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차>
1. 서론
2. 춘향전의 성립 배경과 서사 3. 한중일 ‘한’과 ‘원’의 민족정서 비교 4. 춘향전의 문화원형
5. 결론
국학연구론총 제11집 택민국학연구원. 2013. 6.30
춘향전의 문화원형 연구
하성백
*1)<국문초록>
고전문학은 문화기호와 서사 구조로써 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다. 민족 정서는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 소로서 어느 민족이 오래 전부터 사회문화적으로 고유하게 간 직하고 있는 문화를 의미한다. 문화와 정서의 상관관계에 서 한민족의 정서와 문화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오 랜 역사 동안 한 민족의 공동체성이 강한 이유도 이러한 문화 와 정서가 집단주의와 관계중심적으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화와 민족정서가 연관이 있다.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문화와 민족정서의 상관관계가 있다면 문화원형도 민족정서 와 상관관계의 논점으로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민족의 문화원형이 되려면 민족정서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는지를 알아야 거슬러 갈 수 있다. 이러한 근원적 뿌리에 서 시작된 민족적 정서라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문화원형의 개 념에 포함되는 것이다. 한민족 정서의 근원을 꼽으라면 대부분 은 고유정서로서 ‘한’과 ‘흥’을 대표적으로 꼽을 것이다.
춘향전은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민족의 ‘열녀설화’,
‘암행어사설화’, ‘신원설화’ 등의 근원 설화들이 시대를 거치면서 대중들의 소망을 담아서 삽입되었다. 그 삽입과정에서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많은 ‘한’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 여진다. 그래서 인구에 회자되고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고 각색 되는 문학작품에는 민족의 문화원형적 요소들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치 있는 문화원형을 고전문학에서 찾 고 있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같은 동양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한’을 대하는 민족의 정서가 다르다. 역사와 지리적 풍토에서 집단공동체가 형성되어 내려오는 과정에서 쌓여서 생긴 정서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풀이 방식도 다르게 형성되어 온 것이고, 각국의 문화 정서의 차이에서 결국 문화원형의 차이 도 생기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한국의 고전문학 춘향 전은 ‘한’을 푸는 이야기로, 일본의 “주우신구라”는 원수를 갚 는 이야기로, 중국의 “와신상담”은 원한의 복수 이야기로 각국 의 ‘원’의 문화원형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 춘향전은 순수한 연애와 평등사상을 고취한 반봉
건적 시대각성을 고취하는 민족문학으로서 조선조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꼽힌다. 폭군적인 변학도에 맞서 수절의식을 표방하
면서 신분상승을 성취해가는 춘향의 모습은 ‘한’과 ‘신명’의 감
정이입을 대중에게 누리도록 해 주었던 것이다. 춘향전은 이
처럼 주제에서 ‘한’과 ‘흥’의 민족정서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 다. 고전문학 춘향전은 사랑이라는 영원한 주제와 시대극복 정신의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민족 정서와의 상관관계를 가지 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춘향전에서 보이는 서사와 등장인물 들의 정서도 고난과 인내의 전개를 통해서 민족정서의 뿌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춘향전이 민족정서와 유관한 이유를 밝히기 위하여 단군신 화의 신화적 원형의 이야기 성립 배경과 서사 구조를 비교해서 살펴보면 문화와 민족정서의 문화원형적 요소들이 연관되어 있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춘향전에서 춘향이의 ‘되다’의 정서는
“단군신화”에도 담겨져있던 신화원형을 이어받아 온 것 같다.
“단군신화”가 한민족의 영원한 신화원형이라면 춘향전은 문 화원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민족의 문화예술 속에 영원히 이 어져 가고 있다.
문화와 민족정서의 관계가 있듯이 문화원형도 민족정서와 상 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춘향전의 서사, 주제, 등장인물을 분석 하여 연관지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춘향전의 정서 가 민족정서와 부합되며 대변하고 있기에 문화원형으로서의 가 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본 고는 춘향전의 문화예술의 미학적 이야기에서 문화원형 적 소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구조주 의 서사학 중 사이무어 체트먼(Symour Chatman)의 서사구조 방법론을 사용한다.
서사분석을 통해서 춘향전은 ①영원성, ②시대성, ③민족 성, ④다면성의 네가지 주제에서 한민족의 문화원형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춘향전의 작품 속에는 한민족 의 정서를 대표하는 문화원형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 다. 이 문화원형으로서 보편적이며 고유한 민족정서는 부단히 시대를 초월해서 민족의 마음을 고무하기 위해 부활된다.
