그런 예는 회자되는 것으로 어떤 게 있을까요? 단순하게 계산식 좇아 가는 것과 그것을 건너 뛰어서…
황
수학에서 제일 유명한 예가 하나 있어요. 힐버트라고 수학자가 있어요. 리만 이후 사람인데. 19세기에 굉장히 중요한 계산문제 하나가 불변이론이라는 거거든요. 그 게 뭐냐면 어떤 정식들이 있을 때에 그중에서 어떤 변환에 대해서 불변인 것이 얼 마나 많고 몇 개나 있나 찾아내는 거예요. 예를 들자면, 이차방정식에서 굉장히 중 요한 양이 뭐냐면 b²-4ac, 혹시 기억나시는지 모르겠네… 판별식이라는 거요. 그 판별식이라는 것은 식을 치환을 해도 불변인 어떤, 그러니까 이차식이 중근을 갖는 지 아닌지 판별해주는 식이거든요. 이런 식은 이차식을 치환을 해도 변하지 않은 양이에요. 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해요. 어떤 종류의 치환에 대해서 불변하는 양을 찾는 게 불변이론이거든요. 이게 계산이 굉장히 복잡하거든요. 주어진 치환에 따라 서 불변인 것이 무엇인지 각 문제마다 찾는 게 복잡해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복 잡한 게 많고. 그런데 이게 19세기 중반과 말까지 굉장히 많이 했어요. 굉장히 많 은 사람들이. 그런데 그게 거의 갑자기 끝나다시피한 게 힐버트 등장하면서 그런 것이거든요.. 힐버트가 중요한… 그런 경우에 항상 답이 있고 답이 유한개 있다는 걸 증명했어요. 이전에는 문제마다 답을 찾느라고 했는데, 힐버트는 답이 뭔지 쓰 지는 못하지만 답이 있고 유한개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한 거거든요. 그런데 힐버
트가 처음 사용한 증명 방법이, 계산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어떤 개념을 통해 서 증명했다고요. 이걸 힐버티 기저 정리(Hilbert Basis Theory)라고 하는데, 그 당 시에 최고로 유명했던 불변이론 하는 사람이 고든인데요, 이 사람 말이 굉장히 유 명한 데 ‘이건 수학이 아니라 신학이다’라고 했다더라고요.. 전형적으로 계산을 해 야 할 것 같은 문제에서 계산은 하나도 하지 않고 순전히 개념만을 통해서 증명하 는 그런 것이거든요. 이 책에서도 힐버트가 리만에 대해 많이 얘기하고 이런 식의 논증은 리만에게서 시작된 거라고 얘기했다고 하니까, 그런 면에서 리만이…
그런데 저는 수학사 하는 사람이 아니고 수학자이니까 제가 말씀드리는 게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있고 관점도 개인적 관점이지요… 어제 이 책을 보면서 재미있었던 것은 수학의 과학혁명에 대해서 이 저자가 수학사 하는 사람들이 쓴 책들을 본 모 양이에요, 거기에서는 리만 얘기는 거의 안 나오고 비유클리드 기하학 발견이나 집 합론의 발견이라든가… 이 사람도 그걸 지적했던데… 그렇게 된 큰 이유가 다른 과 학에 비해 수학은 수학자가 아니면 수학에서 발전한 게 무언가를 이해하는 게 굉장 히 힘들어요. 예를 들어 리만의 업적에 대해서는 수학을 심각하게 공부한 사람은 뭐가 업적인지도 이해하기도 힘들어요. 그래서 수학사 하는 사람들은 쉬운 수학을, 예를 들어 집합론이나 논리 그런 것을 중요하게 다루거든요. 이 사람도 그런 얘기 를 했더라고요. 수학사에서 리만 같은 사람들은 거의 안 다루는데 그 큰 이유는 이 해를 못하기 때문에,,, 그런 난점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수학사가들이 보는 게 꼭 올바른 건지도 모르겠어요.
오
교수님 강연에서는 리만 이후에 많은 복잡한 함수의 문제들 이런 게 많이 풀렸는 데, 그 이후에 또 생각의 틀이 더 복잡해지면서 다시 상당한 복잡성에 직면하게 됐 다, 이런 말씀이 나오는데 그것은 (어떤 의미인지요).
