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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상상이 국가의 미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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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c yea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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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니까 사람이다>의 저자 김현철 정신과 전 문의는 “불확실성을 마주할 때 아이는 어른이 된다”

고 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사회에 정작 “어른이 없 다”고 주장한다.1) 사는 것이 늘 불안하고 불확실한데 어찌 이를 마주하는 어른이 없다는 것일까. 그에 따 르면 삶은 불확실한데도 사회경제적 집권층이 특정 한 가치를 강요하고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도록 억압 할 때 사람들은 성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절망한다.

“미래를 연구한다면서 왜 시골에 왔냐?”

3,600여명이 살고 있는 충청남도 홍성군 홍동면.

지역사회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홍동마을에 대 해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대안학교로 유명한 풀무 학교가 있고, 국내에선 처음으로 신용협동조합을 만 들고 지역신문을 발간했으며, 오리를 논밭에 풀어놓 고 농사를 짓는 오리농법을 창안해 퍼뜨린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혁신의 마을 홍동도 고령화 추세에서 벗어

나지는 못하고 있다. 홍동면이 속한 홍성군의 고령 화율(총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1%가 넘 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홍동면은 이보다 더 높 은 35%대여서 초초고령사회다. 이 때문에 이 마을 을 지나는 여행객들이 길거리에서 노인들만 만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 20년쯤 지나면 20~30대 젊은 세대는 가뭄에 콩 나듯 보일 것이고 아이들도 사라져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도 문을 닫 을 것이다. 이들이 느끼는 미래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일까.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우리에 게 “미래를 연구한다면서 왜 시골에 왔냐?”고 의아 해했다.

지난 1월부터 과학기술정책지에 연재하는 <미래 면서 현재> 시리즈는 우리가 지난 3년 동안 연구했 던 한국인의 선호미래상이 어떤 형태로 현재 우리사 회가 겪고 있는 여러 가지 갈등과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으로 작동할 수 있을지, 대안을 만들고 실행한 지역을 찾아 한 수 배우는 것이 목적이다. 한국인의 선호미래를 설명한 <표1> ③번을 보면 개발중심주

미래면서 현재④-충남 홍동마을

생태농업부터 국제관계 미션까지,

“시골의 상상이 국가의 미래가 된다”

글 : 박성원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진설아 ([email protected])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연구원

1) 김현철. 인문독서아카데미(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주최) “세상을 여행하는 초심자들을 위한 강의록: 제4강 어른 없는 사회”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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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구해야 한다는 한국인의 소망을 엿볼 수 있다. 홍 동마을을 찾은 이유는 이 부분에서 어떤 대안을 만 들고 실천했는지 보고 싶어서였다.

우선, 인상적인 것은 여러 문헌이나 직접 방문을 통해 확인한 40여개의 다양한 주민자치 모임과 조 직이었다. 역사가 오래된 풀무신협이나 풀무생협은 물론 마을활력소, 생각실천창작소, 경제협동체 도토 리회, 창작놀이공간 갓골 목공소, 의료생협 우리동 네의원, 밝맑도서관, 토종 종자를 연구하는 씨앗도 서관, 지역현안을 협의하는 달모임, 햇살배움터교육 네트워크, 논생태학교 논배미, 원예조합 가꿈, 동네 출판사 그물코, 여성농업인종합지원센터, 스스로 집 짓는 얼뚝생태건축협동조합 등이 있으며 지금도 새 로운 모임이 만들어진다. 마을에 무슨 위원회 같은 수직적 조직이 있어서 기존의 조직을 헐고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하다고 생 각하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다.

이들 중 몇 군데를 방문해보니 예상보다 새롭다.

