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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1) - 신라인의 미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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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1) - 신라인의 미의식 65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1) - 신라인의 미의식

■ 헌화가(獻花歌) / 어떤 老人 / 新羅 聖德王(702-737)

[三國遺事 卷二 紀異. 水路夫人]

聖德王代 純貞公赴江陵大(*太)守(今溟州) 行次海汀晝饍 傍有石嶂 如屛臨海 高千丈 上有躑躅花盛開 公之 夫人水路見之 謂左右曰 折花獻者其誰 從者曰 非人跡所到 皆辭不能 傍有老翁 牽牸牛而過者 聞夫人言 折 其花 亦作歌詞獻之 其翁不知何許人也 便行二日程 又有臨海亭 晝鐥(*饍字之訛)次 海龍忽攬夫人入海 公顚 倒躄地 計無所出 又有一老人 告曰 故(*故古通)人有言 衆口鑠金 今海中傍生 何不畏衆口乎 宜進界內民 作 歌唱之 以杖打岸(*恐脫則字或乃字) 可見夫人矣 公從之 龍奉夫人出海獻之 公問夫人海中事 四(*曰字之訛) 七寶宮殿 所鐥(*饍字之訛)甘滑香潔 非人間煙火 此(*當作且)夫人衣襲異香 非世所聞 水路姿容絶代 每經過 深山大澤 屢被神物掠攬 衆人唱海歌 詞曰

성덕왕 때에 순정공이 강릉태수【지금 명주】로 부임하는 도중 바닷가에서 점심을 들고 있었는데 곁에 석봉이 있어 병풍처럼 바다를 둘렀다. 높이가 1,000장이나 되고, 그 위에는 철쭉이 가득 피어 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가 보고 좌우에 "누가 저 꽃을 꺾어오겠느냐?" 하니, 종자들이 대답하되 인적이 이르지 못하는 곳이라 하여 모두 할 수 없다고 사양하였다. 곁에 한 늙은이가 암소를 끌고 지나다가 부인의 말 을 듣고 꽃을 꺽어주며 가사를 지어 함께 바치었는데, 그 늙은이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수 없었다.

그후 순행 이틀째에 또 임해정이란데서 점심을 먹던 차, 해룡이 홀연 나타나 부인을 끌고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공이 허둥지둥 발을 구르나 계책이 없었다. 또 한 노인이 있어 고하되, "옛날 말에 '여러 입은 쇠도 녹인다' 하니 이제 바다 속 짐승인들 어찌 여러 입을 두려워 하지 아니하랴, 경내의 백성을 모아서 노래를 지어 부르고 막대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으리라" 하였다. 공이 그 말대로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나와 바치었다. 공이 부인에게 바다 속 일을 물으니 부인이 말하되, "칠보궁전에 음 식이 맛있고 향기롭고 깨끗하여 인간의 요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부인의 옷에서는 일찍이 인간 세상에 서 맡아보지 못한 기이한 향기가 풍기었다.

원래 수로부인은 절세의 아름다운 용모라 매양 깊은 산과 큰 못을 지날 때마다 누차 신물(神物)에게 붙 들림을 당하였던 것이다. 여러 사람이 부르던 해가의 가사는, …

龜乎龜乎出水路 거북아 거북아 수로를 내놓아라

掠人婦女罪何極 남의 아내 앗아간 그 죄가 얼마나 크냐

汝若悖逆不出獻 만약 거스르고 내놓지 않는다면

入網捕掠燔之喫 그물로 잡아서 구워 먹으리라

老人獻花歌曰 노인의 獻花歌에는 …

紫布岩乎邊1)希執音乎手母牛放敎遣吾肹不喩慙肹伊賜等 花肹折叱可獻乎理音如

< 梁柱東 해독, 獻花歌 >

딛배2) 바회3) 4) 자줏빛 바위 끝에, 자온손5) 암쇼 노시고 잡으온 암소 놓게 하시고 나 안디 븟리샤6) 나를 아니 부끄러하시면, 1) 邊 = 辶 + 寸

2) 자주빛.

3) 바위.

4) 가에.

5) 잡고 있는.

(2)

곶 것가 받리이다7) 꽃을 꺾어 받자오리이다.

< 洪起文 해독, 獻花歌 >

블근 바호  붉은 바위 가에서

자모손 어미쇼 노겨시고 손에 잡은 어미소 놓으시고 나 안디 붓그리샤 나를 부끄러워 아니 하시면 곶 것거 받호리미다 꽃을 꺾어 드리오리다

< 金完鎭 해독, 獻花歌 >

지뵈 바회  자주빛 바위 가에

자몬손 암쇼 노히시고8),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나 안디 붓그리샤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고 것거 바도림다.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 류렬 해독, 獻花歌 >

사보 바호 가사히 붉은 바위가에서

자혼손 암시호노히시고 암소 잡은 손 놓게 하시고 나혼 안디 불이시 나를 부끄러워 하지 않으신다면 가시 가시가 바호리다 꽃을 꺾어드리오리다

※ 행위를 통해 본 <헌화가>의 주체와 객체, 그 자리바꿈(conversion)

용 언 행위 주체 객 체

1, 2행 놓이시고(중첩, 전환) 노옹[수로] 수로[노옹]

3 행 아니 부끄러워하면 수로 노옹

4 행 바치겠습니다. 노옹 수로

※ 고대시가에 비견되는 주술적 역할

: ‘미의 탐색자’로서 신물(神物)이 되는 노인과 해룡, “여럿의 입[衆口]은 쇠도 녹인다.(=<구지가>)”

- 지방 문화의 제의적 요소를 수로의 아름다움과 결부시켜 불교 위주의 중앙 문화와는 다른 맥락의 문화 형상 창조.

- 지방을 중앙 문화에 의해 교화·감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지방 문화의 제의 성을 회복, 복구시킴으로써 중앙의 불교 중심 문화권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성격을 추가시키 고자 한 시도로 볼 수 있음.

6) 부끄러워 하시면.

7) 바치오리다.

8) 놓게 하시고.

(3)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1) - 신라인의 미의식 67

■ 원가(怨歌) / 김신충(金信忠) / 신라 효성왕(孝成王) 1년(737)

[三國遺事 卷五 避隱. 信忠 掛冠]

孝成王潛邸時1) 與賢士信忠 圍碁於宮栢樹下 嘗謂曰 他日若忘卿 有如栢樹 信忠興拜 隔數月 王卽位 賞功臣 忘忠而不第之 忠怨而作歌 帖於柏樹 樹忽黃悴 王怪使審之 得歌獻之 大驚曰 萬機鞅掌 幾忘乎角弓2) 乃召 之賜爵祿 柏樹乃蘇 歌曰

효성왕이 즉위하기 전에 현명한 선비 신충과 더불어 궁정 잣나무 밑에서 바둑을 두었는데, 어느날 이르 기를, "他日에 내가 만일 그대를 잊는다면 저 잣나무에 일이 날 것"이라고 하매, 신충이 일어나 절하였 다. 두어 달 후에 왕이 즉위하면서 공신에게 상을 주되 신충을 잊고 차례에 넣지 아니하였다. 충이 원망 하여 노래를 지어 잣나무에 붙였더니, 나무가 홀연 말라 버렸다. 왕이 이상히 여기어 사람을 시켜 조사 케 하였던바, 노래를 얻어 바쳤다. 왕이 크게 놀라 가로되, "만사를 장악함에 거의 각궁(角弓) 노릇한 사람을 잊을 뻔하였다."하고 그를 불러 작록을 주니, 잣나무가 다시 소생하였다. 그 노래에 하였으되 …

