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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학연구론총 11집> 춘향전의 문화원형 연구-하성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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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1. 서론

2. 춘향전의 성립 배경과 서사 3. 한중일 ‘한’과 ‘원’의 민족정서 비교 4. 춘향전의 문화원형

5. 결론

국학연구론총 제11집 택민국학연구원. 2013. 6.30

 춘향전의 문화원형 연구

하성백

1)

<국문초록>

고전문학은 문화기호와 서사 구조로써 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다. 민족 정서는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 소로서 어느 민족이 오래 전부터 사회문화적으로 고유하게 간 직하고 있는 문화를 의미한다. 문화와 정서의 상관관계에 서 한민족의 정서와 문화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그리고 오 랜 역사 동안 한 민족의 공동체성이 강한 이유도 이러한 문화 와 정서가 집단주의와 관계중심적으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문화와 민족정서가 연관이 있다.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문화와 민족정서의 상관관계가 있다면 문화원형도 민족정서 와 상관관계의 논점으로 연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민족의 문화원형이 되려면 민족정서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 되었는지를 알아야 거슬러 갈 수 있다. 이러한 근원적 뿌리에 서 시작된 민족적 정서라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문화원형의 개 념에 포함되는 것이다. 한민족 정서의 근원을 꼽으라면 대부분 은 고유정서로서 ‘한’과 ‘흥’을 대표적으로 꼽을 것이다.

 춘향전은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민족의 ‘열녀설화’,

‘암행어사설화’, ‘신원설화’ 등의 근원 설화들이 시대를 거치면서 대중들의 소망을 담아서 삽입되었다. 그 삽입과정에서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많은 ‘한’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 여진다. 그래서 인구에 회자되고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고 각색 되는 문학작품에는 민족의 문화원형적 요소들이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날 가치 있는 문화원형을 고전문학에서 찾 고 있다.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같은 동양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한’을 대하는 민족의 정서가 다르다. 역사와 지리적 풍토에서 집단공동체가 형성되어 내려오는 과정에서 쌓여서 생긴 정서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풀이 방식도 다르게 형성되어 온 것이고, 각국의 문화 정서의 차이에서 결국 문화원형의 차이 도 생기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서 한국의 고전문학 춘향 전은 ‘한’을 푸는 이야기로, 일본의 “주우신구라”는 원수를 갚 는 이야기로, 중국의 “와신상담”은 원한의 복수 이야기로 각국 의 ‘원’의 문화원형을 상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고전문학 춘향전은 순수한 연애와 평등사상을 고취한 반봉

건적 시대각성을 고취하는 민족문학으로서 조선조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꼽힌다. 폭군적인 변학도에 맞서 수절의식을 표방하

면서 신분상승을 성취해가는 춘향의 모습은 ‘한’과 ‘신명’의 감

정이입을 대중에게 누리도록 해 주었던 것이다. 춘향전은 이

(2)

처럼 주제에서 ‘한’과 ‘흥’의 민족정서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 다. 고전문학 춘향전은 사랑이라는 영원한 주제와 시대극복 정신의 주제를 가지고 있어서 민족 정서와의 상관관계를 가지 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춘향전에서 보이는 서사와 등장인물 들의 정서도 고난과 인내의 전개를 통해서 민족정서의 뿌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춘향전이 민족정서와 유관한 이유를 밝히기 위하여 단군신 화의 신화적 원형의 이야기 성립 배경과 서사 구조를 비교해서 살펴보면 문화와 민족정서의 문화원형적 요소들이 연관되어 있 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춘향전에서 춘향이의 ‘되다’의 정서는

“단군신화”에도 담겨져있던 신화원형을 이어받아 온 것 같다.

“단군신화”가 한민족의 영원한 신화원형이라면 춘향전은 문 화원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민족의 문화예술 속에 영원히 이 어져 가고 있다.

문화와 민족정서의 관계가 있듯이 문화원형도 민족정서와 상 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춘향전의 서사, 주제, 등장인물을 분석 하여 연관지을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보면 춘향전의 정서 가 민족정서와 부합되며 대변하고 있기에 문화원형으로서의 가 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본 고는 춘향전의 문화예술의 미학적 이야기에서 문화원형 적 소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구조주 의 서사학 중 사이무어 체트먼(Symour Chatman)의 서사구조 방법론을 사용한다.

서사분석을 통해서 춘향전은 ①영원성, ②시대성, ③민족 성, ④다면성의 네가지 주제에서 한민족의 문화원형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춘향전의 작품 속에는 한민족 의 정서를 대표하는 문화원형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 다. 이 문화원형으로서 보편적이며 고유한 민족정서는 부단히 시대를 초월해서 민족의 마음을 고무하기 위해 부활된다.

본 고는 춘향전의 문화원형을 통하여 고전문학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미학적 가치를 연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문 학에서의 문화원형 가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많은 고전문학에 내재된 문화원형이 개발되어 대중의 요구에 맞게 시대적 현실 을 반영하여 재창작되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인문학의 중요성 이 더욱 인식되고, 인문학에 내재한 문화 원형의 가치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핵심어>

고전문학, 춘향전, 문화원형, 서사, 한, 원, 단군신화,

1. 서론

인문학이 다시금 중요성을 가지는 이유가 인간의 문화적 가 치가 내재한 문화원형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의 사 회환경에서 상호 작용으로 자극과 반응이 끊임없이 표출되는 과정 그 자체가, 즉 정서에 의해서 표출된 것이 문화라는 것이 다. 문화라고 부르는 인류 문명의 유무형 유산들이 민족적 고 유성과 정체성을 갖는 것은 바로 핏줄 속에 담긴 민족의 얼로 서 공동체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한 편의 문학이 세계를 지배한다고 할 만큼 21세기에 문화원

형은 핵심적인 국가 경쟁력의 요소가 되었다. 그런데 이런 시

대 현실과 달리 다양한 매체와 문화산업에서는 인물과 서사와

플롯이 갖춰진 문학 자료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고전문학은 문

화기호와 서사 구조로써 민족의 역사와 문화와 정서를 담고 있

(3)

다. 그래서 오늘날 가치 있는 문화원형을 고전문학에서 찾고 있다.