의료생협 우리동네의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는 최인숙씨는 “의원은 치료하는 곳이지만 예방 차원에 서 주민들의 건강도 관리한다”며 “매달 걷기모임, 허

인하는 것도 의원의 목표”라고 전했다. 햇살배움터 교육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ㅋㅋ만화방'에서 활동 하는 최수영씨는 “ㅋㅋ만화방은 우리 아이들이 여기 서 계속 살 수 있도록 진로를 함께 찾고, 친구들과의 좋은 추억도 만드는 곳”이라며 “이런 곳이 있어야 아 이들이 도시나 다른 지역으로 나가도 자신이 자랐던 마을에 자부심을 갖고,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도 들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도시에선 찾기 힘든 병원 이고 만화방임에 틀림없다.

국내는 물론 지역자치가 발달한 일본에서도 홍동 마을을 찾는 이유는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실험하고 있어서다. 대안을 만든다는 것은 실험한다는 것인데, 누가 시켜서 하면 재미가 없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필요에 따라 수행되어야 그게 진짜 실험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지식과 능력만으로 적절한 대안 을 창조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래서 홍동은 열린 지 역주의(open locality)를 표방한다. 마을활력소에서 일하는 이동호씨는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를 풀기도 하지만 외부인들을 받아들여 그들이 하고 싶 어 하는 것을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마을의 변화의

접점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젊 은협업농장 정민철 이사는 “모래 를 가장 많이 손바닥에 올려놓는 방법은 손바닥을 가장 많이 펴는 것인데, 열어놓는 게 핵심”이라며

“열어 놓으면 불안하긴 해도 불안 할 때 공부하게 되고 다른 뭔가를 찾아낸다”고 강조했다.

국내 마을만들기 1세대 연구자 로 불리는 충남연구원 구자인 책

한국인의 ‘붕괴 → 새로운 시작’ 선호 이유

① 계층화, 획일화 → 인간의 존엄성 추구, 다양한 가치 인정

② GDP 성장 압박, 경쟁 스트레스 → 행복지수도입, 나눔의 가치, 느림의 미학

③ 개발중심주의 → 공동체 복원, 환경 친화적 공생

④ 위험사회 → 낮은 범죄율, 사회 안전성

⑤ 대의제 민주주의 → 적극적/직접적 정치 참여

표 1 : 한국인의 ‘붕괴 → 새로운 시작’ 선호 이유

자료: 박성원 외(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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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연구원은 “마을만들기는 주민주도의 상향식이 기 본인데, 홍동은 다양한 민간네트워크가 있고 또 풀 무학교 선생님들이 상주하면서 지역사회에 책임감 을 갖고 활동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2) 구 자인 박사는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연구회’를 올해 초 발족하고 홍동마을이 있는 홍성군을 시작으로, 충남 태안군 등 9개 시군을 돌며 주민 주도의 마을 만들기를 가능케 하는 마을밖 지원시스템 연구를 시 작했다. 그는 안과 밖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 장하는 (신)내발적 발전론이 마을만들기 지원시스템 의 기본 이론이라고 설명했다. 홍동은 이 이론의 효 용성을 증명해볼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홍동마을은 풀무학교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오산학교를 세운 이승훈 선생의 조카손자 인 이찬갑 선생이 한국전쟁 이후 월남해 1958년 홍 동에 풀무학교를 세웠으며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로 불린다. 2001년엔 2년제 전문과정 비인가학교로 풀 무학교 전공부도 설립됐다. 법적으로는 고등학교의 부속과정인데, 대학 수준의 전문교육을 받는다.

풀무학교는 설립 당시 모든 평민은 위대하다는 생 각에서 ‘위대한 평민’을 학교의 비전으로 제시했으나

‘위대한’이라는 말이 자칫 학생들에게 우월감을 심어 주거나 배타적일 수 있겠다는 반성에서 몇 해 뒤 ‘더 불어 사는 평민’으로 바꿨다. 1960년부터 이 학교 교 사를 지냈고 지금도 마을 주민교사로 활동하는 홍순 명 밝맑도서관장(인터뷰 참조)은 “더불어 산다는 건 자기의 재능을 발전시키면서 다른 사람의 재능이나