物叱好支栢史 秋察尸不冬爾屋攴墮米

汝於多攴行齊敎因隱 仰頓隱面矣改衣賜乎隱冬矣也

月羅理影攴古理因淵之叱 行尸浪 阿叱沙矣以攴如攴

皃史沙叱望阿乃 世理都 之叱逸烏隱苐也

後句亡

由是寵現於兩朝 景德王(王卽孝成之弟也) 二十二年癸卬(*卯) 忠與二友相約 掛冠3)入南岳4) 再徵不就 落髮 爲沙門 爲王創斷俗寺5)居焉 願終身丘壑 以奉福大王 王許之 留眞在金堂後壁是也 南有村名俗休 今訛云小 花里(按三和尙傳 有信忠奉聖寺 與此相混 然計其神文之世 距景德已百餘年 況神文與信忠 乃宿世之事 則非 此信忠明矣 宜詳之)

이로써 총애가 양조(효성왕·경덕왕)에 두터웠다. 경덕왕【왕은 효성왕의 아우】 22년 계묘년에 신충이 두 벗과 더불어 약속하여 벼슬을 버리고 남악(지리산)에 들어갔다. 다시 불러도 나오지 않고 삭발하고 중이 되어 왕을 위하여 단속사를 세우고 거하여 종신토록 산속에서 대왕의 복을 빌고자 원하므로 왕이 허하였다. 김당 뒷쪽 벽에 왕의 진영을 두었으니 이것이 그것이다. 남쪽에 속휴라는 촌이 있는데 지금은 와전하여 소화리라 한다【삼화상전에 의하면 ‘신충봉성사’와 이것과를 서로 혼동하였다. 따져 보면 신 문왕의 세는 경덕왕대 이전으로 100여 년이 되거늘, 하물며 신문왕과 신충과 숙세의 인연이 있다는 사 실은 이 신충이 아님이 명백하다. 잘 살필 것이다】.

又別記云 景德王代 有直長6)李俊(高僧傳作李純) 早曾發願 年至知命 須出家創佛寺 天寶7)七年戊子 年登五 十矣 改創槽淵小寺爲大刹 名斷俗寺 身亦削髮 法名孔宏長老 住寺二十年乃卒 與前三國史所載不同 兩存之 闕疑 讚曰

1) 潛邸時: 왕이 아직 위(位)에 오르기 전의 기간.

2) 角弓: 시경 소아(小雅)에 각궁장(角弓章)이 있다. 주(周)의 유왕(幽王)이 구족(九族)을 멀리하고 간사한 신하를 좋아하므로 골육(骨肉)이 서 로 원망해서 이 시를 지었다 함.

3) 掛冠: 벼슬을 그만둠.

4) 南岳: 지리산.

5) 斷俗寺: 경남 산청군에 있던 절.

6) 直長: 벼슬 이름.

7) 天寶: 당나라 현종(玄宗)의 연호.

(4)

또다른 기록에는 경덕왕대에 직장 이준【고승전에는 이순이라 하였음】이 일찍이 발원하기를 지명의 나이(50세)가 되면 출가하여 불사를 일으키겠다 하더니 천보 7년 무자년에 50세가 되자 조연소사를 개 창하여 큰 사찰을 만들어 단속사라고 하였다. 자신도 또한 삭발하고 법명을 공굉장로자라 하고 절에 거 주한지 20년에 죽었다 하니 앞서 삼국사에 기재된 것과 같지 않다. 두 가지를 그대로 실어 의심을 덜 고자 한다. 찬하노니 …

功名未已鬢先霜 공명은 다 하지 아니하였건만 귀밑머리 먼저 희어지고 君寵雖多百歲忙 임금의 총애 비록 많으나 내 나이 어느덧 100세

隔岸有山頻入夢 강 언덕 저편의 산이 자주 꿈속으로 들어오니

逝將香火祝吾皇 가서 香火를 올리어 우리 임금의 복을 빌지어다.

< 梁柱東 해독, 怨歌 >

 자시 뜰의 잣[柏]이

 안8) 이우리9) 디매10) 가을에 안 이울어지매

너 엇뎨 니저 이신 너를 어찌 잊어? 하신,

울월던11) 치 겨샤온 우럴던 낯이 계시온데,

 그림제 녯 모샛12) 달 그림자가 옛 못[淵]의 녈13) 믌결 애와티14) 가는 물결 원망하듯이,

 라나15) 얼굴사 바라보나,

누리도16) 아쳐론 뎨여17) 누리도 싫은지고!

< 洪起文 해독, 怨歌 >

갓 됴히 자 한참 무성한 잣나무

 안 이리 디매 가을이 되야도 이울지 않으니 너 엇더히 니저 친 너 어찌 잊으랴 하시던

울월던 나치 고치샤혼 디야 우럴던 그 낯이 고쳐질 줄이야

 그르메 딘 녜 모지ㅅ 달 그림자 고인 옛못의 녈 믌결르 몰애의 이기다히 흐르는 물결이 모래를 이기듯 지ㅅ18) 라나 그분의 모양은 바라 보나 누리도 지즈로 일온 뎨야 세상도 그대로 되는데야 (끝 구는 없어지다)

8) 아니.

9) 말라. 시들어.

10) 떨어지매.

11) 우럴던.

12) 못의. 연못의.

13) 가는.

14) 원망하듯(?) 15) 바라보지만. 바라보나.

16) 세상도.

17) 싫은지고(?).

18) 모습이야. 얼굴이야.

(5)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1) - 신라인의 미의식 69

< 金完鎭 해독, 怨歌 >

갓 됴히 자시 質좋은 잣이

 안곰 디매. 가을에 말라 떨어지지 아니하매,

너를 하니져 시론 너를 重히 여겨 가겠다 하신 것과는 달리 울월던  가시온 겨레여. 낯이 변해 버리신 겨울에여.

라리 그르메 린 못 달이 그림자 내린 연못 갓 녈 믌겨랏 몰애로다. 지나가는 물결에 대한 모래로다

즈 라나 모습이야 바라보지만

누리 모갓 여온여. 세상 모든 것 여희여 버린 處地여.

< 류렬 해독, 잣나무노래(궁정백수) >

가시 마기 자시 줄기도 가지도 잎도 다 좋게 잣나무는

가 안 이히 디머 이 가을에도 시들어 이울어지지 는데 너 어더기 니지히신 “너 어디로 가라고 하랴” 하신

우럴던 나시 고디시혼도히라 우러르던 그 모습 버리신 터이리 다라리 그림히 나린 모다시 달의 그림자 내려비친 못의

닐물 아리 모시히 이기다히 흘러가는 물 아래의 모래가 물을 이기듯이

지실사 라나 (원망스러움 이겨내고)/ 전날의 그 모습이야 그대로 바라나 누리도 지시리 가더라 세상은 의연히 어둡구나

※ <원가>를 통한 서정성과 주술성·정치성의 통합 작용

: 잣나무의 고사(枯死) + 신충의 정치적 출세 + 시적 공간의 구축과 대칭적 형상화의 완성

【주술성】 【정치성】 【서정성】

※ <원가>의 시적 공간 구축과 대칭적 형상화

① 시선의 상하 이동을 통한 시적 공간[意景]의 구축

- 의경 : 시적 자아의 마음[意]에 의해 새롭게 의미가 부여, 재구성된 심상과 풍경[景].

