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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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패션에 나타난 '느림'의 패러다임
함연자
동의대학교패션디자인학과
Fashion Paradigm of 'Slowness' on Contemporary Fashion
Youn-Ja Ham
Dept. of Fashion Design, Dong-Eui University, Busan, Korea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consider the characteristics of fashion paradigm on contemporary fashion in pursuit of social change towards ‘slowness’. As for the research methodology, literature survey has been undertaken.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summarized as followings. First, eco-friendly ethics towards sustainability is in taking action.
The concept of ‘cradle-to-cradle’ is realized through reuse, recycle, organic material, and no use of chemical. Second, local diversity is revolving quality and longevity. Good quality of fashion made by artisans and specificity in local area is to be kept last. Third, people are recast in roles from simple consumers to self-made producers of their clothes. Users of clothes are more active and skilled role in practice of handmade, reform, DIY, and open-source design. In Conclusion, the fashion paradigm of ‘slowness’ is about designing, producing, consuming and living better to combine ideas for sense of nature's time, culture's time and people's time.
Key words :slowness, eco-friendly ethics, local diversity, self-made
1. 서 론
미래주의가 “우리는세계의장엄함이 새로운미에 의해풍 부해졌음을 단언한다. 바로 속도의 미다” 라는 선언을 한지 100년, 속도경쟁을슬로건으로내세운산업문명이지배한지 난 20세기는 과학기술의편중발달속에 조화와균형을상실
한세기였으며, 그결과환경재해와인간소외와같은문명의 병폐들이초래되었다.
‘속도’를앞세운산업문명의발달로물질적풍요와삶의편
리함이향상되었지만, 그에대한피해또한명확하고심각함에
따라세계적으로 ‘단순한삶(simple life)’, 천천히하면서도일
을더잘한다는뜻의 ‘슬로비(slobbie)’, 건강하고지속적인생
활을뜻하는 ‘로하스(LOHAS)’, 그리고이를실천하는 ‘문화창
조자들(culture creatives)’과같은단어들이많은사람들의입에
오르내리게되었다. 우리나라의경우에도 ‘웰빙(well-being)’ 또
는 ‘참살이’라는말이큰유행을일으키면서새로운삶의가치 를추구하는사람들이늘어나고있음을감지하게하였다. 최근
에는 ‘슬로 푸드(slow food)’, ‘치타슬로(Cittaslow)’, ‘슬로 트
래벌(slow travel)’, ‘슬로 디자인(slow design)’ 등 ‘느림’이라
는화두가널리확산되고있는데, 이러한흐름은모두산업사
회의태동이후 20세기동안당연시되어오던근대주의가치 기준이변화되고있음과맥락을같이한다.
한편, 패션은 정치, 경제, 문화적 상황과인식, 그리고철학 적사고나기술의발달, 예술조류의형상등과같은사회적영
향인자와예술적영향인자에의해그표현을달리하게되며특 히, 사회전반에대한가치기준인패러다임(paradigm)의변화로
부터근본적인영향을받게된다.
이에본연구는 21세기사회의새로운가치기준으로부상하
고있는 ‘느림’의패러다임을파악하고, 이를패션분야에적용 하여논의해보고자한다. 본연구의목적은 ‘느림’의패션패
러다임을 파악함으로서패션에 대한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미래패션의향방을가늠하는데있다. 지금까지이루어진 ‘느
림’과관련된연구를 살펴보면, 김윤희(2002)는 ‘느리게’의개
념을라이프스타일과관련된 ‘시간’의관점에한정하였고, 김미
경(2003)은느리게살기경향의분석에있어서사례중심에의
존하여사회적분석이총체적으로이루어지지못하였다.