인류공통의 원형질은 C.G.융이 주장한 집단적 무의식과도 통 한다 1) . 집단적 무의식은 인류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는 않았지만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그 내용물은 원형(原型)이라고 한다. 한민족은 문화와 정서가 집단주의와 관 계중심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집단주의적 문화정서는 농경문화 를 이루고 살면서 집단정착생활 속에서 시작되었다. 한민족의 정서적 원형으로 대부분은 ‘한’과 ‘흥’을 말할 것이다. 특히 ‘한’

과 ‘흥’의 집단적 무의식은 뿌리깊은 역사적 배경 속에 면면히 내려오고 있기에 민족과 문화와 정서를 연관시켜주는 중요한 키워드가 되고 있다.

인구에 회자되고 시대를 초월해서 읽히고 각색되는 문학작품 에는 민족의 문화원형이 들어 있을 것이다. 진정한 고전문학은 전통 속의 명작이 아니라 시대를 이어 내려오면서 현대에서도 명작으로 주목받는 작품이다. 한민족의 신화적 원형과 구전 설 화에 성립 배경을 두고 판소리부터 시작해 소설로 활자화되어 대중들에게 시대를 넘어서 사랑 받고 있는 고전문학으로 춘향 전이 있다. 춘향전은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민족의 ‘열 녀설화’, ‘암행어사설화’, ‘신원설화’ 등의 근원 설화들이 시대를 거치면서 삽입되었기에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많은 이야기들 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 춘향전의 담론에 대한 연구로는 이격주의논의가있다. 담론 을 풀어 내기 위해 서술자와 인물들의 상호작용을 자세히 분석 하면서, 여러 계층의 인물들의 언어에 대해 정밀 분석하면서 내 면적인 담론을 살폈다. 중심 주제로는 춘향이의 수절과 고난에

1) C.g.Jung: ‘인간은 선조의 과거 역사가 담긴 잠재된 기억흔적의 창고이자 선조의 반복적인 경험 축적의 부산물인 집단적 무의식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대한 신념을 평했는데 당대 작품의 작가군과 독자층의 의식을 읽을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설성경 2) 은 춘향전의형성배경과 계통을자세히언급하며, 고전소설이 지니고 있는 본질을 모색하 고, 한국민족의 정서적 바탕과 춘향전의 문예상의 특질을 연 결시키고자 하였다. 춘향전의 미의식을 탐구하며 문예적 장 르를 다루고 있어서 원론적인 연구로 인정되고 있다. 춘향전

의 서사 3) 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를 보면 춘향이의 사랑과 고난 속에서 시대적 상황극복의 주제전개를 하고 있다.

기존 연구들을 보면 춘향전이 담고 있는 문학적 서사에 대 한 것을 많이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 면에서는

 춘향전이 시대적으로 각색되며 인기를 받고 있는 이유를 파 악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 최혜실 4) 은 문화산업에대한 춘향전

 의각색을드라마를 비교, 분석하여 효과적인 교육 모델로 제시 하였는데, 이 연구를 통해 총체적인 춘향전의 특성을 파악하 는 것이 필요하다는 방향이 보여졌다. 본 고에서는 춘향전의 미래적인 방향 모색을 위해 민족 정서와 문화예술 측면의 원형 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여, 춘향전 내용의 문화적 원형 요소를 살펴보려고 한다.

 춘향전의 문화원형으로 유관한 이유를 밝히기 위하여 원형 비평방법으로 단군신화의 신화적 원형과 이야기 성립 배경과 서사 5) 구조를 살펴보고 민족문화와 민족정서의 상관관계에 근 거하여 문화원형적 요소들을 분석하려 한다.

2)

설성경, 춘향전의 형성과 계통,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1980

3) 이문성, 필사본 춘향전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8

4) 최혜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고전소설 교육방안,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 육석사논문, 2010

5) 서사란 이야기를 지닌 모든 것을 의미한다. 민담, 설화, 전설, 동화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역사나 일기, 기행문 등도 서사에 속한다. 이러한 언어로 된 서사뿐만 아니라 영화, 만화, 오페라, 그림과 같은 비언어적 서사들도 많이 있다. 오탁번, 이남호, 서사문학의 이해, 고려대학교 출판부,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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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향전은 민족의 정신세계와 문학적 서사가 예술로 결합된 작품이기에 민족의 공통 정서가 내재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본 연구는 춘향전의 문화예술의 미학적 이야기에서 문화원형 소 재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자 한다. 연구방법으로는 구조주의 서 사학 중 사이무어 체트먼(Symour Chatman)의 서사구조방법 론 6) 을사용한다. 채트먼은 서사구조를 사건인 ‘이야기’와 ‘담론’

으로 이루고 있다.

2. 춘향전의 성립 배경과 서사

 춘향전은 한민족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 난 360년 가까운 기간 동안 한민족의 생활 속에서 성장하고 발 전해 오면서, 신분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든 이들의 관심과 사랑 을 받으며 시대를 이어오는 문학이 되어 왔다. 민족의 사랑과 관심의 근원에는 정서의 공감과 심리적 표출의 대변을 하고 있 는데, 그런 근거는 이야기의 성립 과정을 통하여 설명할 수 있 을 것이다.

 춘향전의 이야기는 구전설화부터 시작되어 신화적 원형인

“단군신화”를 모티프로 하여 민족의 정서적 소망들을 내포하면 서 성립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단군신화”는 홍익인간이라는 인 간 중심 사상의건국이념과 단일 민족의 역사성을 가지고 민족 의 시조인 단군의 탄생 및 고조선의 건국으로서 한국 신화의 원형으로 존재한다.