가능성, 잠재력도 존중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자연과 공존,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공존 등으로 그 실천이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비전 때문 에 이 학교는 결코 가볍지 않은 포부를 교육의 목표 로 밝힌다. 풀무학교의 10가지 교육목표에서 9번째 목표가 “평화로운 동북아시아 건설을 위해 중국어와 일본어를 선택하여 배우고 동북아의 중간 역할을 감 당할 성실한 시민을 기른다”는 것이다.3)

지역의 미래비전은 지역학교의 교육철학뿐 아니 라 마을도서관의 설립 목적으로도 녹아있다.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2011년 세운 밝맑도서 관은 ‘6.15 남북공동선언과 일본 헌법 9조 지지 구 역’이라는 다소 독특한 선언을 한 바 있다. 이는 홍 동마을주민들이 남북 간 평화공존을 약속한 6.15 공 동선언과 일본국민은 국제평화를 성실히 희구한다 는 일본 헌법 제9조를 지지한다는 의미다. 작은 마 을도서관이 이런 국제관계의 미션까지 제시해야할 까 싶지만,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더불어 사는 평민’이라는 비전을 제대로 실천하자면 거시적인 측 면부터 미시적인 부분까지 세심하고 균형 있게 살펴 야 한다는 마을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국가의 미래 와 시골의 미래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마을의 한 주민이 전하듯 “홍동은 한두 사람의 힘 으로 좌지우지되는 마을이 아니다.”4) 수많은 주민들 의 자발적 참여로 마을은 만들어진다. 예컨대 학교 선생과 제자들을 들 수 있다. 홍순명 밝맑도서관장 은 “처음 학교에 들어온 아이들이 지금 70세가 됐 다”며 “이들은 여전히 지역에 남아 마을을 지키고 있

2) 농촌경제연구원 2015년 제1차 현장토론회 자료집에서 일부 발췌.

3) 풀무학교 홈페이지에서 인용, http://www.poolmoo.cnehs.kr/sub/info.do?m=010102&s=poolmoo 4) 2016년 3월 24일 마을활력소 이동호씨 인터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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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지금까지 120명이고, 이들이 결혼해서 한 명의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풀무학교 가족은 훌쩍 300명 을 넘는다. 3,600명 인구로 보면 이는 결코 적지 않 은 수다. 실제 풀무학교 1회 졸업생이면서 지금도 홍 성신문 기자로 활동하는 이번영씨는 “주민들이 모여 늘 마을 일을 논의한다”며 “60년대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적에도 환한 보름달이 뜰 때를 기다려 마을 일 을 상의했다”고 술회했다.

마을만들기를 넘어 사회 재구성

홍동에서 만난 젊은협업농장 정민철 이사는 지역 사회의 마을만들기에 대해 흥미로운 견해를 들려주 었다. 마을만들기는 마을 발전을 위해 주민들이 한 마음으로 다양한 일을 추진하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활동이고 이를 통해 주민들의 연대의식은 강화되는 효과를 낳는다. 그런데 과거처럼 예컨대, 새마을운 동 시절처럼 주민들에게 명확한 목표와 미래상(象) 이 있었을 때는 해야 할 일이 비교적 분명했다. 초가 집을 헐고 벽돌집을 짓거나 황소대신 경운기를 도입 해 농촌을 산업화하고 기계화하는 것 등이었다.

그러나 이젠 경험해볼 수 있는 미래상이 불확실해 졌다. 그 이유로는 한국사회가 선진국을 추격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창조해야 한다며 스스로 미래 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분위기 탓도 있지만, 지역사회도 과거처럼 서울 등 대도시들이 추구하는 생존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지 않는 것이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데 더욱 유리하다는 자각

하는 대도시와 달리 보존중심의 생태발전을 추구하 는 인근 지역사회도 있다.5) 이는 주민 스스로 선호 하는 미래사회의 모습을 상상하고 이를 실현해 주민 자치의식을 고양하고, 지역별로 다양하고 도전적인 미래비전이 발굴된다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현상 이다. 그러나 정민철 이사의 문제제기는, 미래가 불 확실하다는 데에서 시작된다.

