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론
2019년 말 발생한 COVID-19 판데믹 사태로 인해 마스크 필터 수요가 연간 800억 달러 시장으로 폭발 적으로 증가했다 [1]. 전 세계적으로 매달 1,290억 개 의 마스크가 사용되고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 으며 이는 심각한 환경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2]. 현 재 분리막(멤브레인) 기술은 마스크 필터 외에도 배 터리 세퍼레이터, 연료전지 및 수전해 시스템, 혈액 투석 및 인공폐, 수처리 및 온실가스 분리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필수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분리막 시장의 이러한 급속한 성장은 분리막 폐 기물의 문제를 불가피하게 악화시킨다. 현재 대부분 의 분리막은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폴
리설폰(PSF),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르화물(PVDF), 폴리이미드(PI), 폴리벤지이미다졸(PBI) 등 화석기 반 고분자로 제조되고 있다. 보고된 자료에 따르면, 활용된 고분자 분리막의 약 12%가 사용 후 소각되어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약 80%는 폐기되어 매립되고 있다 [3]. 문제는 매립된 고분자 폐기물이 결국 바다로 흘러 들어가 잘게 부서져 미 세(나노)플라스틱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또한, 분리막 제조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사용되는 독성 유 기용매와 유기화학물들은 분리막 기술의 지속가능 성을 현저히 저해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깨끗한 물과 공기를 생산하기 위해 제조되는 분리막 기술이 제조과정에서 오히려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분리막 제조기술 연구동향
김 정
인천대학교 에너지화학공학과 [email protected]
그림 1. 대표적인 분리막 제조기법인 상전이법의 형태: (a) 비용매유도상전이법, (b) 열유도상전이법, (c) 증기유도상전이법.
환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규제가 엄격해지면 서, 특정 기술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개념이 더욱 중 요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다음 세대의 발 전을 훼손하지 않고 현재의 필요를 충족시킬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효율적인 공정설계, 효 과적인 폐기물 관리, 그리고 위험한 화학물질의 대 체와 같은 녹색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4]. 따라서, 분리막 기술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i.e., sustainable) 분리막 제조공정에서 위험한 화학 물질의 사용을 수 반해서는 안 된다.
분리막을 제조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 적으로는 상전이법(phase inversion)이 있다. 현재 시 장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분리막은 상전이법의 한 형태로 제조된다(그림 1).
상전이법은 다양한 형태로 응용되지만 기초적인 원리는 동일하다. 먼저 분리막으로 활용하고자 하 는 고분자를 유기용매에 용해시켜 열역학적으로 안 정적인 도프용액을 제조한다. 준비된 고분자 도프용 액을 평막 또는 중공사 형태로 캐스팅 한 후 열역학 적으로 불안정한 상태를 유도하여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고분자 용액을 비용매에 침지 시켜 상분리를 유도, 다공성 구조의 분리막을 제조 하는 기법을 비용매유도상전이법(nonsolvent induced phase separation, NIPS)이라고 한다. 공정적으로 비 교적 단순한 상전이법을 활용하여 기공크기를 매우
정밀하고 또 범용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그림 1). 분 리막의 평균 기공크기를 작게는 1 nm부터 크게는 100 μm 단위까지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므로 현재까 지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전이법에서는 고분자를 용해시키기 위해 필연적으로 유기용매를 활용해야 하며, 주로 물을 비용매로 활용하므로 다량의 폐수가 발생한다.
물론 유기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건식방법도 존재하 지만 기공크기를 정밀하게 제어하기 위해선 용매 를 활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비용매(e.g., 물)를 활용 하지 않고 온도변화를 활용하여 상전이를 유도하는 열유도상전이법(thermally induced phase separation, TIPS) 기반으로 제조된 분리막 시장 또한 빠르게 성 장하고 있다. 다만, TIPS 기법에서도 유기용매를 사 용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분리막 제조를 위한 상전이법에서 중요 한 두가지 구성 요소는 고분자와 용매라고 볼 수 있 다. 분리막을 제조할 때 활용되는 일반적인 유형의 폴리머 물질과 용매는 그림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고분자 소재는 대부분 석유에서 유래한 PVDF, PSF, PSU 등이 있으며, 이 소재들은 자연적으로 생 분해되지 않으므로 미세(나노)플라스틱 문제를 유발 하는 주범으로 손꼽힌다.
또한, 상전이법으로 활용되는 일반적인 용매 는 주로 N,N -dimethylformamide(DMF), N,N -
그림 2. 상전이법 기반의 분리막 제조공정에서 활용되는 (a) 용매, (b) 고분자의 종류 및 빈도 [5].
dimethylacetamide(DMAc), N-methylpyrrolidone(NMP) 과 같은 독성이 높은 극성 aprotic 용매이다. 이와 같 은 용매는 높은 독성으로 인해 유럽에서는 2020년 5 월 이후 사용이 제한되었으며, 이 같은 환경규제는 곧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6].
