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엄마, 대학 간판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N/A
N/A
Protected

Academic year: 2021

Share "“엄마, 대학 간판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Copied!
4
0
0

로드 중.... (전체 텍스트 보기)

전체 글

(1)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4월 26일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운동을 출범 하였습니다. 사교육 문제의 근원적인 뿌리는 기업체 등에서 출신학교로 차별하는 데에 있 습니다. 우리의 요구는 분명합니다. 채용과정에서 출신학교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는 일 은 ‘권장사항’이 아니라 ‘법률적 의무사항’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출범식에서 학부모로서 학벌 차별 사회에서 자녀를 키우는 아픔을 증언하신 채송아 학부모님의 발언을 지상 중계 합니다. 이후 취업준비 학생 실태 발언과 서명 상황 등도 전해드리겠습니다. 수십 년간 계 속된 출신학교 차별 관행 개선을 위해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출신학교 차별 금지법 제정 100만 서명운동 : 시민발언 지상중계 (2015. 5. 25)

“엄마, 대학 간판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저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이 된 딸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이었을 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의 회원이 되었습니다. 엄마가 사교육걱정의 회원이 되기 전에는 자기 수학 성적을 걱정 하면서 반강제로 학원에 보내려고 했는데, 이곳에서 학부모교육을 듣고 나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자기에게 학원을 다니라고 강요하지 않아서, 그리고 책을 읽을 때도 이 책 읽어라 저 책 읽어라 라는 말을 하지 않아서, 아이는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자기 내면의 힘으로 자라면서 공부든 공부가 아닌 그 무엇이든 스스로 해 나갈 거라는 믿음을 키워준 곳이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었습니다.

▲ 채송아 학부모(고2 자녀)의 출신학교 차별에 따른 경쟁교육 실태 발언

(2)

■ 입시 사교육을 시키지 않으려는 다짐, 출신학교 차별 앞에서 무너져...

입시를 위한 사교육 광풍 속으로 아이를 내몰지 않겠다고 다짐한 저였지만, 아이가 중학 생이 되고나서 받아오는 성적과 등수 앞에서 여지없이 갈팡질팡하기 시작했습니다. 엄 마가 선행교육금지법이 제정되게 하기 위해서 밤낮으로 뛰어다녀도, 아이는 “이과 가려 면 지금부터 빨리 수학 진도 빼야 해.” “수학점수 안 나오면 좋은 대학은 물 건너간 거 지.”라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심지어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고모로부터 듣는 일이 다반사 였습니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내 아이가 스스로 공부를 곧잘 하는 아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 얼마나 이중적인 욕망이었는가를 깨달으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로부터 “그래, 네 딸은 여전히 학원 안 다니니?”라는 질문을 받을 때면, “사교육 안시켜도 혼자서 공부 잘 해?” 라는 뜻으로 들렸습니다. 그때마다 분열하는 내 마음을 추스르면서 “내 딸은 지 방대에 가도 괜찮아, 자기가 좋아하는 전공과 일만 찾으면 되지. 괜찮다고, 다 잘 될 거 라고!” 이런 다짐은 신념을 지키려는 안간힘인지, 좁은 내 생각의 합리화일 뿐인지 혼란 스러운 날들이 많았습니다.

■ 99%가 루저가 되는 사회에서 내 딸도 스스로를 루저라고 여겨

딸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던 해였습니다. 동갑내기 아들을 키우시는 회원 한 분이 “우리 동네는 외국에서 살다온 애들도 너무 많고, 어려서부터 영어유치원이며 고비용으로 투 자된 애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러니 사교육 받지 않은 아이랑 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지더 라구요. 우리 아들은 언제부턴가 그런 아이들과 비교하면서 자기를 루저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라고 말하시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분의 아들이 날아가는 비행기 모양만 봐도 기종 이름을 알아맞힐 만큼 자기가 좋아하 는 일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들어왔던 저는, 그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딸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유진아, 재혁이는 강남에 있는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주변 애들이 영어를 너무 잘해서 자기를 루저라고 생각한대.”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말 을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라고 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엄마의 자의식이 아이의 삶을 그르친 것 같아 절망스러워졌습니다. 아이는 사교육을 받든 안 받든, 쥐어짜는 경쟁 속에서 어쨌든 높은 등수를 얻고, 남들이 알아주 는 대학에 가고 싶은데 엄마 혼자 이상적인 삶을 꿈꾸며 아이와 다른 나라에서 살고 있

(3)

던 것일까 갑자기 나의 삶과 양육관이 송두리째 내팽개쳐진 것 같은 자괴감이 몰려왔습 니다.

