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갈등이론

3. 갈등이론

 사회학의 갈등이론

 다렌도르프의 산업갈등

 코저의 미시적 접근

 비교역사사회학

 갈등이론 이후

갈등

 갈등(conflict)은 사회의 개인과 집단들 사이의 이해의 충돌을 가 리킨다.

 사회 갈등은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대립하여 발생할 수도 있고, 집단적인 이해관계가 대립되어 생길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자본 주의 사회에서 자본가들의 단체와 노동자들의 단체 사이의 집단 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발생한다.

 그러나 이익 갈등이 항상 공개적인 투쟁을 하는 것은 아니다. 때 로는 개인과 집단들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생각되거나 간주되는 서로 다른 정치적 정당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갈등 이론

 갈등 이론(conflict theory)은 사회가 불평등한 분배로 인해 서로 갈등을 하는 집단들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이론적 시각을 가리킨 다.

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이 강하나, 자유주의 이론 가운데 갈등 이론 을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대표적으로 다렌도르프(Ralph Dahren dorf)가 있다.

 1950년대와 1960년대의 갈등이론은 주로 구조기능주의에 대한 반발로 등장하였으나, 점차로 네오마르크스주의 이론으로 대체 되었다.

 갈등이론은 구조기능주의와 충분히 분리되지 못했으며, 비판사 회이론보다 구조기능주의 이론의 변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맑스와 갈등이론

 마르크스는 계급과 계급갈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다.

 그는 『공산당 선언』에서 자본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의 사회에 서도 서로 다른 지위집단들 사이의 투쟁이 벌어졌다고 보았다.

 부르주아 시대는 사회를 부르주아지(bourgeoisie)와 프롤레타리 아(proletariat) 두 개의 집단으로 분리한다. 특히 생산수단의 소 유관계가 계급위치를 규정한다.

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들이 양극화(polarization)되고, 중간계급도 양극분해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 마르크스는 양극화된 계급들 사이의 계급투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 마르크스는 『공산당 선언』에서 “계급투쟁은 역사발전의 원동 력”이라고 주장했다.

 현대 사회학자들 가운데 일부는 항구적인 계급투쟁이 사라지는 대신 계급타협의 등장하는 과정을 강조하기도 한다.

베버와 갈등이론

 막스 베버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지배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 지배’를 ‘일정 조직 또는 사회 내부에서 명령에 복종할 가능성’으 로 정의했다.

 베버는 지배양식(mode of domination)을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 (charisma), 합법적(legitimate) 권위로 구분하였다. 베버는 합리 적-법률적 관료제가 확대되면서 전통적 권위와 카리스마

(charisma)는 점차 사라지게 된다고 보았다.

 베버는 계급, 지위, 정당이 불평등을 만든다고 보았다. 그는 계급 이 다양한 불평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경 제적 계급 이외에도 교육(지위), 정당, 종교, 남녀의 차이가 여러 가지 불평등을 만든다고 주장했다.

 베버는 계급이 단순하게 생산수단으로만 결정된다고 보지 않았 다. 계급은 공통적인 인생기회(life chance)를 제공하는 공통적인

‘시장 위치’(market position)에 따라 결정된다.

짐멜과 갈등이론

 게오르그 짐멜은 사회 전체와 사회의 하부 단위들의 유지에 갈등 이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관심을 가졌다.

 짐멜은 지나치게 협력적이고, 합의가 이루어진 통합된 사회는

‘생명 활동이 없음’을 보여준다고 생각하였다.

 짐멜은 지배-종속의 관계에서 반드시 자유가 사라지는 것은 아 니라고 보았다. 이러한 관점은 관료제의 지배가 현대사회의 ‘철 감옥’이 될 것이라는 베버의 견해와 구별된다.

 그러나 마르크스의 주장과 같이 지배-종속의 관계가 소유관계의 혁명적 변화를 통해 사라질 것이라고 보지는 않았다.

