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
한국 전통마을의 토지이용과 주택조경의 실제
신상섭|우석대학교 조경도시디자인학과 교수
머리말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고 아름다운 산하와 수 목석이 어우러진 자연풍광을 간직하고 있어 선조 들은 생토(生土)에 의미를 부여하는 융합원칙에 근 거하여 좋은 자리를 찾고 생활문화를 유기적으로 접속하는 정주환경을 구축하였다. 여기에서 자연 에 동화되는 문화경관, 즉 주거지+배후지+경작 지 등의 환경설계와 토지이용 그리고 마을길과 물 길의 동선체계가 율동적으로 접속되는 서정적(抒 情的) 토속경관(vernacular landscape)을 체감하게 된다.
특히, 전통마을은 토지수용력 범위 내에서 전과 후, 안과 밖, 중심과 주변, 최적지와 차적지 순으로 순차적 토지이용이 전개되는데, 동족촌의 경우 대 종가와 소종가, 양반층인 지주와 소작농, 상류주택
과 서민주택의 위계가 질서와 조화를 찾아 개입된 다. 살림집들은 건물 1채와 마당 1정을 결합하여 공간을 구성(바깥마당, 행랑채+행랑마당, 안채+
안마당, 사랑채+사랑마당, 별당+별당마당, 사 당+사당마당, 후원 등)하는 체계를 보이는데, 이 때 마당과 뜰은 관혼상제와 같은 의식을 거행하고 동선을 연결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정원수와 채소, 과실수 등을 가꾸는 실용원이자 상징적 표현을 곁 들인 품격 있는 완상정원(玩賞庭園)이 된다.
전통마을의 토지이용과 공간구성
1. 전통마을
선조들은 살 만한 땅, 즉 낙토(�土)와 길처(吉處) 에 의미를 부여하여 장소가 번영하는 가거지(可居
地)를 구축하였는 바, 여기에는 자연의 생명성과 환경윤리성의 기저하에 사회적 지속성과 환경적 건전성이라는 원칙이 작용되며, 최적지에서 차적 지로 전개되는 상지(相地)과정, 그리고 마을길과 물길을 갖춘 배후지, 주거지, 경작지의 네트워크형 (network type) 토지이용이 개입된다. 이때 배후지 는 마을 후면의 산으로 방풍림과 풍치림 역할, 조상 의 묘자리와 토속신앙 영역, 생활재료와 땔감의 제 공 및 물을 공급받는 실용녹지가 된다. 주거지는 장 풍득수처에 자리하여 여름에는 시원한 남풍을 받 아들이고 겨울에는 차가운 북풍을 막아주며 양호 한 일조환경을 만들어 안전성이 보장된 양명한 공 간이 된다. 경작지는 하천을 끼고 문전답과 바깥들 로 구분되는데, 문전답에는 부식용 작물이 재배되 며 바깥들에는 물길을 갖춘 너른 농경지를 일구어 수용성 작물인 벼가 재배된다.
반촌(班村)의 경우 대규모 농경지를 소유한 양 반 지주층이나 대종가가 마을의 중심부 또는 윗자 리에 위치하고, 종가(宗家)에서 분가한 작은집들이 다음 자리에 위치하며, 농토를 빌려 살아가는 소작
농이나 다른 성씨들이 섞여 변두리와 아랫자리에 위치하는 서열적 토지이용을 보인다. 이때 유교적 지표물(종가와 재실, 서당, 서원, 별서와 정자 등) 은 도덕률을 강학하고 혈연적 동질성과 권위를 계 승하며 전승되는 양상을 발견하게 된다.
한편, 마을길은 지형조건 그리고 물길과 깊은 관 계를 갖는데 완만한 상승감과 위계에 따라 바깥길, 어귀길, 안길, 샛
길 등으로 구성되 어 커다란 나뭇가 지를 연상하게 된 다. 큰길인 바깥 길은 마을영역을 인식시켜주고, 어 귀길은 마을어귀 까지 진입하는 분 절영역이 되며, 안길은 마을을 관 류하면서 정자나 쉼터, 마을마당
<그림 1> 경북 달성 묘동마을
대종가
소종가
소작농
출처: 박영순 외. 1998. 「우리 옛집 이 야기」. 열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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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접속되는 매개공간이 된다. 샛길은 우물이나 빨래터, 공동작업장 등을 끼고 부드러운 율동공간 이 되어 살림집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게 된다.
