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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패러다임의 변화와 대응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혁신
임영훈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분야의 핵심 테마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전례가 없는 변 화를 일으키고 있다. 비대면 ・ 비접촉이 일상화 되고, 물 적 ・ 인적 공간 이동이 제한받게 되면서, 코로나-19 이 전에는 너무나 당연했던 모든 것들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거나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존과 직결되 고 선택 아닌 필수 영역인 먹거리도 마찬가지이다. 코로 나-19로 인한 노동 인력 수급 제약이 파종기, 생육기, 수 확기 등 제철 작업에 크나 큰 차질을 초래하여 먹거리 공 급의 근간을 흔들 위험이 예견된다. 팬데믹 상황이 장기 화되고 수입을 통한 먹거리 공급도 어려워지게 되면 먹 거리 부족이나 식량위기 문제가 더 이상 개도국, 최빈국 만의 문제가 아니게 된다. 농업 생산 단계의 위기에서 비 롯된 식품산업 원료 공급의 불안정은 산업 ・ 경제 전반의 침체와 맞물려 식품 가공 ・ 유통 위기로 번지고, 소비 단 계에서 사재기와 같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언 제 어디서나 쉽게 먹거리를 소비할 수 있는 너무나 당연 했던 현실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지속되리라고 장 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렇듯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분야의 불확실성, 불안 정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먹거리 생산 - 유통 - 소비 전 주기에 걸친 변화의 방향을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미래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는 연구에서는 트렌드 분석 도구 인 “Shaping Tomorrow”를 활용하여 포스트 코로나 시 대 먹거리 분야의 핵심 테마 다섯 개를 도출하였다.
1)첫 번째 테마는 ‘진짜와 크게 다르지 않은 대체식품(Fake Food)의 보편화’이다. 먹거리 분야는 코로나-19와 같 은 인수공통감염병 외에도 동・식물과 관련된 각종 감염 병 발생이 잦기 때문에 신선식품, 가공식품을 막론하고 먹거리 자체의 안전성 문제 제기는 지속될 것이다. 배
양육(Cultured Meat), 식물성 고기(Plant-based Meat), 식물성 우유, 식물성 계란 등과 같은 대체식품의 수요는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요구와 맞물려 크게 증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테마는 ‘먹거리 생산・소 비의 무인 자동화 시대 도래(Unmanned Automation)’
이다. 물적 ・ 인적 공간 이동의 제약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 ・ 보편화로 인하여 농업용 무인 자동화 드론 ・ 로 봇 ・ 스마트팜, 로봇 쉐프, 로봇 레스토랑, 3D프린팅 식품 등의 무인 자동화 먹거리 생산 ・ 소비는 이미 가속화 궤도 에 올라 있다. 세 번째 테마는 ‘식자재 수급 불안정에 따 른 자급적 식문화(Self-sufficient Food Culture)’이다.
식자재, 식품의 온라인 구매나 배달 채널이 발달하면서 소비단계의 먹거리 문제는 단기적으로 큰 위협이 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팬데믹의 장기화는 중장기적으로 식자재, 식품 수급의 불안정을 초래하고, 상황에 따라서 는 자급적 해결을 필요로 하는 국면에 이를 수 있다. 이 미 자국의 식량위기를 우려한 식량 수출국들의 수출 제 한 ・ 금지 조치가 확산되고,
2)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농업생산의 위축으로 인한 글로벌 식량위기를 경고하고 있다.
