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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Tourism INSIGHT 1

2 음악 산업의 역사 1 들어가며

누가 CD를 사? 혹은 멜론이냐, 유튜브레드냐, 애플 뮤직이냐? 같은 질문은 이제 흔해졌다. 2018년, 디지 털 환경이 음악 산업에 미친 영향과 변화는 이미 상식 적인 얘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맥락일 것이다.

음악 산업의 출발점으로 돌아가 보자. 음악이 산업 화된 시점은 보통 악보의 출판 이후로 본다. 1473년 쯤, 우리에게 익숙한 악보의 형태가 처음 인쇄되었다.

이것이 혁명적이던 이유는 이전까지 귀족들에게 불려 가 공연을 뛰거나 운이 좋아 후원자를 구하는 식으로 생계를 유지하던 음악가들이 악보를 판매해 수익을 얻 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악보는 음악가가 아니라 출 판업자들이 제작해서 판매했는데 이때 생긴 ‘출판 (publishing)’이란 개념은 디지털 시대인 현재까지도 음반/음원 발매에 대한 공식적인 용어로 쓰인다.

하지만 악보가 대량으로 유통되자 제 3자가 인기곡 의 악보를 무단으로 복제해 판매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이런 이유로 저작권법이 생겼는데, 이 ‘권리장전’의 탄 생에는 음악가들이 아니라 출판업자들이 주도적인 역 할을 했다. 당시 음악가들의 주 수익원은 출판업자에게 건당으로 판매하던 ‘음악 기호’였다. 이 기호를 기록하 고, 대량으로 복사해 수익을 올린 것은 오직 출판업자 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초기의 음악 산업은 음악과 출판업의 결합으로 시작되었고, 그 헤게모니는 출판업 계가 갖고 있었다.

이런 구조가 깨진 것은 최초의 녹음기로 알려진 토 마스 에디슨의 ‘포노그래프’가 발명된 1877년 이후다.

이 덕분에 음악 레코딩 기술이 가능해졌고, 그로부터 10년 뒤인 1887년에 이르러서는 포노그래프의 기술 적 불편함을 보완한 에밀 베를리너의 원반형 레코드

‘그라모폰’이 등장했다. 이때부터 음악가들은 악보가 아니라 연주한 사운드를 판매할 수 있었고, 음반 제작 자는 음악가에게 출판업자보다 더 높은 수익을 주게 되었다. 이로써 음악 산업의 헤게모니는 출판업계에서 음반업계로 이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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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악 산업과 K-POP의 변화

차우진 음악평론가

문화·관광 인사이트 제115호 2018. 04. 30 발행처-한국문화관광연구원 www.kc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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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세기가 되자 음악 출판(=음반 발매) 뿐 아 니라 그 음반을 유통하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했다. 통 신 기술의 발달로 라디오, 워크맨, 텔레비전과 같은 뉴 미디어가 등장했고, 이런 미디어를 통해 음악이 대량으 로, 지리적 제약 없이 유통되자 20세기 초중반의 음악 산업 구조는 더욱 복잡해졌다.

그리고 20세기 말에는 디지털 기술이 등장해 음반 의 제작 단계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방 송, 영화 배급을 통한 지구적인 규모의 음악 시장이 형 성되면서 음악 유통은 음반사를 비롯해 미디어 제조사 들과 방송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들이 나누게 되었다.

경량화된 포터블 미디어의 확산으로 LP는 카세트테이 프와 CD로 빠르게 대체되었고, 음반 제작의 고정 비용 대비 판매 가격이 상승하면서 음반사들은 역사 이래 최고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패러다임은 21세기에 이르러 크게 흔 들린다. mp3 포맷의 개발과 인터넷 네트워크 환경의 보편화, 그리고 휴대용 디지털 기기의 등장은 음악 산 업의 헤게모니를 음반업계에서 IT업계로 이전시켰다.

2018년 현재, 애플을 비롯한 구글과 스포티파이 같은 기술 기업들이 음악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상황도 이런 흐름의 결과다.

그런데 한국은 좀 다르다

한국 음악 산업은 21세기가 되기 전까지는 미국/유 럽의 음악 산업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의 비 슷한 구조로 움직였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빨리 디지털이 라는 패러다임 변화의 빛과 그림자를 경험한 한국의 음악 산업은 독특하고도 중요한 분기점을 맞이한다. 바 로 음악 산업의 헤게모니가 음반사에서 이동통신사로 이동한 것이다.