 춘향전의 배경 설화로는 김태준의 조선소설사에서 그 근 원이 설화를 바탕으로 해서 만들어지고 설화의 형태로 전승되 었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김동욱은 춘향전연구에서 줄 거리에 수용된 설화를 근원설화와 삽입설화로 구분하였다. 근

6) 채트먼 지음, 한용환 옮김, 이야기와 담론 , 고려원, 1991,

원설화는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이루는 것으로 ‘열녀설화’, 암행 어사설화’, ‘신원설화’, ‘연정설화’ 등 네 가지가 있다고 보았다.

삽입설화는 작품의 기본 줄거리를 장식하는 설화로 ‘신물교환설 화’, ‘수기설화’, ‘몽조설화’, ‘한시설화’ 등이 있다고 정리하고 있 다 7) .설화는 춘향전 생성의 근원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승 과 변모과정에도 깊이 관여하면서 작품의 내용을 풍부하게 살 찌우는 역할을 하여왔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들은 대부분 특정 설화유형과 관련을 맺고 있어서 춘향전은 설화 의 전시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8) .

그러한 설화들이 삽입되므로써 춘향전 의 내용은 대중들이 소망하고 기대했던 ‘한’의 정서를 채우는 서사구조로 발전하게 되었고, 대중들의 욕망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문학작품으로 된 것이다. 그래서 춘향전은 작자, 연대 미상으로 그 이본이 120 여 종이나 되고 제목도 이본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어 단 일 작품이라기보다는 작품군인 ‘춘향전군’이라 볼 수 있다.

 춘향전는 성립과정부터 민족의 정서에 부합되는 설화 요소 들이 삽입되어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야기의 전개와 서사구조는 잘 갖추어졌다. 서사적 구조의 기본적인 요소인 시공간적 배 경, 인물설정, 사건, 중심인물 행위, 갈등관계 설정, 사건전개의 논리적 구성, 완결된 결말구조를 잘 갖춘 서사극 형식이라는 것 이다.

이처럼 춘향전은 ‘만남, 사랑, 이별, 수난, 재회’라는 서사구 조를 따라 진행되는 대중적 애정물로서 남녀의 사랑, 동시에 신 분상승의 욕망, 사랑을 억압하는 사회적 장애,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한풀이의 신명나는 표출이라는 민족정서의 문화원형을 담고 있어서 감동을 주는 작품이 되고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민족의 문화원형으로 대표할만한 고전문학으

7) 이어령,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 동화서적, 1992

8) 정하영, 춘향전 , 신구문화사, 2006, p.13

(5)

로 세대를 이어서 내려오고 있다.

3. 한중일 ‘한’과 ‘흥’의 민족정서 비교

한민족의 문화적 정서는 ‘한’과 ‘흥’의 두 가지로 대표되고 있 다. 한민족의 정서는 자연이 주는 풍요와 재앙에 대한 숭배, 숙 명의 공동체적 무의식 속에 민족적 감성의 두 가지 정서인 ‘한’

과 ‘흥’이 생성되어 문학 속에 체화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민족적 정서는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로서 어느 민족이 오래 전부터 사회문화적으로 고유하게 간직하고 있는 정서를 의미한 다. 그래서 민족적 정서라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문화원형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다.

정서의 불균형은 두 가지 극단 사이를 오간다. 때로는 푹꺼 져 생활을 눈물과 한숨으로 얼룩지게 하고 하늘을 향해 신원하 는가 하면, 때로는 그것이 쉽사리 발광, 발악과 같은 원망으로 까지 바뀌는 수가 있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는 ‘한’과 ‘원’의 정 서라고 한다.

한민족은 ‘한’의 풀고자 하는 마음으로 ‘원’(寃)을 쓰고, 반면 에 중국과 일본은 같은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으면서도 '앙심, 원망' ‘복수’ 등이 내포된 ‘원’(怨)이란 말을 쓰고 있다.

한국문학을 상징하는 춘향전은 ‘한’을 푸는 이야기라고 한 다면 일본문학을 상징하는 “주우신구라”(忠臣藏)는 원수를 갚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고, 중국문화를 상징하는 “와신상담”은 원 한의 복수를 갚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 춘향전에서 보여주는 한국인의 정서는 ‘한’의 마음풀이이고,

“와신상담”에서 보여주는 중국인의 정서와 “주우신구라”에 보 여주는 일본인의 정서는 한마디로 어떻게 원수를 갚는가 하는 데 있다. ‘한’은 싸우지 않고 평화스럽게 살고 싶은 가장 한국적

인, 민족의 마음을 대표하는 정서이다. 일본에는 ‘한’은 없고

‘원’(怨)만 있다. 논어·맹자·대학·중용·시경 등 중국의 고전 속에서도 ‘한’이라는 말은 찾아볼 수가 없고, 대신 ‘원’에 대해서만 나오고 있다.

그래서 한국의 전설이나 문학에는 신원에 대한 고사가 많이 나오고 중국이나 일본의 고사에는 원수갚는 복수극이 많이 나 오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 세 이야기는 제각기 민중으로 회자되는 민족적 ‘한’과 ‘원’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 이야기 의 배경에는 유교적인 가치관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 분 석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일본의 전통극 가부키 가운데 “주우신구라”는 일본 대중에게 얼마나 깊은 영향력을 주고 있는가는 태평양 전쟁 직후부터 오 늘에 이르기까지 “주우신구라”의 가부키 상연 회수는 순위 2위 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중국의 고사로 남아있는 “와신상담”은 월왕과 오왕의 복수심 을 전하는 이야기로 중국인의 정서 가운데 황하강과도 같은 역 사적 뿌리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의 “와신상담”과 일본의 “주우신구라”와 버금 갈 만한 것이 있다면 춘향전이다. 그러므로 이 세 작품은 한 국인과 중국인과 일본인의 정서 속에 있는 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 민족의 정서적 원형은 ‘원’이 아닌 ‘한’을 푸는 이야기가

 춘향전 속에 담겨있다. 춘향전은 일부종사의 신념을 굽히 지 않는 춘향이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여 옥에 갇히는 억울함 이 사무쳐 ‘한’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신원(伸寃)풀 이라는 문화에서 나온 민족 특유의 정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주우신구라”(忠臣藏)는 47명의 사무라이가 ‘아사노’

주군의 원수를 갚기 위해 벌이는 이야기이다. 가신과 무사가

원수를 갚기 위해 한밤중에 쳐들어가 ‘기라’의 목을 잘라 주군

(6)

의 무덤에 바치는 순간 그 원심이 갚아진다. ‘아사노’가 ‘기라’에 게 품고 있던 감정은 ‘원’이고, 이 ‘원’을 해결하는 최종 수단은 칼이었다. “주우신구라”는 원수를 갚는 이야기로 일본민족의 정 서 속에 ‘원’의 문화적 원형으로 존재하고 있다.