황
두 가지로…우선은 리만이 해결한 부분이 있고요, 이런 식으로 기하학적으로 해결 이 안 되는 부분 있어요. 진짜 계산을 해야만 하는 부분이 있고요. 또 기하학적으 로 해결한 부분도 두 가지인데.. 첫째 리만이 해결한 방법은 사실 당시에 논리적이 지 않아요. 그래서 그걸 논리적으로 만드는 걸 50년 이상 끌었어요. 20세기 초까 지. 그 과정에서 많은 수학 이론들이 발달했어요. 집합론도 거기에 영향 받아 나온 거이에요. 반면에 리만 식의 그런 복소다양체 이론을 받아들이고나면 거기에서 자 연스럽게 또 더 많은 질문들이 쏟아지거든요, 기하학에 대해서. 그게 그 분야가 계 속 많이 연구되고 있는 거거든요. 리만은 주로 일차원 복소다양체에 관한 것인데, 지금 우리는 고차원 복소다양체를…
오
고차원이라면 3차원 이상을 말하나요?
황
보통 그렇습니다. 근데 복소 3차원이니까 실수로는 6차원이죠.
# 3. 너무 난해한 복소다양체…
오
교수님이나 다른 연구자들 사이에 큰 과제로 제시되고 있는 일반화할 수 있는 큰 물음(big question)에는 어떤 게 있는지요?
황
그런게 너무 많아서… 리만은 일차원 복소다양체에 대해 굉장히 분류를 했다고 그 러 거든요.. 우리에게 클리어한 픽처를 주었는데, 그런데 고차원에서는 그게 바로 성립이 안 돼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가 고차원 복소기하학의 주 과제이거든 요. 리만의 이론을 어떻게 고차원으로 확장하느냐, 그게 여러 가지로 되어 있어요 그런데 아직 멀지요.
오
리만 이론을 짧게 정리하다면… 모든 함수는 해당하는 복소다양체 지니고 있다는 건가요?
황
그건 너무나 간단한 것이고요… 1차원 복소다양체를 ’리만면’이라고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리만이 완전히 기술했어요. 그런 공간이 어떻게 생긴 공간인지 를 거의 완벽하게 기술했는데, 고차원에서는 그게 거의 안 돼 있어요.
오
이때의 차원은 우리가 말하는 점-선-면을 얘기하는 것인가요
황
네. 여기서 1차원은 복소수로 봤을 때에 1차원이라는 것이고요, 실수로는 2차원이 죠. 실수와 허수가 있어서. 복소수의 관점에서는 1차원이라는 것인데 실수에서는 곡면처럼 보여요, 그래서 그것을 리만면이라고 합니다.
오
(황 교수가 그린 그림을 보면) 그건 우리가 보기에는 3차원의 모양인데요. 도넛츠 모양인데요…
황
네… 그 면만 생각하는 것에요. 그 면 위에 어떤 구조가 있는 게 일차원 복소다양 체에요. 이것들은 거의 상당히 이해가 돼 있거든요. 그것을 이차원 삼차원에서…
그대로는 안 돼요, 성립 안되는 것도 많고. 큰 문제이죠. 최근에 큰 발전도 있었 고…
오
그러니까 어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함수를 공간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할 때에…
황
이 함수가 이게… 항상 복소함수로 보거든요. 복소수는 평면에 있는 수, 이게 실수 축이고 이게 허수축이에요. 그래서 복소수는 항상 이렇게 쓸 수가 있어요. 이렇게 생긴 수에요. 그런데 수학에서는, 고등수학에서는 복소수가 더 일반적인 수이고 실 수는 그것의 특별한 그 부분이거든요. 실수만을 보면 많은 경우에 잘못보기가 쉬워 요. 실수는 하나의 단면이어서… 그래서 사람들은 복소함수를 많이 생각해요. 복소 수에서 복소수로 가는 함수를 생각한다고요. 그 점 하나하나에 복소수가 정의된 것…그래프를 그리자면, 여기 복소수가 있고, 여기 다른 복소수가 있고 그래서 이 차원 그래프가 나오지요. 그게 함수이고… 그게 리만면 위에 정의돼 있다고 봐야지 쉽게 이해된다는 것이 리만의 관점이에요…
오
과학혁명의 개념으로 보면, 아벨 이후에 함수들이 그러니까 갖가지 함수들이 판도 라 상자들이 폭발해서 저요저요 생겨나서, 연구자들은 거기에 문제풀이에 집중하다 보니까. 이게 하나 꺼내고 또 하나 꺼내고 하다보니 이걸 더 이상 다룰 수 없는 처 지에 이르게 되자 그 때 즈음에 리만이 상당히 함수들을 뭉텅이뭉텅이로 이해하는 틀을 제시했는데 [ 네 그렇게도 볼 수 있어요] 그런데 그 틀 자체도 수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그 자체가 정교화 되다보니까 또 복잡해지고, 그래서 이걸 계산식은 더 많아지잖아요. 단백질 계산하고 기후모델링 계산하고… 엄청난 계산들을 더 단 순화하는 어떤 또하나의 추상적인 분류체계가 필요해진 게 아닌가 …그게 현대기하 학에 부여된 또 하나의 먼 과제 중 아닌가 하는 그런 인상을 받는데요?