본 고는 춘향전의 문화원형을 통하여 고전문학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미학적 가치를 연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문 학에서의 문화원형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많은 고전문학에 내재된 문화원형이 개발되어 대중의 요구에 맞게 시대적 현실 을 반영하여 재창작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인문학의 중요성 이 더욱 인식되고, 인문학에 내재한 문화 원형의 가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핵심어>
고전문학, 춘향전, 문화원형, 서사, 한, 원, 단군신화,
1. 서론
인문학이 다시금 중요성을 가지는 이유가 인간의 문화적 가 치가 내재한 문화원형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의 사 회환경에서 상호 작용으로 자극과 반응이 끊임없이 표출되는 과정 그 자체가, 즉 정서에 의해서 표출된 것이 문화라는 것이 다. 문화라고 부르는 인류 문명의 유무형 유산들이 민족적 고 유성과 정체성을 갖는 것은 바로 핏줄 속에 담긴 민족의 얼로 서 공동체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편의 문학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할 만큼 21세기에 문화원
형은 핵심적인 국가 경쟁력의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시
대 현실과 달리 다양한 매체와 문화산업에서는 인물과 서사와
플롯이 갖춰진 문학 자료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전문학은 문
화기호와 서사 구조로써 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
다. 그래서 오늘날 가치 있는 문화원형을 고전문학에서 찾고 있다.
인류공통의 원형질은 C.G.융이 주장한 집단적 무의식과도 통 한다 1) . 집단적 무의식은 인류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그 내용물은 원형(原型)이라고 한다. 한민족은 문화와 정서가 집단주의와 관 계중심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집단주의적 문화정서는 농경문화 를 이루고 살면서 집단정착생활 속에서 시작되었다. 한민족의 정서적 원형으로 대부분은 ‘한’과 ‘흥’을 말할 것이다. 특히 ‘한’
과 ‘흥’의 집단적 무의식은 뿌리깊은 역사적 배경 속에 면면히 내려오고 있기에 민족과 문화와 정서를 연관시켜주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인구에 회자되고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고 각색되는 문학작품 에는 민족의 문화원형이 들어 있을 것이다. 진정한 고전문학은 전통 속의 명작이 아니라 시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현대에서도 명작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한민족의 신화적 원형과 구전 설 화에 성립 배경을 두고 판소리부터 시작해 소설로 활자화되어 대중들에게 시대를 넘어서 사랑 받고 있는 고전문학으로 춘향 전이 있다. 춘향전은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민족의 ‘열 녀설화’, ‘암행어사설화’, ‘신원설화’ 등의 근원 설화들이 시대를 거치면서 삽입되었기에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많은 이야기들 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춘향전의 담론에 대한 연구로는 이격주의논의가있다. 담론 을 풀어 내기 위해 서술자와 인물들의 상호작용을 자세히 분석 하면서, 여러 계층의 인물들의 언어에 대해 정밀 분석하면서 내 면적인 담론을 살폈다. 중심 주제로는 춘향이의 수절과 고난에
1) C.g.Jung: ‘인간은 선조의 과거 역사가 담긴 잠재된 기억흔적의 창고이자 선조의 반복적인 경험 축적의 부산물인 집단적 무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대한 신념을 평했는데 당대 작품의 작가군과 독자층의 의식을 읽을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설성경 2) 은 춘향전의형성배경과 계통을자세히언급하며, 고전소설이 지니고 있는 본질을 모색하 고, 한국민족의 정서적 바탕과 춘향전의 문예상의 특질을 연 결시키고자 하였다. 춘향전의 미의식을 탐구하며 문예적 장 르를 다루고 있어서 원론적인 연구로 인정되고 있다. 춘향전
의 서사 3) 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를 보면 춘향이의 사랑과 고난 속에서 시대적 상황극복의 주제전개를 하고 있다.
기존 연구들을 보면 춘향전이 담고 있는 문학적 서사에 대 한 것을 많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는
춘향전이 시대적으로 각색되며 인기를 받고 있는 이유를 파 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최혜실 4) 은 문화산업에대한 춘향전
의각색을드라마를 비교, 분석하여 효과적인 교육 모델로 제시 하였는데, 이 연구를 통해 총체적인 춘향전의 특성을 파악하 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향이 보여졌다. 본 고에서는 춘향전의 미래적인 방향 모색을 위해 민족 정서와 문화예술 측면의 원형 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여, 춘향전 내용의 문화적 원형 요소를 살펴보려고 한다.