중국에 “와신상담”의 고사가 있다. “춘추시대 말기 월왕 구천 과 오왕 부차의 전쟁에서 진 구천이 치욕을 씻기 위하여, 20년 을 쓸개를 핥으면서 전쟁준비를 하면서, 미녀 서시를 부차에게 바쳐 미색에 빠져 국사를 망치게 한 뒤 침공하여 멸망시켰다.”

는 이야기이다.

중국 속담에 ‘삼대 안에 원수를 갚아도 늦지 않다’라는 말이 있다. 오왕과 월왕의 삼대에 걸쳐 원수()갚는 고사는 이 속담이 실감나게 한다. 월왕 구천은 ‘원’을 씻고자 20년이라는 거의 한 세대를 기다리며 원수갚기를 잊지않고 준비했다. “와신상담”은 원수를 갚는 이야기로 중국민족의 정서 속에 ‘원’의 문화적 원 형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이처럼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같은 동양문화권에 속해 있으 면서도 한을 대하는 민족의 정서가 다르다. 역사와 지리적 풍 토에서 집단공동체가 형성되어 내려오는 과정에서 쌓여서 생긴 정서가 다르게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한풀이 방식도 다르게 형성되어 온 것이고, 각국의 문화 정서의 차이에서 결국 문화원 형의 차이도 생기게 된 것이라 여겨진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 면 어째서 중국과 일본의 이야기에는 복수담이 그렇게 많은가 를 알 수 있고, 한국에는 원수를 갚는 이야기보다는 기다리는 이야기들, 이별의 이야기들이 그렇게 많은가를 이해할 수가 있 을 것이다. 그래서 한국의 춘향전은 ‘한’을 푸는 이야기로, 일 본의 “주우신구라”는 원수를 갚는 이야기로, 중국의 “와신상담”

은 원한의 복수 이야기로 각국의 원의 문화원형을 상징하고 있 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민족의 정서적 원형은 일본과 달리 ‘원(怨)’이 아닌 ‘한(恨)’

을 푸는 이야기로 원통()하고 한되는 생각 속에 담겨있다. ‘원’

을 선택하지 않고 한풀이를 선택한 한민족은 문화와 예술의 차 원으로 승화시킨 해탈의 감정으로서의 ‘흥’의 문화적 정서를 만 들어 낼 수 있었다.

‘한’을 푸는 것에서 민족의 문화와 문학의 정서가 생겨나고, 이것이 문화원형으로 생활 속에 면면히 배어 형성되어 있는 것 이다. 이러한 ‘한’의 의식은 풀림의 구조를 만들어 냈는데 예술 적 체험을 통한 한풀이 방식은 우리의 연희문화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데 대표적인 것이 판소리, 민요, 가면극이다. 예술적 체 험을 통한 한풀이 방식이 우리 전통문화의 표현방식이다.

 춘향전에서 암행어사 이도령과 재회한 춘향이의 치마폭에 는 ‘한’을 풀어버리는 흥겨운 신바람의 춤이 있다. 춘향이의 ‘한’

은 ‘흥’으로 이어지며 결말을 맺게 되는데, ‘한’과 ‘흥’은 동전의 앞뒤면이 함께 있는 것처럼 민족문화 정서로서의 문화원형이 되었다. 결국 ‘한’의 문화원형은 반대로 ‘흥’의 문화원형도 같이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춘향전은 이처럼 주제에 서 ‘한’과 ‘흥’의 민족정서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문화원 형의 근거로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

4. 춘향전의 문화원형

본 고에서는 “단군신화”의 문화적 정서의 뿌리와 춘향전의 정서적 뿌리와의 상관관계를 통해 문화원형의 근거를 제시하고 자 한다. 민족의 문화원형이 되려면 민족정서의 근원이 어디서 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아야 거슬러 갈 수 있어야 한다. 춘향 전이 문화원형이 되기 위해서는 민족정서의 뿌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야 한다.

민족 정서는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로서 어느 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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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래 전부터 사회문화적으로 고유하게 간직하고 있는 정서 를 의미한다. 문화와 정서의 상관관계에서 우리의 정서와 문화 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오랜 역사 동안 민족의 공동체 성이 강한 이유도 이러한 문화와 정서가 집단주의와 관계중심 적으로 표출되었기 때문이다. 민족의 문화원형이 되려면 민족 정서의 근원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알아야 거슬러 갈 수 있다. 이러한 근원적 뿌리에서 시작된 민족적 정서라는 것 은 넓은 의미에서 문화원형의 개념에 포함되는 것이다. 문화원 형으로서 한민족 정서의 근원을 꼽으라면 대부분은 고유정서로 서 ‘한’과 ‘흥’을 대표적으로 꼽을 것이다.

그리고 이 ‘한’과 ‘흥’의 정서의 원류는 “단군신화”에서 그 근 원이 시작되고 있다. “단군신화”는 한민족의 문화와 정서를 담 고있는 민족정신의 뿌리로 회자되고 있는 신화이다.