 짐멜은 사회생활의 미시적 차원에서 지배-종속 관계가 인간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기능주의와 갈등이론

 기능주의자들은 사회가 정태적이고, 기껏해야 동태적 균형 상태 를 유지한다고 보았지만, 갈등이론가들은 모든 사회가 모든 시점 에서 변동의 과정을 거친다고 주장하였다.

 기능주의자들은 사회의 안정과 질서를 강조했지만, 갈등주의자 들은 사회체계 모든 곳에 있는 분쟁과 갈등을 주목한다.

 기능주의자들은 사회가 규범, 가치, 도덕에 의해 비공식적으로 유지된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 반면, 갈등이론가들은 사회 내 모 든 질서는 정상에 있는 구성원들이 다른 구성원들을 강요함으로 써 만들어진다고 본다.

 기능주의자들은 공유된 사회적 가치에 의해 창출된 결합에 초점 을 맞추는 반면, 갈등 이론가들은 사회질서의 유지에서 권력의 역할을 강조한다.

다렌도르프( Ralf Dahrendorf: 1929-2009)

 독일 사회학자 다렌도르프는 사회에 갈등과 합의가 존재하며, 사 회학 이론은 갈등이론과 합의이론 두 가지 이론으로 구분해야 한 다고 보았다.

 사회는 갈등과 합의 양자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이 둘은 서로에 대한 필요조건이다.

 다렌도르프는 구조기능주의에서 출발하였으며, 많은 영향을 받 았다. 그러나 사회체계의 일반적 합의는 “강제적 구속”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 사회 내 지위는 다른 지위에 대한 권력과 권위가 위임되어 있다.

권위의 차별적 분배는 “변함없이, 조직적 사회갈등의 결정적 요 인”이 된다 (다렌도르프, <산업사회의 계급과 계급갈등>,

Dahrendorf, Class and Class Conflict in Industrial Society, 1959:

165).

사회와 권위

 다렌도르프에 따르면, 지위(status)에 부여된 권위(authority)는 핵심적 분석 요소이다. 권위는 항상 지배와 종속을 수반한다.

 사회는 “명령적으로 조정된 결사체”(imperatively coordinated association)라고 부른 수 많은 단위로 구성되었다.

 권위 있는 지위를 가진 사람과 종속적 지위를 가진 사람은 “내용 과 형식에서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다.

 갈등 집단과 집단간 갈등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을 위해서는 정해 진 지위를 가진 사람이 구조적으로 이끌어진 행위를 지향할 것이 라고 가정해야 한다. 이는 개인적 특징에 관심을 가지는 심리학 적 가정이 아니라 사회학적 분석을 요구한다.

 어떤 결사체 내 이해관계의 갈등은 언제나 잠재적이며, 이는 권 위의 정당성이 언제나 불안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시적 이 해관계”는 의식된 “잠재적 이해관계”이다.

집단 갈등과 사회 변동

 다렌도르프는 집단의 유형을 유사집단(quasi group), 이익집단, 갈등 집단으로 구분하여 사회갈등을 설명한다.

 유사집단은 “동일한 역할과 이해관계를 가지는 지위 담당자의 조 직체”이며, 이익집단은 집단갈등의 실질적 행위자이며, 갈등집단 은 집단갈등에 실제로 참여하는 집단을 가리킨다.

 적절한 인원, 기술적 조건, 정치적 조건, 의사소통의 연결을 통해 갈등집단이 등장한다.

 갈등집단이 등장하면 사회구조 안에서 변동을 일으키는 행위에 참여한다.

코저의 갈등기능주의

 이론적으로 사회적 갈등의 기능은 기능주의 이론과 갈등 이론을 결합시킬 수 있다.

 미국 사회학자 코저 (Louis Coser)는 갈등이 느슨하게 구조화된 집단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Coser, The

Functions of Social Conflict’, 1956). 한 사회와 다른 사회의 갈등 은 통합적 중심을 회복하기도 한다. 이는 전쟁을 겪는 국가의 단 결력에서 나타난다.

 한 사회의 갈등은 대체로 고립된 개인들에게 활동적 역할을 수행 하도록 한다. 1960년대 반전운동에 참여하는 미국의 청년운동은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냉담한 태도를 보였다.