본연구에서 ‘느림’은단순히 ‘시간’의개념이 아니라산업
사회 ‘속도’ 위주의가치기준에대한변화의 관점에서접근하 고자한다. 본연구에서살펴 볼연구문제는첫째, ‘느림’ 이
라는 용어의정의와 ‘느림’의개념이부상하는사회문화적맥 락을살펴보고, 둘째, 산업사회의 ‘빠른’ 성장에대한 문제점
과그에대한대안을통하여 ‘느린’ 성장의패러다임을고찰하 고, 셋째, 이와관련하여나타나고있는패션의변화방향에대 한논의와구체적사례를통하여 ‘느림’의패션패러다임특성 Corresponding author; Youn Ja Ham
Tel. +82-51-890-1605, Fax. +82-51-890-2647 E-mail: yjham@deu.ac.kr
을알아보고자한다.
본연구는문헌연구를중심으로진행하였으며, 국내외의사 회문화적변화와관련된서적과 신문, 잡지, 인터넷 등의대
중매체내용을주요한자료로삼았다.
2. '느림'에 대한 일반적 고찰
2.1. ‘느림’의 정의
‘느림(slowness)’에대한웹스터(Webster)사전의정의를살펴
보면, 첫째, 훈련의부족으로초래된서투름, 둘째, 급함이나서 두름이없음을표현하는상태, 셋째, 일반적수준의지적능력 결여의뜻으로주로부정적의미를지닌다.
반면, Attali(1998/1999)의 『21세기사전』에의하면 ‘느림’
은가장 부유한사람들이추구하는가난한시대의퇴보, 하이
퍼계급안에서자기컨트롤의미학으로정의된다. 그가정의
하는하이퍼계급(hyperclasse)은 21세기의최상층으로문화, 즉,
특허, 노하우, 능력, 혁신, 창작등과관련된배당금을받는사람 들로시장원리가지배되는사회에서생산방식의소유나전수에 관한특권과상관이없다.
모든것과 모든사람이더빨라야한다는압력을받고있는
현대에서느리게살필요가있음을 역설한 Sansot와 Honor는
‘속도’가최상의방침임을거부하고 ‘느림’이야말로개인의자
유를일컫는가치임을주장했다. Sansot(1998/2000)는 ‘느림’을
부드럽고우아하고배려깊은삶의방식으로, 시간의재촉에떠 밀리지 않는 확고한 의지를 함축하는 것으로 보았고,
Honor(2005)는차분하고, 신중하고, 수용적이고, 정적이고, 직관
적이고, 여유롭고, 참을성있고, 반성적이고, 양보다질을추구하
는태도로서사람들, 문화, 일, 음식등의모든것들과실제적 이고의미있는관계를형성하는데작용하는존재방식으로정 의하였다.
이처럼 ‘느림’에대한정의는 ‘빠른’ 속도가효율성의척도로 서중요하게고려되었던 20세기산업사회의가치관에서볼때 주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었던반면, 21세기에 들어최상층 계급에의해추구되는긍정적인가치로전환되고있음을추측 할수있다. 즉, 21세기에 ‘느림’은게으름이나빠름에적응하 지못하는무능력이아니라이전의성장위주의가치관과산업 구조에서추구되었던 ‘속도’를추구하는삶에서잃어버렸던것 들의소중함을깨닫고, 이에대한대안으로빠르고편리함대
신느리고불편하더라도문화와환경, 그리고스스로의삶에대 한지배를중시하는새로운삶의방식이자철학이다.
2.2. ‘느림’의 대두에 대한 사회 문화적 맥락
‘느림’을삶의새로운 가치로삼아문화적변혁을 추구하는
‘느림’ 운동(slow movement)은위키피디아(Wikipedia)에의하면
1986년 시작된 ‘슬로 푸드(slow food)’ 운동에서 시작되었다.