“앞으로 농촌의 마을만들기는 단지 농촌을 지속가 능하게 만드는 수준이 아니고 이전에 볼 수 없던 새 로운 사회를 만드는 단계로 접어들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주민들의 생각은 모두 다르 다. 새로운 사회를 경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서 로 미래를 보는 포인트가 달라지면 프레임이 달라진 다. 같은 프레임을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네트워크 가 만들어지고 다양한 네트워크가 한 마을에 생긴 다. 그럼 이들 네트워크끼리 미래를 보는 프레임이 다르다고 서로 밀쳐내지 않고 협력관계로 갈 수 있 을까.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다층적인 농촌사회가 형성될까. 그래서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정이사의 문제제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목적이 중 요한 것이 아니라 협력이 중요한 시대로 접어들었다 는 생각이 든다. 이제 목적은 다 중요해졌다. 누구의 목적이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판단하기 힘들다.

각자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러면 문제는 어떻게 협력하고 양보할 것인가, 어떻게 변화를 만 들고 책임을 질 것인가로 초점이 맞춰진다. 목적을 먼저 정하고 이를 성취하는 협력의 방법을 찾는 것 이 아니라, 협력을 중심가치로 두고 협력을 잘 일궈

5) 참조: 박성원(2016). 「전남 담양에서 본 미래」, 『과학기술정책』, 26(2), 과학기술정책연구원, p.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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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인숙 의료생협 물리치료사, 젊은협업농장 정민철 이사, 마을활력소 이동호 팀장, ㅋㅋ만화방(햇살배움터교육네트워 크) 최수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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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협력이라는 가치를 발전시키기 위한 마을 사업을 도출할 때도 “미래는 이게 필요할 거야”라고 접근하는 것보다 “지금 이런 게 있으면 서로 좋지 않 을까”로 접근하는 것이다. 두 접근법에는 미묘하지 만 분명한 차이가 있다. 둘 다 현재 없는 것을 추구 한다는 측면에서 미래지향적 접근이지만 후자는 관 계지향적 관점에서 현재의 문제를 근거로 대안을 모 색한다는 점이 다르다. 후자는 전자보다 문제가 풀 렸을 때 혜택을 받는 대상도 분명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도 분명하다. 그래서 참여를 이끌어내기에 도 좋다.

실제 1978년 빵 공장으로 시작한 풀무생협은 아이 들이 건강한 간식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 됐고, 풀무신협은 풀무학교 교사들이 돈을 모아 졸 업생들이 농사를 짓는데 필요한 돈을 저리(低利)로 빌려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 생 각은 지난해부터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마을은행, 경제협동체 도토리회의 설립으로 진화하고 있다. 종 합해보면 당대의 문제를 풀려는 바람이 대안으로 구 체화되고, 그 대안은

실현되는 과정에서 다 양한 난관을 겪지만 주 민들의 연대와 강력한 소망 때문에 실현되고, 실현된 대안은 국내에 선 찾기 힘든 사례가 된다. 이 과정에서 주 민들은 비록 미래를 만 든다는 거창한 생각은 하지 않았더라도 실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

홍동마을도 여느 마을처럼 불안하다. 청년들이 줄 어 불안하고, 다양해진 주민들의 욕구를 제때 해결 하지 못해 불안하고, 선배들처럼 혁신적인 아이디어 를 내놓고 실행하지 못할까봐 불안하다. 그럼에도 마을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이 불안을 직시하고 스스 럼없이 드러낸다. 불안하니까 모여서 함께 배우고 대안을 논의한다. 어쩌면 이들은 미래의 불확실함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불확실하니까 개입해서 바꿀 수 있다는 자유를 발견해서일까.