2. 전통주택
자연환경을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로 인식하는 자 연관, 종교와 사상, 정치∙사회제도 등이 마을과 주 택의 공간구성 및 토지이용에 다양하게 작용하는 양상을 발견하게 된다. 즉, 마을입지와 마을길 조 성, 채와 마당, 수목의 도입 등에 풍수지리사상이 작용하여 추길피흉(追吉避凶)하는 염승(厭勝)과 비보(裨補)원칙이 반영되었다. 유교의 영향으로 대 가족제도와 상하관계를 고려한 위계성이 표출되는 데, 주택의 북동쪽으로는 조상의 위패를 모신 사당 을 두며, 동쪽과 서쪽으로 남녀 영역을 구별하여 남 자는 사랑채를, 여자는 안채를 중심으로 바깥살림 과 안살림이 구분되었다. 도교적 자연관인 도법자 연(道法自然)과 은일사상은 별당과 별서(별장형 주택)조영에 영향을 주었고, 음양원리에 바탕을 둔 삼재사상(三才思想: 天地人의 우주적 의존관계)은 상징코드인 주종첨(主從添)과 원방각(圓方角)의 형태로 공간구성에 반영되었다.
살림집은 신분을 기준으로 가대(家垈, 대지: 경 국대전에 의하면 3품 390평, 6품 312평, 9품 156 평, 서인 78평 등) 및 가사(家舍, 건물: 경국대전에 의하면 2품 이상 40칸, 3품 이하 30칸, 서인 10칸 등)규모가 제한되었다. 일반적으로 상류, 중류, 서 민주택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형적인 상류주택 은 행랑채, 사랑채, 안채, 고방, 사당, 별당 등 여섯
채로 구성된다. 각 채는 마당(뜰)을 두어 여섯 마 당이 결합되는 구성을 보이며 남녀, 신분구별 등의 통념에 따라 내외, 상하생활을 구별하였다. 즉, 동 쪽으로 바깥주인 영역인 사랑채, 북동쪽에 사당, 서 쪽으로 안주인 영역인 안채를 두었고 안팎을 이어 주는 매개공간에 하인영역인 행랑채를 두었는데, 건물과 마당은 중요도에 따라 위계적 향(向)이 반 영되어 태양빛을 먼저 받는 동쪽에 남성영역을, 서 쪽에 여성영역인 내향적 용도의 건물과 마당을 두 었다.
살림집 마당(뜰)은 건물(채)을 명칭으로 안마 당, 사랑마당, 행랑마당, 사당마당 또는 위치에 따 라 바깥마당, 뒷마당(뒤뜰) 등으로 구분된다.
안주인이 거처하는 안채의 앞마당인 안마당은 주택의 가장 안쪽에 자리하여 중심성과 폐쇄성을 동시에 지니는데, 중정모양으로 단정한 네모꼴이 고 평평하게 조성되어 동선의 연결은 물론 혼례의 식을 거행하거나 곡물을 건조하는 장소로 활용된 다. 안마당은 안락하고 공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사진 3> 우주만물의 원리가 함축적으로 표현된 방지원도형 연못 (天圓地方), 논산 윤증 고택
사진: 강충세
사적공간이 되며, 규모가 크지 않아 시원스럽게 터 놓았기 때문에 큰 나무를 심으면 일조와 통풍 등 환 경이 나빠지므로 풍수설을 빌어 금기하였다. 특히, 비어 있는 앞마당과 초화류가 어우러진 뒤뜰은 미 세한 기압차이로 인해 대청으로 관류하는 바람을 만들고 답답함을 해소하며 앞과 뒤는 시각적 대비 효과를 연출한다.