1980년대중반, 로마의명소로알려진에스파냐광장(Piazza di
Spagna)에대표적인 ‘패스트 푸드(fast food)’식당인 맥도널드
(McDonald)가문을열자이탈리아의전통적인식생활 문화를
망친다는위기의식속에지역과전통의음식을즐기자는 ‘슬로 푸드’ 운동이촉발되었다. 지역요리의맛과 향을다시 발견할
것을목표로하였던 ‘슬로푸드’ 운동은그선언문(Petrini에서
재인용, 2001/2003)에서 “호모사피엔스라는이름에상응하기위
해서인류는이제종이소멸되는위험에처하기전에속도로부 터벗어나야합니다. 보편적인어리석음인빠른생활에저항하
는유일한방법은물질적인추구를자제하는것입니다. 속도와 효율성에도취한흐름에전염되지않기위해서는느리고오래 가는 기쁨과즐거움을누려야 합니다.”라고밝혔듯이음식뿐 만아니라속도에침해된다른분야의문화운동을촉발시키는
계기가되었고, 다른여러지역에서 ‘슬로트래벌(slow travel)’,
‘슬로 쇼핑(slow shopping)’, ‘슬로 디자인(slow design)’ 등이
시작되었다.
특히, 1999년이탈리아 5개도시의연합으로출범한 ‘치타슬
로(Cittaslow)’(“느림이경쟁력”, 2008)는삶의 질전체의향상
으로관심을발전시켰다. 회원제로운영되는 ‘치타슬로’ 마을은
2008년까지 12개나라 101개도시로확대되었으며, 전세계어
디를가나동질화된도시에서의빠른속도의삶을거부하고문
화의다양성과소도시의특별함을지지한다.1999년결성된 ‘세
계느림기구(The World Institute of Slowness)’ 또한느림과관 련된 단체들의연합으로결성되어 ‘느림’의보다구체적인방 법을전파하고있다.
이러한영향으로현재삶의속도를늦추자는문화적변화와 관련된 ‘느림’ 운동은세계곳곳에서소규모 집단이나개인에
의해 추종되고 꾸준히확산되고 있으며, 2000년이후 비슷한
맥락의 삶을 의미하는 ‘로하스(LOHAS)’, ‘로보스(LOVOS)’,
그리고 ‘문화창조자들(Cultural Creative)’과같은신조어가전
파되고있다.
‘로하스’와 ‘로보스’는 각각 ‘Lifestyles of Human and
Sustainability’와 ‘Lifestyles of Voluntary Simplicity’의약자로 공동체전체의보다나은삶을위해건강하고지속가능한친환 경중심의소비생활을하는고소득, 고학력의집단을지칭하는 용어이다. 위키피디아에의하면, ‘로하스’는미국의내추럴마 케팅연구소(Natural Marketing Institute)가 2000년에처음사용
하였고, 2006년기준으로전체 미국 소비자의약 30퍼센트가
해당된다. ‘로하스’와관련된상품과서비스는특정한지역에서 유기농으로생산된제품, 친환경적제품, 하이브리드자동차, 친
환경과지속가능성을고려한건물, 에너지효율을고려한전자 제품,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는투자, 자연적 가정 용품, 대체
예방의학, 그리고공정무역거래를통한제품등으로분류된 다. ‘로보스’의핵심특성은환경에대한인식으로모든행동은 환경에적합한방향으로이루어진다. 즉, ‘로하스’와 ‘로보스’는 비판력있는소비주의를통하여자연의중요성을강조하는친 환경주의뿐아니라후대에물려줄소비기반의지속성을아우 르는삶을중요시한다.
‘문화 창조자들’은 Ray & Anderson(2000/2006)이 그들의
저서에처음소개한용어로현대주의자와전통주의자의패러다
임을벗어나 1990년대이후꾸준하게증가하고있는집단이다.
그들의설명에의하면, 500년이상지속되고있는현대의주류
로서현대주의자의삶에대한자세는현상유지, 시스템을받아
들이고할수있는모든 것에최선을 다하는반면, 1870년에
기초를세운최초의반문화로서전통주의자의삶의자세는과 거로의회귀, 시스템을배격하고현대주의자의세속적인세계
관에반대한다. 한편, 1970년에기초를세운두번째반문화로
서문화창조자들의삶의자세는과거로의회귀나현재의상태 를유지하는것이아니라새로운가치와세계관을받아들이기 위해미래로 투사하며, 경제성장지상주의와물질만능주의와 같은현대주의자의물질적세계관을배격한다. 이들은일반적
인환경문제부터생태계에이르기까지, 그리고장기간에걸쳐 지속가능한새로운생활방식을만들어내는데관심을가지고있 으며, 인간관계와사람들의참살이에관심을기울이고있다.