황
글쎄요… 지금 많이 하는 연구 중 하나는 리만면 중 여러 개 있는데 그걸 다 모아
두면 공간이 되요. 공간의 집합이 공간이 되요. 그게 복소다양체가 돼요. 모듈라이 라고 하는데, 그걸 연구하는 게 물리학 연관해 굉장히 중요해죠요. 말씀듣다보니 생각난다. 그것도 리만이 생각했던 것이다. 리만곡면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패밀리 자체가 하나의 공간이 된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이런 많은 결과들를 보면 그냥 이게 인간이 생각해내어 그렇게 된 게 아니 에요., 너무나 놀라운 구조들이 있기 때문에 우연히 우리가 이렇게 생각하다보니까 우연히 있다고 하기에는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고 이걸 진화론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그래서 그런 의미에서 공부하면 할수록 이건 진짜로 있었던 것이고 인간이 늦게 발견했을 뿐이다 하면 할수록 점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오
갈릴레오가 처음 한 말은 아니지만 17세기에 유행한 말 중 하나가 자연은 수학의 언어로 쓰여 있다, 이런… 그때도 갈릴레오가 기하학과 수학을 얘기했거든요. 기하 학과 수학은 언어이고 이걸 배우면 자연의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이런 얘기를 했잖 아요. 그게 여전히…?
황
맞는 말 같은데 걱정되는 게 하나는… 물리학자들이 많은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수학이 과학의 언어라는 것은 인정하는데 어떤 면에서는 언어로만 보는 때도 있어 요. 그런데 수학자로는 동의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수학을 통해서 보는 것은 맞는 데 수학에는 그것 외에도 너무 많아요 물리학자들은 자연에 관심 많지만 자연 무관 한 것도 중요한 공간들이 많고, 어떤 면에서는 이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들거든 요. 복소다양체 중에서 물리학에 관련된 것은 특수한 것이거든요, 나머지는 무의미 한 것이냐, 그게 아니라 나머지가 더 중요한 게 많아요..
오
어찌보면 리만 등장 이전에는 수와 수는 어떤 함수의 관계를 갖고 있다, 어찌 보면 이제 그 등장인물이 개별수와 함수(물론 여러 종류가 있지만)인데, 리만면 등장 이 후에 수와 함수와 공간, 그러니까 공간이라는 새로운 등장인물이 새로 생긴 것…
[그런 점도 있지요] 수와 함수의 관계가 일차적으로, 그러니까 딱 들어가면 함수의 블랙박스에서 이렇게 툭 떨어지는 게 아니고, 물론 그렇게 되지만… 이 블랙박스가 휘어진 공간에 놓여 있고, 이런 것들에 따라 달라지는 게 크다 이렇게 생각을…
[네, 그렇지요] 그렇게 보면 수학이라는 것은 단순하게 자연을 이해하는 어떤 표현 수단이 아니고 하나의 지식체계라고 하면 수와 수의 관계, 수는 어떻게 존재하는
가, 그 자체에 관한 세밀한 지식체계이다. 이렇게 볼 수도…
황
그것도 단순한 생각… 왜냐면 유클리드기하학이 예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리만에서 많이 달라진 것은 새로운 공간이라는 유클리드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을 도입했다 는….유클리드 시절에도 수학과 기하학의 관계는 있었거든요, 리만에서는 직감적으 로 느끼진 못하지만 새로운 공간을 발견해냄으로써 그런 수를 이해하게 되는 것이 죠. 근데 이것도 결국은…아주 이걸 제대로 이해하려면 옛날 그리스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 같아요. 그 당시에 보면… 또 유명한 게 있는데….소크라테스 하고 플라톤 의 형이 대화…<국가론> 있잖아요.