“단군신화”의 신화원형은 곰과 호랑이가 나와서 시련을 통 과하여 곰이 인간이 되는 것이다. 곰인 웅녀가 환웅에게 빌어 사람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사람이 되려면 시련을 겪어야 한 다. 어두운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어야 한다. 이처럼 천한 사 람이 고귀한 신분으로 오려면 시련을 겪어야 한다. 곰이 짐승 으로부터 인간으로 승화했다는 이 “단군신화”의 원형이 ‘되다’

철학이다. 처음부터 되는 것이 아니라 ‘되어가는’ 것이다. “단 군신화”의 원형은 인간은 점차적으로 되어가는 것이라는 것이 다 9) .그러므로 곰이 웅녀가 되는 그 변신 과정은 한민족이 추구 하고 있는 인간관과 그 성장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고 할 것이 다. 곰은 동굴 속에서 벗어나 인간으로 변신한다. “단군신화”는 험난한 자기 인내를 통해 짐승의 탈을 벗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이다. ‘한’이 ‘흥’으로 완성되어 가는 것이다. 또 한 “단군신화”에 담긴 한민족의 정서는 곰으로 상징되고 있고, 곰은 덕치주의 상징이며 호랑이는 패권주의의 상징으로서 이

9) 이어령,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 동화서적, 1992

두 짐승은 우리 역사와 민족 정서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단군 신화”에 담긴 한민족의 정서는 바로 그 덕치주의에 있었던 것 이다.

이 신화원형이 “단군신화”를 민족문학 근원으로 인정하고 있 는 것이다. 이에 춘향전의 문화원형을 밝히기 위하여 단군신화 의 원형은 비교할 고전으로 삼기에 적합하다고 보여진다.

“단군신화”의 원형이 인간은 점차적으로 되어가는 것처럼

 춘향전의 춘향이도 “단군신화”의 곰과 같이 기생에서 양반으 로 되어간다. 또한 웅녀가 신께 빌어서 단군의 어머니가 된 것 처럼 춘향도 옥초의 고생을 견디어서 양반의 정렬부인이 되어 간다. 춘향이 신분 차별하는 시대에 저항하고, 정절을 인정못받 고 매질받는 억울함의 고난을 묵묵히 견디는 노력은 “단군신 화”에서 곰이 보여주는 인내하는 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닮아 있다. “단군신화”의 곰처럼 춘향전의 춘향이도 변학도의 강압 적인 수청의 억울함에 대해 변론은 해도 복수나 원한을 생각하 지 않고 덕의 민족답게 참고 인내하며 견디어 승리한다.

이처럼 “단군신화”의 ‘되어가는’ 신화원형적 요소가 춘향전

까지 뿌리와 맥을 같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래서 “단군신 화”가 신화원형이라면 춘향전은 문화원형이라고 말할 수 있 다. 그렇기 때문에 춘향전이 한민족의 문화원형으로 대표할 만한 고전문학으로 세대를 이어서 내려오고 있다고 말할 수 있 다. 이상으로 “단군신화”의 문화적 정서의 뿌리와 춘향전의 정서적 뿌리와의 상관관계를 통해 문화원형의 근거를 살펴보았 다.

문화와 민족정서가 상관관계가 있다면 문화원형도 민족정서 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힐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춘향 전이 문화원형이 되기 위해서는 민족정서의 뿌리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야 한다.

곰으로 상징되는 이 ‘한’의 민족정서는 민족 무속을 비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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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종교는 물론이고 정치, 사회, 문화, 문학에 이르기까지 우 리 민족의 삶 곳곳에 스며있다. 이 곰의 상징이 바로 민족의

‘한’의 정서요, 문화적 원형의 가치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단군신화”의 곰이 웅녀가 되는 그 변신 과정은 한민 족이 추구하고 있는 인간관과 그리고 그 ‘한’의 성장 과정을 나 타내고 있다고 할 것이다.

민족적 정서로서 ‘한’은 비애적 감정으로 패배와 억압 등에 의해서 나타나는 체념적 심리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유교적 계층의식에 의해서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에 이르기까지 의식 속에 널리 형성된 남존여비, 반상적서, 계급 간의 소외감은 집 단공동체적 ‘한’의 정서를 발생시키는 데 중요한 원인을 제공하 고 있다.

양반과 천민의 계급의식으로 억압받는 천민계층에는 인간으 로서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지 못하였다. 남존여비의 윤리의 식은 여성을 종족번식 및 향락의 대상으로 삼았고,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사회를 형성하여 여성이 남성과 똑같은 자유와 평등 을 누리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다. 그래서 ‘한’의 정서가 여성에 게서 많이 나타나는 이유가 바로 남존여비의 가부장적 사회가 만들어낸 정서인 것이다. 계급 간의 소외감은 바로 지배층의 수탈과 억압에 의해서 ‘한’을 생성시키는 요인이 되었다는 것이 다.

패배와 억압으로 생기는 비애적 감정이 ‘한’이라면 춘향전

에서는 춘향이를 통해 ‘한’의 정서를 보여준다. 양반이 아닌 기 생의 어머니에게 태어났기에 기생신분을 강요하는 계급제도는 춘향이에게 ‘한’이 되고 있다. 또한 남자보다 여자가 비하되는 조선시대 억압된 사회상도 춘향이에게 ‘한’을 주고 있다. 광한루 에서 이도령은 춘향이가 양반이 아니기에 쉽게 부르고, 첫날에 집으로 찾아가 사랑을 청하자 춘향이는 기생이기에 겪는다고

‘한’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이도령과 사랑을 한 후 일부종사를

원하는 춘향이에게 변학도가 수청을 강요하고 매질을 하니 이 또한 춘향이에게 ‘한’을 주고 있다. 떠나간 이도령을 기다리는 여인의 그리움이 사무쳐서 ‘한’이 되기도 한다. 일부종사의 신념 을 굽히지 않는 춘향이가 변학도의 수청을 거절하여 옥에 갇힌 자신의 심정과 이도령에 대한 그리움을 표출하는 대목은 춘향 이의 ‘한’을 보여준다.