이처럼생활속에서 ‘느림’을추구하는사람들은기술과산
업이가져다 준문제에직면하여 ‘속도’ 시대의성장지상주의 에대한성찰과반성으로대안을모색하고, 산업주의가치관을
탈피하고자한다.
2.3. 속도시대의 문제와 ‘느린’ 성장의 패러다임
많은학자들은지구의 역사와함께발맞추어온생물진화 의유장한시간의흐름, 개개생명의삶과죽음의순환이포함
되는, 즉지구의복원력과관련되는지구와생물의생태적인시 간의틀을인위적으로산업이나상업등의경제성에따른조건 에맞춤으로서지구환경의위기가시작되었고나아가인간의
본질(substance)이침식되었다고주장한다.
산업혁명이후경제적논리에의해 ‘속도’에대한숭배는시 작되었고 변화의속도는 가속화 되었다. 본장에서는 20세기
산업사회의태동과함께당연시되어오던근대주의가치기준 으로서 ‘빠른’ 속도의문제점을밝히고새로운시대의대안을 주장하는학자들의견해를통해 ‘느림’의개념에어떻게접근 해야하는지고찰하고자한다.
McDonough and Braungart(2002/2003)에의하면현대의 산
업구조는경제성장을추구하기위해디자인되었고, 효율성을 위해다른가치들은무시되었다. 그중에는인간과생태계의안
전, 문화적·자연적풍요로움, 심지어기쁨과환희같은중요 한가치들이포함되어있다. 과거의기업가·엔지니어·디자 이너·발명가등이이러한폐해를의도적으로일으킨것이아 니듯이, 오늘날이패러다임을손에서놓지못하는사람들도분
명이세상에해를 입히기위해일부러그러는것은 아닐것 이다. 그러나그피해는너무나 명확하고심각하다. 세계적인 환경연구기관인월드워치연구소(Worldwatch Institute)의보고
서(Ray & Anderson에서 재인용, 2001, 2006)는 환경오염과
인구증가로인한지구의궁극적인몰락과위험은실질적인것 이며시간이지날수록커지고있음을경고한다.
Brown(2001/2003)에의하면인류는지금세계관의대전환을
필요로하고있다. 환경과경제관계에대한사고의대전환, 즉
환경(ecology)이 경제(economy)의 일부라고 하는 사고로부터
경제가환경의일부라는사고로의전환을뜻한다. 그는지구환
경의 위기가 경제 시간의 틀에 생태 시간의 틀을 끼워 맞춘 결과로초래되었고삶의기반인생태계자체가위태롭게되었 음을지적하며, 생태시간과경제시간의충돌을피하고양자 사이의조화를회복하기위해서는생태학적으로지속가능한 ‘
생태경제(eco-economy)’를실현해야만한다고주장한다.
비슷한 개념으로 ‘딥 에콜로지(deep ecology)’(Tsuji, 2003/
2005)는 1970년대이후환경운동과생태학연구에종사한사
람들사이에널리퍼져나갔다. ‘깊은(deep)’이라는단어에서알
수있듯이인간과자연의관계에대해심오한질문을던짐으로 써, 근대정신을관통하던인간중심사상을뛰어넘는것을중 심테마로삼고있다. 이를시간의 관점에서말해본다면, 인
간중심적시간을자연에게억지로강요하는이제까지의방식 에서벗어나, 인간의삶을 자연의시간과조화를이루는방식
으로 전환하는것을의미한다. 말하자면 딥에콜로지는 ‘슬로
에콜로지(slow ecology)’의다른이름이다.