남자주인의 거처 및 접객공간이 되는 사랑채의 앞마당, 즉 사랑마당은 비교적 넓고 잘 꾸며 화오 (낮은 둔덕의 꽃밭)를 두거나 가산(假山)과 연못을 만들고 상징성을 반영한 초화와 낙엽수를 심어 계 절미와 의경미를 즐겼다. 사당마당은 특별한 수식 을 피하였는데 분향목적의 향나무를 심거나 松, 竹, 梅, 菊등 제한된 식재가 이루어졌다. 하인들이 기거하거나 창고로 활용되는 행랑 앞의 행랑마당
별당마당은 내별당(자녀나 노모의 거처)마당과 바깥쪽의 외별당(가장의 노년기 거처)마당으로 대 별되는데, 외별당마당은 연못, 정자 등을 도입하여 학문을 즐기고 자연을 감상하며 휴양을 도모하는 수심양성의 문화공간이 된다. 대문 밖의 바깥마당 은 넓게 트인 공지로 남겨 농산물의 탈곡과 야적에 활용하거나 텃밭과 수로, 연못 등을 도입하기도 하 였는데, 연못은 풍수설에서 말하는 주작의 오지(汚 地)로서 배수, 화재예방과 관수, 미기후조절 등을 겸하는 지혜로운 수경시설이 된다. 뒤뜰에는 채원 이나 과원(果園) 또는 화계를 일구어 초화를 심고 괴석과 돌확, 장독대, 굴뚝, 우물 등을 두었는데, 생 활문화와 뒷동산 숲의 아름다운 원생 분위기가 계 절에 따라 다양하게 조우하는 역동적 공간이 된다.
주택조경의 실제
1. 수목의 이용
1) 제한된 식재와 상징성 부여
뜰에 도입된 식물은 심미성과 기능, 생태와 상징성 등이 고려되었는데, 풍수지리나 신선사상, 음양사 상, 유교와 성리학적 규범(松, 梅, 菊, 竹, �, � 등), 안빈낙도의 생활철학(菊, 柳, 桃 등), 도가적 은일과 태평성대 희구(梧桐, 竹등) 등에 의하여 좋 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가려 심었다. 여기에는 고아와 부귀, 지조와 의리, 운치와 품격[인재(仁
그림: 정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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齋) 강희안(姜希顔)이 지은 원예에 관한 책, 「양화 소록」의花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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等品第에 의하면梅, 菊, �, 竹은 1 등품, 牧丹, 芍藥 등은 2등품, 冬栢, 梔子, �松등 은 3등품]을 부여하고 손님과 벗(「양화소록」에 의 하면�은淨友, 竹은淸友, 梅는芳友, 牧丹은熱 友, 芍藥은貴友, 松은�友 등)으로 의인화하는 등 형이상학적 가치기준에 따라 정신세계의 함의 적인 윤리관을 강조하는 방식이었다.상록수보다는 계절미를 취할 수 있는 낙엽수, 줄 기가 곧은 것보다는 운치 있는 곡간성과 자연스러
운 타원형 수목, 과실수와 화목이 애용되었는데 흰 색이나 우주만물의 중앙을 상징하는 황색 꽃을 좋 아하였다.
2) 식재유형
식재는 대부분 땅에 구덩이를 파고 심는 경우인데 분재, 취병, 절화 등 그릇이나 장치를 곁들이기도 하였으며, 화단이나 화오(花塢: 수종에 따라梅塢, 桃塢, 竹塢명칭이 붙음), 화계를 두어 초화류를 심 었다.
후원의 경사진 땅에 단을 두어 화단으로 조성한 화계는 옹벽과 화단을 겸한 지혜로운 조영물인데 장독대와 괴석, 돌확, 초화류 등이 정감 있게 어우 러진 실용적 장식공간이 된다.
좁은 뜰이나 추위에 약한 식물을 위해 도입된 화 분은 초화와 분재, 추위에 약한 치자나무, 동백, 석 류 등에 이용되었으며, 작약과 모란꽃을 화병에 꽂 아 즐기기도 하였다.
경계를 표시하고 차폐나 동물의 침입을 막으며 공간의 깊이를 더하기 위해 활용된 취병은 화목과 대나무, 향나무, 주목, 측백나무, 사철나무 등의 가 지를 틀어 올려 담이나 병풍처럼 꾸민 것을 말하며, 원장(園檣)은 대추나무, 탱자나무, 무궁화, 대나무, 국화 등을 7척 정도 높이로 가지런히 다듬은 울타 리를 지칭한다.
3) 식재방식과 장소
수목은 심는 방식에 따라 총림을 구성하는 군식(群 植), 시각적 초점을 구성하는 점식(點植), 화목을 다양하게 도입하는 산식(散植), 울타리용으로 도입
<사진 5> 사랑채, 사당에 화계를 둔 양동마을 서백당(書百堂)
<사진 4> 상징성이 반영된 경북 영양의 경정(敬亭)과 서석지(瑞石 池, 1613년)
용한 군식은 뒤뜰 에 많이 도입되었 고, 점식과 산식은 사랑마당, 화계와 화오, 연못가 등에 서 감상미와 공간 감을 부여하는 데 애용되었다. 열식 은 무궁화, 탱자나 무, 사철나무 등으 로 경계를 표시하 거나 시각적 차폐 와 동물침입을 막 는 기능식재로 활용되었다.