- 잣나무를 중심으로 한 ‘달 → 연못(그림자) → 물결 → 모래’의 상하로 이동하는 시선.

(=경덕왕대 <찬기파랑가>의 시선 이동)

- 시선의 이동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고 그것이 현재에 재생되기를 바라고 있음.

② 과거의 ‘모습’과 현재의 ‘세상’을 대칭 : 과거와 현재의 괴리로 인한 원(怨)의 정서 발생.

‣ 정밀하게 구축된 서정성으로부터 주술, 정치 등의 현실적 효용성이 완성될 수 있음.

(6)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2) - 현실주의와 수사의 전략

■ 도솔가(兜率歌) / 월명사(月明師) / 신라 경덕왕 19년(760)

[三國遺事 卷五 感通. 月明師 兜率歌]

景德王十九年庚子四月朔 二日竝現 挾(*當作浹)旬不滅 日官奏 請緣僧 作散花功德1) 則可欀(*禳) 於是潔壇 於朝元殿 駕幸靑陽樓 望緣僧 時有月明師 行于阡陌時(*未詳或寺)之南路 王使召之 命開壇作啓2) 明奏云 臣僧但屬於國仙之徒 只解鄕歌 不閑聲梵 王曰 旣卜緣僧 雖用鄕歌可也 明乃作兜率歌賦之 其詞曰

경덕왕 19년 경자 4월 1일에 해 둘이 나란히 나타나 열흘 동안이나 없어지지 않았다. 일관이 아뢰기를

“연승(緣僧)을 청하여 <산화공덕>을 지으면 재앙을 물리치리라.” 하였다. 이에 조원전에 깨끗한 단을 설하고 청양루에 행차를 나아가 연승을 기다렸다. 때에 월명사가 천맥 남쪽 길을 가므로 왕이 사자를 보내 불러 단을 열고 기도문을 지으라 하였다. 월명이 아뢰기를, “소승은 국선도에 속하여 단지 향가를 알뿐이요 범패에는 익숙치 못합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이르되, “이미 연승으로 뽑혔으니 향가라도 좋 다.”고 하였다. 이에 월명은 <도솔가>를 지어 바쳤다. 그 가사에,

今日此矣散花唱良 巴寶白乎隱花良汝隱

直等隱心音矣命叱使以惡只 彌勒座主陪立羅良

解曰 :

이 시를 해석하면 이렇다.

龍樓3)此日散花歌 대궐에서 오늘 산화가를 불러

挑送靑雲一片花 푸른 구름결에 한가닥 꽃을 보내니

殷重直心之所使 은근한 곧은 마음의 부림을 받아

遠邀兜率大僊家4) 아득히 도솔천 미륵보살을 맞이하노라.

今俗謂此爲散花歌 誤矣 宜云兜率歌 別有散花歌 文多不載 旣而日怪卽滅 王嘉之 賜品茶一襲 水精念珠百八 箇 忽有一童子 儀形鮮潔 跪奉茶珠 從殿西小門而出 明謂是內宮之使 王謂師之從者 及玄(*恐是互字之訛)徵 而俱非 王甚異之 使人追之 童入內院塔中而隱 茶珠在南壁畵慈氏像前 知明之至德與至誠 能昭假于至聖也如 此 朝野莫不聞知 王益敬之 更贐絹一百疋 以表鴻誠 明又嘗爲亡妹營齋 作鄕歌祭之 忽有驚颷吹紙錢5) 飛擧 向西而沒 歌曰: (<제망매가> 생략)

지금 풍속에 이것을 <산화가>라고 하나 잘못이고 의당 <도솔가>라야 할 것이다. <산화가>는 따로 있 으나 지나치게 길어서 싣지 않는다.6) 조금 있다가 해의 괴변이 사라졌다. 왕이 가상하여 품질좋은 차 한 봉과 수정염주 108개를 하사하였다. 홀연히 외양이 깨끗한 한 동자가 공손히 차와 염주를 받들고 궁 전 서쪽 소문에서 나타났다. 월명은 이것이 내궁의 사자라 생각하고, 왕은 사의 종자라 여겼으나 잘 알 아보니 모두 아니었다. 왕이 매우 이상히 여겨 사람을 시켜 뒤를 쫓게 하니 동자는 내원탑 속으로 숨고,

1) 散花功德: 꽃을 뿌리며 부처님께 공양함.

2) 啓: 계청(啓請). 독경(讀經)하기 전 불보살의 강림을 청하는 것. 기도하는 글.

3) 龍樓: 대궐.

4) 大僊家: 미륵불을 가리킴.

5) 紙錢: 종이로 돈모양을 만든 것. 옛날에는 신주(神主) 대신 지전(紙錢)을 만들어 붙이고 제사를 지냈다.

6) 이 <산화가> 전문에 가까운 기록이 9세기 일본 승려 엔닌의 중국 여행기 入唐求法巡禮行記에 실려 있다.

(7)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2) - 현실주의와 수사의 전략 71

차와 염주는 남쪽 벽의 미륵상 앞에 있었다. 월명의 지극한 덕과 지극한 정성이 이와 같이 지성으로 비 춘 것을 알고 조야에 모르는 자가 없었다. 왕이 더욱 공경하여, 다시 비단 100필을 주어 큰 정성을 표 하였다.

월명이 또 일찍이 죽은 누이를 위하여 재를 울리고 향가를 지어 제사할새, 홀연히 광풍이 일어 지전을 날려 서쪽으로 향해 없어졌다. 그 향가에 이르되,

明常居四天王寺 善吹笛 嘗月夜吹過門前大路 月馭爲之停輪 因名其路日(*曰字之訛)月明里 師亦以是著名 師 卽能俊大師之門人也 羅人尙鄕歌者尙矣 盖詩頌之類歟 故往往能感動天地鬼神者非一 讚曰

월명이 항상 사천왕사에 머물며 피리를 잘 불었다. 일찍이 달 밝은밤에 저를 불며 문앞 큰길을 지나니 달이 가기를 멈추었다. 이로 인하여 그길을 월명리라 하였다. 법사도 또한 이로써 이름이 나타났다. 사 는 곧 능준대사의 문인이다.

신라 사람이 향가를 숭상한 자 많았으니 대개 시송과 같은 류다. 그러므로 왕왕 능히 천지귀신을 감동시 킴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찬하노니,

風送飛錢資逝妹 바람은 지전을 움직여 저승 가는 누이의 노자를 삼고 笛搖明月住姮娥7) 부는 피리 밝은 달을 움직여 항아를 머무르게 하도다

莫言兜率連天遠 도솔이 하늘에 잇달아서 멀다 하지 말라

萬德花迎一曲歌 만덕화 한 곡조로 맞이하였으니.

< 梁柱東 해독, 兜率歌 >

오 이에8) 散花9) 블어 오늘 이에 散花 를 불러

10) 고자11) 너는 뿌리온 꽃아, 너는,

고 12) 命ㅅ 브리디13) 곧은 마음의 命을 부리옵기에, 彌勒座主14) 뫼셔롸15) 彌勒座主를 모셔라!