국가론 보면 그런 부분이 나오거든요. 지도자한테 교육을 시킬 때 무엇을 교육시켜 야 하나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형이 얘기하는 부분이 나와요. 제일 처음에 다 동의 하는 것이 뭐냐 하면 수론, 산수이죠. 반드시 교육해야 한다. 여러 면에서…. 두 번 째가 기하학, 지금 보면 평면 유클리드 기하학이에요. 그걸 소크라테스가 기하학을 가르쳐야 한다 하니까 상대방이 자기도 동의한다면서 그 이유로 평면 기하는 전쟁 할 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거에요. 당시에 평면기하가 발달한 게 전쟁도 항해도 많 이 하고 농사짓는 데 쓰고 해서 그런 데에서 중요하니까 자기도 가르쳐야 한다고 그러거든요. 그래서 자기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클라테스는 이의를 제 기하면서 꼭 그런 것 때문에 가르치는 게 아니라 이데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그 얘기를 해요. 에그때까지만 해도 평면기하 가장 중요한 기하학이었으니 까. 그다음에 수학자들한테 많이 알려진 것인데… 중요한 과목이 뭐냐..처음에는 플 라톤 형이 천문학 아니겠느냐 얘기해요, 천문학이 달력 계산하는 것과 관련되고 농 업에 굉장히 중요하고 밤에 항해할 때에 천문학이 중요하고. ..당시에 산수 기하 천 문학 굉장히 중요한 학문이에요. 거기에서 소크라테스가 아니라고 해요. 더 중요한 게 있다고. 공간기하라고 해요.
소크라테스는 공간기하와 평면기하를 다른 것으로 본 거지요. 공간기하에 대해서 대화 상대는 처음에는 동의하지 못해요, 그게 그리 중요하냐고. 당시에는 공간기하 가 추상적인 학문이었던 것 같아요.. 3차원 기하는 그리스 사람한테 굉장히 추상적 인 거에요. 철학자들이 재미로 할까… [앞서서 첨단의 과학을?] 쓸모 있어서가 아 니라 평면을 하면 그 다음에 공간을 하는 게 논리적으로 그 다음 단계이지, 그래서 해야 하고…어떤 내재적 가치 때문에 하는 것이지 이게 쓸모가 있어서 하는 게 아 니라고 거에요. 그 때문에 소클 제자들 공간기하 많이 했어요, 지금은 추상적인 게 아니라 구체적인 기하이고…그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보기에 우리한테 추상적으로 보이는 기하학도 조금 지나면 당연한 걸로 보이는 것이고, 여기에서 어떤 것을 하 는 게 중요하느냐는 것은 내재적 가치로 판단해야지 쓸모 있고 없고 판단하는 것은 굉장히 역사적으로 봐서도 항상….
오
플라톤이 수학자들한테 영감을 많이 주네요.