무선 통신 시장은 1990년대 말부터 한국의 중요한 미래 산업으로 급성장했다. 이 영역에서 경쟁하던 KTF, SK텔레콤 같은 통신사업자들은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고 기존 사용자를 지키기 위해 음악을 중요한 콘텐츠로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의 대형 음반사들과 손

잡기 시작했다. 한편 한국에서 음반 판매가 급감한 것 은 2000년부터 2005년 사이였다. 이때 음반사들은 생존을 위해 신생 IT기업들과 협업하며 새로운 비즈니 스 구조를 시도했지만, 규모가 작거나 수익 모델이 작 동하지 않아 거의 실패로 돌아갔다. 게다가 실제 음악 시장은 음원 다운로드가 아닌 벨소리 다운로드 중심으 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휴대폰 요금에 벨소리 다운로드 가격을 결합한 통신사들의 이용요금제는 음악 제작/유 통사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할 수도 있었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음원이 더 많이 필요했고, 음반사 입장에서는 당장의 손실을 메우 기 위한 안정적인 수익원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점 에서 음반사들은 모험적을 감수해야 하는 IT기업들과 의 협업보다 안정적인 통신사와의 협력이 확실한 대안 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음악을 기반으 로 통신 시장에서 경쟁하던 이동통신사들은 마침내 음 반사와 조직적으로 결합하게 된다. SK텔레콤은 2004 년에 멜론 서비스를 론칭하고 가입자들에게 음악 콘텐 츠를 제공하다가 2005년에는 아예 서울음반을 인수했 다(그리고 서울음반은 로엔 엔터테인먼트로 이름을 바 꾸게 된다). 이로서 SKT는 이동통신사이면서 동시에 음악의 생산, 유통, 판매의 수직구조를 이룬 음악 콘텐 츠 기업이 되었는데, 이에 자극받은 경쟁사 KTF도 2007년 블루코드와 도레미레코드를 인수하게 되면서 2000년 이후 한국 음악 산업의 헤게모니는 통신사로 완전히 이동하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 가능했던 건 2004년에 저작권법이 개 정되면서 열리게 된 디지털 콘텐츠의 유료 시장 덕분 이었다. 2001년에 소리바다, 벅스 등의 인터넷 음원 서비스의 저작권 침해 이슈로 촉발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이슈는 2004년, 저작권법 개정으로 이어 지며 유료 음원 서비스의 발판을 만들면서 통신사 뿐 아니라 네이버, 다음, 야후 등 포털 사이트와 하드웨어 제조업체까지 유료 음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동기가 되 었다. 이후 10여 년간 한국의 음악 산업은 대자본이 주 도하는 통신 시장에 포섭되어 주도권 경쟁의 뜨거운 감자로 놓이게 된다.

2017년이 되자 카카오와 멜론, 네이버와 YG 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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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 Tourism INSIGHT 3

테인먼트, SKT와 SM 엔터테인먼트가 비즈니스적으로 협업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음악 산업의 주도권은 통 신사업자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게 된다. 2000 년 이후 한국 음악 산업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바로 음악 시장의 주도권이 음악 사업자가 아닌 미디어 사 업자에게 넘어갔다고 할 수 있다.

3 K-POP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이런 배경에서 2000년 이후의 K-POP은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었다. K-POP의 가장 큰 특징은 음악 산업에서 대대로 개인적이고 자연발생적 인 속성이라 여겨지던 크리에이티브를 조직적으로 기 획한다는 데 있다.

2017년 말, BTS(방탄소년단)가 빌보드에서 상을 받 고, AMA(American Music Awards) 무대에서 라이 브 공연을 했던 건 한국 음악사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 간이었다. 이때 BTS는 <할리우드 액세스>와 짦은 인터 뷰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RM(랩몬스터)은 K-POP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종합선물세트 같아요. 음악을 직접 만들고, 멋진 뮤 직비디오와 안무도 있고, 최대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하 고, 하이패션까지 보여주고 있죠.”

지금 현재 K-POP에 대한 정확한 설명일 것이다. 여 기에 몇 가지를 더해보자. 먼저 육성 시스템. 아이돌 연습생은 보통 3~5년 정도 연습생 시기를 보내면서 노래, 안무, 외국어 외에도 (인터뷰를 대비해) 태도나 교양 등도 학습하게 된다. 데뷔가 정해지면 주간이나 월간 단위로 정기적인 테스트도 거친다. 데뷔 전까지 강도높은 학습이 체계적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영미권 에서도 신인들의 데뷔 연령은 어려지고 있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제도화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팬덤도 중 요하다. 대체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팬덤은 자연스 럽게 형성되지만, K-POP의 팬덤은 조직적으로 관리된 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의 아이돌 산업은 팬덤을 기반 으로 유지되는 비즈니스다.

■ K-POP의 미래는 지적재산권 사업

그런데 2010년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지난 세기에 음악을 들으려면 음반을 사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콘서트, 뮤직비디오, 방송은 모두 음반을 팔기 위한 판촉 활동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되면서 이 구조는 무너진다. 지난 세기의 음악 산업은 사실상 음반을 만들던 제조업이었는데, 21세기에 물건(=음반) 이 팔리지 않으면서 방향을 잃게 된다. 그런데 공연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었다. 그래서 콘서트 티켓 가격 이 올랐다. 음반의 홍보 수단이던 콘서트가 수익모델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와 함께 IP(지적재산권) 사업의 가능성도 열렸다.