< 洪起文 해독, 兜率歌 >

오 이리 散花 블러 오늘 이리 산화가 부를 제

 고자 너는 뽑히여 나온 꽃아 너희는 고 마 명으르 브리아디 참다운 마음의 시키는 그 대로

미륵좌주 모셔라 부처님 모시여라

< 金完鎭 해독, 兜率歌 >

오 이에 散花 블러 오늘 이에 散花 불러 7) 姮娥: 월궁(月宮)에 있다는 선녀.

8) 여기에서.

9) 산화노래(散花歌).

10) 뿌리온. 뿌리는.

11) 꽃아.

12) 마음의.

13) 부리옵지. 심부름하옵지.

14) 도솔천에 있으며, 석가불의 뒤를 이어 나타날 미래불.

15) 모셔라.

(8)

보보 고자 너는, 솟아나게 한 꽃아 너는, 고  命ㅅ 브리이악 곧은 마음의 命에 부리워져 彌勒座主 모리셔 벌라. 彌勒座主 뫼셔 羅立하라.

< 류렬 해독, 두레노래 >

오 이리 산화불러 오늘 이리 꽃부림노래 불러

바보 가시야 넌 뽑사와 뿌린 꽃이여 넌

고 미 부리고 부리아디 곧은 마음의 그 뜻 그대로 살려

미륵 자주 모시어라 미륵 보살을 모시어라.

※ 3대 유리왕대의 도솔가와의 관계 : 다노래, 두릿노래(樂章의 일종) vs. 도솔천을 모티프로 삼은 노래.

○ 5년 11월에 왕이 국내를 순행하다가 한 노파가 주리고 얼어 거의 죽어 감을 보고 말하기를, "내가 조 그만 몸으로 왕위에 있어 능히 백성을 기르지 못하고 늙은이와 어린아이들이 이러한 지경에 이르게 하 니 이는 나의 죄라" 하고, 옷을 벗어 그를 덮어 주고 음식을 빌어 먹인 후, 곧 관리에게 명하여 곳곳마 다 홀아비·홀어미·고아·아들이 없는 늙은이·병든 이로서 자활할 수 없는 자를 위문하여 음식을 주어 부 양하게 하였더니, 이에 이웃 나라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오는 자가 많았다. 이 해 민속이 즐겁고 편안하 여 비로소 왕이 <도솔가(兜率家)>를 지으니, 이는 가악(歌樂)의 시초였다.

- 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이사금

※ ‘국선지도[승려낭도;僧侶郎徒]’와 향가 담당층

- 천재지변을 제압할 수 있는 직접적 효력을 지닌 텍스트로서 향가의 효용성 인식.

(‘범패가 익숙치 않다.’는 말의 의미에 대한 적극적 해석.) - 국초 이래의 국문시가가 ‘가악’으로서 지녀온 역할.

※ ‘미륵좌주[왕족]’와 ‘꽃[화랑]’, ‘곧은 마음’의 정치적 우의(allegory)와 산화(散花) - 흩어진 꽃[散花] : 태양이 두 개가 되었을 때 화랑이 해야 할 희생 역할의 비유.

- 식물 모티프를 활용한 ‘소멸-재생’과 순환의 원리.

- 불교적 모티프와 공간을 정치적 맥락에 빗대어 변용 : ‘미륵좌주’는 ‘미륵의 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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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2) - 현실주의와 수사의 전략 73

■ 안민가(安民歌) / 충담사(忠談師) / 신라 경덕왕(742-765)

[三國遺事 卷2 紀異. 景德王 忠談師 表訓大德]

德(德字上有關文 且 內之文 恐是孝成王代 唐使獻道德經等文書之事(據三國史記) 而錯入此條)經1)等大 王備禮受之 王御國二十四年 五岳三山神2)等 時或現侍於殿庭 三月三日 王御歸正門樓上 謂左右曰 誰能途 中待一員榮服僧來 於是適有一大德3) 威儀鮮潔 徜徉而行 左右望而引見之 王曰 非吾所謂榮僧也 退之 更有 一僧 被衲衣4)負櫻筒(一作荷簣) 從南以來 王喜見之 邀致樓上 視其筒中 盛茶具已 曰 汝爲誰也 僧曰 忠談 何所歸來 僧曰 僧每重三重九之日 烹茶饗南山三花嶺彌勒世尊 今玆旣獻而還矣 王曰 寡人亦一甌茶有分乎 僧乃煎茶獻之 茶之氣味異常 甌中異香郁烈 王曰 朕嘗聞師讚耆婆郞5)詞腦歌6) 其意甚高 是其果乎 對曰 然 王曰 然則爲朕作理安民歌 僧應時奉勅歌呈之 王佳之 封王師焉 僧再固辭不受 安民歌曰

당나라에서 도덕경 등을 보내니 대왕이 예를 갖추어 받았다.

왕이 나라를 다스린지 24년에 오악·삼산의 신들이 간혹 현신하여 공 앞에서 왕을 모시더니, 3월 3일에 왕이 귀정문 누상에 납시어 좌우에게 묻되, “누가 길에서 영복승(榮服僧) 한 분을 모셔올 있겠느냐?” 하 였다. 이때 마침 위의가 깨끗한 한 대덕이 있어 길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좌우가 보고 데리고 와서 보이 니, 왕이 가로되, “내가 말하는 영승(榮僧)이 아니라.” 하고 도로 보냈다. 다시 한 중이 납의를 입고 앵 통(櫻筒)【혹은 하책(荷簀)이라 함】을 지고 남쪽에서 오는지라, 왕이 기뻐하여 누상으로 영접하고 그 의 통속을 보니 다구(茶具)가 담겨 있었다. “스님은 누구시오?”라고 물으니 “충담이라”고 대답하였다. 또

“어디서 오십니까?”라고 물으니, 가로되 “내가 매양 중삼(重三)과 중구일(重九日)에는 차를 달여서 남산 삼화령(三花嶺)의 미륵세존(彌勒世尊)7)에게 드리는데, 오늘도 드리고 오는 길입니다.” 하였다. 왕이 “나 에게도 차 한 그릇을 주시겠소?” 하니 충담이 차를 달여 드렸다. 차의 맛이 이상하고 그릇 속에서 기이 한 향기가 풍겼다. 왕이 가로되, “내가 들으니 사(師)의 <찬기파랑사뇌가(讚耆婆郞詞腦歌)>에 그 뜻이 매우 높다 하니, 과연 그러하냐?” 대답하되, “그러합니다.” “그러면 나를 위하여 <안민가>를 지으라.” 하 였다. 충담이 곧 명을 받들어 노래를 지어 바치니 왕이 아름다이 여겨 왕사를 봉한대 충담이 재배하고 굳이 사양하며 받지 아니하였다. 그의 안민가에 가로되,

君隱父也 臣隱愛賜尸母史也

民焉狂尸恨阿孩古爲賜尸知 民是愛尸知古如

窟理叱大肹生以支所音物生 此肹喰惡攴治良羅

此地肹捨遺只於冬是去於丁 爲尸知 國惡攴持以 攴知古如 後句 君如臣多支民隱如 爲內尸等焉 國惡太平恨音叱如

讚耆婆郞歌曰(생략)

王玉莖長八(*恐脫寸字) 無子 廢之 封沙梁夫人(*本書王歷表作三毛夫人 此四字恐置無字上) 後妃滿月夫人 諡景垂大(*太)后 依忠角干之女也 王一日詔表訓大德曰 朕無祐(*六堂新訂本改作祜)不獲其嗣 願大德請於上 帝而有之 訓上告於天帝 還來奏云 帝有言 求女卽可 男卽不宜 王曰 願轉女成男 訓再上天請之 帝曰 可則可

1) 德經: 노자의 도덕경.