홍순명 밝맑도서관장 인터뷰 (다음장에 계속) ▶

홍동 풀무생협에서 운영하는 식료품·빵가게

박성원·진설아·황윤하·조규진·송민(2015). 「한국인의 미래인식, 사회분 위기, 미래적응력 조사(3차년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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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학교에서 햇수로 56년 근무한 교사 홍순명은 여전히 마을주민 교사로 활동한다. 풀무학교 50주년 개교기념 사업으로 지은 밝맑도 서관 관장이란 직함도 있다. 홍동마을의 큰 어른으로 통하는 홍 관장이 마을에서 어떤 존재냐고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그분이 어떤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통상 10년 뒤에나 구체화된다”며 “그만큼 시대를 앞서간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그분은 될 때까지 주민들을 설득한다”며 “홍 관장이 어떤 이야기를 시작하면 아이고 또 시작됐네 하면서 웃는다”고 전했다.

- 학교 도서관인데 학교밖에 따로 만든 취지가 궁금하다.

“‘지역이 학교고, 학교가 지역’이라는 창립자(이찬갑)의 뜻에 따라 학교 밖에 도서관을 지었다. 마 을주민들의 평생학습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 주민교사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는데 어떤 의미인가.

“정년퇴직을 했어도 우리는 주민교사다. 학교의 교사정원은 9명이지만 우린 학생들의 개별지도를 고려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취미와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야 한다. 여기는 주민교사 제 도가 있어서 30명쯤 되는 주민교사들이 일주일에 1시간 정도 학생들을 가르쳐주는 거니까 어려울 것도 없다. 현장교실이라는 취지도 살리고.”

- 홍동마을은 대안학교, 협동조합 설립, 오리농법의 창안 등 다른 지역보다 앞서 미래를 개척한 곳으로 유명하다.

“미래라고 하면 보통은 황당한, 공상 같은 걸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현재의 문제점들을 보고 이래선 안 되겠다는 바람이 생기고, 그래서 현재의 사정과 현재의 바람을 연결하면 그게 미래가 되 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현실의 문제와 고민이 투영된 것이 미래다.”

홍순명 |

밝맑도서관장

“현재의 사정과 현재의 바람을 연결하면 그게 미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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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미래를 만든 사례를 하나 소개하신다면.

“70년대 환경을 살리는 농법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유기농업을 모색했다. 처음엔 방법을 몰라 악전 고투를 했는데 우리들이 원하고 열려있으니까 여러 아이디어가 들어왔다. 오리농법, 바이오 다이 내믹, 농부 문화(farmer culture), 자연농법 등 우리가 나가서 배우기도 했다. 오리농법은 일본과 교류하면서 1994년부터 시작했다. 아시아 오리농법 대회를 열어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에 서 온 농민들과 교류했다. 융합, 창조, 발전은 교류 없이 불가능하다.”

- 풀무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교육철학이 궁금하다.

“어린애들은 백지 같으니까 뭘 많이 주입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건 출발점부터 잘못된 거다. 학생 들의 다양한 능력을 인정하고 자라도록 도와줘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이념이나 틀에 학생들을 맞 추려고 하면 그 틀에 들어간 사람과 떨어져서 비참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나뉠 수밖에 없다. 모든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서 그들이 하고 싶은 걸 찾고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좋다.”

- 홍동의 성공사례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제2의 홍동을 만들어야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그건 안 된다. 왜냐하면 그 지역의 역사, 자연, 스토 리, 사람이 있고 그걸 찾아서 살려야지 특정 모델을 적용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또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다. 제2의 홍동을 만들지 말고 그 지역의 지역다움을 살려야 한다.”

- 마을주민들이 홍 관장을 10년 쯤 앞서가는 분으로 평가한다. 그런 아이디어를 하나만 들려줄 수 있는가.

“초등학생들이 예전엔 꿈이 대통령이라더니 요새는 아파트 임대업자라고 하더라.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려는 심산인데, 큰일이다. 자기는 임대업하면 좋지만 다달이 그 피눈물 나는 돈을 내는 사 람 생각은 하지 않는 거다. 땅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땅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 눠주고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 땅 소유권은 토지은행이나 토지재단 형식으로 제3의 기관이 갖 고, 시설 소유권은 협동조합이, 생산 운영권은 생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갖는 구조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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