3)한국과 같이 식량자급률이 낮고, 식문화 다양성 을 가진 국가는 식자재, 식품의 자급이 심각한 먹거리 이 슈로 부상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식량의 교역협상 력 및 자급력 확보, 산업 ・ 개인 차원에서는 스마트팜, 도 시 농업, 실내 농업 등과 같은 자급책의 확대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네 번째 테마는 ‘먹거리 유통 ・ 판매의 급 격한 위축과 착한 소비(Good Consumption)의 확대’
이다. 먹거리의 소비 단계에서는 수급, 확보가 문제지만
생산 단계에서는 오히려 소비 급감으로 인한 먹거리 생
산 및 유통 ・ 판매의 위축이 심각한 문제가 된다. 이에 농
업 생산 기반 유지와 농가 소득 보전을 위한 착한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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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새로운 먹거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4)마지막 테 마는 ‘불안 요소로부터 자유로운 먹거리 정보 투명 사회 (Transparent Society) 도래’이다. 동・식물 전염병, 화 학물질, 유전자 조작 등 먹거리 관련 불안 요소가 증가 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심화된 불안감은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불신을 심화시킬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 러한 불안 요소로부터 자유롭고 안심하며 먹거리를 선 택할 수 있는 권리를 점점 더 강하게 요구하게 될 것이 다. 이에 먹거리 관련 정보의 오류, 조작, 비대칭 문제가 해소되고 소비자 권리가 강화된 먹거리 정보 투명 사회 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5)국민이 생각하는 먹거리 미래상 스케치
앞서 언급한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미래 연구 사업 은 국민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그려보고, 국민이 원하는 미래 사회의 실현을 위한 정책 대안을 도출하려는 목적에서 국민 참여 미 래 워크숍과 대국민 인식 조사를 수행했다. 국민 참
여 미래 워크숍에서는 먹거리 분야 다섯 개 핵심 테 마를 기초로, 미래 트렌드 공유 → 미래이슈 발굴 → 미 래 사건 발굴 → 미래 사건 클러스터링 → 전체 토론의 과정을 통해 먹거리 분야의 14개 미래 사건을 선정했 다. 대국민 인식 조사는 국민 참여 미래 워크숍에서 선정된 14개 미래 사건의 발생가능성과 선호도를 조 사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14개 미래 사건은 실현 가능성・선호도 맵 상에 다양한 양상으로 배치되는 결 과를 보여준다.
여기서 선호도가 높은 미래 사건은 국민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먹거리 미래상으로 이해할 수 있고 전반적 으로 실현가능성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신속한 현 실화를 위한 정책 방안의 전개를 필요로 한다. 흥미 로운 사실은 국민이 선호하는 바람직한 먹거리 미래 상이 기술 기반의 새로운 농업 생산 양식(첨단 과학 기술이 접목된 농업 분야, 스마트팜 아파트, 대리 농 사 서비스), 소비자의 먹거리 선택권 확장(직거래 활 성화, 메뉴 없는 맞춤형 식당, 1인을 위한 식문화), 소
비자 중심의 데이터 기반 먹거리 신뢰성(먹거리 정보 의 신뢰도 상승, 빅데이터 기반 푸드 케어 시스템)과 관련된 점이다. ‘농업’, ‘소비자 중심’, ‘데이터 신뢰’
가 국민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먹거리 미래상을 구성 하는 중요 키워드라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러한 중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정책을 설 계하고 신속하게 추진한다면 국민 수요와 정책의 간 극은 좁혀질 수 있다. 반면에 전통적・보편적으로 수 용되는 먹거리 본질에서 벗어난 대체식품, 바이오기 술 활용(예 : GMO), 3D프린터 음식 등은 국민이 꺼 려하는 먹거리 미래상이며 소비자 주도권을 약화시 키는 대기업 중심 먹거리 생산도 국민의 선호와는 거 리가 있다. 우리 국민의 선호도가 낮더라도 글로벌 차 원의 거시적 변화 또는 전문가 판단에 근거하여 피하 기 어려운 미래 사건이라면 수용성 제고를 위한 공감 대 형성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국민의 선호와 눈높이에 맞는 대안적 방법을 모색하 는 과정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코로나-19로 인하여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광범 위하게 단절이 발생하고, 불안감이 팽배해지면서 자 칫 필요한 만큼의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 코로나-19 로 인한 먹거리 대란은 우려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 만성화된다면 감염 자체나 경 제 위축 못지않게 먹거리가 심각한 현실 이슈로 부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최 근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농업과 식량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고 한다.