춘향전의 문화원형으로 유관한 이유를 밝히기 위하여 원형 비평방법으로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이야기 성립 배경과 서사 5) 구조를 살펴보고 민족문화와 민족정서의 상관관계에 근 거하여 문화원형적 요소들을 분석하려 한다.
2)
설성경, 춘향전의 형성과 계통,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980
3) 이문성, 필사본 춘향전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84) 최혜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고전소설 교육방안,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 육석사논문, 2010
5) 서사란 이야기를 지닌 모든 것을 의미한다. 민담, 설화, 전설, 동화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역사나 일기, 기행문 등도 서사에 속한다. 이러한 언어로 된 서사뿐만 아니라 영화, 만화, 오페라, 그림과 같은 비언어적 서사들도 많이 있다. 오탁번, 이남호, 서사문학의 이해, 고려대학교 출판부, 1999
춘향전은 민족의 정신세계와 문학적 서사가 예술로 결합된 작품이기에 민족의 공통 정서가 내재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는 춘향전의 문화예술의 미학적 이야기에서 문화원형 소 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구조주의 서 사학 중 사이무어 체트먼(Symour Chatman)의 서사구조방법 론 6) 을사용한다. 채트먼은 서사구조를 사건인 ‘이야기’와 ‘담론’
으로 이루고 있다.
2. 춘향전의 성립 배경과 서사
춘향전은 한민족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 난 36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한민족의 생활 속에서 성장하고 발 전해 오면서, 신분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든 이들의 관심과 사랑 을 받으며 시대를 이어오는 문학이 되어 왔다. 민족의 사랑과 관심의 근원에는 정서의 공감과 심리적 표출의 대변을 하고 있 는데, 그런 근거는 이야기의 성립 과정을 통하여 설명할 수 있 을 것이다.
춘향전의 이야기는 구전설화부터 시작되어 신화적 원형인
“단군신화”를 모티프로 하여 민족의 정서적 소망들을 내포하면 서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군신화”는 홍익인간이라는 인 간 중심 사상의건국이념과 단일 민족의 역사성을 가지고 민족 의 시조인 단군의 탄생 및 고조선의 건국으로서 한국 신화의 원형으로 존재한다.
춘향전의 배경 설화로는 김태준의 조선소설사에서 그 근 원이 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지고 설화의 형태로 전승되 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욱은 춘향전연구에서 줄 거리에 수용된 설화를 근원설화와 삽입설화로 구분하였다. 근
6) 채트먼 지음, 한용환 옮김, 이야기와 담론 , 고려원, 1991,원설화는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이루는 것으로 ‘열녀설화’, 암행 어사설화’, ‘신원설화’, ‘연정설화’ 등 네 가지가 있다고 보았다.
삽입설화는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장식하는 설화로 ‘신물교환설 화’, ‘수기설화’, ‘몽조설화’, ‘한시설화’ 등이 있다고 정리하고 있 다 7) .설화는 춘향전 생성의 근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승 과 변모과정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작품의 내용을 풍부하게 살 찌우는 역할을 하여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대부분 특정 설화유형과 관련을 맺고 있어서 춘향전은 설화 의 전시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8) .
그러한 설화들이 삽입되므로써 춘향전 의 내용은 대중들이 소망하고 기대했던 ‘한’의 정서를 채우는 서사구조로 발전하게 되었고, 대중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문학작품으로 된 것이다. 그래서 춘향전은 작자, 연대 미상으로 그 이본이 120 여 종이나 되고 제목도 이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단 일 작품이라기보다는 작품군인 ‘춘향전군’이라 볼 수 있다.
춘향전는 성립과정부터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설화 요소 들이 삽입되어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와 서사구조는 잘 갖추어졌다. 서사적 구조의 기본적인 요소인 시공간적 배 경, 인물설정, 사건, 중심인물 행위, 갈등관계 설정, 사건전개의 논리적 구성, 완결된 결말구조를 잘 갖춘 서사극 형식이라는 것 이다.
이처럼 춘향전은 ‘만남, 사랑, 이별, 수난, 재회’라는 서사구 조를 따라 진행되는 대중적 애정물로서 남녀의 사랑, 동시에 신 분상승의 욕망, 사랑을 억압하는 사회적 장애,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풀이의 신명나는 표출이라는 민족정서의 문화원형을 담고 있어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되고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민족의 문화원형으로 대표할만한 고전문학으
7) 이어령,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 동화서적, 19928) 정하영, 춘향전 , 신구문화사, 2006, p.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