2) 五岳三山神: 오악(五岳)은 동악(吐含山), 남악(智異山), 서악(鷄龍山), 북악(太白山), 중악(父岳. 지금 대구의 八公山)이고, 三山은 내력(奈 歷: 지금 경주의 狼山), 골화(骨火: 지금 영천의 金剛山), 혈례(穴禮: 지금 청도의 鳧山)임. 신라때 국가적 제전으로 지정된 곳임. 五岳에는 中祖를 제사지내고 三山에는 太祖를 제사지냈다.

3) 大德: 지혜와 덕망이 있는 스님.

4) 衲衣: 납가사(衲袈娑)라고도 함. 衲은 기웠다는 뜻.

5) 耆婆郞: 화랑의 이름.

6) 詞腦歌: 향가의 한 갈래.

7)

(10)

矣 然有男則國殆矣 訓欲下時 帝又召曰 天與人不可亂 今師往來如隣里 漏洩天機 今後宜更不通 訓來以天語 諭之 王曰 國雖殆 得男而爲嗣足矣 於是滿月王后生太子 王喜甚 至八歲王崩 太子卽位 是爲惠恭大王 幼沖 故 太后臨朝 政條不理 盜賊蜂起 不遑備禦 訓師之說驗矣 小帝旣女爲男 故自期晬至於登位 常爲婦女之戱 好佩錦囊 與道流爲戱 故國有大亂 修(*當作終)爲宣德與金良相8)(*斗溪譯註本云 恐是金敬信之誤)所弑 自 表訓後 聖人不生於新羅云.

왕의 음경 길이가 8촌이었는데 아들이 없으므로 비를 폐하여 사량부인을 봉하였다. 후비 만월부인의 익 호는 경수태후니 의충 각간의 딸이다. 왕이 하루는 표훈 대덕을 불러, “내가 복이 없어 아들이 없으니 대덕은 상제에게 청하여 아들을 있게 하여달라.” 하였다. 표훈이 천제에게 올라가 고하고 돌아 와서 아 뢰되, “상제가 말하기를 딸은 가하나 아들은 불당하다 하십디다.” 왕이 말하되, “딸을 바꿔 아들로 해주 기를 원한다.” 표훈이 다시 올라가 천제에게 청하니 천제 가로되, “그렇게 할 수는 있으나 아들이 되면 나라가 위태하리라.” 하였다. 표훈이 나려오려 할 때 천제가 다시 불러 이르기를, “하늘과 사람 사이를 문란케 못할 것이니, 지금 대사가 이웃과 같이 왕래하여 천기를 누설하니, 금후에는 다시 다니지 말라.”

하였다. 표훈이 돌아 와서 하늘의 말을 이르매 왕이 가로되, “나라는 비록 위태하더라도 아들을 얻어 뒤 를 이으면 족하다.” 하였다. 그후 만월왕후가 태자를 낳으니 왕이 매우 기뻐하였다. 태자가 8세 때에 왕 이 돌아가므로 즉위하니 이가 혜공대왕이다. 왕이 어린 까닭에 태후가 섭정하였는데 정사가 다스려지지 못하고 도적이 벌떼와 같이 일어나 이루 막을 수 없었으니, 표훈의 말이 맞았다. 왕이 여자로서 남자가 되었으므로, 돌날로부터 왕위에 오를 때까지 항상 부녀의 짓을 하여 비단주머니 차기를 좋아하고 도사 와 함께 희롱하므로, 나라가 크게 어지러워 졌다. 마침내 왕은 선덕 김양상에게 죽임을 당하고 표훈 이 후에는 신라에 성인이 나지 아니하였다 한다.

【삼화령】 【삼화령 미륵세존】

< 梁柱東 해독, 安民歌 >

君은 어비여9) 君은 아버지요

臣은 샬10) 어여11) 臣은 사랑하실 어머니요

民 얼 아고 샬디12) 民은 어린 아이로고! 하실지면,

8) 金良相: 宣德王의 본이름. 惠恭王을 죽인 이찬 金敬信의 잘못인 듯.

9) 아버지요.

10) 사랑하실.

11) 어머니요.

12) 하신다면.

(11)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2) - 현실주의와 수사의 전략 75

民이 13) 알고다 民이 사랑을 알리이다.

구믈ㅅ다히14) 살손15) 物生 꾸물거리며 살손 物生이 이흘16) 머기17) 다라18) 이를 먹어 다스려져

이 리곡19) 어듸갈뎌20) 디21) 이 땅을 버리고 어디 가려! 할지면, 나라악 디니디22) 알고다23) 나라 안이 유지될 줄 알리이다.

아으 君다이 臣다이 民다이 24) 아으, 君답게, 臣답게, 民답게 할지면, 나라악 太平니잇다 나라 안이 태평하니이다.

< 洪起文 해독, 安民歌 >

군(君)은 아비야 임금은 아비여

신(臣) 샬 어야 신하는 자애로운 어미여 민(民) 어리한 아고 샬디 백성은 어린 아리라 할지 민(民)이 리 알고다 백성이 사랑하는이 압내다

구릿 대 나히 고이솜 갓나히 륜회(輪廻)의 차축(車軸)을 피고 있는 갓난이 이 머거디 다라라 이들을 먹여서 편안히 하여라

이  리고디 어드리 가뎌 디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는가 할지 나라아디 디니디 알고다 나라를 보존할 길 아노라

아야 아야

군(君)다 신다히 민 다 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한다면 나라아디 태평니밋다. 나라가 태평하오리다.

< 金完鎭 해독, 安民歌(1990 수정) >

님그믄 아비여 임금은 아비요

한거슨25) 실 어여 신하는 사랑하시는 어미요, 아26) 어릴 아고 백성은 어리석은 아이라고

실디 아미  알고다. 하실진대 백성이 사랑을 알리라.

구릿 하 살이기 바라 大衆을 살리기에 익숙해져 있기에 이를 치악 다릴러라. 이를 먹여 다스릴러라.

이  리곡 어드리 가뎌 이 땅을 버리고 어디로 가겠는가

13) 사랑을.

14) 꾸물거리며(?) 15) 사는.

16) 이를. 이것을.

17) 먹여.

18) 다스려져.

19) 버리고.

20) 어디 가시렵니까.

21) 한다면.

22) 유지될 줄. 보전할 것을.

23) 알리라. 알 것입니다.

24) 한다면.

25) 신하를 ‘한것’으로 풀이한 근거는 ‘大等’이라는 표현과 근대 이전까지 종이 상전을 ‘한것’으로 불렀다는 것이다.

26) 그러나 ‘아=民’설은 해독은 김완진 자신도 부정했다. ‘아’은 ‘사’의 誤記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2)

디 나락27) 디니기 알고다. 할진대 나라 保全할 것을 알리라.