 갈등은 의사소통 기능을 수행한다. 갈등은 당사자들의 힘에 대해 잘 알게 만들고, 평화적 화해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콜린스의 미시적 접근

 미국 사회학자 콜린스(Randal Collins)는 민속방법론의 영향을 받아 갈등이론의 미시적 방향을 전환하였다(Collins, 1975, Conflict

Sociology^).

 사회구조를, 개인의 상호작용의 유형을 파악하였다.

 갈등이 사회생활의 중심적 요소라고 주장하였다. “폭력적인 강압”이 상호작용의 관계에서 존재할 수 있다.

 콜린스는 맑스의 영향을 받아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적 배 치를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불평등한 상황에서 자원을 통제 하는 집단은 자원이 부족한 집단을 착취하려고 한다.

 권력을 가진 집단은 사회에 그들의 관념체계를 강요할 수 있다.

 명령을 많이 내리는 사람은 자부심이 강하고, 자기확신이 있고, 조직 이 이상과 동일시하는 반면에, 명령을 받는 사람은 더 복종적이고, 숙명적이고, 부대적 보상에 관심을 갖는다(Collins, 1975: 73-74).

갈등이론과 비교역사사회학

 콜린스는 일부 비교역사사회학이 갈등이론의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하였다.

 1970년대 이후 영향력이 커진 비교역사사회학에서 사회갈등은 사회변동의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를 받았다.

 많은 역사사회학 연구는 대중이 지배계급에 대항하여 이데올로 기, 정치, 조직을 동원하는 조건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동시 에 국가의 붕괴와 국가 내 성원을 통제하는 국가 능력의 상실을 설명하였다.

 많은 비교역사사회학의 관심은 권력의 동학이었다. 특히 갈등을 유발하는 불평등과 다른 사회와 갈등을 통해 권력의 동학이 작동 하는 과정을 다루었다.

민주주의와 독재

 미국의 정치사회학자 베링턴 무어(Barrington Moore)는 <독재와 민주주의의 사회적 기원>(1966)에서 왜 어떤 나라에서는 민주주 의가 발전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독재가 등장했는지 설명한다.

 무어는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각 나라의 계급구조와 계급들 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다른 경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 사 회 내부의 군주, 토지귀족, 부르주아지, 농민 사이의 힘의 균형을 포함한 관계의 특징에 관심을 가졌다.

 그는 지주 계급이 민주주의를 반대하는 경향이 많으며, “강한 부 르주아지가 없다면 민주주의가 성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봉건적 지주 계급인 독일의 융커(junker)가 막강한 정치적 영향을 갖고 있던 독일에서는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부르주아지가 정치적 으로 충분하게 성장하지 못했다. 이는 1920년대 독일의 민주주의 가 붕괴하고 히틀러가 이끄는 파시즘이 등장하는 중요한 배경이 된다.

민주주의의 세 가지 경로

 미국, 영국, 프랑스와 독일, 일본, 중국, 러시아의 사례를 비교하 면서 현대 민주주의의 발전 경로에서 민주주의, 파시즘, 공산주 의라는 세 가지 유형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 (1) 영국, 미국, 프랑스에서는 부르주아지가 주도하는 혁명이 성 공하고 자본주의 산업화가 이루어졌다.

 (2) 독일과 일본에서는 부르주아지의 발전이 미약하고 전통적 지 배계급이 주도한 ‘위로부터 혁명’에 따라 권위주의적 산업화가 이루어졌으나 결국 파시즘으로 귀결되었다.

 (3) 러시아와 중국은 신흥 부르주아지 세력이 매우 미약하고 제 국적 관료국가의 지배구조가 전쟁으로 약화된 상황에서 밑에서 부터 공산당이 주도하는 노동자계급 또는 농민의 혁명이 발생하 여 공산주의 체제를 수립했다.

사회혁명과 계급갈등

 미국 사회학자 찰스 틸리(Charles Tilly)와 루이스 틸리(Louise Tilly)는 『반란의 세기(The Rebellious Century, 1983-1930, 1975)』에서 반란을 설명하기 위해 권력과 자원의 균형이 흔들 리면서 우연히 발생하는 역사적 모델을 제안했다.