# 4. 11차원, 고차원 이해하기
오
강연 동영상도 그렇고 교수님이 쓰신 다른 글을 보다보면, 전통적인 유클리드기하 학, 플라톤 얘기했던 이른바 기하학이라는 것과 지금의 기하학은 너무나 천양지차 같아요… 위키피디어에서 읽은 것이지만 기하학의 어원은 원래 땅의 측량에서 왔다 는데, 지금은 그것과 전혀 다른 거잖아요. 그러면서도 고대 기하학자와 21세기 기 하학자가 공유할만한 전통의 맥이라는 것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황
저는 항상 예전사람과 같은 느낌을 받는데요. 항상 우리가 하는 것은 시각적으로 알게 모르게 직관적으로 뭐가 떠오르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맞다는 것을 보이는 것 이거든요. 이 두가지 측면이 상호작용하는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면 그림에 대한 것은 보통 우뇌라고 하고 언어에 대한 것은 좌뇌라고 하는데 이건 완전히 이 둘의 상호작용이에요. 기하학은 시각적으로 확 보이는 것과 언어로 논리적으로 입증하 는 것과 이렇게 합쳐놓는 작업이거든요. 그리고 그때 딱 맞아들어갈 때에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 것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옛날 그리스 시대 기하학자나 요즘 기하학자나 같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보통 다른 수학분야는 논리적인 것만 하는 분야도 많고 미술 분야는 시각적인 것만 아름다움만 추구하는데 우리는 한편 으로는 직관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그것을 논리적으로 풀어나간다는, 그런 전통 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오
내재적 가치가 중요하기는 한데, 실용적 측면에서 여쭈어보면, …제목을 적어봤는 데 “수퍼컴도 할 수 없는 계산식을 기하학이 뛰어넘을 수도 있다”…이런… 그런 분 야에서도 실제로 기여하고 있나요?
황
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그런데 그런 예도 있어요. 우리 분야의 것을 계산학에 응용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것을 기하학적으로 해석해야만, 계산하는 사람 은 발견하지 못하는 것인데 기하학을 통해서 발견하는 경우도 있어요. [중요한 것 은 아니고] 그게 컬처럴한 차이인데 우리 입장에서는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그런 데 계산하는 사람한테는 중요하거든요. 저도 약간 슬픈 일인데, 제가 아는 친구가
미국 수학자인데, 한편으로 이런 계산 관련 많이 하는데요. 많이 하면서 그런 예를 많이 찾았어요, 계산학 하는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최근 이친구가 불평하는데, 기하학 굉장히 어려운 걸 썼는데 좋은 저널에 실리기 어려운 거에요. 반면에 계산 쪽의 문제는 자기 생각에 굉장히 별볼일 없는 것인데 논문만 썼다 하면 열광한다고 그런다는 거에요. 한편으로 좋기는 한데 한편으로는 슬프다. ..세상일이 다 그렇잖 아요. 진짜 깊이 있는 것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고, 수학도 만찬가지인 것 같아요.
계산 다 좋은데 ..아직까지는 그렇게 깊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오
그럼 주로 기여하는 분야는 이론물리학 분야와 닿아 있나요. 끈이론이 현대기하학 에 바탕을 두고 잇다고 하는데요.
황
수학 외에서 쓰이는 것을 보면 이론물리와 우리가 관련이 많고…
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리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런 평가도 많이 하지 요.
황
네 그런 얘기들 많이 하지요.
오
음…정확한 비유인지는 모르겠는데,.. 운동이란 것을 평면에서 원심력 구심력 역학 을 이해하는 것 하고 아인슈타인의 중력 곡면으로 이해하는 것을 볼 때 훨씬 이해 가 쉽잖아요. 아인슈타인 공간이…중력 공간에서 태양은 움푹 들어간 공간에 있고, 행성은 움푹 들어간 곳에서 빙글빙글 도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이해하기에 쉽다, 이런 게 복소기하학의 공간 개념과 비슷한 건가요?
황
네…그런 것은 리만한테서 아이디어 얻은 게 확실한 것 같아요.
오
이런 식으로 계속 원운동하는 것은 이런 공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달리 생각할 수는 없다, 이런 공간에서 다른 방식으로 운동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이해하는 것과 비슷한 것 같네요…
아까 차원 얘기가 나온 김에… 연구하시는 분야에서도 11차원 이런 표현을 쓰나 요? 실수 6차원은 복소수에서는 3차원이라고 하셨는데, 이런 고차원 공간을 어떻게 상상을 하시는 건가요. 한번쯤 수학자의 머리에 한번 들어가보고 싶은 생각도 들어 요.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차원 얘기를 들을 때에 너무 신기하게 받아들이지만 그 게 이해하기는 정말 힘들어요.
황
기본적으로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지 좋을까. 예를 들어 누군가 지구가 어떻게 생 겼나 질문을 하면, 지구가 둥근 걸 설명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지구가 기하학이 있 잖아요. 공처럼 생겼잖아요. 지금은 모델을 만들어 모델을 보여주지만 지구가 진짜 그렇게 생겼는지 설명하기는 어렵거든요. 어떤 부분에서는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지 구를 이해할 수 있어요. 부분적으론 평면처럼 생겼잖아요. 아이들한테 설명하려면 이만한 공을 보여주고서 이렇게 생겼다고 말하는데,,,이것도 맞는 말은 아니거든요.