이처럼 춘향전에서는 ‘한’의 정서를 보여주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이 춘향이의 ‘한’은 민족 정서의 뿌리인 ‘한’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그래서 춘향전에서 ‘한’을 가진 춘향이가 기 생에서 양반의 정렬부인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한민족이 추구하 고 있는 인간관과 그리고 그 ‘한’의 승화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 춘향전에서 이도령과 재회한 춘향이의 마음 속에는 한풀이 의 흥겨운 춤이 솟아나는 풀이의 잔치가 벌어진다. 서구문화에 는 풀이의 전통이 없지만 한민족에게는 뿌리 깊은 몇 천년의 문화적 한풀이의 전통이 있다. 이러한 ‘한’의 의식은 풀림의 구 조를 만들어 냈는데, 춘향전은 춘향이가 어사또를 통해 억울 함에서 풀려나고, 신분상승을 얻게 함으로써 민족의 한풀이 정 서를 대변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춘향전은 한풀이 문학이라 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춘향전에서 보이는 서사와 등장인물들이나 주인공인 춘향 이의 정서와 민족정서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보면 문화원형으 로서의 가치의 가능성에 가까워진다. 채트먼이 제시한 서사구 조의 논리에 따라서 이야기의 형식은 인물과 배경과 사건들이 관련된 플롯의 전개로 구성되어 있다.

민족문학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단군신화”는 춘향전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천손의 혈통이라는 민족적 긍지와 ‘신이한 탄

생-신성한 결혼-등극-사후의 이적’이라는 기승전결의 4단 구성

과 설화적 구조는 춘향전에서도 기승전결의 서사와 비슷한

이적으로 계승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춘향전의 내용을 원

(9)

10) 에서 인용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남원 광한루에서 성춘향과 이몽룡이 만난다. 두 사람은 만 나고 백년가약을 서약하고 사랑을 한다. 이몽룡은 아버지를 따 라 한양으로 올라가게 되고, 새로운 신관 사또인 변학도는 춘향 을 불러들여 수청을 들게 한다. 수청을 거부한 성춘향은 옥에 갇힌다. 장원 급제하고 암행어사가 되어 돌아온 이몽룡은 탐관 오리인 변학도를 숙청하고, 옥에 갇힌 춘향을 구한다. 이몽룡은 성춘향과 월매를 한양으로 데려오고, 성춘향을 정렬부인으로 봉 한다.”

 춘향전에서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춘향전의 서사는 인물 중심의 이야기이다. 춘향전의 등장인물은 평면적 인물 보다는 입체적 인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춘향전은 여주인공 춘향이 신분적 장애로 인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남주인공 이도령과 사랑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기에 대립과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 다. 이렇듯 춘향전은 춘향과 그 주변인물들 사이에 일어나는 서사이다. 춘향은 작품의 중심인물로서 모든 등장인물들을 하 나로 묶는 구심점 역할을 하며, 사건 전개의 방향을 결정할 뿐 아니라 작품의 주제를 구현하는 역할을 한다.

 춘향전이 가지고 있는 문화원형적 요소를 문화와 민족정서 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①영원성, ②시대성, ③민족성, ④다면성 의 네 가지 주제로 볼 수 있다. 모든 민족에게 있는 정서적 보 편성 측면에서 보면 ①영원성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로 문화원형 의 가치가 있다. 한민족의 민족적 정체성, 고유성의 측면에서 보면 ②시대성과 ③민족성은 지역적 환경에서 오는 민족의 고 유한 정서로서의 문화원형의 가치가 있다. 민족 정서의 대립이 나 등장인물들의 양면적 캐릭터에서 인간본능적 자유추구라는 내면적 정서적 특성은 민족의 정체성 측면에서 보면 ④다면성

10) 정하영, 춘향전 , 신구문화사, 2006,

이라는 문화원형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첫째로 민족 정서의 문화원형 요소로 영원성을 내포하고 있 다. 춘향전은 러브 스토리, 즉 남녀의 사랑이야기이다. 남녀 의 사랑은 인류 예술의 보편적인 영원한 주제이다. 인류에게 사랑은 영원한 주제가 되는데 바로 그 영원한 주제를 다루었 다. 춘향전은 춘향과 이도령이 만들어 내는 사랑의 이야기이 다. 신분이 다른 두 남녀간의 사랑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춘향 전에서 등장하는 ‘사랑가’는 민족 정서의 아름다운 문학적 수 사를 보여주고 있다.

모든 인류, 민족은 사랑이라는 아름답고 고귀한 정서를 추구 한다.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사랑이야기는 심금을 울리는 원 형이 되는데 특별히 우리 민족의 정서에 와 닿는 아름답고, 애 절하고, 고귀한 극적 전개를 이끌고 있는 춘향이와 이도령의 사 랑은 이 보편적 민족정서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 보편적 ‘사랑’

이 문화원형이 되는 것은 논의의 여지가 없어보인다.

둘째로 민족정서의 문화원형 요소로 시대성을 내포하고 있 다. ‘시대극복정신’, ‘저항’을 주제로 하는 춘향전은 수청을 강 요하는 변학도와 목숨을 걸고 이에 저항하는 춘향을 통해 각각 지배자와 피지배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이며, 양자의 대결구도 속에 민족의 정서가 함축되어있다.

 춘향전은 아주 뚜렷한 시대극복정신을 가지고 있다. 그것 은 봉건사회 말기의 시대 상황을 나타내는 봉건사회가 망하고 새로운 근대사회로 들어가는 문턱으로 향하는 그런 과도기, 역 사의 이행기에 특수한 모습의 시대저항정신을 선명하게 보여주 고 있다. 조선 말기의 봉건사회가 멸망하고 근대사회로 가는 그런 역사적인 시대적 전환기에 처한 때 나온 작품이라는 것이 다.

신분평등 사상을 주장하는 ‘시대극복정신’ 은 한민족의 역사

적 발전 맥락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수 많은 침략과 고난의

(10)

어려움 속에서 백성들은 살아나가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늘 시 대적 부조리와 부딪쳐 왔던 백성들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환경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특히 신분제도의 억울함과 고난은 모든 민족들에게도 고대부터 내려오는 민초들의 애환이 서린 제도였다. 조선시대의 민초들 역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서 신분제도의 억울함을 당하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그래서 기 생신분의 춘향이가 보이는 그 시대의 신분제도를 뛰어넘는 정 신과 노력은 조선민족의 고유한 정서를 대변하는 문화원형이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셋째로 민족정서의 문화원형 요소로 민족성을 내포하고 있 다. 춘향전의 춘향의 행위는 정절보다는 ‘되어가는’ 적응에 초 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보았다.