지속가능한 분리막 기술을 실현하기 위해선 먼저 이 두가지 구성 요소의 life cycle을 확인하고 친환경 적인 대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강화되는 환경규 제에 대응하기 위해 분리막 산학계에서는 다양한 연 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본 논문에서 대표적인 연구전 략을 간략하게 다루고자 한다.
2. 친환경 분리막 제조기술 연구동향
분리막 제조기술의 지속가능성을 향상하기 위해 선 세가지의 전략이 있다. 첫번째 전략은 제일 시급 한 독성용매를 친환경 용매로 대체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석유 유래 고분자를 생분해성 고분자 소재로 대체하는 전략이다. 세번째 전략은 제조과정에서 배 출되는 폐수, 폐용매, 그리고 에너지소비를 최소화 하여 mass intensity를 향상하는 것이다.
2.1. 친환경 용매 개발
분리막 제조공정에서 제일 시급한 문제는 독성용 매의 대체였다. 환경규제로 인해 DMF, NMP, DMAc 와 같은 용매는 이미 유럽에서 2020년부터 사용이 제 한되었다. 따라서, 유럽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 분 리막 업계에서는 시급히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 한 친환경 용매를 물색하였으며 최근에 좋은 성능을 내는 대안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 [7].
대표적으로는 한양대학교 이영무 교수님 연구실 에서 처음 보고한 Rhodiasolv PolarClean(methyl-5- (dimethylamino)-2-methyl-5-oxopentanoate) 용매가 있다 [8, 9]. 독성이 낮고 자연에서 쉽게 분해되므로 친환경 농약으로도 활용되는 PolarClean은 높은 고분 자 용해도와 낮은 휘발특성을 보이며, 물과 친화도 가 높아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초기에는 낮은 휘발특성을 활용하여 TIPS 상전이
법으로 PVDF 분리막을 제조하는데 활용되었으나, 점차 PSF, PSU, PI 등과 같은 고분자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범용성이 밝혀지면서 대표적인 친환경 대체 용매로 각광받고 있다 [5]. PolarClean을 활용해 제조 된 분리막의 성능 또한 경쟁력이 있으며, 제조 조건 을 변화시켜 기공크기를 유연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근에는 셀룰로오스(cellulose) biomass를 분해 하여 추출한 Cyrene(dihydro-levoglucosenone) 용매 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0]. 자연에서 만들어진 biomass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것도 큰 장점일 뿐더 러, 제조공정 또한 two-step 공정으로 비교적 간단하 다 [11]. Cyrene은 질소나 황 원자를 포함하고 있지 않으므로 소각 시 NOX나 SOX와 같은 유해물질을 배 출하지 않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특히, Cyrene의 독특한 구조로 인해 NMP와 비슷한 dipolar aprotic 거 동을 보이며, NMP와 비슷한 π* 전자구조를 보유하 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11].
Cyrene을 활용한 분리막 제조연구가 많이 진행되 고 있으며, 현재 도프용액의 높은 점도로 인해 용액 을 가공하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다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첨가제 또는 혼합용매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biomass에서 유래한 원료라 는 장점으로 인해 향후에도 중요한 용매가 될 것으 로 판단된다.
PolarClean과 Cyrene과 같은 극성 aprotic 용매 외 에도 methyl lactate, gamma-valerolactone, triethyl phosphate(TEP), 그리고 ionic liquid 와 같은 새로운 용매들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다양한 대안이 존재한다 [12]. 따라서, 분리막 제조 용매가 친환경 용매로 대체되는건 기술적인 부분보단 경제 적·환경규제적 요인들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 로 판단된다.
2.2. 석유유래 고분자 대체 및 생분해성 분리막 개발
두번째 전략으로는 분리막으로 활용되는 고분자
를 생분해성 소재로 변환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 는 것이다. 이는 기술적으로도 매우 어려우며 아직 까지 연구해야 할 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bio-derived 생분해성 소재는 셀룰로 오스(cellulose) 가 있다. 다만, cellulose는 용매에 쉽 게 용해되지 않으므로 이를 처리하기 위해 특수한 용매나 용액공정(lyocell process)을 활용해야 한다.
Cellulose를 용해하기 위해서 N-methylmorpholine N-oxide(NMMO) 용매가 주로 활용된다. 다만, 이 고 가의 용매만으로는 cellulose 분리막의 구조를 정밀 하게 제어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성능적인 경쟁력 또
한 부족하다. 최근 연구자들은 ionic liquid(IL)을 활용 하여 cellulose 분리막을 제조하는 연구를 활발히 진 행하고 있으며, 중공사 형태로도 제조가 가능하다고 보고되었다 [13]. Cellulose 소재는 용액에 젖으면 물 성치가 매우 낮아진다는 단점이 있으며 이를 극복하 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어야 한다.