지구는 그렇게 작은 게 아니니까, 그리고 이걸 굉장히 크다고 생각해보라. 부분적 으로는 평편하고..이걸 두 가지를 조합함으로써만 이해가 가능한 것이거든요. 그런 데 실제로 이해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어쨌든 지구를 돌아나니는데 편안할 정 도로는 되잖아요. 만찬가지로 복소수 공간을 이해하는 데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해 요. 우선은 부분적으로 국소적으로는 어떻게 생겼는가, 복수 3차원이라면 이런 식 으로생각하거든요, 여기 써드리자면 (그래프 그림 그리다)… 부분적으로 설명하기는 쉬워요. (그래프 그림) 이거 하나하나가 복소수로 이뤄지는 집합을 생각하면 이런 것을 모아놓은 게 복소 공간이거든요. 이렇게 생겼는데 이거 하나하나가 실수가 아 니라 복소수다, 이렇게 설명을 해요. 그 다음에 이거 하나하나는 어떻게 생겼느냐, 그러면 복소수니까 이렇게 생겼다. 여기 실수가 있고 허수가 있고…하나하나 이렇 게 생긴 게 이쪽 축이고 각각 축은 이렇게 생긴…
오
8차원이면 이렇게 하나가 더 있는 것이고요 (정말 이해는 안 됩니다만 ㅠ.ㅠ)…
황
네… 이게 복소 3차원이라고 부분적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복소다양체는 예를 들면 이렇게 생긴 공간인데 부분적으로는 이렇게 생긴 거다, 그런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하지만 결국은 어느 순간에는 상상을 통해서 갖다 붙이는 수밖에 없어요. 지구를 작은 공을 확장할 수는 없지만, 부분적으로 이렇게 생겼고 이런방향 저런방향은 이 렇게 생겼고 이런 게 모여서 이렇게 생겼고, 이런 식으로 계속.. 그러니까 장님이 코끼리 만지듯이 이런저런 만져서 구상하는 거에요. 재미있는 것은 계속하다보면 익숙해진다는 것이에요. 우리도 계속 비행기 타고 다니면 점점 지구가 그렇게 생겼 다고 하는 데에 익숙해지잖아요.
오
물리학의 끈이론에서 11차원 막 그런 것은 어떤 물질분포나 에너지분포나 현 상태 를 설명하려면 이 정도의 함수들이 등장해야 하고 그 정도의 함수들을 등장시키려 면 복소다양체들을 상당히 이렇게 이쪽 불록 튀어나오고 이렇게 하고, 이런 식으로 해야지 지금 세상이 설명이 된다, 이런 식으로 해서 등장한 거네요 [네]
차원이 실재한다, 아니다를 떠나서 3차원, 4차원으로는 더 이상 설명이 안 되고 무 언가 그 차원을 직접 보거나 만진 것은 아니지만 그런 차원이 존재하지 않고서는 현재의 지식체계에서는 그런 게 설명이 안 된다, 그런 것이고… 수학에서는 그렇게 사고놀이의 틀을 만들어준 것이네요. 그 전에는 3차원에서만 하던 수학자들이… 수 의 세계, 함수의 세계가 기하학적으로 볼 때에 차원 자체가 뻗어나갈 수 있는, 복 잡한 설명 아니면 복잡한 수의 세계가 설명이 안 된다. 이렇게…
황
네… 아까 응용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제 생각에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학이 가장 큰 공헌을 하는 것은 여러 개념들을 제공하는 것 같아요.
오
수학은 개념 공장이네요. 생각의 공장. 기하학이 거기에서 많은 역할을 했고, 그것 이 수학 자체에도 기여했고 외부에도 기여를 했고…
황
모든 수학 분야가 사실은 순수 수학자는 근본적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면서 연구를 하거든요. 거기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이 나중에 쓸모가 있는 게 많거든요. 제일 중 요한 것은 항상 개념이에요. 개념을 정확히 정의해놓고 성질을 연구해놓으면 그럼 녀 갖다 쓸 수 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언어라고 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