 춘향전은 민족의 끈기와 ‘한’을 참아내는 인내의 원형을 담 고 있다. “단군신화”의 곰의 형상이 한민족의 인내정신인 ‘되다’

의 원형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어받은 곰의 형상을 그리고 있는 춘향이가 등장하는 춘향전도 민족의 문화적 정서의 원 형인 ‘되다’를 이어받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한민족의 대표적 고전문학인 춘향전의 주인공 춘향이도 만 고의 열녀라고 하나 처음부터 열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춘향이야말로 ‘되다’의 철학을 거쳐 열녀로 완성된 인물이 다. 방자의 말대로 광한루에서 빤히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그네 를 매어 놓고 뛰는 춘향의 행동은 요즈음 말로 하면 끼가 많고 자유발랄한 여자이다.

그런 춘향이가 이별의 고통과 고난과 기다림과 ‘한’의 인내를 통해서 그리고 변학도의 폭력을 받으면서 끝없이 자기를 발견 하고 완성해 가는 것이다. 즉 춘향은 열녀로 태어난 것이 아니 라 열녀로 ‘되어’ 간 여인인 것이다.

 춘향전은 한민족 누구나 가지고 있는 “단군신화”부터 내려 오는 ‘되다’의 집단적 무의식을 표현한 것이다. 집단적 무의식은

마치 어느 사람 마음에나 있는 거문고와 같다. 조금만 튕기면 누구나 공감하고 공명을 일으킨다. 한민족의 정서적 공명을 일 으키는 집단적 무의식이라면 문화원형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 다.

넷째로 민족정서의 문화원형 요소로 다면성을 내포하고 있 다. 우리 민족 정서도 다방면에 잘 어울리는 사람을 좋아한다.

춘향은 발랄하면서도 현모양처가 되어서 우리 민족 정서의 원 형을 보여주고 있다. 춘향전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에서 인 간의 순수한 본성 그대로와 전형적인 여성상을 추구하는, 자유 와 정숙의 양면성을 추구하는 다양성을 갖고 있다. 남자는 여 성이 순박하면서도 똑부러지는 것을 좋아한다. 신사임당은 너 무 똑똑하고, 황진이는 너무 자유분방하고 발랄하다. 춘향이는 두가지 특성을 다 가지고 있어서 민족 정서의 원형으로서 가치 가 있다.

춘향의 발랄하고 개성있는 인간적인 성향은 인간 본연의 자 유로운 정신세계를 대변하고 있다. 또한 민족 정서에도 부합하 는 동양정신의 발랄함과 현모양처를 가진 중용정신이고 조화정 신이다. 천민처럼 발랄하고 인간적인 욕망을 추구하면서도 결 말은 시대성을 충족하는 정경부인이 되었다. 그리고 민족적 집 단무의식이 추구하는 점차적으로 ‘되어가는’ 철학이다. 춘향은 발랄하면서도 현모양처이기에 우리 민족의 원형으로 내세울 수 있다.

결론적으로 춘향전은 영원한 주제인 남녀간의 사랑과 그

시대극복정신이 합쳐지고, 민족의 ‘되다’라는 집단무의식을 갖고

있으며 다양한 캐릭터로 인간의 조화로운 본능을 다 가지고 있

는 작품이다. 춘향전은 이 네가지 주제에서 한민족의 문화원

형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원형으로서 보편적이며

고유한 민족정서를 대표하는 ①영원성, ②시대성, ③민족성, ④

다면성의 4가지 문화원형은 부단히 시대를 초월해서 민족의 마

(11)

음을 고무하기 위해 부활된다. 그러므로 춘향전의 작품 속에 는 한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문화원형이 내포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5. 결론

인문학이 다시금 중요성을 가지는 이유가 인간의 문화적 가 치가 내재한 문화원형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인간과 인간의 사 회환경에서 상호 작용으로 자극과 반응이 끊임없이 표출되는 과정 그 자체가, 즉 정서에 의해서 표출된 것이 문화라는 것이 다. 문화이라고 부르는 인류 문명의 유무형 유산들이 민족적 고유성과 정체성을 갖는 것은 바로 핏줄 속에 담긴 민족적 얼 로서 공동체적 정서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본 고에서는 춘향전은 민족의 고대부터의 삶과 민족의 정 서의식이 반영되었고, 동시에 그것을 통해서 보편적이고 공동체 적인 삶의 방식으로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고유성과의 연관 성이 있음을 찾아내어 문화원형의 가치를 밝히고자 하였다.

고전문학 춘향전은 사랑이라는 영원한 주제와 시대극복정 신을 가지고 있는 문화원형으로서의 가치를 민족 정서와의 상 관관계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고전은 순수한 연애와 평등사 상을 고취한 반봉건적 시대각성을 고취하는 민족문학으로서 조 선조 문학의 최대 걸작으로 꼽힌다. 관료사회의 부패가 심해지 고 민중들의 시대적 각성이 왕성해지던 시기에, 폭군적인 변학 도에 맞서 수절의식을 표방하면서 신분상승을 성취해가는 춘향 의 모습은 한민족 대다수의 정서에 관심을 주기에 충분했으며 아울러 춘향을 통한 ‘한’과 ‘신명’의 감정이입을 이들에게 누리 도록 해 주었던 것이다. 본 고에서 살펴본대로 춘향전은 이 처럼 주제에서 ‘한’과 ‘흥’의 민족정서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

기에 문화원형의 근거로 삼기에 충분해 보인다.