큰 나무는 안마당에 심는 것을 꺼렸으며 소나무 와 대나무는 집주위에 심는 것을 권장하였는데, 노 거수는 정령숭배사상이 있어 함부로 자르거나 훼 손하기 어렵고, 건물 등을 상하게 한다거나 채광과 통풍을 저해하며 질병의 원인이 되므로 제한하였 다. 비슷한 이유로 좁은 뜰에 두 그루 이상의 나무 와 상록수를 심는 것을 제한한 반면, 꽃과 열매가 아름다운 화목을 선호하였다.
문 앞에 회화나무 또는 두 그루의 대추나무는 대 길하고, 석류나무를 뜰 안에 심으면 많은 자손을 얻 게 되며, 문밖 동쪽에 버드나무를 심으면 가축이 번 성한다고 하여 권장하는 등 대문 앞, 마당 안, 담장 옆 등 심는 수목의 종류, 위치 등이 차별화되었다.
추나무, 서쪽에 치자나무와 느릅나무, 북쪽에 능금 나무와 살구나무를 권장하였는 바, 쾌적한 주거환 경 조성을 겸한 풍수적 식재의도라 하겠다. 특히, 버드나무, 벽오동, 자두나무, 국화 등은 동쪽에, 오 동나무, 느릅나무, 치자나무, 대나무 등 잎이 크고 그늘을 주는 나무는 서쪽에, 복숭아, 매화, 대추나 무 등 과실수는 남쪽에, 벚나무, 진달래, 살구나무, 능금나무 등은 북쪽에 심도록 권장하였는데, 식물 의 생태적인 특성을 이해하고 기능과 심미적 가치 는 물론 미기후를 조절하고자 한 친환경적 식재기 법이라 하겠다.
동백, 영산홍, 치자, 석류나무 등은 북쪽에 심지 않도록 하였는데 중부지방에는 월동할 수 없는 생 태적 특성 때문이며 거수(巨樹)는 시원한 여름바람 을 막기 때문에 남서쪽에 심는 것을 피하였으나 북 서쪽에는 겨울철 추운 계절풍과 여름철 뜨거운 햇
<사진 6> 유교적, 상징적 가치기준에 따라 상류주택에 많이 심었던 매화나무, 연꽃, 소나무, 대나무
그림: 조희룡(1789~1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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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막아주어 권장하였다.
2. 물의 이용
서유구(1764~1845)는「임원경제지」에서 연못은
‘고기를 기르면서 감상할 수 있고 논밭에 물을 공 급할 수 있으며 사람의 마음을 깨끗하게 할 수 있 다’고 하였다. 이는 물의 실용성과 관상가치는 물
론 몸과 마음의 수양을 위한 장치임을 나타낸 것이 다. 형태는 사각형, 원형, 부정형 등 다양한데 방지 원도형(方池圓島形) 연못이 많다. 둥근 섬은 하늘 과 신령한 삼신산(蓬萊, 方丈, 瀛洲)을, 네모난 못 은 땅을 상징하여 음양의 결합에 의해 만물이 생성 하듯 우주의 섭리 속에서 인간번영을 희구하는 깊 은 뜻을 담고 있다.
연못 호안은 자연석이나 가공석을 가지런히 쌓 아올리는 수법이 활용되었고, 바닥은 점토층과 자 갈층을 결합하여 차수기능을 할 수 있게 하였다. 연 못에는 연이나 순채를 심었고 물고기를 풀어 두었 고 못가에는 버드나무나 배롱나무를, 섬에는 불로 장생을 희원하는 괴석을 곁들이거나 소나무, 대나 무, 배롱나무, 버드나무 등을 심었다.