열여섯 살 아이 앞에 ‘넘사벽’으로 존재하는 소수의 아이들이 있고, 언제나 그 아이들이 최상위권을 독점하고 결국 그 아이들만이 이름 있는 대학교에 가서 잘 나가는 일자리를 얻게 될 거라는 현실을 눈치 챈 것일까요. 아무리 노력해도 그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 없을 거라는 패배의식을 내면화하고 있는 건 비단 유진이와 재혁이만은 아닐 것입니다.

■ “엄마, 대학 간판을 따지지 않는다면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더 하고 싶어요”

어제도 고2 첫 시험을 망쳤다며 엉엉 우는 아이 옆에서 “괜찮아, 이번에 못한 걸 보충해 서 공부하면, 그게 이번 시험 등급 잘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거야.”라는 엄마의 위로는 먼지처럼 허공에 흩어졌습니다. 아이는 여전히 서울에 있는 대학에 못갈까 봐 두렵고, 저 역시 그 기준에서 자유롭다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우는 아이를 달래서 밥을 먹이며 물어봤습니다.

“유진아, 나중에 취직할 때 이력서에 출신 대학교를 표시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 거 같아?”

“글쎄, 그럼 애들이 공부를 다 안하지 않을까?"

“그래? 그럼 너는 저렇게 영어 교과서 본문을 달달달달 암기하는 공부를 계속 하고 싶어?”

“그건 아니지, 아... 대학 간판을 안 따지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좀 더 할 수 있으려나...?”

대학 간판으로 사람의 능력을 차별하지 않는다면 어떤 사회가 될까요, 당장 내 아이는 오늘까지와는 전혀 다른 하루를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는 주입식으로 가르치지 않 는다고 불평하던 세계사 선생님에게 불만을 거둘 것입니다. 영어교과서 본문을 전치사 하나, 관사 하나 틀리지 않도록 암기하는 대신 자기가 좋아하는 미술 과목과 관련된 디 자인 동아리를 만들지도 모릅니다. 내신 시험 때문에 신경이 과민해진 탓에 배가 아파서 밥도 못 먹고, 잠도 못자는 삶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살 것 같습니다.

열여덟 살 소녀의 오늘 하루보다 일류대학 간판이 더 중요하다고 과연 장담할 수 있는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라는 것이라고는 그저 더 이름있는 대학에 들어가려고 자신의 삶 전체를 저당잡힌 채 살아가는 아이의 삶이 늦은 봄날 시든 꽃처럼 저물어버리 지 않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4)

2016. 5. 25.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캠페인팀 송화원, 임문식 (02-797-4044/내선번호 409)

참조

관련 문서

남자 아이가 자신은 농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여자 아이 는 어떤지 물었다.. ③ I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는 아이가 원하는 책을 꺼내오도록 하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조금씩 읽어주는 분량을 늘 리면서

과학 공부를 하는 것은 상급학교 진학에 필요하다... 통합교육과 STEM교육에 대한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습활동이 무엇인지 질문하 였다면, 그 공부를 하게 된 계기, 동기,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공부를 잘하기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습활동이 무엇인지 질문하 였다면, 그 공부를 하게 된 계기, 동기,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공부를 잘하기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습활동이 무엇인지 질문하 였다면, 그 공부를 하게 된 계기, 동기,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공부를 잘하기

학생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습활동이 무엇인지 질문하 였다면, 그 공부를 하게 된 계기, 동기, 이유는 무엇이며, 그 공부를 잘하기

모든 부모들은 좋은 부모가 되고 싶어하고 아이가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