아야 님금답게 한것답게 아답게 아아, 임금답게 신하답게 백성답게

 나락 太平28) 한다면 나라가 太平을 持續하느니라.

< 류렬 해독, 백성노래>

군은 아비라 임금은 아버지라

신은 다실 어시라 신하는 사랑하실 어머니라

민은 어리 아가고 실디 백성은 어린 아가라고 하실지

민이 다 알고다 백성이 그 사랑 아는구나.

구리시다 나히고히 손 가시나히 나라의 구릿대(굴대)를 나면서부터 고이고 있는 갓난이 백성들 이 머거기 다라라 이들을 잘 먹고 살게 다스려라.

이 수다 바리고기 어드리 갈뎌 디 이 땅 이 나라를 버리고서 어디로 갈까 할지 나라히 다니기 알고다 나라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가를 아는구나.

아으 군다 신다기 민은다 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담게, 백성은 백성답게 한다면은

나라 태평이시다 나라 태평하리이다.

※ 경덕왕대의 정치적 상황 :

- 성덕왕의 전제왕권 부흥을 꿈꾸는 경덕왕 vs. 김양상을 필두로 한 반왕당파의 대립.

- 새로운 사조로서 도교(“도덕경”, “도사”)에 대한 관심(≒멸망 직전의 고구려).

- 왕당파의 몰락이 표훈대덕 설화에서 후계자에 대한 갈망과 좌절을 통해 표현.

- 김양상의 정체에 관한 異說 : 김유신의 후예로서 가야 계통의 新金氏.

※ ‘신하’의 역할 강조

- 임금, 백성과는 달리 ‘사랑해야 한다’는 임무가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는데, 이는 나라의 존재 이유 와 기반으로 밝혀지고 있음.

- ‘사랑’을 매개로 백성의 마음을 돌이킴으로써 ‘태평’을 얻을 수 있다는 작품 구조.

- 유가적 쌍무관계(雙務關係)에 바탕을 둔 국가와 국민의 관계 설정.

- ‘임금’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미미함 : 작품의 직접적인 청자가 임금이었음을 고려한 듯.

※ 체험적 묘사를 통한 주제 전달의 극대화

- 류렬 해독의 5·6행에서 이고 먹이는 관계의 설정.

- 이전 시기의 향가와는 구별되는 구체적 상황과 행위의 묘사.

※ 엇걸침, 다리걸침(enjambment)의 시행 구성

- 김완진 해독의 4·8·10행에서 간접인용 표시를 행을 바꾸어 표기함.

- 홀수구보다 짝수구가 길어지는 일반적인 서정가요의 율격을 지키면서 삼국유사의 분절도 존중.

- 인용하는 내용을 도드라지게 함으로써 보다 큰 사실감의 부여 획득.

27) 나라.

28) 지속하느니라.

(13)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3) - 신라인의 세계인식 77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3) - 신라인의 세계인식

■ 제망매가(祭亡妹歌) / 월명사(月明師) / 신라 경덕왕(742-765)

生 死 路隱 此矣 有阿米 次肹伊遣

삶과 죽음의 길은 여기에 있으매 갈라지고(다음이고, 둘이고 : 신영명 해독) 吾隱 去內如 辭叱都 毛如 云遣 去內尼叱古

나는 간다 말도 못다 이르고 가나닛고

於內 秋察 早隱 風未 此矣 彼矣 浮良落尸 葉如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여기에 저기에 떨어질 잎같이 一等隱 枝良 出古 去奴隱 處 毛冬乎丁

한 가지에 나고 가는 곳 모르온져 阿也 彌陀刹良 逢乎 吾 道 修良 待是古如

아아 미타찰에 만나볼 나 도 닦아 기다리고다(기다릴지어다, 기다리겠다)

< 梁柱東 해독, 祭亡妹歌 >

生死路1) 生死路는

예 이샤매 저히고2) 예 있으매 젛이여서 나 가다 말ㅅ도 “나는 간다” 말도 몯다 닏고3) 가닛고4) 못 다 이르고 가느닛고.

어느  이른 매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저에 딜 닙다이5) 이에 저에 떨어질 잎같이,

6) 가재 나고 한 가지에 나고

가논곧7) 모온뎌8) 가는 곳 모르온저!

아으 彌陀刹9)애 맛보올10) 내 아으, 彌陀刹에 만날 나는 道닷가 기드리고다11) 道 닦아 기다리련다!

< 洪起文 해독, 祭亡妹歌 >

죽사릿 길은 생사 길이란

이리 이샤미 저히고 여기 있으려나 있을 수 없어

1) 삶과 죽음의 길.

2) 두려워지고.

3) 이르고.

4) 가나이까? 갑니까?

5) 잎같이. 잎처럼.

6) 한. 같은.

7) 가는 곳.

8) 모르는가.

9) 극락세계.

10) 만날.

11) 기다리겠노라. 기다리련다.

(14)

나 가다 말도 나는 간다는 말씀도 모 니르고 가닛고 이르지 못하고 가버리는가 어느  이른 매 어느 가을날 이른 바람에 이리 뎌리 러 딜 닢다 이리 저리 떨어질 나무 잎처럼

 가재 나고 한 가지에서 떠나선

가논 곧 모혼뎌 가는 곳 모르는구나

아야 아야

彌陀刹애 맞보호 미타찰(彌陀刹)에서 만날 것이니

내 道 닷가 기드리고다 내 도 닦아 기다리리라

< 金完鎭 해독, 祭亡妹歌 >

生死 길흔 生死 길은

이에 이샤매 머믓그리고, 예 있으매 머뭇거리고,

나 가다 말ㅅ도 나는 간다는 말도

몯다 니르고 가닛고, 몯다 이르고 어찌 갑니까.

어느  이른 매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에 뎌에 러딜 닙, 이에 저에 떨어질 잎처럼, 【현재】누이의 불완전한 죽음.

 가지라 나고 한 가지에 나고 【과거】함께했던 과거.

가논 곧 모론뎌. 가는 곳 모르온저. 【미래】갈라지게 될 미래.

아야 彌陀刹아 맛보올 나 아아, 彌陀刹에서 만날 나

道 닷가 기드리고다. 道 닦아 기다리겠노라.

< 류렬 해독, 누이노래 >

죽살이 길흔 죽고살고 하는 길은

이리 이시하미 저흘이고 (먼데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렇게 가까이 있어 두렵고

난 가다 말도 난 간다는 말도

모 니고 가니시고 하지 못하고 가는 것인고 어느 가살 이른 바미 어느 가을 이른 바람에 이리뎌리 부더러딜 닙다비 이리저리 떨어질 나무잎처럼

 가지라 나고 한 나무 한가지에서 떠나가도

가논 곧 모혼더 가는 곳 모르는가

아으 미다덜아 마소나홀 나 아 아미타 절에서 만날 나이나

길 다라 기리고다 길을 닦아 기다리리라

※ 종교성과 서정성의 병행 : 미타신앙의 정토왕생 관념 + 인간 보편의 죽음·소멸·상실의 주제.

※ 미타신앙의 문학적 표현

(15)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3) - 신라인의 세계인식 79

삶과 죽음의 괴리 문제 나무와 가지의 비유 ‘미타찰’에 의한 융합 (1~4행) (5~8행) (9~10행)

※ 미타찰 : ‘죽음’의 문제를 공간적·가시적 심상 공간을 통해 표현. 불교적 이상향을 의미하지 않음.