6)이는 먹거리와 관련된 국민의 불안감이 코로 나-19로 인해 증폭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포스트 코 로나 시대를 대비하여 먹거리 패러다임이 이전과는 달라져야 함을 의미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코로나-19를 경험하기 이전의 먹거리 패러다임은 먹 거리 수급 및 가격 안정화 문제를 주로 다루는 ‘안정’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 수급 불안정으로 인한 가격 변동이 생산자와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 화하는 것이 당장 눈에 보이는 시급한 과업이었기 때 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먹거리 패러다임이 신선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적기적소(適期適所)에 유통시켜 안 전한 소비를 촉진하는 ‘안전’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취약계층의 먹거리 접근성을 개선하는 부분 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 때의 ‘안전’은 먹거리 품질 안 전, 사회 안전 등을 포괄하는 넓은 개념적 범위를 가 진다. 국가 및 지역 단위 푸드플랜의 수립・시행은 먹 거리 패러다임이 ‘안정’에서 ‘안정+안전’으로 전환되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혁신
[그림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분야의 핵심 테마
[그림 2] 먹거리 분야 미래 사건 실현가능성・선호도 매핑
자료 : 「과학기술 기반 미래 연구 사업 ⅩⅡ」,최종화 외(2020; forthcoming),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자료 : 「과학기술 기반 미래 연구 사업 ⅩⅡ」,최종화 외(2020;
forthcoming), 과학기술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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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농업에 대한 국민 인식자료 : 「코로나19 이후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과 수요 변화」, 이명기 외(2020),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고 있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안정+안전’의 먹거리 패러다임이 포스트 코 로나 시대에도 유효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불안 감이 커지면 평상적 신뢰는 흔들리고 보다 안심할 수 있는 기제를 찾기 마련이다. ‘안정+안전’은 분명 발전 된 먹거리 패러다임이긴 하지만 공급자, 정책의 역할 이 주축이고 소비자는 여전히 피동적인 수혜 주체이 다. 소비자에게 일방향적으로 전달되는 ‘안전’의 메 시지는 코로나-19와 같이 불안감이 팽배해진 상황에 서 제대로 수용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먹거리와 관련된 정보・주도권의 비 대칭이 충분히 해소되고, 소비자가 신뢰하고 먹거리 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정+안전+안심’으로 먹거리 패러다임이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 이는 앞서 ‘농 업’, ‘소비자 중심’, ‘데이터 신뢰’가 국민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먹거리 미래상을 구성하는 중요 키워드로 해석된 것과 연관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정책에 대한 시사점 훌륭한 리더십은 위기 극복에 필수적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여 한국의 질병관리본부는 신속하고 체 계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여 K-방역이라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기 본권이자 생존・건강과 직결되는 먹거리 분야도 방역 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리더십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정책은 먹거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면밀히 관 찰하고 반영해야 한다.
이에 우선 ‘안정+안전+안심’으로 확장・전환되고 있 는 먹거리 패러다임의 변화가 먹거리 정책의 논의와 설계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 그간 한국의 먹 거리 정책은 외연적으로는 식량안보를 내세우고 있지 만, 사실상 자급률 관리, 수급 및 가격 대책에 국한된 모습을 보여 왔다. 기상 이변에 따른 곡물파동이나 통 상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식량안보 논의가 진행되기 는 했지만,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정책 추진으로 이어 지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7)‘안전’의 가치가 더해진 푸 드플랜은 먹거리의 양적, 질적 측면을 아우르는 진일
보한 정책이지만, 공급자 중심(Supply-pushing)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는 않다. 이제 코로나-19로 촉발된 예기치 못했던 위기 시대의 도래에 직면하여, 먹거리 정책은 ‘안심’의 가치를 더해 공급자 편익과 소비자 편 익을 균형 있게 다루는 방향으로 설계・추진되어야 한 다. 먹거리 위기 상황을 신속히 진단하고 국민 눈높이 와 기대에 부응하는 정책 논의를 주도하는 상시적 대 의기구 또는 컨트롤타워의 마련, 먹거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하는 정책의 안정적, 지속적인 추진을 뒷 받침하는 법제도적 기반 마련, ‘안정+안전+안심’ 지 향의 국가푸드플랜 개선 등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과 같은 과학기술 혁신 및 데이터 기반의 사회상이 먹거리 분야에서도 신속히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다. 먹거리 패 러다임이 ‘안심’으로 확장 전환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데이터이다. 오류, 조작, 변조 등으로부터 안전한 먹거리 관련 데이터로의 접 근성이 보장되고, 이를 기반으로 동・식물 감염병, 세 균, 유해화학물질 등에서 자유롭고 개인 건강・식습 관에 적합한 먹거리 선택권이 확보되어야, 소비자 중
심의 ‘안심’ 먹거리 패러다임이 확립될 수 있다. 먹거 리 생산 - 가공・유통 - 소비 전 주기에 걸친 데이터의 수집・활용・보안 강화, 데이터 기반의 신속한 먹거리 관련 위험 경보 시스템 구축, 개인의 건강・기호・식습 관・생애주기를 고려한 먹거리 케어(의사 결정 지원) 서비스 보편화 등과 같은 데이터 기반의 먹거리 정책 설계・추진에 속도를 내야하는 시점이다.
Science & Technology Policy l 과학기술정책 포커스 :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언택트 혁신
[표 1]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먹거리 패러다임 전환
자료 : 저자 작성
코로나-19 이전 시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먹거리 패러다임 ‘안정’ ‘안전’ ‘안심’
핵심 가치 먹거리 수급 관리 먹거리 가격 안정
건강・안전한 먹거리 푸드마일리지 감소
사회적 가치
소비자 중심 데이터 기반 신뢰
주요 정책 식량・곡물자급률 관리 농산물 수급 조절 등
국가 단위 푸드플랜
지역 단위 푸드플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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