 춘향전이 시대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온 이유도 민족 정서의 문화원형을 바탕으로 서사가 형성된 문학이라는 것이 다. 춘향전에서 문화원형으로 제시한 영원성, 시대성, 민족성, 다면성은 “단군신화”에도 담겨져있던 신화원형을 이어받아 온 것 같다. 춘향이와 웅녀는 다른 듯 하나같아서 지금도 민족의 모든 문화 예술 영역에서 계속해서 다른 이름을 가지고 주인공 으로 등장되고 있다. “단군신화”가 한민족의 영원한 신화원형이 라면 춘향전은 문화원형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민족의 문화예 술 속에 영원히 이어져 가고 있다. 그래서 춘향전은 한민족 누구나 흥분한다. 많은 사람이 흥분하는 것이 대중문화이다. 이 러한 특점을 보아서도 춘향전은 21세기 문화산업의 시대에 맞는 대중문화의 속성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문학에 표현된 민족의 고유한 문화정서와 관련된 문화원형은

매우 가치있다. 춘향전의 문화원형으로 하여금 새로운 시대

에 맞는 옷 바꿔입기를 한다면 대중은 언제든지 익숙함과 낯설

기의 두 가지 만족을 얻게 되고 문화원형은 계속 그 가치를 지

니게 될 것이다. 이제 춘향전이 단순히 존재하는 고전으로만

그치지 않고 문화원형을 바탕으로 대중들의 문화적 향유물로

가치가 높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12)

참고문헌

설성경, 춘향전의 형성과 계통, 연세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 학과, 1980

채트먼 지음, 한용환 옮김, 이야기와 담론, 고려원, 1991, 이어령, 그래도 바람개비는 돈다, 동화서적,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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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이남호, 서사문학의 이해, 고려대학교 출판부, 1999 정하영, 춘향전, 신구문화사, 2006

이문성, 필사본 춘향전 연구, 한국학술정보, 2008

최혜실,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고전소설 교육방안,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석사논문, 2010

▢ Abstract

A Study on the Cultural Archetype of

"Chunhyang-jeon"

Yanbi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Liberal Arts Professor Sung-Baig Ha

Classic literature holds the nation's history, culture, and the sentiments as a cultural symbol and narrative structure.

Racial sentiments as the element of the regulatory elements of ethnic identity, it means the unique socio-cultural culture that any nation kept for a long time. On the correlation between sentiments and culture of Korean people have a strong group inclination. Also a strong reason why one nation with the long history of community has such a stong group inclination is that its culture and sentiments were expressed in relationship-centered way. In such a way culture and racial sentiments are associated.

If there is correlation between cultural and racial

sentiments, cultural prototype also shows the possibility of

researching in correlation issues. To be a racial group’s

cultural prototype, we need to know where the cultural

sentiment’s source started. This kind racial sentiment that

started in the roots of this fundamental concept is included

in a broad sense of cultural archetype. If we are to choose

the source of racial sentiments of Koreans, it would most

(13)

likely be “sad” and “happy”.

"Chunhyang-jeon " has been inserted the wishes of the masses through the ages of the “Dangun myth’s” mythical archetype and ethnic 'narrative of a woman of chaste', 'narrative of a royal secret inspector’ and ‘narrative identity’.

It is believed that many stories contain 'sad’. The adaptation of literary works that are read and talked about through the people timelessly, there must be the elements of the ethnic group’s cultural archetype. So these days we are looking for valuable cultural archetype in the classical literatures.

Though Korea, China and Japan belong to the same oriental culture, it is different how one nation thinks of

“sad”. Different emotions of these three countries are due to its history and geographic climate in the process of the formation of community groups. So the spite way has been formed differently, and it is considered that there are differences in the cultural prototype due to the difference in their cultural sentiments of these countries. So Korea’s

"Chunhyang-jeon " is the story of releasing “sad”, Japan’s

“Chusingura” is the story of vengeance and China’s “anger”

is the story of revenge. They represent each country’s cultural archetype.

The classical literature "Chunhyang-jeon " is regarded as a masterpiece of the Joseon Dynasty literature which awakens pure love and idea of equality which was anti-feudal in that era. Chunhyang’s avocation of fidelity while achieving upward mobility of status against the tyrants Byun Hak-Do, gave the public enjoyment of

empathizing their own ‘sad’ and ‘excite’. "Chunhyang story’s” theme has correlation between racial sentiments’

“sad” and “happy”. The the classic literature

"Chunhyang-jeon " have correlated with the subject of the eternal theme of love and the spirit of the age to overcome the racial sentiments. The characters’ sentiments and narratives have the racial sentiment’s roots and legacy through the development of suffering and patience.

When you compare the background of Dangun myth’s mythical archetype of establishedment and narrative sturcture we can see that culture and the elements of racial sentiment’s cultural archetype are correlated. "Chunhyang story’s" Chunhyang’s “became” is rooted from Dangun myth.

If “Dangun Myth” is Korean’s eternal mytical archetype, then “Chunhyang story” is continued its name as cultural art.

As there is a correlation between culture and racial sentiments, there are correlation between cultural archetype and racial sentiments and we can see it by analyzing

“Chunhyang story”’s narratives, themes, and characters.

Based on this, “Chunhyang story”’s sentiments and racial sentiment are matched up and credited that it can be valued as cultural archetype.

In this research, I want to study "Chunhyang-jeon " as the subject matter of cultural archetype from it aesthetic story. I use Symour Chatman’s narrative stracturalism as method of this study. Through narrative analysis of four different themes, we can see that "Chunhyang-jeon "

contains (1) eternality, (2) time period, (3) ethnicity (4)

(14)

투고일 2013. 4. 20.

심사시작 일자 2013. 5. 20.

심사완료일 2013. 6. 20.

various aspects of cultural archetype. As cultural archetype, it will inspire the hearts of the nation through its timeless and universal racial sentiments.

Through this research of "Chunhyang-jeon "’s cultural archetype, we studied the aesthetic value of art in the classical literature. Based on this we expect to see the increse in the importance of racial archetype in literature and to reflect the comtemporary realities in classical literature through the development and recreation of cultural archetype in various classical literatures.

Key Words : Classical Literature, Chunhyang-jron,

Cultural Archetype, Narrate, Sad, Happy, Tangun Mythology,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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