한편, 「임원경제지」에는‘소리가 요란하고 급하 게 흐르는 물가는 집터로 마땅치 않다’고 하였으나 뜰에 도입된 폭포는 낙차로 인하여 직접 떨어지는 것, 단상으로 떨어지는 것, 조용히 물이 흘러 넘치게 한 것 등이 있으며, 물이 힘있게 떨어지는 폭포를 비
<사진 7> 상징성, 실용성에 따라 의도적으로 많이 심은 모란, 자두 나무, 복숭아나무, 자귀나무
<사진 8> 개체미와 생태적 특징 등을 고려하여 뜰에 많이 도입된 창포, 배롱나무, 석류, 원추리
<사진 9> 함안의 무기연당(舞沂�塘). 연못가에는 하환정과 풍욕루 (1728년)를 지었고, 연못 가운데에는 봉래산을 상징하는 섬과 석가산을 두었다
사진: 강충세
(掛泉)이라 하였다.
물은 스며들게 하 거나, 물방아로 입 수시키거나, 대나 무, 석재 등으로 홈 통을 만들어 연못, 석연지, 돌확에 연 결시켜 비폭(飛瀑) 으로 활용하는 기 법이 활용되었다.
또한, 살창을 둔 담장을 통하여 생동감 있는 자연 계류수를 그대로 감상하는 경우도 있지만, 뜰 안으로 물을 끌어들여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큰 뜰에는 자연수로인 간수 (澗水)가 있을 수 있으나 돌로 된 계곡을 흐른다고 하여 석간(石澗), 소나무와 대나무 등 주변 경관에 따라 송간(松澗), 죽간(竹澗)으로 불렸으며, 담장 을 비워 물을 끌어 들이거나 대나무 등으로 만든 홈 통인 비구(飛溝), 인공 수로인 곡수거(曲水渠) 등 이 도입되었다.
3. 석물의 활용
석가산은 돌을 쌓아 산의 형태를 축소, 재현한 석조 물로 기세를 느끼며 관상가치가 있고 재질이 단단 한 화강암을 쌓아올리는 수법이 활용되었다. 좁은 뜰에 도입한 괴석은 개체미가 뛰어나며 기이하게
와 벼랑, 골짜기에 은은히 구름을 감춘 듯한 모양으 로 이끼가 잘 자라며 산에서 출토된 경석을 언급하 고 있다. 석분(石盆)은 괴석을 심기 위해 돌로 다듬 어 만든 분으로 석함(石函), 괴석대로도 불렸다.
4각형, 6각형, 8각형, 원형으로 만들어 상징성이 강
한 무늬나 글자를 도입하였는데, 영주(瀛洲)라는 글자를 새겨 신선사상을 배경으로 하는 불로장생 을 희원하고 물을 상징하는 잔모래를 채우는 등 이 상세계를 표현하였다. 석연지(石蓮池 또는 洗心 石)는 물을 담아 연꽃 등을 심고 고기도 넣어 키우 며 투영미를 즐기던 석조물로 좁은 뜰에서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지혜로운 점경물이라 하겠다. 돌확 은 석지와 비슷한 용도인데 크기가 작고 원형으로 만들어져 안뜰과 뒤뜰에 놓이며 절구, 방화, 생활용 수 등의 기능을 겸하였다.한편, 평평한 돌 위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차를 마시고 바둑이나 장기를 즐 길 수 있게 한 석상(石床), 돌의자인 석탑(石榻), 야간 조명을 위한 석등, 말이나 가마를 타고 내릴 때 사용된 하마석, 마당이나 계류에 동선연결을 위 해 놓인 디딤돌, 시구나 장소 명칭을 새기거나 해시 계 역할을 하던 석주(石柱) 등이 뜰의 조경요소로 애용되었다.
4. 포장
특별한 수식을 피하여 넓게 터놓은 마당의 포장재
그림: 김홍도(1745~1806)
전통마을의 문화경관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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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로는 박석, 전돌, 마사토, 강회 등이 사용되었는 데, 화강암이 풍화되어 흙으로 변한 마사토가 많이 애용되었다. 그밖에 화강석이나 자연석을 편평하 고 얇게 쪼개어 투박하게 활용한 박석포장, 점토로 구워 만든 벽돌을 활용한 전돌포장( ), 석회석 을 가열하여 만든 강회를 이용한 강회다짐포장 등 이 도입되었다.
5. 정자
정자는 풍류를 즐기고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학 문을 논하고 시를 읊기 위한 다락집을 일컫는 명칭 인데 주택의 사랑마당, 별당, 후원 등에 도입되었 다. 일반적으로 목재를 사용하여 지붕은 기와나 풀 (茅, 모정)이 활용되었고 바닥은 마루나 온돌구조 를 병행하였으며, 정방형과 장방형, 육각형, 팔각 형, 십자형 및 부채꼴 등의 유형을 갖는다.