- ‘미타찰’은 불교적 맥락에서 완전한 소멸[涅槃]을 준비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내세(來世)보다는 혈육과의 사별로 인한 고통과 아픔이 사라지는 서정적 공간이라는 쪽에 의미의 주안점이 있음.

- <제망매가>에서 ‘미타찰’의 공간성은 삶과 죽음으로 갈라진 시적 화자와 누이의 인생길이 다시 만나 새로운 방식의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시간’으로서 시적 의미가 있음.

※ 먼저 죽은 누이보다 ‘나’가 먼저 미타찰에 도달하여 극락왕생을 비는 장면의 모순

① 누이는 여성이기 때문에 남성인 나보다 윤회의 길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는 불교의 교리.

② 요절한 누이의 부족한 근기(根機)를 ‘나’의 노력을 통해 메꾸겠다는 의지.

(16)

■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 충담사(忠談師) / 신라 경덕왕(742-765)

咽鳴爾處米 露曉邪隱月羅理

白雲音逐于浮去隱安攴下 沙是八陵隱汀理也中

耆郞矣皃史是史藪邪 逸烏川理叱磧惡希

郞也持以攴如賜烏隱 心未際叱肹逐內良齊

阿耶 栢史叱枝次高攴好 雪是毛冬乃乎尸花判也

< 梁柱東 해독, 讚耆婆郞歌 >

열치매1) “열치매

나토얀2) 리 나타난 달이

구룸 조초3) 가 안디하4) 흰 구름 좇아 떠감이 아니아?”

새파 나리여5) “새파란 내[川]에 耆郞 즈 이슈라 耆郞의 모양이 있어라!

일로 나리ㅅ 6) 이로 냇가 조약에

郎 디니다샤온7) 郎의 지니시던

 8) 좇누아져9) ‘마음의 끝’을 좇과저”

아으 잣ㅅ가지 노파 아으, 잣[柏] 가지 드높아 서리 몯누올10) 花判이여 서리를 모르올 花郞長이여!

< 洪起文 해독, 讚耆婆郞歌 >

울워리치 우러러 보니

나토샨 리 뚜렷한 저 달은

 구름 조초 간 안디하 흰 구름 좇아서 떠가지는 않거니 므리 파란 나리여 물이 파란 나루’ 가에

기랑의 지 잇고야 기랑의 모습이 있고나

일오 나리ㅅ11) 아 일오’ 내 벼랑에

랑야 디니디 답샤온 랑이여 디녀야 할

  좇누아져 마음의 갓을 좇으려 하노라

아야 아야

자 가지 놉호 잣가지 높아서

서리 모누올 꽃한야 서리를 모르는 꽃한이여

1) 열치매. ‘흐느끼며’ 또는 ‘우러러보니’ 등으로 읽은 이도 있다.

2) 나타난.

3) 좇아. 따라.

4) 아니아. 아닌가.

5) 내에. 시내에.

6) 조약에. 자갈벌에.

7) 지니시던.

8) 끝을. 갓을.

9) 좇과저. 좇으려 하노라.

10) 모를.

11) 일오(逸烏)내의.

(17)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3) - 신라인의 세계인식 81

< 金完鎭 해독, 讚耆婆郞歌 >

늣겨곰 라매 흐느끼며 바라보매

이슬 갼 라리 이슬 밝힌 달이

 구룸 조초 간 언저레 흰 구름 따라 떠간 언저리에

몰이 가 믈서리여 모래 가른 물가에

耆郞 즈올시 수프리야. 耆郞의 모습이올시 수풀이여.

逸烏나릿 긔 逸烏내 자갈 벌에서

郎이여 디니더시온 郎이 지니시던

  좃라져. 마음의 갓을 쫓고 있노라.

아야 자싯가지 노포 아아, 잣 나무 가지가 높아 누니 모 두폴 곳가리여12). 눈이라도 덮지 못할 고깔이여.

< 류렬 해독, 기바화랑노래 >

우루리 티미 우러러 보는데

나토신 다라리 환히 비치는 밝은 달이

구조초 부더간 안디가 흰 구름을 좇아 떠가는 것이 아닌가?

물이 바 나리하히 푸른 물 냇물에는

기나 히 지시 이시고라 기바 화랑의 모습이 비쳐 있구나!

이로 나라시 비라라히 이로내(강)의 벼랑에

나라 디니기 다비시혼 화랑이라 길이 전하여 지니게 되시온 마미 가시 조초노하져 마음의 그 끝을 좇아 가고 싶구나!

아으 자시시 가지 놉디고 아으 잣가지처럼 그 뜻 높고 서리 모흘 가시한이라 서리도 모르올 굳센 화랑이로다.

※ 기파랑의 정체에 대한 의문 : 배경설화가 없기 때문에 상상력에 의존함.

① 불경에 등장하는 기파(耆婆; Jiva)

: 석가모니의 친구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했던 빔비사라왕의 주치의였던 명의.

② 미륵보살의 화신 / ③ 표훈대덕 / ④ 회고의 대상이 되는 쇠락한 화랑.

※ ‘성자(聖者)’ 형상의 전개 : 신라문화사는 7·8세기의 화랑을 무사가 아닌 ‘성자’로서 표현했음.

- ‘성자’ 형상 : 내면적 아름다움의 요소를 갖추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감화시키며, 그 아름다움 의 요소가 다른 사람에 의해 사회적으로 실천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존재. 주술적 권능이나 시각적 아름다움, 현실적 힘의 관계에는 의존하지 않음.

- 신라 사회의 미의식이 시각적·직접적인 것으로부터 내면적·간접적 요소 중심으로 변화하는 징후.

cf. 융천사가 지녔던 향가 텍스트의 권능. 수로부인이 지녔던 시각적 아름다움의 역할.

12)) 꼬깔이여. 화랑장 기파랑의 상징일 듯.

(18)

내면적 아름다움 아름다움을 규정한 사람

아름다움의

추종자 아름다움의 파급력 未完의 궁극적 목표 죽지랑 重士의 풍

(부하를 아낌) 사리 간진 사리 간진,

효소왕 모량리 폐출 화랑단의 再起

기파랑 其意甚高

(사회적 책임감) 경덕왕 충담, 경덕왕 <안민가> 창작 전제왕권의 확립

※ <찬기파랑가>의 수사방식과 공간 인식

- 대립적 상징 체계와 색채어의 구사 : 달/구름, 강물/자갈, 잣/서리.

- 화자의 시선 이동에 따른 시상의 전개(上→下 : <원가>와 유사함)

: 하늘에 걸린 달·구름 → 물가·냇물의 모습 → 벼랑에 남은 마음의 끝자락 → 온세상에 남은 자취 / 기파랑이 모든 공간에 자취를 남기고 재생·부활할 수 있게 된 근거는 그의 인생이 ‘其意甚高’

했기 때문임.

- 달이 구름을 따르는 낯선 관계상의 의미

: 조선 시가의 ‘달’과는 달리 신라 향가의 ‘달’은 구체적 움직임을 띤 使者 역할(<원왕생가>).

: 구름처럼 흐릿해진(=‘마음의 끝’) 기파랑의 고결한 자취를 자신이 달이 되어 따르리라는 자세.