20세기의 마돈나는 음반 판매와 콘서트의 연결 구조가 중요했다. 하지만 21세기에는 ‘마돈나’라는 브랜드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비즈니스 모델이 더 중요해졌다. 저 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켄드릭 라마 처럼 21세기에 등장한 팝 스타들은 자연스럽게 패션이 나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 YG 엔터테인먼트가 화장품, 골프, 모델 매니지먼트, 외식 프랜차이즈, 금융 투자업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SM엔 터테인먼트는 자회사들을 통해 드라마 제작, 관광, 부 동산, 테크놀로지 등의 분야로도 진출하고 있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계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과 무엇이 연결되느냐]가 아니라 [그 무엇과 무엇이 ‘왜’ 연결되어 야 하느냐]다.

최근 도요타는 스스로의 가치가 ‘자동차’가 아닌 ‘모 빌리티’에 있다고 밝혔다. 그 둘은 비슷하게 들리지만 사실상 완전히 다른 방향이다. 자동차 기업은 자동차를 잘 만드는 걸 고민하지만 모빌리티 기업은 자동차 뿐 아니라 이동성 그 자체를 화두로 삼아 연결된 가치들- 무선 인터넷 환경과 인터페이스, 라이프스타일을 제안 하게 된다. 몇 년 뒤 도요타가 플랫폼 개념의 집을 지 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네이버, 카카오, SKT 등이 SM, YG,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손을 잡는 것도 같은 이유다. 업의 경계는 무너지고 뒤섞이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역사가 축적되면 서 다른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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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화를 위한 콘셉트, 비즈니스를 위한 세계관

그 점에서 최근 K-POP 그룹들의 기묘한, 판타지 게 임이나 SF 영화 같은 콘셉트도 흥미롭다. 사실 아이돌 그룹은 비용에 비해 실패 확률이 큰데, 그래서 데뷔 후 에는 가능한 모든 형태의 수익모델을 고민하게 된다.

연습생 10만명인 시대에 이런 수익모델을 확보하려면 인지도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콘셉트 차별화는 경 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뉴미디어를 기반으로 확산된 K-POP은 글로벌 비즈 니스에 있어서도 확장 가능한 이슈를 만들었다. 21세 기 이후 한국의 아이돌 기획사들은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질적 전환을 이뤄왔다. 음악 비즈니스를 기반 으로 매니지먼트와 드라마/영화 제작으로 확장하며 각 계열 간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대표 적으로 SM, YG 엔터테인먼트가 가수 외에도 탤런트 나 배우, 개그맨 등을 관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콘셉트로만 승부할 때의 문제도 있다. 콘셉트 가 반복되면 대중의 피로도는 높아지고 인기는 떨어진 다. 독특한 콘셉트는 단기적으로 시선과 관심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브랜딩의 발목을 잡을 수 있 다. 이걸 해소하는 게 세계관이다. 이 분야의 선구자는 SM 엔터테인먼트로 이들은 모든 그룹에 특정한 세계 관을 심어놓는다. 그리고 이런 구조에서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을 회사의 브랜딩과 비즈니스로 연결시킨다. 바 로 ‘꿈을 현실화시키는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통해 음악 비즈니스와 여러 부가 사업들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경우는 차별화된 요소들은 분명하지 만 그 차별성을 연결하는 세계관이 부족하다. 빅히트의 입장에서, 회사의 존재가치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구현하려면 빅히트와 방탄소년단 뿐 아니라 그 후에 등장할 신인 그룹들의 가치를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세계관이 필요하다. 트와이스도 마찬가지다. 걸그룹 1 인자의 자리는 언제든 대체될 수 있지만, 고정된 세계 관 아래 다양한 콘셉트가 변형되면 어떤 영역으로든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다. 마블이나 디즈니처럼 콘텐 츠 프렌차이즈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K-POP의 비즈니스는 조직화된 팬덤, 캐릭터의 세계관, 브랜드 경험과 같은 맥락 위에 구축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구조는 한국 아이돌만의 독특 한 정체성을 만들면서 국내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을 확보할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비전까지 만들어 낸다. 하나의 회사에서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신인은 새로운 팬덤을 유입하고, 팬덤 위에 구축된 사 업 모델은 독창적인 콘셉트와 세계관으로 확장되며 브 랜드 가치로 이어진다. 2000년 이후 카이스트와 SM 엔터테인먼트가 주창한 컬쳐 테크놀로지(CT: Culture Technology)라는 개념은 이런 독보적인 산업 구조에 대한 설명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K-POP 산업은 21세 기 이후 서비스와 지식산업이 특히 발달한 한국에서 가능한 비즈니스 영역으로 진화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이 변화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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