 미국 사회학자 테다 스카치폴(Theda Skocpol)은 거시적 차원에 서 구조적 설명을 시도하여 지도력이 변화하는 정치혁명과 사회 전체를 전환하는 사회혁명(social revolution)을 구분했다. 사회 혁명을 기대상승 또는 계급갈등 등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거부했다.

 스카치폴은 혁명을 설명하기 위해 매우 복잡하고 유동적인 모델 을 강조하고, 국가의 능력과 국제적 경쟁과 같은 외부 요소의 역 할도 주요 변수로 설정했다. 또한 서로 다른 사회계급들 사이의 불만의 차이를 강조했다.

복지자본주의의 세 가지 세계

 덴마크 사회학자 고스타 에스핑안데르센(Esping-Andersen,

1990)은 복지국가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자유주의(영미권 ), 보수주의 코포라티즘(corporatism)(독일, 프랑스), 사회민주주 의(스웨덴, 덴마크).

 그는 복지국가의 유형화를 위한 기준으로 단순하게 복지지출의 수 준 대신 복지국가의 시장에 종속된 탈상품화(decommodification) 의 수준, 복지국가의 정책이 코포라티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수준, 노동자가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수준, 복지정책과 경제정책 이 통합된 수준에 따라 구분하였다.

 에스핑 안데르센의 유형론에서 탈상품화, 탈계층화, 탈가족주의는 국가, 시장, 가족의 세 주체 사이에 분담되는 복지의 생산과 분배 구조의 질적 차이를 분석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복지국가와 권력 자원

 스웨덴 사회학자 발터 코르피는 복지국가란 “권력자원(power resource)과 위험의 노출에서 차이를 가지는 계급들의 분배 갈등 과 계급정치(class politics)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Korpi,

2006: 168). 노동운동의 강도와 노동자 정당의 집권 경험, 각료 의 지분이 복지국가를 결정한다고 본다.

 에스핑안데르센은 계급정치가 복지국가의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그는 “복지국가의 반발의 위험은 지출이 아니 라 복지국가의 계급적 성격에 달려있다.... 세 가지 복지국가의 체제 유형에서 발견되는 계급연합은 [복지국가의] 과거의 진화 뿐 아니라 미래의 전망도 설명한다”고 주장했다(Esping-

Andersen, 1990: 33)

갈등 이론 비판

 구조기능주의와 갈등이론은 지위, 역할을 강조하는 등 공통점이 많다. 구조기능주의는 사회체계에서 질서가 자연스럽게 등장하 는 것처럼, 갈등이론은 갈등이 신비하게 나타난다.

 갈등 이론은 맑스의 이론을 부적절하게 활용하였다. 다렌도르프 는 맑스주의의 전통을 강조했으나, 오히려 구조기능주의를 전도 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조지 리처, 2006: 276).

 구조기능주의와 갈등이론은 지나치게 거시적이고 개인의 사고와 행동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이에 대한 대응은 상호작용 주의와 미시사회학을 참조)

 구조기능주의와 마찬가지로 갈등 이론은 갈등과 질서를 동시에 충분하게 다루고 있지 못하다. (이에 대한 대응은 코저의 ‘사회적 갈등의 기능’, 1956 참조)

갈등이론 이후

 콜린스 이후 갈등이론의 연구는 커다란 진전이 없었다.

 1970년대 이후 30년 동안 비교역사사회학의 중요한 연구가 발표 되었으나, 주로 네오맑스주의와 네오베버리언 이론의 영향력이 크다.

 일부 학자는 갈등이론이 교환이론, 네트워크 분석과 관련성이 있 다고 본다.

 대부분의 갈등이론의 문제 제기는 시간이 지나면서 네오맑스주 의 이론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이는 종종 비판이론(critical

theory)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 갈등이론과 젠더 불평등에 관한 이론은 페미니즘(Feminism) 이 론의 발전과 관련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