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의 영리법인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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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부는 지난 5월, 의료기관 영리법인 허용을 골자로 하는 의료서비스 산 업 육성전략을 올해 안에 마련해 내년에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허 용에 대한 정부 정책은 방향을 잡은 것으 로 보이나 아직까지 의료계 안팎에서 우려 의 목소리가 큰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의 논란 뿐 아니라 정부 정책이 발표된 이후 각계의 반응을 살펴보면 영리법인 허용과 관련된 찬반 주장들이 핵심을 잃거나 사실을 과장 또는 왜곡하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정책 시행에 장 애가 될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
영리법인 허용을 주장하는 논거로는 첫째, 의료 부문에 대한 민간자본의 투자를 촉진하여 병원사업 성장에 필요 한 재원조달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둘째, 자본확 대로 의료기관의 시설, 설비투자가 촉진되어 의료 서비스 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셋째, 의료기관의 효율성을 제고하 여 의료산업의 혁신을 촉발하고 결국 글로벌 경쟁력을 높 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영리법인 허용을 반대하는 이 유로는 첫째, 의료의 상업화를 조장시켜 결국 의료비 상승 을 초래하고 의료의 공공성을 약화시키며, 둘째, 우리나라
의 공공의료 비율이 전체의 13% 수준에 불과한 상태에서 영리법인 허용은 공공의 료 부분을 뿌리째 흔들어 의료의 불평등 성을 더욱 심화시키고, 셋째, 영리법인 도 입이 의사들만의 고유한 의업에 관한 권 한의 침해와 영리법인 도입과 함께 따라 오게 될 민간의료보험 회사에 의한 의료 지배에 대한 우려로 요약할 수 있다.
의료기관의 영리법인 허용과 관련하여 올바른 판단을 위해서는 영리기관과 비영 리기관에 대한 이론과 실증자료에 대한 검토가 우선되어야 한다.
첫째,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의 개념에 대한 올바른 이 해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흔히 비영리기업은 자선이나 공 익을 위해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조직된 것으로 주 로 기부금을 통해 재원을 충당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나아가 비영리기업에서는 이윤을 낼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정의는 개념상으로 적절하지 못하고 중요한 경제적 특성을 포착하지도 못한 것이다. 많은 영리기업들 은 중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지역사회에 공급하고 음식이 나 주택과 같은 기본재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한편 비영리기업도 경쟁관계에 있는 영리기업과 같은 가
시 론
김 한 중 연세대학교 행정대외부총장
Seeking to Allow for--Profit Health Care Providers in Korea
대한의사협회 599 격에 재화와 서비스를 판매하여 재원의 대부분을 충당하
며 이윤을 내어 재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다만 핵심적 인 차이는 비영리기업은 경제용어로 비분배 제약(non- distribution constraint)이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법적 으로 비영리기업의 이익에 대한 법률상 청구권을 어느 누 구에게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비영리법인인 의료기관 의 운영 결과 이익이 나더라도 출연자는 배당을 받을 수 없고 그 이익은 고유 목적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의료시설 등에 재투자하여야 하며, 재정난으로 해산하는 경우 잔여 재산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귀속되는 것이다. 한편 국민들의 대부분도 의료법인이든 개인 병원이든 모두 영 리를 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 영리법인에 따른 영 리추구, 상업화, 공익성 저하 등의 논의 자체가 무의미하 다. 다만 그 동안 금융기관의 융자에 의존했던 재원 조달 이 주식과 채권 발행 등 다양화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적 변화이다.
둘째, 소유권 이론에 따르면 비영리 의료기관은 비분배 제약 때문에 기업의 재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유인이 약해 서 영리기업에 비해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증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에 경 제적 효율 측면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 고되고 있다. 미국의 경제학자 Sloan은 실제로 소유방식 에 따른 병원의 품질, 비용, 효용에 관한 연구결과를 바탕 으로 거의 차이가 없다고 결론짓고 있다.
셋째, 영리법인 허용이 모든 민간의료기관의 영리법인 으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영리병원이 가장 빨 리 도입되었고 빨리 확산된 미국에서도 영리병원이 차지 하는 병상 수는 12%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현 소 유형태별 의료기관과 병상의 분포를 볼 때 영리법인이 단 기간 내에 의료체계를 흔들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또한 미국의 영리병원들도 주 수입원이 Medicare, Medicaid 환자들로서 영리법인 허용이 저소득층의 접근 성을 떨어뜨린다는 주장도 실증적 근거가 빈약하다.
넷째, 영리법인 도입이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할 것이라 는 우려도 시대착오적인 것이다. 미국의사협회는 1970년 까지 지속된 윤리규정에 회사가 의사들의 의료 서비스 제 공을 통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행위는 의료인의 품위를 손 상시키며, 불공정거래이고, 의료인과 국민 모두의 복리에 반하는 행위이고, 공공정책과도 상반된다고 규정하여 영 리기업의 의업 수행을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였다. 그러 나 고등법원에서 이러한 조항이 연방독점금지법 위반이 란 결정에 따라 의사는 의료 서비스를 누구에게, 누구와 동업으로 혹은 어떠한 환경에서 제공할 것인가를 결정할 자유를 갖는다로 개정되었고 상업적 의료행위를 금지하 는 법적 규제는 거의 완화되었다. 또한 영리법인이 허용 된다는 것이 의사면허를 갖지 않은 사람에게 의료행위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며 의료법 상 의료인의 권리는 손상되 지 않는다. 또 영리법인이 허용되더라도 법무법인처럼 의 사만으로 구성되는 전문직 법인의 출현도 가능해진다.
정책은 공공성, 평등 등 가치 판단을 바탕으로 국민들 의 감성을 자극하여 추진될 수도 있고 이론과 실증분석을 토대로 합리적으로 추진될 수도 있다. 우리는 지난 몇 년 간 의료개혁이란 이름 아래 추진된 여러가지 감성적 접근 의 의료정책들의 폐해를 경험하였다. 더 이상 공공성과 평등의 명분으로 의료인과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 를 막아서는 안된다.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는 재원조달 의 다양성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며 획일적 의료에서 벗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한 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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