최근 KAUST대의 Peinemann 교수님 연구실에서 cellulose 분리막을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개 발하였다 [14]. Cellulose는 쉽게 용해되지 않으나 OH 그룹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화학적 개질이 매우 용 이하다. 이 특성을 활용하여 trimethylsilyl cellulose derivative를 합성한 후 분리막을 제조하고, cellulose 를 재생하는 연구 전략을 보고하였다. 인천대학교 김 정 교수 연구실에서는 이 전략을 활용하여 다양 한 cellulose derivative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그림 3).
Cellulose 소재 뿐만 아니라 chitosan, chitin과 같 은 bio-derived 소재 또한 분리막 소재로 적용되고 있 으며, sodium alginate(NaAlg) composite을 기본소재 로 둔 분리막 연구 또한 보고되었다 [15]. 또한, 의 료계에서 주로 활용되는 생분해성 소재인 polylactic acid(PLA) 소재도 분리막으로 제조가 가능하며 최근
그림 4. 분리막 제조 폐수 내의 유기용매 농도(방수기준 상회) [16].
그림 3. Closed life cycle이 가능한 bio-derived 소재 기반의 분 리막 제조 기술.
주목받고 있는 polyhydroxyalkanoates(PHA) 소재를 분리막으로 제조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Bio-derived 소재의 제일 큰 난관은 석유 유래 소 재 대비 기계적 물성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계 적 물성치와 화학적 안정성, 그리고 생분해성은 서 로 trade-off 관계에 있으며 생분해성과 높은 기계적 물성치를 얻기 위해선 새로운 개념의 연구전략 및 돌파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2.3. 지속가능한 분리막 제조공정 개발
세번째 전략은 분리막 제조기법을 간소화하여 낭 비되는 원료를 대폭 저감하고, 기존 공정의 틀을 변 환하여 mass intensity를 향상하는 전략이다. 이는 다 양한 각도로 접근할 수 있으며, 많은 연구가 보고되 고 있다. 크게 분류하자면, 상전이법 기술 안에서 mass intensity를 저감하는 연구방향과, 상전이법을 탈피하여 새로운 제조공법으로 mass intensity를 저감 하는 연구방향이 있다.
먼저 상전이법에서 제일 큰 mass intensity 비중을 차지하는 요소는 분리막 제조 폐수이다. 도프용액이 비용매에 침지되어 상전이가 진행될 때 비용매(물) 과 섞이는 유기용매로 인해 폐수로 분류되며 단순방 류가 불가능하다(그림 4). 따라서, 분리막을 제조하 기 위해선 다량의 저농도 폐수를 처리해야 한다는 비용적 부담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농도 폐수를 흡착처리하 여 방수가 가능한 수준까지 농도를 낮추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16]. 특히, 재활용이 가능한 molecularly imprinted polymers(MIP) 흡착제를 활용하여 분리막 폐수를 처리할 경우 mass intensity가 99% 이상 감소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분리막 제조공정의 mass intensity를 향상하는 방 법으로는 제조공법을 변경하는 전략이 있다. 최근 고려대학교 이정현 교수님 연구실에서 발표한 박 막복합막 제조공법에서는 부직포 없이 polyethylene separator 표면에 바로 계면중합을 성공시킨 연구를 발표하였다 [17](그림 5). 통상 PP 부직포 위에 추가 적인 고분자 지지층을 상전이법으로 제막한 후 계 면중합을 통해 박막복합막을 제조한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불필요한 지지층의 필요성을 제거하 여 박막복합막 제조공정을 더 단순화하였으며 mass intensity를 향상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3. 결론
지속가능한 분리막 기술발전을 위해 친환경 분 리막 소재 및 용매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오고 있 다. 최근에 보고된 친환경 용매 및 제조법은 강화되 는 환경규제에 발맞춰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 특히, PolarClean이나 TEP, Cyrene과 같은 용매 를 활용한다면 기존의 DMF, NMP, DMAc와 같은 독
그림 5. 박막복합막(thin film composite) 제조 공법 [17].
성용매를 대체할 수 있으며, 기존의 분리막 제조법 을 개량한 친환경 분리막 제조기법도 곧 도입될 것 으로 보인다. 다만, 원료수급의 어려움과 가격경쟁 력 부분은 지속적인 산학연 협력을 통해 발전시켜나 갈 필요가 있다. 현재 제일 진척이 더딘 연구는 분리 막으로 활용되는 석유 유래 고분자 소재를 대체하는 부분이다. 많은 분리막이 사용되고 폐기되며 미세 (나노)플라스틱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심각 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따라서, 셀룰로오스 나 키토산과 같은 자연에서 유래하는 생분해성 소재 를 활용하여 분리막을 제조하는 기술이 시급히 발전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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