이처럼대부분의생태학자들은산업주의보다중요한어떤것 에기초한전혀새로운경제를원한다. 사실, 생태학자들은세 계관의혁신적변화의선봉에있는데, 산업주의에서지구를인 간이제일위에있는피라미드로보는것과달리, 이세계관은 지구를 생물의거미줄로보고 인간을거미줄의한가닥실로 보고있다. 따라서이들은우리가지구를위해서무엇을할것 인가, 우리자신을위해서무엇을할것인가를물어보고, 자연
이우리에게속해있는것이아니라우리가자연에게속해있 다는점을잊지않는다. 다시말해자연과조화로운 ‘느린’ 성
장을원한다.
성장지상주의에대한 성찰과반성의근거를제공하고, 대안
을모색하고자했던 경제학자 Schumacher(1973/2002)는일찍 이산업문명이지닌기본적인오류는대체불가능한자연자본 을계속해서소득으로취급한다는점이며, 물질적인풍요를제 공하지만그과정에서환경파괴와인간성파괴라는부산물을 남기는경제성장은인간의행복을위한수단이아니라 ‘성장 을위한성장’으로전환됨을지적하였다. 그는근대기술이지 금까지보여주었으며앞으로도계속해서추구할방향-모든자
연계의조화법칙을무시한채좀더큰규모, 좀더빠른속 도, 좀더큰폭력을지향하는-은 ‘양’적인성장을중시하는태
도로서지양되어야하며, 성장의개념을 ‘질’적인의미로정의할 것을주장한다. 이러한방향전환은인간의삶이란무엇인가를
되짚어보는데서시작하여야하며, 경제의핵심이되는기술을 비폭력과 자연체계의미묘한 조화에존중한 태도로 재편해야
함을제안한다. 그에의하면대량생산기술인거대기술(super
technology)은본질적으로폭력적이며, 생태계를파괴하고재생
될수없는자원을낭비하며, 인성을망쳐놓는다. 반면에, 대중 에의한생산기술은근대의지식과경험을가장잘활용하고,
분산화를유도하며, 생태계의법칙과공존할수있고, 희소한
자원을낭비하지않으며, 인간을기계의노예로만드는것이아
니라인간에게유용하도록고안된것으로서, 대량생산이아니 라대중에의한생산에기여한다. 이러한기술발전의방향은
기술을인간의실질적인욕구에맞게재편하는것이며인간으 로하여금임금을위해서만일하는것이아니라여가시간처럼 즐기면서일할수있는기회를제공한다.
기업가이자환경운동가로활동하면서여러기업의 CEO들이
기업문화와경영철학을환경주의적으로바꾸는데큰영향을
끼쳐오고있는 Hawken(1993/2004)에의하면, 산업혁명에의한
산업화과정의시작과함께자연의힘에따라돌아가던경제적 삶은자연의힘을극복하는쪽으로돌아가기시작했고, 인간은 자연의순환에맞춰사는삶대신에쓰레기·환경파괴·비인 간화등산업주의의어두운면을떠안게되었다. 뿐만아니라 어떠한철학이나윤리도수반하지않는산업시스템의힘은 ‘
부의축적’만을목적으로문화적전통과세계곳곳의토착문화 를파괴시켰다. 또한오랫동안많은사람들이산업의발전과더
불어개인이발전해나간다고믿었지만, 산업혁명이후주당노 동시간이계속증가했고, 삶의속도를높이고더욱열심히일
함으로서여유 있게즐길 시간을벌겠다는헛된 시도가계속 되고있음을지적한다. 그는이러한이시대의사회적·환경적 문제들이 ‘구조’의문제임을인식하고, 실질적인대안으로모든 비즈니스의원칙으로사회전체의 ‘지속가능성’을높이는방향 으로 나아가야함을제안한다. 지속가능성은 ‘미래 세대의요
구를충족할만한환경능력을유지하면서도현재세대의요구 를충족할수있는상태’로서, 지속가능한비즈니스란전국적·
세계적인제품을소규모지역제품으로바꾸고, 자연에미치는 영향에대해책임을지고, 인간적이며가치와품위와만족감을
주는생산과정및서비스를추구하고, 오랫동안쓸모있고버 려진뒤에도미래세대에게피해를남기지않는제품을만드는 것으로요약될수있다.