- ‘마음의 끝’을 따르리라는 화자의 의지 : ‘마음의 끝’의 의미망

① 구름처럼 흐릿한 얼마 남지 않은 자취.

→ 밤하늘의 구름, 물속에 비친 달 등 확실히 보이지 않는 ‘주변’, ‘언저리’의 성자 형상.

② 자신이 온전히 따르기엔 너무나 높고 큰 기파랑의 마음에 대한 겸양.

: 자기 생애의 시작부터 끝까지, 보이지 않는 주변부에서라도 기파랑의 뜻을 좇으리라는 표현.

“기파랑의 마음의 끝까지, 내 마음의 끝을 다하여 좇으리라!”

- ‘其意甚高’의 구체적 함의

: <안민가>에 보였던 바와 같은 사회적 책임감과 확고한 신념으로 볼 수 있음.

→ ‘서리’에 도전·저항하는 화랑장[花判]의 심상 투영.

: 기파랑이 쇠락해지더라도 그의 높은 뜻은 자신을 비롯한 많은 추종자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확 장될 것임을 예언하는 강인한 마음의 자세

(19)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4) - 일상적 어법의 주술성 83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4) - 일상적 어법의 주술성

■ 도천수관음가(禱千手觀音歌; 盲兒得眼歌) / 희명(希明) / 신라 경덕왕(742-765)

[三國遺事 卷3 塔像. 芬皇寺千手大悲 盲兒得眼]

景德王代 漢歧里女希明之兒 生五稔而忽盲 一日其母抱兒詣芬皇寺左殿北壁畵千手大悲1)前 令兒作歌禱之 遂 得明 其詞曰

경덕왕대에 한기리에 사는 여자 희명의 아이가 태어난지 5년 만에 갑자기 눈이 멀었다. 하루는 그 어머 니가 아이를 안고 분황사 좌전 북쪽 벽화의 천수대비 앞에 가서 아이를 시켜 노래를 지어 빌었더니, 마 침내 눈을 떴다. 그 노래에 가로되,

膝肹古召旀 二尸掌音毛乎攴內良

千手觀音叱前良中 祈以攴白屋尸置內乎多

千隱手 叱千隱目肹 一等下叱放一等肹除惡攴

二于萬隱吾羅 一等沙隱賜以古只內乎叱等邪

阿邪也 吾良遺知攴賜尸等焉 放冬矣用屋尸慈悲也根古

讚曰

竹馬2)蔥笙3)戱陌塵 죽마·총생과 함께 속세에 노닐더니

一朝雙碧失瞳人 하루 아침에 두 눈을 멀었도다

不因大士廻慈眼 大士(천수관음)가 자비로운 눈을 돌이키지 않았던들 虛度楊花幾社春4) 버들가지 휘날리는 아름다운 봄 몇번이나 그냥 보냈을까?

< 梁柱東 해독, 禱千手觀音歌 >

무루플 고조며5) 무릎을 곧추며

둘 바당 모호누아6) 두 손바닥 모으와 千手觀音7)ㅅ 前아8) 千手觀音 前에 비9) 두누오다10) 비옴을 두노이다!

즈믄 손ㅅ 즈믄 눈흘 千 손에 千 눈을

11) 노12)  더디13) 하나를 놓고 하나를 더옵기,

1) 千手大悲: 천수천안관음보살(千手千眼觀音菩薩). 관세음보살이 과거세에 1천개의 손과 1천개의 눈을 가지고 중생을 구제했으므로 생긴 이름.

2) 竹馬: 어려서 죽마를 타고 놀던 벗.

3) 총笙: 어려서 피리를 불면서 놀던 벗.

4) 社春: 입춘 뒤 다섯번째의 개날(戌日).

5) 마주 세우며. 곧추며.

6) 모아.

7) 千手千眼觀世音菩薩 또는 大悲觀音이라고도 함.

8) 앞에.

9) 비옴을. 祈求함을 10) 두노이다. 두노라.

(20)

둘 업는 내라 둘 없는 내라,

14) 그15) 고티누옷다라16) 하나야 그으기 고치올러라.

아으으 나애 기티샬17) 아으으, 내게 끼처주시면, 노  慈悲여 큰고 놓되 쓰올 慈悲여 얼마나 큰고!

< 洪起文 해독, 禱千手觀音歌 >

무루플 구브르며 무릎을 꿇으며

둘 손 바담 모호 괴누아 두 손’바닥을 모아 괴여서 천수관음(千手觀音)ㅅ 전아 천수관음ㅅ 전에

빌이디  두누호다 축원의 말씀을 올리노라 즈믄 소로 즈믄 눈흘 천개 손으로 천개 눈에서

 노하  덜아디 하나를 내놓아 하나를 덜도록

두후 먼 내라 두 눈이 다 먼 내라

 주리 고티누홋다라 하나나마 주어 고칠네라

아야야 아야야

나애 기티디샬 내게 끼치여 준다면

노되  자비야 불휘고 내놓아도 자비심 뿌리로 되오리

< 金完鎭 해독, 禱千手觀音歌 >

무루플 초며 무릎을 낮추며

두 손 모도라, 두 손바닥 모아,

千手觀音 알파 千手觀音 앞에

비 두오다. 祈求의 말씀 두노라. [신체의 직접서술]

즈믄소낫 즈믄 누늘 千개의 손엣 千개의 눈을

핫 노하  더럭, 하나를 놓아 하나를 덜어,

두 만 내라 두 눈 감은 나니

 숨기주쇼셔 리옷야. 하나를 숨겨 주소서 하고 매달리누나. [‘몸’에 대한 욕망]

아야여 나라고 아실 아아, 나라고 알아 주실진댄

어드레18) 올 慈悲여 큰고. 어디에 쓸 慈悲라고 큰고. [‘신’을 평가]

< 류렬 해독, 관음노래 >

무루부흘 그부르미 무릎을 구부리며

두불손바당 모호고히노아 두 손바닥 모아 고여

11) 하나를.

12) 놓아. 놓고.

13) 덜어. 덜겠사옵기.

14) 하나야.

15) 그으기.

16) 고치올러라.

17) 끼쳐주시면. 남겨주시면.

18) 어디에. 어디고.

(21)

8세기 향가와 서정시의 완성(4) - 일상적 어법의 주술성 85

천수관음시 아라하히 천수관음무처 앞에

비리기 살() 듯누호다 빌어 사뢸 말씀 드리옵니다

즈믄손시 즈믄눈흘 천개의 손과 천개의 논을 (지녔으니) 하노아 하 덜어기 하나를 내려주시어 하나를 덜도록 하소서

두 먼 나라 두눈이 다 먼 저입니다

 사 주히 고디 호시다라 하나만 주시여 고쳐주시옵소서

아으 나하 기티디실 아아 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다면

노도히 부술 비라 부루고 내여 놓아도 보람있을 자비의 (튼튼한) 뿌리로고.

※ 작가문제 : 5세 아동이 향가를 창작할 수 있는가?

※ 가요의 성격 : ①1회성 창작요, ②맹인들의 종교적 의식요, ③영험담의 삽입가요.

※ 마지막 행의 어조에 대한 장점과 구속주술의 의미 : ①큰고! ②뿌리이고! ③뿌리는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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