이규보(1168~1241)는「능파정기」에서‘잔잔한 물결을 이루는 곳을 택하여 물결 밑에 주추를 놓고 정자를 지은 다음 띠풀로 지붕을 덮으니, 멀리서 바
라보면 배가 물위에 떠 있는 것과 같다. …중략…
가을이 되어 나뭇잎이 반쯤 떨어지고 서리는 내리 고 물은 맑은데 단풍나무가 늘어서서 물결 위에 비 치매 찬란하기가 강 가운데 비단을 빠는 것과 같으 니 물위의 정자는 승경이 된다’라고 읊었다. 또,
「사륜정기(四輪亭記)」에서는 정자에 사계절을 상 징하는 네 개의 바퀴를 달아 이동성을 시도하였는 데 계절, 장소, 시간에 따라 경관의 복합적인 아름 다움을 감상하며 즐기려는 실증 사례가 된다.
6. 경관
경관을 생활 가까이 끌어들여 즐기는 방식은 경승 지를 찾아가 풍류를 즐기는 유경(游景)과 자연경관 을 주택 안에서 감상하는 취경(取景)방식이 애용되 었다. 취경은 집밖의 자연이나 문화경관을 조망하 고 즐기는 차경(借景), 뜰에 자연을 모방하여 즐기 는 사경(寫景), 개체미가 뛰어난 경관을 선택하여 즐기는 선경(選景), 자연경관을 축소 재현한 축경 (縮景), 자연을 추상화하거나 상징화하여 음미하는 의경(意景) 등으로 구분된다.
경관을 취하는 기법으로는 뜰을 실제보다 크고 깊 게 보이게 하기 위 해 수직적 요소를 활용하여 숨는 경 관과 드러내는 경 관을 중첩시키거
<사진 10> 강릉 선교장(1816년)의 정자 활래정과 연못
<사진 11> 활래정의 점경효과
특히, 화계 쪽 대청 문을 열었을 때 문틀 안으로 경물(괴석, 돌확, 굴뚝, 정갈한 장독대 등)이 나타 나고 송죽(松竹) 및 초화류가 어우러진 후원이 연 결되어 심원감과 순정미를 느끼게 하는데, 이러한 회화적 사진틀 효과는 연못의 섬에 식재된 소나무, 배롱나무 등이 한 폭의 정물화로 나타나는 별정에 서도 감지된다.
맺음말
산줄기에 물길이 굽이굽이 엮이는 풍토를 기반으 로 인간 삶의 궤적이 관입되어 실존하는 질서로 표 출되는 전통마을은 자연지형이 병풍처럼 배후를 감싸되 앞은 열려 있어 어머니의 품처럼 안온함을 느끼게 하는 입지구조를 보인다. 배후지+정주지 +경작지 그리고地理+生利+山水+人心이 결 합된 토지이용체계에는 자연의 질서를 설득력 있 게 수용하는 선천적 대의성이 작용된다.
여기에서 택리(擇里)와 가거(可居), 즉 마을과 주택의 자리잡기에는 안과 밖, 중심과 주변, 최적지 와 적지로의 순차적 상지(相地)과정이 개입되고 종 가와 양반 지주층 그리고 소작농의 주택을 상택(相
�)하여 규획(規劃)∙영조(營造)하는 토지수용력 범위 내에서의 토지이용 원칙이 발견된다. 이때 살 림집들은 행랑채, 사랑채, 별당, 안채, 사당 등과 바 깥마당, 행랑마당, 사랑마당, 별당마당, 안마당, 후 정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클러스터(cluster) 체계
살림집들의 조경은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하면 서 제한된 뜰에 형이상학적 윤리관을 상징적으로 강조함은 물론 현세적 가치기준인 실용성과 심미 성을 반영하여 내정(內庭)과 외정(外庭), 내원(內 園)과 외원(外園) 그리고 자연경관인 내원(內苑) 과 외원(外苑)을 연속적으로 확장시켜 경관을 취하 는 작정법이 표출된다. 여기에는 조경식물과 점경 물, 정자, 수경시설, 화계와 화오 등은 물론 차경 (借景)과 유경(游景), 사진틀 프레임효과, 가주(家 主)의 품격이나 윤리관을 반영한 의미경관의 사의 적(寫意的) 조경법 등이 복합적으로 개입되는 완 상정원이 된다.
참고문헌 및 인용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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