산업성장이부딪힐벽에대한다차원적분석을통하여 ‘탈산
업사회’라는대안을제시한 Illich(1975/2004)는산업화와기술
의발달은처음에는사람들에게혜택을주지만, 어느시점을지 나게 되면사람을산업과 기술의노예로 만들어버리게됨을 지적하였다. 즉, 산업사회의제도는인간의필요를결정하고충 족시키도록고안된새로운생산체제의전체효율성에, 자율적
인개인과주요집단이기여하는바를늘리도록하는것이아 니라그반대의역할을함으로서기계의권력이증가하고개인 의역할은점점더줄어들어서단순한소비자의역할만남도록 한다. 그는기술적인재앙에대한대안으로, 과도하게산업화된
현재의생산양식으로부터공생적생산양식으로이향해야함을 제안하였다. 인간의삶과환경을 동일한모습으로변질시키는 산업화된도구대신사람들사이의그리고사람과환경사이의 자율적이고창조적인 상호작용이가능한 공생적 도구를통한 절제의즐거움과검소의해방감의재발견을강조하였다.
이상에서산업주의시대빠른속도위주의양적성장을추구
하는가치관과경제적효율성을우선시한대량생산기술은환경 파괴와같은지구환경의위기뿐아니라문화적전통의파괴, 그 리고인간성파괴와같이우리삶의기반에심각한문제점을만 들고있으며, 이러한폐해를인식하는많은학자들의주장에서 현재의 ‘빠른’ 성장에서자연의시간, 문화의시간, 그리고인 간의시간에대한존중을바탕으로하는 ‘느린’ 성장으로나아 가는패러다임의전환이필요함을고찰하였다. 이상의고찰내
용을정리하면 Table 1과같다.
3. '느림'의 패션 패러다임 특성
Norberg-Hodge(1992/2006)에의하면산업사회의경제학은더
큰번영을누리기위해경제적산출량을계속늘려야하고, 이 를위해경제를계획하고운용하는데효율성이라는표준이활 용됨에 따라통화적 가치로환산될수있는요소들이 우선적 고려대상이된다.
산업사회의경제 패러다임과마찬가지로산업혁명 이후패 션패러다임은경제적효율에근거한표준화로서형성되었다.
Roose(1989/2003)에의하면기계류의특성과동력을원천으로
말미암아 대규모의공장에서 빠르고대량으로 생산된 의복은 값싼가격과대중매체에의해촉진된취향의단일화경향등 으로전세계의패션을동질화하였다. 대규모제작업자들은대 량생산된의복의수요가계속해서증가되도록대중적인마케팅 을확산시켰고, 풍요로움을추구하는생활양식의확산과더불 어의복에대한소비도증대되었다.
이처럼산업주의 ‘빠른’ 성장의패러다임속에서자연환경 과지역의문화적전통, 그리고인간의행복과성취감등쉽게 계량화할수없는영역들에대한무시와그에따른문제점이 심각해짐에따라 ‘느린’ 성장으로의패러다임전환이제기되고 있음을앞장에서고찰하였다. 본장에서는경제적모델과마 찬가지로대량생산과대량소비를근간으로하는현대패션에서
‘느린’ 성장으로의가치관전환에따라나타나고있는변화방
향을 고찰하고구체적사례를통하여 ‘느림’의패션 패러다임 Table 1.‘빠른’성장과‘느린’성장의패러다임비표
패러다임 ‘빠른’성장 ‘느린’성장
생산기술 대량생산 자연·문화·인간이 조화로운생산 자연의
훼손
많음 경제논리에의한 무한한자연개발
적음 지속가능성을 고려한자연개발 전통문화의
훼손 많음
세계문화의획일화
적음 지역의문화적특성을
반영한소규모생산 인간성
훼손 많음
인간의부품화
적음 인간의자율성과 만족을중시한생산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